영화, 드라마, 연극 163

5일의 마중(歸來 / Coming Home) - 문화대혁명의 광기에 휩쓸린 부부애

지난 주말, 기분이 꿀꿀하다는 친구의 번개요청으로 갑자기 영화관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본 영화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한 '5일의 마중(중국 원제는 歸來)' 이다. 이 영화가 지금 개봉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여름이나 겨울에 봤더라면 잔잔하면서도 먹먹한 감정을 좀 옅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감이 주홍색으로 익어가고 은행나무가 노랗게 변해가는 지금 보기에 딱 맞는 영화다. 두 포스터에 각각 씌여있는 문장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잘 함축해 놓았음. '그대, 오늘은 만날 수 있을까요...' / '옆에 있는 나를 그녀가 기다립니다' 장예모(張藝謀) 감독에 공리(鞏俐)와 진도명(陳道明) 같은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까지 더해진 조합이라면, 그 장르나 내용이 뭐든 간에 믿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역시나..

비운의 사극 '대왕의 길' - 탤런트 '김수미' 와 '이진우' 에 얽힌 추억

지난 달, 오래간만에 대학 시절 친구를 만났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정말 웃겼던 추억 한 가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덕분에 둘이서 미친 듯이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아마 우리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저것들 밥 먹다 말고 왜 저래?' 라고 생각했을 듯....

군도 : 민란의 시대 - 감동을 받기에는 부족한, 하지만 개성 넘치는 영화

8월 초,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군도 : 민란의 시대' 를 봤다. 사실, 딱히 끌리는 영화는 아니었다. 군도(群盜, 떼도둑)라는 제목에 걸맞게 등장인물들이 떼로 나오는 것을 보니, 5월에 본 '역린' 의 그 어수선한 스토리 구성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데도..

슈팅 라이크 베컴 (Bend It Like Beckham)

올해 들어서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 을 다시 봤다. (4월에 어지간히 써놓았던 포스트를 이제야 마무리해서 올리는... ^^;;) 개봉한지 10년도 더 된 영화인데, 정작 개봉했을 때는 전혀 관심 갖지 않았다. 내가 원래 스포츠와 담 쌓고 사는 사람이라서, 축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처음부터 내 관심권 밖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개봉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TV에서 방영해주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뜻밖에도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너무 유쾌한 영화여서, 나중에는 다운받아 한 번 더 보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번에 어쩌다 보니 이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자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의 유쾌함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래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

정도전(24회~34회) - 꽃이 피려면 누군가는 거름이 되어야 한다.

※ 이 드라마는 지금 48회까지 방영되었는데, 이 포스트는 24회에서 34회까지 본 후에 쓴 것임. 먼저번에 드라마 정도전의 1회에서 23회까지를 한데 뭉뚱그린 감상문을 올렸다. ☞ 정도전(1~23회) - 오래간만에 보는 수준 높은 정통사극(http://blog.daum.net/jha7791/15791078) 원래는 24회에서 고려가 멸..

만신 - 무속과 현대사 / 씨네코드 선재 - 삼청동의 독립영화관

지난 주에, 조만간 개봉할 예정인 '만신' 시사회에 다녀왔다. 사실, 내가 만신 시사회에 응모했는지 어땠는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당첨 소식 알리는 문자 받고서야 '아, 이 영화 시사회에도 응모했었지!' 하고 기억해냈다. 여기저기 다 응모하면 무언가 하나는 걸리겠지 하는 ..

캡틴 하록(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Harlock : Space Pirate) / 은하철도 999(銀河鐵道999)

시사회장에 가서야 더빙판이라는 것을 알고 당황했음. ^^;; (주인공 하록의 목소리는 배우 '류승룡' 이 맡았음.) 지난 주에 애니메이션 '캡틴 하록' 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3D 애니메이션인데, 시사회에서는 2D로 상영함.) '캡틴 하록' 은 지금 40대 이상인 세대라면 비교적 자세히, 그리고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