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922

성혜랑의 '등나무집' - 2 : 북한 김정남의 외가 식구들

지난 2월에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되었다. 북한의 비협조 및 훼방작전으로 수사가 난항을 겪었지만, 북한의 최고 권력자이자 김정남의 이복동생인 김정은이 이 사건의 유력한 배후인물로 추정된다. (가능성 99.99%...!) 아버지의 권력을 계승하는데 성공한 이복동생이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이복형을 없애버리다니, 그야말로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사건이다. 이번 일로 오래간만에 성혜랑이 쓴 수기 '등나무집' 을 펼쳐봤다. 2008년에 이 책에 대해 포스팅 한 적이 있다. ☞ 성혜랑의 '등나무집' - 1(http://blog.daum.net/jha7791/14963562) 다만 그 포스트는 '살짝 맛보기' 수준이었고 나중에 본문에 대해 제대로 포스팅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만..

책, 서점 등 2017.04.03

이규보(李奎報) 시문(15) - 방서(放鼠)

오늘 소개할 이규보의 시는 '쥐를 풀어주다' 라는 뜻의 放鼠(방서)라는 시다. 이 시의 주제는, 제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대자연 앞에서는 한 마리 쥐와 마찬가지로 별 볼 일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즉, 자연을 예찬하는 내용이며 인간의 교만함을 경계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 시가 좀 다르게 읽힌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비판적인 시로 보인다. 그래서 이 시를 먼저 읽고서 이 시에 대한 해석을 읽었을 때 '응? 이게 뭐지?' 하는 당황스러움을 느꼈을 정도다. 일단, 시 내용부터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放鼠 (방서) 쥐를 풀어주다. - 李奎報(이규보) - 人盜天生物 (인도천생물) 사람은 하늘이 낸 물건을 훔치고 爾盜人所盜 (이도인소도) 너(쥐)는 사람이 훔친 것을 훔치는구나. 均爲口腹謀..

블랙 미러(BLACK MIRROR) - 독특한 영국 SF 드라마

지난 설 연휴에 '블랙 미러(BLACK MIRROR)' 라는 영국 드라마를 봤다. 이미 시즌3까지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내가 본 건 시즌1(2011년), 시즌2(2013년)이다. 전에 본 영국 드라마 '셜록' 도 한 시즌당 3회차 안 되더니, 이 드라마도 그렇다. 시즌당 회차가 적은 게 영국 드라마의 전통인가? ^^ 이 드라마의 장르는 SF인데,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인간들의 삶이 피폐해지지는 상황을 비판(또는 풍자)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눈부시게 발달한 과학 기술이 미디어와 인간의 추악한 속성과 결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비판한다. 그런 비판을 담은 내용을, 현대 혹은 비교적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해서 한 에피소드당 약 40분짜리로 깔끔히 정리한다. (즉, 옴니버스 ..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 - 희대의 정치 스캔들이 만들어 낸 베스트셀러

작년 11월에 청와대 연설 담당 비서관 출신인 '강원국' 이 쓴 '대통령의 글쓰기' 를 읽었다. 그런데 이번 포스트는 책 내용 보다는 이 책이 뒤늦게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사연 쪽에 방점을 찍고 써보려 한다. 이 책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덕분(?)에, 출간되고 2년 8개월이나 지난 후에야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었다면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설사 알았다고 한들 굳이 사서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글쓰기 쪽에 중점을 두고 읽어도, 김대중과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치인으로서의 면모 및 인간으로서의 면모 쪽에 중점을 두고 읽어도, 꽤 괜찮은 책이다. 읽지 않고 지나칠 뻔한 좋은 책을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읽은 셈..

책, 서점 등 2017.01.05

이규보(李奎報) 시문(14) - 동일여승음희증(冬日與僧飮戲贈)

새해 첫날에는 블로그에게 떡국 대신 이규보의 시를 먹여주는 게 전통(?)으로 굳어지려나 보다. 이번에도 이규보의 시로 새해의 문을 열어보려 한다. 이번에 소개하 시는 冬日與僧飮戲贈(동일여승음희증)인데, 풀이하면 '겨울날 승려와 술을 마시며 장난삼아 지어주다.'라는 뜻이다. 제목에서부터 장난기가 뚝뚝 흘러넘친다. 원래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승려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모자라(틀림없이 이규보가 술 마시자고 꾀었을 듯... ^^), 그 승려를 놀리는 의미의 시까지 지었으니... 이규보 이 아저씨 정말 짓궂다. 冬日與僧飮戲贈 (동일여승음희증) 겨울날 승려와 술을 마시며 장난삼아 지어주다. - 李奎報(이규보) - 酒能防凜冽 (주능방늠열) 술은 능히 추위를 막아주니 俗諺號冬冠 (속언호동관) 속담에 이르기를 ..

처음 받은 헌혈 다이어리

헌혈 시작한 뒤 처음으로 연말 기념품(헌혈 다이어리)를 받았다. 매년 연말, 3회 이상 헌혈한 우수 ABO Friends 회원(헌혈 등록 회원)에게만 보내주는 기념품이다. 2012년부터 헌혈을 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받았다. 그 동안에는 헌혈 횟수 자체가 부족했거나, 3회를 채웠더라도 그 횟수를 산정하는 기간이 좀 특이해서(그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가 아니라, 전해 7월 1일부터 그 해 6월 30일까지) 해당사항 없음이었다. 네가 풍문으로만 듣던 헌혈 다이어리더냐...! 이 헌혈 다이어리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헌혈 다이어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나를 헌혈의 세계로 이끈 이모가 헌혈 다이어리 품질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헌혈을 여러 번 한 착한 ..

끄적끄적 2016.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