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도깨비책방 - 책 무료로 받아가세요...!

Lesley 2017. 2. 23. 00:01


  ◎ 1인 출판사를 돕기 위한 도깨비책방 행사


  작년부터 안 좋은 쪽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문화체육관광부가 모처럼 좋은 일에 나섰다.

  연초에 책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일로 피해를 본 1인 출판사를 돕기 위해 '도깨비책방' 이라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출판사에게서 구입한 468종의 책 55,000권을 신청자들에게 1인당 1권씩 나눠주는 것이다.


  먼저, 책을 받을 수 있는 조건부터 설명하자면... 

  2월 한 달 동안 본 영화, 연극, 뮤지컬,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의 유료 관람권(그러므로 초대권 등 무료 관람권은 해당사항 없음.)을 제출해야 책을 받을 수 있다.  요즘 경제도 안 좋고 정치는 아예 멍멍이판(!)이라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사람들이 문화 산업에 돈을 쓰지 않고 있다.  그래서 어려워진 출판업계를 도울 겸 문화 방면의 소비도 높여볼 겸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 블랙리스트 만들 궁리나 하지 말고 이런 좋은 계획을 많이 세워보라고...!)


  구체적인 행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소는 온.오프라인으로 나뉘어져 있다.  오프라인 장소는 서울에서는 예술의 전당 및 대학로 예술극장 씨어터카페, 부산에서는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 본관, 광주에서는 메가박스 전대점, 대전에서는 예술의전당, 전주에서는 서신동 롯데시네마, 대구에서는 대구백화점 야외무대 등 7곳이다.  온라인 장소는 지역서점 사이트인 서점온이다.  ☞ 서점온(www.booktown.or.kr)

  기간은 오프라인의 경우 2월 22일부터 25일까지다.  다만, 책을 선착순으로 나누어준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인기있는 책은 당연히 일찍 매진될테고, 행사 마감일 이전이라도 모든 책이 다 나갈 수도 있다.  그러니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행사는 오후 1시에서 10시까지 열리는데, 사람이 몰릴 것에 대비하느라 오전부터 미리 번호표를 배부해서 인원을 제한한다고 한다.  그러니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할 이들은 더욱 서둘러야 한다.  온라인의 경우는 따로 마감 날짜가 없고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계속된다.  하지만 역시 서둘러야 원하는 책을 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도깨비책방 행사 참여기 - 미로처럼 헤매다가 결국 득템...!


  이 행사에 대한 공지와 언론 보도가 2월 초부터 있었던 모양인데, 나는 지난 주 중반에야 알았다.

  2월에 영화 '조작된 도시' 를 봤는데 그 표를 버렸는지 안 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방을 뒤져보니 다행히도  영화표를 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다. (음하하하~~ 심... 봤... 다...! ^0^)


  하지만 이런 종류의 행사는 경쟁률이 높을 게 뻔해서 걱정이 되었다.

  작년 11월이었던가 12월이었던가, 친구의 부탁으로 콜드플레이라는 해외 록그룹의 내한공연표 예매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어서 더욱 걱정이 되었다.  예매 시간 5분 전에 미리 예매 사이트에 로그인 해놓고 마우스에 손가락 가져다대고서 준비했건만...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빠르게 표가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는 중고나라에 표 판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오는...  이런 못된 것들...! ㅠ.ㅠ)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도록 준비를 단단히 해놓았다.  미친 듯 마우스를 클릭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동났다고 다른 책을 살펴보며 고를 여유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행사 전에 미리 공지된 책 목록을 보고서 후보로 4권을 골라 윈도우 메모장에 책 이름을 저장해놓았다.  그리고 1인당 1권 밖에 신청 못 하는데 4권 모두 욕심이 나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정할까 하다가, 결국에는 가격이 가장 비싼 것을 1순위로 정했다. (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  


  하지만 역시나 순조롭지 않았다.

  행사 페이지가 열리는 9시부터 계속 오류 페이지가 떴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한 게 분명했다.  게다가 주최 측에서 홈페이지 안내를 이상하게 해놓아서, 내가 여러 번 지나갔던 페이지가 책 신청 페이지인 것을 모르고 엉뚱한 곳을 계속 헤맸다.



문제의 신청 페이지.

(이 페이지 디자이너를 고발합니다...! -.-;;)



  책 목록 윗부분 오른쪽에 파란색으로 '이용안내 바로가기' 버튼이 나와 있다. 

  그 버튼을 누르면 이용안내에 이어 책 신청 페이지가 나올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으니 너무 답답했다.  다른 메뉴도 한 번씩 다 들어가보고 행사 관련 공지를 여러 개 읽어봤지만, 어디에서도 속 시원히 설명해 놓은 것을 보지 못 해서 계속 헛발질만 했는데...


  알고 보니, 위의 사진 속 책 목록에 나오는 책 이미지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신청' 버튼이 나타난다...! -.-;;

  저 페이지에다가 '책 이미지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대면 신청 버튼이 나옵니다.' 라고 한 줄 써놓으면 누가 잡아먹기라도 하는 건지 어떤 건지...  겨우 신청 방법을 알아냈을 때는 내가 1순위로 꼽았던 '당나라에 간 고양이' 가 매진된 뒤였다.  행사 시작하고 겨우 15분 지났을 뿐인데 말이다...! (어떻게 저리도 불친절하게 웹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단 말이오!  저렇게 만든 웹 디자이너, 그대가 너무나 밉소!  어흐흑... ㅠ.ㅠ)

  하지만 위의 페이지 디자이너를 길게 욕하고 있을 시간도 없었다.  그러다가 다른 책마저 매진되는 것 아닐까 해서 허겁지겁 2순위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도 이쪽은 재고가 남아서 득템에 성공했다...!   



득템 인증샷...! ^0^



  좀 의외인 것은, 이 포스트를 쓰는 때가 도깨비책방 행사 첫날인 22일 밤인데 물량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게 사람 마음이라, 너도 나도 몰려들어 별 관심 없는 책까지 신청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이 정말로 관심있는 책만 신청했나 보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처음에는 '피 튀기는 경쟁률'(!)을 예상했기 때문에, 4권의 후보 중 한 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한 권을 구하는데 성공한데다가 3순위 책과 4순위 책이 아직 매진되지 않은 것을 보니, 마음 한 구석에서 욕심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1인당 여러 권을 신청할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는데 나는 머리숱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니, 도대체 어찌된 것인지... -.-;;)


  어찌되었거나 아직도 재고가 많이 남아있다.

  2월분 날짜가 찍힌 각종 문화예술 유료 관람권을 갖고 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행사를 노려봄직하다.  2월 25일까지 행사를 하니 도전해 보시기를...!!!


'4월 도깨비책방' 과 '은하철도 999' 가 만났을 때(http://blog.daum.net/jha7791/1579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