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이규보의 시를 소개하려 한다. 오늘 소개할 시의 제목은 一日不飮戱作(일일불음희작)이다. 제목을 풀이하면 '하루 술을 마시지 않고 희롱삼아 짓다' 가 된다. 이 시에서 우리는 이규보란 사람이 얼마나 술을 좋아했는지, 그리고 이규보의 아내는 그런 남편 때문에 얼마나 속이 터졌을지 알 수가 있다. 일단, 시의 제목에 나오는 '하루 술을 마시지 않고' 란 부분에서부터 이규보의 애주가 기질이 팍팍 드러난다. 아마 어지간한 사람 같으면 술을 마신 김에 흥취가 올라 시를 지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술고래(!) 이규보는 평소에 술을 물 마시듯 하던 사람이라, 오히려 모처럼 술을 안 마신 날이 특별한 날로 생각될 지경이어서 바로 그 날 이 시를 지었다. 一日不飮戱作(일일불음희작) 하루 술을 마시지 않고 희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