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홍미노트5의 '뒷북 + 간단' 리뷰

Lesley 2019. 3. 4. 00:01


  지난 달 중순부터 샤오미의 홍미노트5를 사용하고 있다.

  원래 쓰던 스마트폰이 작년 12월부터 상태가 안 좋아져서 홍미노트5를 해외직구로 구입한 것이다.  몇 년 전에도 홍미노트2를 사서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3세대를 뛰어넘어 홍미노트5를 쓰게 되다니, 뭔가 감개무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은 이미 홍미노트6과 홍미노트7이 나온 상태라, 한물 간 홍미노트5를 사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차피 홍미노트 시리즈는 샤오미 제품 중에서도 중저가 라인인데, 최근 제품이라고 해봐야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홍미노트5가 홍미노트 시리즈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이라, 이것저것 신경쓰지 않고 사용하기에는 제일이라는 생각에 구입했다. 



처음으로 빨간색 휴대폰을 구입했음.

※ 사진 출처 : 구글의 모 상업성 홈페이지.

(성의없는 출처 설명. ^^;;)



  홍미노트5를 한 달 정도 사용한 느낌을 간단히 쓰자면 만족도 95%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세상에 걸맞게, 홍미노트5는 홍미노트2 때에 비해 월등하게 나아진 외모를 자랑한다.

  전에 구입했던 홍미노트2는 가성비 측면에서는 훌륭하지만, 만듦새만 보면 '나는 저렴한 제품이오~~!' 하는 티가 팍팍 났다.  몸체가 딱 봐도 약해 보이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다.

  그에 비해 홍미노트5는 몸체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서 홍미노트2보다 단단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그리고 휴대폰이라는 것을 쓴 이래로 지금까지 항상 검은색, 은색, 흰색 등 무채색만 썼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빨간색(정확히 말하자면 다홍색)을 사봤다.  그냥 안 쓰던 색깔 한 번 써보자는 식으로 샀을 뿐인데, 실물을 보니 상당히 예쁘다.  중국 스마트폰에 선입견 있는 사람들에게 중국 스마트폰이라는 말을 안 하고 홍미노트5를 보여주면 "와~  예쁘다, 이거 어디 거야?  삼성은 아닌 것 같고 LG야?" 라고 묻는다. (LG의 굴욕이라고 해야 하나요... ^^;;)  


  그리고 위에도 썼듯이, 홍미노트5는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이라 개통 및 이용이 편리하다.

  몇 년 전 홍미노트2를 쓸 때에는 언락을 하고 롬을 바꿔야 했다.  물론 내가 그런 걸 알 리 없으니, 관련 카페에 올라온 설명글을 몇 번이나 정독하고서 행여나 휴대폰이 벽돌이 될 새라 조심조심 작업해야 했다.  그 후에도 대리점에 가서 몇 가지 등록을 해줘야 하는데, 우리나라에 출시된 휴대폰이 아니다 보니 대리점 직원들도 뭐가 뭔지 몰라 당황해 했다.  즉, 가성비 괜찮은 제품 쓴다는 장점 뒤에는 처음에 개통하는 게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홍미노트5는 작년에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를 통해서 출시된 상품이라, 우리나라 정식발매 제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우리나라 제품처럼 간단하게 개통할 수 있다.  또한 해외직구로 구입하더라도 글로벌롬이 설치된 것을 구입할 경우에는, 역시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에서 유심만 빼서 옮기면 당장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홍미노트 시리즈의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되는 특징도 여전했다.

  우리나라 휴대폰은 거의 모든 게 세팅되어 있어서 각종 앱을 다운받고 두세 가지 설정만 해주면 곧장 쓸 수 있다.  그런데 홍미노트 시리즈는 성질 급한 사람 같으면 휴대폰 내던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각종 앱의 권한을 사용자가 일일이 설정해줘야 한다.  각종 알림, 각종 권한, 잠금화면 상태에서 앱을 작동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 등등. 

  좋은 쪽으로 말하자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폭넓게 제공해주고 배터리를 알뜰하게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나쁘게 말하자면,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처음 쓰는 사람(특히 노인들)들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되며 아무 생각없이 간단하게 쓰고 싶은 이들에게도 무척 귀찮은 일이 된다.  실제로 가성비만 생각하고 홍미노트 등 샤오미 휴대폰을 샀다가, 이런 특징 때문에 적응 못 하고 다시 우리나라 휴대폰으로 갈아타는 사람들도 있다.



휴대폰과 노트북의 깔맞춤? ^^



  다만,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이 녀석의 구입시기를 잘못 선택했다.

  하필이면 직구 시기가 설 연휴가 가까워진 무렵이었다.  나도 참 바보 같은 게, 설연휴 전에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택배 물량이 넘쳐날 텐데 그 생각을 미처 못 했다.

  12월부터 상태가 이상해지던 휴대폰이 해가 바뀌어 1월이 되자 사용하기 짜증스러울 정도로 안 좋아져서, 얼른 새 휴대폰을 주문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며 직구 사이트에서 주문했다.  판매자 평가글 중에 주문하고 4일만에 받았다는 내용이 있어서, 나도 그 정도면 받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판매자가 홍콩에 있기에 당연히 제품이 홍콩에서 비행기로 오는 줄 알았더니, 홍콩 바로 옆 선전에서 육로를 통해 산둥반도에 있는 위하이까지 이동해서 선박으로 우리나라로 온다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긴 설연휴를 앞두고 택배대란이 벌어진 상태라, 평소라면 물건이 선전의 창고에서 발송되어 선박에 실리기까지 이삼 일이면 된다는데 내 물건은 6일이나 걸렸다.

  어찌되었거나 설연휴 이틀 전에 우리나라 평택항에 도착했다고 해서, 운이 좋으면 연휴 전에 받을 수 있겠구나 했다.  그러나 이건 또 웬일이냐...  평택항에는 세관이 없어서 물건이  육로를 통해 인천항으로 운송되었는데, 인천항으로 옮기는 데에만 하루가 걸렸다.  또 인천항에도 설연휴 앞두고 세관 검사 받으려는 물건이 잔뜩 쌓여있으니, 설연휴 전에 받는 건 완전히 물 건너갔다. ㅠ.ㅠ


  결국, 중국 현지에서 배송시작한 날짜로부터 17일(!)만에 받았다. 

  중국 쪽 사이트에서 직구를 자주 해 본 이들은 배송에 한두 달 걸리는 것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샤오미 제품 관련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면 다들 속세를 초월해 열반의 경지에 이른 수준... ^^;;)  하지만 상대적으로 배송기간 빠른 큐텐에서 주문을 했고, 또 평소 배송기간이 4일 정도 걸린다는 평가글 보고 주문했던 나로서는, 17일은 너무 길었다.  설연휴 전까지는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고 설연휴 시작한 후로는 허탈해져버렸다. (인생허무, 삶의 회의...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


  친구와 통화하다가 홍미노트5를 초조하게 기다렸던 이야기를 했다. 

  친구가 한국에서 출시된 휴대폰이라면 그냥 한국에서 구입하면 되지 왜 굳이 직구를 하느냐고 묻기에, 직구로 구입하면 40% 이상 저렴하고 색깔도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가격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는데, 후속모델인 홍미노트6과 홍미노트7이 출시된 후로 홍미노트5의 해외 가격이 많이 낮아진 상태임.)

  아, 그랬더니 이 친구 말하는 것 좀 보소~~~  어차피 국산품보다 훨씬 싼 물건인데, 자기 같으면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속 편하게 국내에서 사서 쓰겠단다.  여보셔, 10% 정도 차이나는 거라면 나도 그러겠는데 40% 차이라니까...!  국내에서 사는 돈에 조금 더 보태면 직구로 2개를 구입할 수 있는데, 어떻게 직구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하여튼 내 손에 들어온 홍미노트5야...

  너랑 나랑 앞으로 최소한 2년은 사이좋게 잘 지내보도록 하자꾸나.  직구 상품이라 AS 받을 수 없으니까 2년 동안 절대로 고장나지 않도록 각별히 몸조심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