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는 바와 같이 헌혈을 하면 소정의 기념품을 받게 된다.
그 중 무료 영화관람권만큼이나 인기있던 기념품이 문화상품권인데, 2010년대 초반에 사라졌다. 문화상품권이란 게 일종의 유가증권이다 보니, 헌혈을 하고서 문화상품권을 받는 게 마치 매혈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또한 다른 분이 댓글로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문화상품권으로 온라인 게임 머니와 아이템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2012년에야 헌혈을 시작한 이 늦깎이 헌혈생(?)은 문화상품권도 한때 헌혈 기념품이었다고 말로만 들어봤을 뿐이다. 헌혈의 집에서 문화상품권을 받을 일도 없고 구경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헌혈을 하러 갔다가 뜻밖에도 문화상품권을 받았다.
헌혈을 하러 긴 의자에 누웠을 때 간호사가 기념품 목록을 보여주며 고르라고 하는데, 목록 중 못 보던 녀석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이 포스트의 주인공인 문화상품권이었다. 문화상품권이 헌혈 기념품으로 부활(!)한 것이다...!
헌혈 기념품으로 부활한 문화상품권.
(아래 왼쪽에 헌혈 마스코트가 그려져 있음.)
난생 처음 받아보는 헌혈 기념품용 문화상품권을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았으니...
오프라인상에서만 쓸 수 있다. ㅠ.ㅠ 인터넷 구매가 활성화 된 요즘 같은 시대에 좀 깨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하긴, 문화상품권 발행처가 흙 파서 장사하는 곳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적십자사에 저렴한 가격에 납품하는 것일 테니, 일반 문화상품권에 비해 어느 정도 제한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친구가 이 문화상품권에 대해 한 마디 했다.
문화상품권이 돈이나 다름없는 유가증권이라서 헌혈을 매혈처럼 보이게 한다는 이유로 그 동안 퇴출(!)당한 것이라면, 다른 유가증권류 헌혈 기념품도 모두 없애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즉, 영화관람권은 물론이고 패스트푸드점이나 제과점에서 쓸 수 있는 교환권 또한 돈처럼 상품과 바꿀 수 있는 유가증권인데, 뭐는 되고 뭐는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는데, 아마 '얼마나 돈에 가까운가' 가 문제였던 것 같다.
영화관람권은 영화 관람에만, 패스트푸드 교환권은 햄버거 세트 구입에만, 제과점 교환권은 제과점의 빵 종류 구입에만 쓸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유가증권류더라도 문화상품권의 사용처는 다양해서, 다른 헌혈 기념품에 비하면 현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