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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구경하기(2) - 서울식물원

Lesley 2019. 6. 16. 00:01


  궁산땅굴에서 나온 후에 간 곳은 서울식물원이다. ☞ 강서구 구경하기(1) - 양천향교 / 궁산땅굴(http://blog.daum.net/jha7791/15791574)

  서울식물원은 작년에 임시 개장했다가 지난 5월에 정식으로 개장했다.  싱가폴의 보타닉 파크라는 유명 식물원을 벤치마킹해서 건립했다고 한다.

  서울의 식물원 하면 옛날 남산식물원(+ 돈까스... ^^;;) 밖에 몰랐는데, 알고 보니 남산식물원은 몇 년 전에 철거되었다고 한다.  서울식물원은 남산식물원을 대신하여 서울을 대표할 식물원으로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식물원 온실의 외관.

(식물원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온실~~!)



온실 앞에 있는 민들레 꽃씨 모양의 조형물들.

(아이들의 포토존 역할을 하는 중.)



  식물원이란 곳이 보통 거대한 온실과 외부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온실에서는 인위적으로 높여 놓은 기온 속에서 움직여야 하고, 외부정원에서는 내리꽂히는 햇볕으로 머리가 달구워지는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러니 서울식물원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한여름은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갔던 6월 초만 해도 이미 식물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지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아열대 지역에서 사는 기분을 맛보고 싶은 이라면 한여름에라도 얼마든지 가보시기를... ^^



테마파크 느낌이 들게 꾸며놓은 온내부.



  싱가폴의 관광명소인 유명 식물원을 벤치마킹한 곳이라고 하더니, 과연 테마마크 느낌이 물씬 난다.

  남산식물원이라든지 기타 전통적(?)인 식물원만 구경해 본 나로서는 이질적이고 어색하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한쪽에서는 폭포가 흐르고 있고

공중에는 온실을 휘감는 다리도 있음.




빅토리아 수련.



  호수 위에 있는 수련의 모습이 예쁜 건 예쁜 거고, 빅토리아 수련이란 이름이 붙은 계기가 좀 뜨악했다.

  남미의 아마존강에 있는 이 수련을 영국인이 최초로 발견(!)해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붙인 거라고 한다.  하지만 영국인을 비롯한 유럽인이 아마존에 가기 전에도 이미 많은 원주민들이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그러니 이 수련에게는 원주민들이 붙여준 다른 이름이 있을 수도 있다.  아니, 원주민들이 딱히 이름 같은 것을 붙이지 않았더라고 해도 '최초로 발견' 이란 말에는 상당한 어폐가 있다.  잠시, 예전에 봤던 영화 '미션' 의 몇 장면이 떠오르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콜로카시아 기간테아.



  거대한 코끼리 귀를 닮았다는 설명이 붙은 식물이다.

  사진만 봐서는 그렇게 크다는 게 실감이 안 나겠지만 직접 눈으로 보면 정말 코끼리 귀만한 크기다.  비가 올 때 임시 우산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크다. (그나저나 '콜라카시아 기간테아' 라니, 무슨 SF 영화에 나오는 외계 행성 이름이나 외계 종족의 고위급 인사 이름 같다는... ^^;;)



커피나무와 망고나무.



  우리가 수시로 마시는 커피의 나무가 저렇게 생긴 걸 처음 알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커피나무 하면 야자나무처럼 무척 클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크기라서 살짝 실망했다. (뭐, 망고나무는 그냥 망고나무처럼 생겼고... ^^;;)



미국 남부와 멕시코 국경 일대의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들.



  척박한 사막에서 커다란 식물이 자라는 걸 보면 신기하다.

  사막이란 곳이 식물이 자라는데 불리한 환경일 텐데, 그런 곳에서 어지간한 사람보다 더 크게 자라는 식물이라니...!  그 대단한 생명력에 놀라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 선인장 관련한 장면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흔히 선인장은 그 안에 수분이 가득 있어서 오랜 기간 물이 없어도 생존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각종 영상물에 사막에서 조난당한 사람이 선인장을 잘라 물을 빼내어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에 저 커다란 선인장을 보고 그게 정말일까 하고 찾아 봤더니, 그것도 선인장 나름이라고 한다.  즉, 버섯도 함부로 먹으면 큰일 나는 독버섯이 있듯이, 선인장도 내부의 수분에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래서 영화 등 영상물에 나오는 지식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큰일난다는... ^^;;)



예쁜 여러가지 빛깔의 수국.



  나는 이제껏 수국의 색깔이 다양한 게 품종 차이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온실 안에 붙어 있는 수국 설명글을 보니, 품종이 아니라 땅(!)의 성질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즉, 수국은 처음에 하얀색으로 피어나는데, 땅이 산성이면 파란색을 띠게 되고 염기성이면 분홍색이 된다고 한다. (식물계의 리트머스 종이? ^^)  다만, 토양의 성질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얀색으로만 자라나는 품종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국에 대해 알게된 사실이 또 한 가지 있다.

  우리가 수국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둥그런 공 모양을 이루는 작은 것들이 사실은 꽃받침(!)이라고 한다...!  정작 꽃은 공 모양 안쪽에 매우 작게 나있다고 한다.  어떤 꽃들은 꽃 모양도 예쁘지 않던데 수국은 꽃받침조차 예쁘다니, 역시 세상은 불공평하다.

 


하와이 무궁화 '카이로'.



  무궁화 종류가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하와이에 있다는 사실도 의외였지만...

  무엇보다 무궁화가 아욱과에 속한다는 게 정말 의외였다.  아욱과라고 하니 당장 뽑아다가 데치고 무쳐서 먹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어린 왕자에서 삽화로 보며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은 편이었다.

  어쨌거나 어린 왕자를 읽지 않았더라면 그냥 그런 나무도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갔을 텐데, 어린 왕자에 나온 나무라고 하니 요리조리 살펴보게 되었다. (바오밥나무야, 생 텍쥐베리 작가에게 고마워하렴~~ ^^) 



온실 위에 만든 통로에서 내려다 본 풍경.



역시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임.





온실에 연결된 건물에 있는 예쁜 우산 조형물 모습.


 

  다만 우산모음(?)이 예쁜 것과 별개로, 우산모음이 있는 건물의 쓰임새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층짜리 건물 전부를 식당, 푸드코트, 카페, 식물종자 및 기념품 판매점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관람객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분명히 필요하니, 건물 중 일부만 편의시설로 썼다라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4층 건물을 전부 편의시설로 쓰는 건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절반 정도에는 식물원 본래 목적으로 각종 식물을 전시하해 놓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다.

  혹시나 해서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역시나 사람들 생각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다.  나처럼 건물의 공간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는 모양이다.  물론 정식 개장한 지 얼마 안 되어 겪는 시행착오일 수 있다.  앞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





강서구 구경하기(1) - 양천향교 / 궁산땅굴(http://blog.daum.net/jha7791/15791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