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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보는 멋진 노을

얼마 전에 동네 한 바퀴 돌다가 근사한 사진 몇 장을 건졌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나갔건만 그날따라 저녁노을 색깔이 유독 강렬했다. 나처럼 저녁 산책이나 운동 나온 사람들도, 장을 본 듯한 꾸러미 들고 걷던 사람들도, 자전거 타고 가던 학생들도, 다들 잠시 멈추고 하늘에 폰카를 들이댔다. 곧 아파트를 짓는다면서 몇 년째 공터로 남아있는 곳에서 본 저녁노을이다. 잡초 무성한 공터에 덩그러니 있는 주홍빛 포크레인(포크레인 맞나? 지게차인가?)과 주홍빛 노을이, 회색빛 아파트 건물들 사이에서 묘하게 짝을 이루고 있다. 노을은 하늘에 오염물질이 많을 수록 색깔이 예쁘다고 어디에서 읽었던 것 같다. 지난 몇 달 노을을 제대로 못 봤던 것 같은데, 이건 내가 산책 나가는 시간이 노을이 저버린 후라 그런 것 같다...

끄적끄적 2021.08.11

카카오프렌즈 춘식이 블루투스 이어폰

이어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선 때문에 골머리 앓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선을 나름 잘 정리해서 보관한다고 해도 결국 꼬여서 이어폰을 쓸 때마다 선을 풀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선이 어딘가에 걸려서 단선되어 이어폰을 버려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꽤 오래 전에 한 지인이 "누가 선 안 꼬이는 이어폰 만들어 팔면 재벌 될 것 같지 않아?"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의 바람을 들어주기라도 하듯 '칼국수 이어폰' 이란 게 나오기도 했다. 기존의 이어폰 선은 둥그스름하게 생겨서 쉽게 꼬였는데, 칼국수 이어폰의 선은 칼국수마냥 납작하게 생겨서 덜 꼬였다. 하지만 말 그대로 '덜 꼬이는 것' 일 뿐 '안 꼬이는 것' 은 아니었다. 세월이 좀 더 흐르자 블루투스 이어폰이란 물건이 등장했다. 드디어 지인의 바..

끄적끄적 2021.08.01

Elsa Lunghini(엘자 룅기니)의 Mon cadeau(나의 선물)

고등학교 시절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과목이 불어였다. 불어를 배우게 된 건 나의 선택이 아니었다. 우리 학교에는 제2외국어가 불어 한 과목 밖에 없어서, 전학이라도 가지 않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학년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은데, 2학년이 되면서 불어가 나의 내신 성적 하락(!)에 큰 기여를 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과목이 수학이라는데(오죽하면 '수포자' 란 말이 다 생겼을까...!), 나는 차라리 수학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은 어렵다는 생각은 들어도 지겹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불어는 '정말로 + 너무나+ 엄청나게 + 끔찍하게' 싫었다. ㅠ.ㅠ 그토록 싫은 불어였건만 그래도 한 가지 추억은 남았다. 프랑스 가수 엘자 룅기니(우리나라에는 그냥 '엘자..

카테고리 없음 2021.07.24

이규보(李奎報) 시문(22) - 치통(齒痛)

오래간만에 이규보의 시를 한 수 올린다. 푹푹 찌는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시(폭염이 지겹다는 내용)가 있지 않을까 찾아 봤지만, 그런 시는 예전에 올려서 밑천(!)이 떨어졌다. 다른 것은 없을까 하고 뒤지던 중에 치통 관련한 시를 발견했다. (오, 이것도 딱이네~~!) 작년 여름과 올해 봄을 치통으로 고생하며 보냈다. 치과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치과 치료라는 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드릴 비슷한 기구로 치아를 갈 때 나는 소리와 느낌(공포의 그 느낌...!)도 싫다. 나도 모르게 긴장해서 팔다리에 힘을 주게 되니, 치과 문을 나설 때면 이만 아픈 게 아니라 몸살이라도 앓은 듯 온몸이 피곤하다. 무엇보다 이번 치통은 이전에 겪었던 것들보다 훨씬 심해서, 처음에는 이만 아프다가 머리까지..

헌혈유공장 은장 기념품(라미 사파리)이 짝퉁이라고...!

작년 9월에 헌혈 30회를 채워서 헌혈유공장 은장을 받았다. ☞ 헌혈유공장 은장 https://blog.daum.net/jha7791/15791659 은장과 함께 기념품으로 만년필(라미 사파리) 및 열쇠고리를 받았다. 만년필에 관심 갖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들해져서 '조카 녀석이 좀 더 크면 글씨 연습하라고 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보관해 놓았다. 보관하기 전에 잠깐 살펴봤는데 이미 갖고 있던 라미 사파리와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런 둔탱이...!) 그런데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올해는 충치에, 입술 헤르페스에, 구순염에, 이런저런 질환을 거쳤던 터라 1월에 헌혈한 뒤로는 더는 하지 못 했다. (지금도 구순염 재발로 고생중이라는... ㅠ.ㅠ) 얼마 전에는 나도 이미..

끄적끄적 2021.06.30

홍미노트10 - 간단하고 비전문적인 리뷰

2년 넘게 잘 쓰던 홍미노트7의 액정이 깨졌다. 작년 여름에도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려서 액정에 크게 금이 가서 수리했는데, 1년도 못 가서 또 떨어뜨렸다. 이번에는 작년처럼 도저히 못 쓸 정도는 아니었고 한쪽 귀퉁이에만 금이 간 상태라, 눈에 좀 거슬리기는 해도 쓸 수는 있었다. 하지만 떨어뜨릴 때 충격이 컸는지 가끔 터치가 안 먹히고, 누워서 휴대폰을 쓸 때면 액정이 덜렁거리기까지 해서 내 얼굴 위로 뚝 떨어질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 스마트폰이란 것을 쓰면서 액정을 깨뜨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홍미노트7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깨뜨렸으니 무슨 마라도 낀 건지... ㅠ.ㅠ 다시 수리할까 하다가 마침 홍미노트10 이 나왔다고 하여 구입했다. 어이없게도 홍미노트10이 홍미노트7보다 세 세대..

끄적끄적 2021.06.17

맥도날드 BTS 세트 - 한반도(!) 모양 너겟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BTS 세트를 먹어봤다. 솔직히 BTS에 대해 아는 바도 없고 관심도 없다. 내 소싯적(!)에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가수도 모르는 판국에 요즘 나오는 아이돌 가수를 알 리가... 다만, BTS가 대단하다는 사실 하나는 알고 있다. 그동안 한류라고 하면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국 드라마와 가요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말했는데, BTS는 서구에서까지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BTS에 대해 간단한 소식은 접하게 된다. 그렇게 들려오는 BTS 관련 풍문(?) 중에, 맥도날드에서 6월 말까지 판매하기로 했다는 BTS 세트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약 50개 국가에 출시되었다고 한다. '어차피 가끔 들리는 맥도날드인데 허구한 날 먹..

끄적끄적 2021.06.10

오래간만에 간 성북동

5월에 정말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만나, 역시 정말 오래간만에 서울 성북동에 다녀왔다. 코로나 사태로 누구를 만나기도 조심스럽고, 볼일이 있는 경우 아니면 돌아다니기도 꺼려진다. 그래서 친구 S와는 7개월만에, 친구 H와는 무려 1년하고도 9개월만에 만났다. 같은 수도권에 살고 있건만 이렇게 만나기 힘들어서야... 모처럼 만나게 되어 어디를 갈까 하다가, 너무 멀리 나가면 오가는 길에 시간을 다 쓸 듯하여 성북동으로 결정했다. 내가 여러 번 가 본 곳이라 가이드 노릇을 할 수도 있고(그러나 현실은... ^^;;), 혼자 움직여야 하는 S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을 생각해봐도 딱이었다. 성북동집 - 손칼국수 만두전문점 H의 차를 수연산방 근처의 공영주차장에 대어 놓고, 우리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S와 접선(!..

추억의 미드 - V(브이) / 미녀와 야수

먼저 우리나라의 해외 드라마(사실상 미국 드라마) 시청 발전사(?)를 살펴보자면... 20세기에는 공중파 TV(20세기 후반부터는 케이블 TV도 추가)에서 방영해 주는 해외 드라마를 시청했다. 이 때에는 시청자에게 드라마를 선택할 권리도, 시청 시간을 선택할 권리도 없었다. 방송국에서 방영해주는 것만 볼 수 있었고, 방영 시간에 맞춰서 TV 앞에 얌전히 앉아 있어야 했다. '600만불의 사나이', '맥가이버', '전격 Z 작전' 등이 일방통행식으로 방영했던 드라마들이다. 이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꼭 해외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고자, 방영시간에 맞춰서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모래시계', 허준', '대장금' 같은 엄청난 인기를 누린 드라마 방영시간에는, ..

영풍문고 위례점 폐업

우리 동네에 있는 영풍문고가 다음 주에 폐업한다고 공고가 붙었다. 동네에 부동산 중개업소만 우글거리던 때 생겨서 '드디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처럼 되려나 보다.' 하는 희망을 줬던 곳이다. ☞ 영풍문고 위례점 https://blog.daum.net/jha7791/15791476 운동 삼아 산책 삼아 동네 한 바퀴 돌 때면 종종 들렸던 곳인데, 이제 없어진다고 하니 무척 아쉽다. 사실, 영풍문고가 없어지는 게 '뜻밖의 사건' 은 아니다. 원래도 인구 규모에 비해 상가가 많아서 폐업하는 곳이 많은 편이었다. (장사 안 되는 곳은 당연히 폐업하고, 장사 잘 되는 곳은 그걸 이유로 건물주가 월세 대폭 올려서 폐업하고... -.-;;)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로 문 닫는 곳이 더 늘어났다. 서점도 결국 상..

끄적끄적 2021.05.15

임팩타민 /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 시즌3 OST

임팩타민 3월에 입술이 심하게 부르터서 고생했는데 4월 들어서 또 입술에 문제가 생겼다. 다만 3월에는 입술에 크게 물집이 잡힌 헤르페스였는데, 이번에는 입술 양옆 주변과 아랫입술 선을 따라 오톨도톨한 것들이 났다는 게 다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구순염인 것 같다. (야매로 내린 자가 진단... ^^;;) 헤르페스나 구순염이나 꽤나 귀찮은 녀석들이다. 둘 다 중병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낫는 병이다. 하지만 음식 먹을 때나 양치할 때 불편하고, 입술이 묘하게 스멀거리거나 메마르는 것 같은 느낌도 싫다. 전에는 드럼통 몸매라서 아쉬울 뿐이지 건강체질이라고 자부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튼튼돼지에서 허약돼지로 변신(?)하는 중이다. ㅠ.ㅠ 특별한 약이 없고 그저 푹 쉬며 앓을 만큼 앓는 수 밖..

끄적끄적 2021.05.08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몇 달 전에 맘스터치에 갔다가 다른 손님을 도와준 적이 있다. 어떤 노부부가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다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셨다. 노인분들이라, 처음에는 키오스크 이용법을 몰라서 대신 주문해달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기계 이용법은 둘째치고 어떤 메뉴를 고를 것인가부터가 문제였다. 키오스크에는 10개도 넘는 버거 이름만 쭉 나와있을 뿐, 그 버거들의 정체(?)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패스트푸드점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게 전부 뭐래요?" 라는 질문에 나도 순간 멍해졌다. 그 버거들을 다 먹어보지도 않았고, 설사 먹어봤다고 한들 일일이 설명한다는 것도 난감하고, 정말 다 설명한다고 해도 그 분들을 헷갈리게 만들 것만 같고... 그래서 '선택과 집중'(!) 모드로 돌..

끄적끄적 2021.05.01

알라딘의 '이 광활한 우주점' - 공동현관 비번이 웬 말?

작년에 알라딘에서 '이 광활한 우주점' 이란 서비스를 시작했다. ☞ 알라딘의 '이 광활한 우주점' 서비스 blog.daum.net/jha7791/15791647 전에는 알라딘 중고매장의 헌책을 사려면 직접 중고매장으로 나가야 했다. 자신이 원하는 헌책이 사는 곳에서 먼 중고매장에 있는 경우 곤란해진다. 이런 불편함을 덜어주고자 소비자가 배송비 2,000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알라딘 중고매장의 헌책들을 택배로 부쳐주게 된 것이다. 고속버스나 기차를 타야 가야 하는 먼 데에 있는 중고매장의 헌책이 필요한 경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맞아 불특정다수가 우글거리는 시내에 나가는 걸 꺼리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런데 지난 달에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다..

끄적끄적 2021.04.23

국사와 한국사

지난 번에 포스팅한 제2외국어 교육만큼이나 우리나라 역사 교육도 많이 변했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우리나라 역사를 '국사' 라는 단일 교과로 배웠다. 국사는 상.하 두 권으로 되어 있어서, 1학년 때 상권을 배우고 2학년 때 하권을 배웠다. 국사 교과서 중 70~80%가 선사시대에서 개화기 전까지의 내용이었다. 나머지는 개화기에서 그 교과서가 만들어진 시점(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되어 문민정부가 출범하게 되었다는 부분)까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시절 국사 교육의 특징 중 하나가 6.25 이후 부분을 투명인간(?) 취급했다는 점이었다. 1993년 2월에 문민정부가 출범한 것까지 기술했으니 그 전의 사건들도 당연히 교과서에 나왔다. 4.19혁명, 5.16군사정변, 10.26사건, 12.12군사정변,..

끄적끄적 2021.04.16

제2외국어 변천사(?)

가끔 들리는 지역 카페에 접속했다가 제2외국어 관련한 재미있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고등학교 제2외국어 현황. 어떤 학부모가 곧 고등학생이 될 아이의 제2외국어 문제로 글을 올렸다. 중학생인 아이가 일본어에 관심이 많고 실력도 괜찮은데, 이 동네 고등학교는 전부 제2외국어가 중국어라 아쉽다는 내용이었다. 댓글을 보니,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제2외국어를 중국어와 일본어 두 개는 개설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고, 요즘은 중국어가 대세라 일본어를 선택하는 학생수가 적어서 학교도 어쩔 수 없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요즘은 제2외국어를 중학교 때부터 배운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끄적끄적 2021.04.08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더니... / 안녕, 파파이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더니... 나란 사람은 미적 감각이니 멋이니 하는 쪽으로는 꽝이라서, 봄꽃 중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벚꽃에 대해서도 무덤덤했다. 벚꽃이란 것이 매해 봄이 되면 피는 거고, 뭐 피고나면 예뻐 보이기는 하고... 그 정도 느낌이 전부였다. 대학 시절 봄이 되면, 교정의 작은 동산에 있는 벚꽃 나무 아래에서 학생들이 흩날리는 벚꽃을 맞으며 사진을 찍곤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고, 나도 똑같은 모습으로 사진 찍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 없고... 당연히 벚꽃놀이 떠나는 사람의 기분 같은 건 이해할 수 없었다. 서울 여기저기에도 벚꽃이 많이 피는데, 왜 돈 들이고 시간 들여가며 멀리까지 가는지... 게다가 그런 곳은 행락객이 와글와글하던데, 도대체 벚꽃 구경간 ..

끄적끄적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