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카카오프렌즈 춘식이 블루투스 이어폰

Lesley 2021. 8. 1. 00:01

 

  이어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선 때문에 골머리 앓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선을 나름 잘 정리해서 보관한다고 해도 결국 꼬여서 이어폰을 쓸 때마다 선을 풀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선이 어딘가에 걸려서 단선되어 이어폰을 버려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꽤 오래 전에 한 지인이 "누가 선 안 꼬이는 이어폰 만들어 팔면 재벌 될 것 같지 않아?" 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의 바람을 들어주기라도 하듯 '칼국수 이어폰' 이란 게 나오기도 했다.  기존의 이어폰 선은  둥그스름하게 생겨서 쉽게 꼬였는데, 칼국수 이어폰의 선은 칼국수마냥 납작하게 생겨서 덜 꼬였다.  하지만 말 그대로 '덜 꼬이는 것' 일 뿐 '안 꼬이는 것' 은 아니었다.

 

  세월이 좀 더 흐르자 블루투스 이어폰이란 물건이 등장했다.

  드디어 지인의 바람의 현실이 된 것이다.  다만, 지인이 생각했던 게 '선이 안 꼬이는 특별한 기술을 적용한 유선 이어폰' 이었던 데 비해, 이쪽은 아예 '선이 없는, 즉 무선 이어폰' 이란 차이가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에잇, 선 꼬임을 해결할 수 없다면 차라리 선을 없애버리겠어...!' 하는 심정으로 만든 게 아닐까... ^^;;

  블루투스 이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친구 것을 잠깐 써본 적이 있다.  분명히 편리하기는 했다.  선이 아예 없으니 꼬일 일이 있나, 얼굴이나 목에 닿아 거치적거릴 일이 있나, 단선될 일도 당연히 없고...  하지만 그 시절만 해도 블루투스 성능이 좋지 않아서, 내가 대단한 음감의 소유자도 아니건만 희미한 잡음이 들리고 미묘한 끊김 현상까지 있었다.  가격은 비싼데 음질은 영 아니올씨다 수준이라, 음악 감상하기에는 차라리 싸구려 유선 이어폰을 쓰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몇 년 지나자 가격은 많이 내려오면서 제품 성능은 높아졌다.  여전히 음악감상용으로는 유선 제품만 못 하다고 하지만, 적어도 몇 천원에서 몇 만원짜리 유선 이어폰만도 못 하다는 말은 안 들을 정도가 되었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타고(뭐가 이리 거창한가... ^^;;) 나도 무선 이어폰을 하나 장만해봤다. 

 

  바로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판매했던(지금은 종료됨) '카카오프렌즈 춘식이 블루투스 이어폰' 이다.  

 

 

왼쪽 노란색이 '춘식이' 모델이고, 오른쪽 초록색은 '죠르디' 모델.(사진 출처 : 카카오메이커스)

 

  지금까지 유선 이어폰만 고집하다가 갑자기 블루투스 이어폰을 산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우선은 요즘처럼 땀 줄줄 나는 날씨에 산책 겸 운동 삼아 동네 한 바퀴 돌 때, 이어폰 선이 얼굴에 닿아 거치적거리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 귀여운 디자인에 반했다...! (사춘기 때도 귀여운 팬시 상품에 관심 없었건만 왜 이 나이에 귀여운 것에 꽂혀버렸는지...! ㅠ.ㅠ)  

 

  이 제품의 원형(?)은 모비프렌이란 회사의 'MFB-T1500 Tok Mini' 라고 한다. 

  모비프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위의 모델명으로 된 제품 소개가 나오는데,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즉, 그냥 시커멓게 생겼다. ^^;;  그에 비해 카카오프렌즈 춘식이(혹은 죠르디) 블루투스 이어폰은 이름에 걸맞게 색깔을 바꾸고 귀여운 그림까지 그려넣었다.

 

  장점부터 말하자면...

  3만원대(4만원에서 딱 100원 모자란 39,900원...-.-;;)의 가성비 제품치고 음질이 준수하다.  물론 수십만원짜리 고급 유선 이어폰을 쓰던 이들에게는 어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어폰은 툭하면 단선되어 바꿔야 하는 소모품일 뿐이지.' 라는 생각으로 저렴한 유선 이어폰 쓰던 이들이라면 음질이 무난하다고 느낄 것이다.

  검은색이 아니라 노란색 또는 초록색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어두운 밤에 떨어뜨렸을 때 눈에 잘 띄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귀여운 모습과 색깔에 반해서 아무 거나 막 장점이라고 가져다 붙이는 중... ^^;;) 

  이어폰 몸체에 터치 버튼이 있다.  음량 조절, 이전 음악이나 다음 음악으로 건너뛰기, 음악 듣다가 전화 왔을 때 통화 기능으로 넘어가기 등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 

 

  단점을 들자면...

  위에서 장점으로 든 터치 버튼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터치를 1초 이내로 하느냐 1초 이상으로 하느냐, 몇 번이나 하느냐에 따라 각종 기능을 쓸 수 있는데, 이게 꽤 헷갈린다.  그런가 하면 이어폰이 귀에 어색하게 끼어진 듯하여 바로 잡으려고 건드렸을 뿐인데, 터치가 실행되어 음량이 높아지거나 낮아지거나 다음 음악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제품만의 단점이 아니라 모든 블루투스 이이폰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건데...  커널형이다.  나처럼 오픈형 이어폰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좀 어색하고 불편하다.  커널형이란 게 오픈형보다 귀 건강에도 안 좋을 게 뻔한데, 왜 블루투스 이어폰은 전부 커널형으로만 나오는 걸까... (귓구멍을 왜 틀어막느냐고요~~~!)  오픈형 블루투스 이어폰은 원래 없는 걸까, 아니면 있기는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까...    

 

 

크래들을 감싸주는 실리콘 케이스.(사진 출처 : 카카오메이커스)

 

  충전기 겸 보관통 역할을 하는 크래들을 감싸주기 위해 실리콘 케이스도 별도 판매했다.

  다크블루, 라이트그레이, 옐로우&그레이 등 세 가지 색상이다.  나는 위의 사진 왼쪽에 있는 다크블루를 선택했다.  그저 색깔이 진해서 오랫동안 써도 때가 덜 탈 것 같다는 점 하나만 보고 골랐다. (나는 실용주의자...!)

  하지만 모든 이가 나 같은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왕에 크래들 표면에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넣고는 왜 캐릭터를 가려야 하느냐며 '투명 실리콘 케이스' 를 원하고 있다.  투명 실리콘 케이스 출시를 요구하는 이들이 꽤 많고 판매처에서도 진지하게 고려중인 듯하니, 조만간 나올 것 같다.  물론 투명 케이스가 나오든지 말든지, 나는 이미 구입한 다크블루 색상 케이스를 계속 쓸 것이다. (나만의 독자노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