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헌혈 30회를 채워서 헌혈유공장 은장을 받았다. ☞ 헌혈유공장 은장 https://blog.daum.net/jha7791/15791659
은장과 함께 기념품으로 만년필(라미 사파리) 및 열쇠고리를 받았다. 만년필에 관심 갖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시들해져서 '조카 녀석이 좀 더 크면 글씨 연습하라고 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보관해 놓았다. 보관하기 전에 잠깐 살펴봤는데 이미 갖고 있던 라미 사파리와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런 둔탱이...!)
그런데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올해는 충치에, 입술 헤르페스에, 구순염에, 이런저런 질환을 거쳤던 터라 1월에 헌혈한 뒤로는 더는 하지 못 했다. (지금도 구순염 재발로 고생중이라는... ㅠ.ㅠ) 얼마 전에는 나도 이미 알고 있는 '1월 후로 헌혈을 안 했다' 는 사실을 굳이 일깨워주며 헌혈 참여를 부탁하는 전화까지 받았더랬다. 그래서 또 헌혈 참여하라는 내용이겠지 하며 문자 메시지를 확인했더니만...
작년에 받은 라미 사파리가 가품이라는 내용이다. 확 와닿게 말하자면 짝퉁(!)이라는 것이다...! @.@
맙소사, 이게 어떤 상황인지...
우리나라가 경제 수준에 비해 짝퉁이 많이 도는 나라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내.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번화가나 유동인구 많은 지하상가(보통 전철역과 이어져 있는 상가) 같은 곳이라면 모를까... 정부 관련 기관인 적십자사 산하의 혈액관리본부에 납품한 물건이 짝퉁일 줄이야...
내가 짝퉁업자라면 정부 관련 기관이나 대기업 같은 곳은 일부러 피할 것 같다. 들킬 가능성도 높고 또 들켰을 때 후폭풍도 클 게 뻔하니 말이다. 이 업체는 배짱이 두둑한 건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 건지...
그런데 짝퉁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내가 작년 9월에 문제의 라미 사파리를 받았다. 그러니 그보다 일찍 받은 사람들의 경우는 계산 안 하더라도, 최소 10개월 동안 혈액관리본부에서도 이 사실을 몰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왜 이제와서 진짜냐 가짜냐 하는 문제가 불거진 걸까 궁금했다. 그래서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즉, 라미 사파리를 받은 헌혈인 중 일부가 의문을 제기하여 확인하게 된 것이다.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에 뜬 공지사항을 보니 '부상품이 가품일 수 있다는 민원제기에 따라 해당 물품의 정품 진위여부를 확인한 결과' 라는 문구가 있다. 다행히 헌혈인 모두가 나 같은 해태눈(!)은 아니다. 매의 눈을 갖춘 헌혈인들도 있어서, 그 사람들이 짝퉁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혈액관리본부에 문의 또는 항의한 모양이다. 그래서 라미 본사에 문의했더니 가짜라는 답변이 왔다는 것이다.
덧붙임
- 알고 보니 여러 헌혈인들의 눈썰미가 좋아서 라미 사파리가 가짜라고 의심한 게 아니다. 혈액관리본부에서 기념품으로 지급한 라미 사파리가 가짜라는 사실을 밝히고 사과한 후에, 메이저 언론사고 군소 언론사고 이 사건에 대해 많이 보도했다. 그런 보도에 의하면, 라미 사파리를 사용해 본 사람들 사이에서 '잉크가 안 나와서 글씨를 제대로 쓸 수 없다', '같은 라미 사파리의 다른 펜촉과 호환이 안 된다' 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면서 혹시 가짜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즉, 나는 사용하지 않고 고이 간직하기만 해서 가짜인 줄 몰랐던 것일 뿐 해태눈은 아니라는... ^^;;)
9월 이내에 다른 물건을 주겠다고 하는데...
헌혈인들의 집으로 우편 발송하는 걸까, 아니면 헌혈인들이 헌혈의 집에 가서 받아야 하는 걸까... 이미 받은 짝퉁은 반납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알아서 버려야 하는 걸까... 새로 주는 기념품도 라미 사파리일까, 아니면 다른 물건으로 주는 걸까... (이번 사건으로 뒤집어졌을 혈액관리본부가 라미 사파리라는 말만 들어도 치가 떨려서 다른 물건을 선택하려나?)
헌혈유공장 은장 https://blog.daum.net/jha7791/15791659 새로 받은 헌혈유공장 은장 기념품 - 수건 세트 https://blog.daum.net/jha7791/15791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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