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팟캐스트(5) - 미래지식을 담다, 미담

Lesley 2021. 2. 2. 00:01

 

  오늘 소개할 팟캐스트는 '미래지식을 담다, 미담'(이하 '미담' 이라고 하겠음.)이다. 

  CBS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 를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듣고 있는데, 김준일 대표라는 이가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요즘 SNS나 유튜브에서는 물론이고 정식 언론에서도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  김준일 대표가 이끄는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 은, 이슈가 되는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해서 보도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언론사다. 

  김준일 대표가 미담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속 노동의 변화, 기후 온난화,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의 변화, 스마트폰의 등장 전후의 변화, 외계지적생명체 관련 음모론 등 따끈따끈한 미래 관련한 지식을 전달하는 팟캐스트다.

 

  다만, 미담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점이 유감스럽다.

  미담은 2018년 8월에 시작해서 2019년 8월에 끝났다.  그 1년간의 방송 내용을 시즌1이라고 말하면서, 마지막 방송에서 나중에 시즌2로 만날 것을 기약했다.

  하지만 1년간의 방송으로 끝을 맺은 이유가, 청취율이 높지 않아서 후원자인 네이버에게 더는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탓이다.  듣는 이가 적어서 폐지된 마당에 시즌2가 제작될 리가 있나...  올해 들어서야 미담을 발견해서 재미를 붙인 나로서는 입맛이 쓰다. 

 

  미담은 각 주제를 4개의 에피소드로 풀어나간다.

  그 주제 관련한 전문가를 게스트로 초청해, 진행자인 김준일 대표 및 강양구 기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된다.  진행자들도 게스트도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들이라 내용을 따라잡기 버거울 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어차피 그런 대단한 주제를 4개 에피소드(각 에피소드가 25~35분 분량이니 4개 에피소드는 총 120분 가량임.)로 마스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러니 이해 가능한 내용은 머리 속에 집어넣고 난해한 내용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흘러듣는 식으로 듣고 있다. (몽땅 이해하려고 들면 스트레스 받아서 들을 수 없다는... ^^;;) 

 

  미담을 발견하고 2주일 정도 밖에 안 되어 많이 듣지는 못했다.

  그러니 이 포스트에서는 이미 들은 것 중 몇 가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내용만 간단하게 소개하도록 하겠다. 

 

  참고로, 미담은 네이버의 후원으로 만든 팟캐스트이기 때문에 네이버 앱인 '오디오클립' 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 (팟빵에는 미담이 없다...!) 

 

 

 

  1. 종이책 시대의 위기와 독서의 미래

 

  - 의외로 종이책과 전자책의 독자층이 겹치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나만 양쪽의 독자층이 겹칠 것이라 생각했던 게 아니라, 우리나라 출판업계 사람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한 이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출판업계는 전자책을 출시하면 종이책 시장이 잠식될까봐 늦게야 전자책을 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드러난 사실은, 종이책 볼 사람은 종이책을 보고 전자책 볼 사람은 전자책을 본다는 사실이다.

 

  - 우리나라 독서 현황을 보면, 초등학교 시절에는 독서율이 매우 높지만 그후로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해외에서는 초등학교 시절의 독서율과 성인이 된 후의 독서율이 비슷하다고 한다.  즉, 어려서 독서를 즐겼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어려서 독서와 담을 쌓았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멀리한다.

  그러나 한국은 초등학교 시절 독서율은 99%에 육박하지만 60대가 되면 25% 수준으로 추락한다.  중.고등학생 때는 입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참고서나 문제집 외에는 안 보게 되고, 사회인이 되어서는 다른 나라보다 긴 노동시간에 지쳐서 역시 책을 안 보게 된다.

  참고로 여기에서 말하는 독서율이란 1년에 책 한 권 이상을 읽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그러니 60대의 독서율이 25%라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60대가 되면 4명 중 3명이 아예 책을 안 읽는다는 뜻이 된다. 

 

  - 우리나라 독서 현황의 또 다른 특징은 '목적형 독서' 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책읽기 자체를 좋아해서 책을 읽는 게 몸에 밴 '습관형 독서' 를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바로 위에 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꾸준히 독서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습관형 독서를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과제물이나 회사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자료로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식으로, 어떤 목적을 위해 독서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목적형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더는 책을 안 읽게 된다.  당연히 독서율이 높을 수가 없다. 

 

 

 

  2. 미래의 노동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 요즘 화두가 된 4차 산업혁명 와중에 많은 이가 급속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여러 차례의 경제적인 혁명은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가령, 인류가 농경시대로 들어서게 된 신석기혁명은 최소한 수백 년 이상 진행되었다.  산업혁명(영국에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그 산업혁명.)의 경우도 약 200년간 이루어졌다.  즉, 혁명이란 단어가 주는 격렬한 느낌과는 다르게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일어났던 탓에, 정작 당대 사람들은 자기들이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는 4차 산업혁명은 단기간에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는 부작용이 벌어진다. 

 

  -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노동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제도가 그 상황을 따라잡지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각국의 노동법은 20세기 초반의 상황을 전제로 하여 만들어졌다.  즉, 많은 사람들이 어떤 회사의 노동자로 일하는 게 일반화되면서 이런저런 인권 유린이 발생하자, 그런 상황을 개선하려고 만든 법이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생겨나는 노동자(프리랜서 등)는 기존의 노동법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가 없다.  실제적으로는 기업에 종속되어 일하고 있는데도, 법적으로는 그 기업이 고용한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 같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법률의 적용에 있어서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흔히 n잡러라고 하는 사람(동시에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어 일하는 프리랜서)의 경우, 특정 직장에 고용되어 일할 때와 비슷한 수준의 수입을 유지하더라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가 힘들다.  기존의 대출 관련 제도가 일정한 직장에 소속된 이들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 정부의 고용 확대 정책은 큰 효과가 없고, 차라리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원래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가급적 고용을 안 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 인터넷의 발달과 아웃소싱이 일반화되면서, 필수 인력만 고용하는 등 고용을 최대한 줄이는 게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리 많은 예산을 들여가며 고용 확대를 외쳐봤자 효과가 없다.  사실, 우파 정부든 좌파 정부든 이미 고용 확대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음을 알고 있다.  다만, 국민 앞에서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그 사실을 솔직히 말하는 순간, 선거에서 표가 다 떨어져나갈 테니까... -.-;;)

  하지만 현실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  앞으로 기업이 고용을 확대할 일은 없을 테니, 정부가 고용 확대 정책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정책의 예로 기본소득제,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이 있다.  그 중 기초연금이나 아동수당 같은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 몇몇 나라에서는 이미 기본소득제를 실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알래스카주가 기본소득제 실험을 한 바 있다.  핀란드에서는 우파(!) 정부에서 기본소득제 실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기존의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 2천명에게 한 달에 약 7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3. 기본소득 VS. 기본자본

 

  - 기본소득제와 기본자본제는 공산주의와는 상관이 없다.

  양쪽 모두 노동을 하지 않는 자에게도 국가가 일정 금액을 지급해 주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보수 언론들은 이러한 제도가 공산주의 사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는 노동자 천국을 지향하는 사상이기 때문에,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는 노동하지 않는 자는 보호받지 못 한다...!  공산주의와 배치되는 정책을 공산주의 사상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우기고 있는 꼴이다.

  오히려 바로 위의 '2. 미래의 노동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의 마지막 부분에 쓴 것처럼, 일부 우파 세력에서 이런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핀란드의 우파 정부 말고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사람들도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다.  모두 아는 것처럼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는 공산주의에서 질색하는 자본가다.  그냥 자본가도 아니고 무려 초거대 자본가...!

  이런 사람들이 기본소득제에 찬성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기본소득이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를 막아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양극화가 심화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소득층이 되면, 사회의 소비가 급속히 줄어들어 기업도 돈을 벌 수 없게 된다.  결국 자본주의 체제가 흔들리게 되고, 일론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자본가도 곤란한 처지가 될 수 있다. 

 

  -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기본소득제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소득주도성장 제도하에서는 일단 사람이 노동시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일자리가 급속히 줄어드는 상황인데도, 어떻게든 노동자가 되어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기본소득제는 노동시장 밖의 사람도 보호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 사회의 구성원이기만 하면, 일정 조건하에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여 최소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 돈을 소비함으로써 사회 전체에 돈이 돌게 하여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이란이 '의도치 않게'(!) 기본소득제를 시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난한 사람에게만 수당을 지급하려 했으나,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다. (불과 1, 2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야당의 주장대로 아동수당을 저소득층에게만 주려고 했다가, 대상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돈과 시간이 든다는 게 드러나 결국 모든 가정에 지급한 것과 같은 상황임.)  게다가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정보에 어둡고 시간도 없어서, 자신이 받을 자격이 있는 수당을 신청 못하는 문제점까지 발생했다.  결국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 전세계적으로 자동화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이상적인 복지국가 모델로 꼽히던 북유럽의 복지제도마저 흔들리고 있다.  소득이 적거나 아예 없는 사람들이 많아져 사회 전체의 소비가 둔화되면, 경제가 힘들어져 국가의 세수도 줄어드니, 결국 복지제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마 지금은 더 악화되었을텐데, 2013년 기준으로도 이미 빈부격차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2013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하위 50%에 속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1.7%를 소유하고 있다. (오타라고 오해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분명히 해두는데, 17%가 아니라 1.7%다...!)  하위 50%라고 하면 하위계층 뿐 아니라 중위계층도 포함되어 있는 것인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져 중산층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팟캐스트(1) - '김태훈의 책보다 여행' blog.daum.net/jha7791/15791596
팟캐스트(2) - '김종배의 사사로운 토크' 중 '도시정치학(with 임동근)' blog.daum.net/jha7791/1579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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