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iAUDIO HiFi - 코원의 가성비 DAP

Lesley 2021. 2. 19. 00:01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 mp3 플레이어를 몇 개 써봤는데 전부 코원(COWON) 제품이었다.

  처음 구입했던 코원 제품이 만족스러워서 그후로도 계속 코원 제품만 썼다.  그런데 몇 년 전에 구입했던 제품이 불량품이라 교환했는데 그 과정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  어차피 그때는 스마트폰이란 전천후(!) 기계가 보급되어 mp3 플레이어를 따로 갖고 다닐 필요도 없어졌겠다, 그 제품을 몇 년 쓰다가 고장 난 후로는 mp3 플레이어를 사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작년 12월에, 영원히 살 일 없을 것 같았던 mp3 플레이어를 다시 구입했다.  ☞ 가성비 MP3 플레이어 '엠피지오 ATHENA Week' blog.daum.net/jha7791/15791671

  코원 것은 아니고 엠피지오라는 회사 제품이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점점 빨리 닳아서, 하루 두세 시간씩 음악 듣는데 소비되는 배터리라도 아껴보겠다며 산 것이다.  내 귀가 유독 민감한 게 아닌데도, 워낙 저렴한 제품이라 어쩔 수 없는지 음질이 스마트폰으로 들을 때보다 떨어졌다.  그래도 처음에는 가성비 하나만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몇 주일 사용하고 나니 '그래도 이건 아닐세~~  음악 감상하겠다며 샀는데 어느 정도의 음질은 나와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름.신. 강림...!!!)

  그리하여 다시는 안 사겠노라 마음 먹었던 코원 제품을 사게되었다.  전에 내가 쓰던 iAUDIO9+와 디자인은 거의 같은, 하지만 음질은 훨씬 향상되었다는 iAUDIO HiFi 란 녀석이다. 

 

 

이미지 출처 : 옥션

 

 

  iAUDIO HiFi는 mp3 플레이어가 아니라 DAP(Digital Audio Player)다.

  여기에서 mp3 플레이어와 DAP의 차이가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라고 하지 마시라~~~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런저런 거창한 용어로 설명해 놓았던데,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말들이다. -.-;;  그냥 mp3 플레이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찌 생각하면 말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mp3 플레이어란 것도 '디지털로 된 오디오 파일을 재생하는 기계' 라는 점에서 일종의 Digital Audio Player라고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업계에서도, 음질을 따지는 소비자들도, 고급형 mp3 플레이어를 일컫는 말로 DAP란 말을 따로 쓰는 모양이다.

  고급형이란 이름값 하느라 가격이 비싸다.  보급형이라고 나온 것이 수십만원이고, 수백만원(!)씩 하는 것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래도 소머즈 귀를 가진 오디오 매니아들은 기꺼이 지갑을 여는 모양이다.

 

  다만, 이 포스트의 주인공 iAUDIO HiFi는 DAP치고는 매우 저렴한(!) 제품이다. 

  어차피 나는 수십만원씩 쏟아부을 정도로 음질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몇 달 전에 산 mp3 플레이어의 음질보다는 더 나은 것을 바랐을 뿐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제품의 64GB 용량짜리가 설날 이벤트 할인으로 12만원대로 나왔기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덥석 구입했다.  

 

 

 

  장점

 

  1. 음질

 

  원래도 코원 제품이 음질 좋기로 유명했다.

  다른 회사 제품 mp3 플레이어처럼 고정된 이퀄라이저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이퀄라이저를 조정해서 쓸 수 있다.  소머즈 귀 소유자들이 좋은 이퀄라이저 값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려주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것을 보고 mp3 플레이어의 이퀄라이저를 조정해서 근사한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에도 이퀄라이저를 조정해서 들어보니 음악 수준이 확~~ 달라졌다. (ㅠ.ㅠ ← 감동의 눈물)

 

  다만, 전에는 코원 홈페이지에 사용자들의 이퀄라이저 값을 올리는 게시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그래도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옛날 게시판이 나온다.  같은 회사 제품이라 그런지, 예전 제품의 이퀄라이저 값을 이번 제품에 적용해도 음질이 확 달라진다. 

 

  2. 뛰어난 가성비

 

  위에 이미 쓴 말이지만 DAP치고는 무척 저렴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로 mp3 플레이어가 저렴한 제품 위주로 나오다 보니 음질은 그냥 그렇다.  음질에 신경을 쓰지만 보통의 DAP를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이들이라면, 이 제품을 고려해봄직하다.

 

  3. 익숙함

 

  이것은 과거에 iAUDIO9 또는 iAUDIO9+를 썼던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장점이다.

  iAUDIO HiFi가 그 두 제품과 디자인은 비슷한 것은 물론이고 사용법까지 같다.  iAUDIO9나 iAUDIO9+를 써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몇 년 전 제품의 디자인과 사용법을 그대로 물려받은(?) iAUDIO HiFi를 구닥다리로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로서는 워낙 익숙한 디자인과 사용법이라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단점 

 

  1. 짧은 배터리 사용시간

 

  이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mp3 플레이어고 DAP고 간에, 배터리가 수십 시간은 가고 아예 100시간짜리도 있다.  그런데 코원에서 '이 가격에 이 음질이면 되었지, 어떻게 다 갖출 수 있겠냐...' 라고 생각했던 건지, 이 제품의 배터리 시간은 짧다.

  달랑 14시간(!)이다. ㅠ.ㅠ  물론 14시간도 공식적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여러 여건에 따라 배터리 시간은 더 짧아진다.  아쉽지만 어쩌겠나...  다행히 주구장창 음악을 듣지 않아서 한 번 충전해서 이삼일은 쓸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야지...

  

  2. 용량 확장 불가능

 

  이 부분은 나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람에 따라서 불편할 수 있다.

  요즘 어지간한 제품은 마이크로 SD카드로 용량을 확장할 수 있던데, 이 제품은 그럴 수 없다.  나에게는 64GB라는 용량만으로도 차고 넘치기 때문에 상관없다.  하지만 용량이 큰 고음질 음악 파일을 잔뜩 넣어 들을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128GB짜리를 구입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 용량조차 부족하다면 이 제품은 포기하고 다른 제품을 알아보는 게 나을 테고... 

 

   

 

 

 

  이 제품을 쓰기 시작한 바로 다음 날, 이 제품을 반품하네 마네 하며 생쇼(!)를 벌였다.

  컴퓨터에 연결하여 음악파일을 복사해 옮기던 중 오류가 나더니, 제품을 포맷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포맷했더니 당연히 제품 안에 있던 시스템 파일까지 사라져 먹통이 되었다.  코원 홈페이지에서 펌웨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했지만 여전히 먹통...  더구나 원래 64GB인 용량이 38GB도 아니고 무려 38MB로 표시되는 참사(!)까지...!

  전에도 막 구입한 제품이 불량이었고 교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기 때문에, 또 같은 일이 생겼나 하며 짜증이 올라왔다.  게다가 설 연휴라 업무가 넘쳐나는 택배사들이 더는 택배를 안 받는다고 해서, 교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상황이었다.

 

  그런데 혹시나 하고 코원에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었다. 

  코원 홈페이지에 올라가있는 모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시 포맷을 한 후에 펌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했더니,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그 프로그램의 링크는 여기...! ☞ support.cowon.com/v2_board.php?id=B15&no=2861&category=34&page=1&search_type=&search_keyword=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컴퓨터에 V3 백신이 설치되어 있으면 이 프로그램을 악성프로그램으로 인식하여 다운이 안 된다.  그러니 일단 V3를 지운 후에 위의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