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행기/서울(성북구 이외 지역)

낙성대공원의 벚꽃

Lesley 2023. 4. 5. 00:10

 

  나는 벚꽃은 좋아하지만 벚꽃축제를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벚꽃 구경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지라 벚꽃 피는 계절이 되면 너도 나도 벚꽃축제에 몰려간다.  그러니 까딱 잘못하면 벚꽃 구경 대신 사람 구경만 실컷 하고 돌아올 수 있다. (가능성 95%...!!!)

  더구나 봉천동과 신림동을 돌아다니다 보면 '뭐하러 시간과 돈을 써가며 멀리서 하는 벚꽃축제를 찾아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봉천동과 신림동 일대에는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여기저기 도로변 가로수로 벚꽃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가물었던 땅을 적셔줄 봄비가 이틀 정도 내릴 것이라 한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활짝 피었던 벚꽃이 다 떨어질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생활용수가 부족하네, 여기저기 산불이 나네... 할 정도로 가뭄이 심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비는 단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쁜 벚꽃이 지는 것은 아쉽다.  그래서 지난 며칠 찍은 벚꽃 사진을 올려보려 한다.  

 

 

 

  당근마켓 거래(또 당근...!)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벚꽃을 봤다.

  겨우 하루 이틀 전까지만 해도 저렇게 활짝 피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 날 저녁에는 말 그대로 만발했다.  더구나 해가 진 뒤에 하얗게 피어난 벚꽃을 보니, 도로 옆에 있는 일개(!) 가로수일 뿐이지만 무척 예뻤다.

 

 

 

  지난 일요일 이른 저녁을 먹고 낙성대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낙성대공원으로 이어지는 길 양옆으로도 벚꽃을 가로수로 심어놓아 장관이었다.  낙성대공원 근처에 있는 서울대 다니는 학생들도, 가족끼리 나온 사람들도, 휴대폰을 꺼내 사진 찍느라 몇 걸음 가다 멈추고 또 몇 걸음 가다 멈췄다.   

 

 

 

 

 

 

 

  양옆으로 피어난 벚꽃 사이를 지날 때의 기분이라니...

  초등학교 때 배운 노랫말처럼 꽃대궐이다.  꽃에 둘러싸여 걸으니 내 신분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시간이 좀 지나 어슴푸레한 때에 보는 벚꽃도 그 나름의 정취가 있다.

  그보다 앞서 밝은 때 봤던 벚꽃과 다른 매력을 내뿜는다.  내년 이맘 때에 다시 보자, 낙성대공원 근처 벚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