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연극

블랙 코미디 2 - 이디오크러시(Idiocracy)

Lesley 2022. 3. 8. 00:01

 

  '이디오크러시(Idiocracy)' 도 지난 번 포스팅한 '돈 룩 업(Don’t Look Up)' 과 같은 블랙 코미디 영화다.

  돈 룩 업과의 차이가 있다면, 훨씬 웃기게 진행되다가 그래도 희망찬 결말을 맺는다는 점이다. (돈 룩 업에서는 우리 지구가 멸망해버렸다는...!)  21세기에 나온 영화답지 않게 많은 장면에 고풍적인(?)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깔린다는 점도 나름 신선하다.

 

  제목인 이디오크러시(Idiocracy)는 바보란 뜻의 idiot과 통치나 정치체제를 뜻하는 cracy를 합쳐서 만든 단어다.

  의역하면 '바보들이 다스리는 세상', '바보들이 이끌어나가는 세상' 정도가 될 것 같다.  인류의 지능이 퇴화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우스운 사건들(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풍자한 사건이기도 함.)을 담고 있다.  생각하고 배우는 것을 싫어하고 사소한 재미와 육체적 쾌락만 찾는 사람들의 어리석음, 이윤 추구를 위해서라면 전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짓도 마다않는 대기업의 욕심, 올바른 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대중의 기호에만 영합하며 나날이 유치해지고 어리석어지는 정치인, 그들 모두로 인해 점점 엉망이 되는 세상을 풍자한다. 

 

 

 

 

  퇴화하는 인류

 

  영화는 '인류의 진화' 니 '자연선택설' 이니 하는 거창한 말로 시작된다.

  인류는 생존에 유리한 '강하고 똑똑한 사람' 이 더 많은 후손을 퍼뜨리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없는 세상이 되자 강하거나 똑똑하다는 것은 별 의미 없게 된다. 

  이제는 반대로 똑똑한 사람이 후손을 덜 낳고 똑똑하지 못 한 사람은 후손을 많이 낳게 된다.  똑똑한 사람은 사회 생활에서 경력을 쌓고 자식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자식 낳는 것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똑똑하지 못 한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자식들을 낳고, 그런 부모에게서 태어나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자식들도 똑똑하지 못 하게 된다.  결국 똑똑한 사람은 줄어드는데 똑똑하지 못 한 사람은 늘어나서 인류의 평균 지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 예로 두 집안의 사연이 코믹하게 나온다.

 

  트레버(남편)와 캐롤(아내)은 모두 지능이 높다.

  이 부부는 자식을 낳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고 당장은 다른 일로 바쁘다며 임신을 미룬다.  겨우 자식을 갖기로 결정했을 때는 임신이 잘 안 되어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여러 번 시도한다. (남편의 정자에 문제가 있다고 나오는데, 현대의 화이트 칼라 직종 남성들이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 활동 부족으로 난임을 겪는 일이 많아지는 현상에서 나온 설정으로 보임.)

  결국 트레버가 사망할 때까지 자식이 생기지 않는다.  원래 두 식구였다가 끝까지 자식을 보지 못 하고 남편이 사망했기 때문에, 이 집안의 가계도는 매우 간단하다.  

 

  클레이븐은 지능이 낮은 남자다. (아내의 지능은 안 나오지만 남편과 별반 차이 없을 듯.)

  클레이븐 부부는 자식을 4명이나 두고도 피임을 안 해서 또 임신한다.  게다가 클레이븐이 한 여자도 아니고 두 여자와 바람을 피워서 혼외자 3명이 생겼다. -.-;;  클레이븐의 아들 하나는 부모처럼 지능은 낮지만 미식축구 선수가 되어 여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아버지처럼 여러 여자들과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는다.  할아버지가 된 클레이븐은 사고로 성기능 장애가 생길 뻔하지만 최첨단 의학 기술 덕분에 (인류에게는 불행하게도...!!) 생식능력을 보존하는데 성공하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자식을 낳는다.  클레이븐의 자녀들도 모두 아버지를 닮았는지 너도 나도 자식을 여럿 낳는다.

  수십 년이 흐른 후에는 후손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결국 클레이븐의 가계도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지경으로 복잡해진다.

  

 

 

  인간 동면 실험, 그러나... 

 

  2005년 미군이 극비리에 인간 동면 실험을 추진한다.

  실험 목적은, 뛰어난 군인을 능력이 최고조에 이른 젊은 시절에 동면시킨 후 전쟁이 났을 때 깨워서 활용하는 것이다.  일단 남자와 여자 한 명씩을 실험체로 삼아 1년 동안 동면시키기로 하는데, 실험체의 조건은 '모든 면에서 지극히 평범해야 한다' 는 것이다.

  남자 실험체 '조 바우어스(루크 윌슨)' 는 군부대 안 도서관에서 사서 보직을 맡아 하는 일 없이 지내던 병사다.  지능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놀라울 정도로 평범하고, 부모형제나 처자식이 없다는 점까지 실험체로는 안성맞춤이라 뽑혔다.

  여자 실험체 '리타(마야 루돌프)' 는 성매매를 하던 사람이다.  여군 중에는 조처럼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이가 없어서 민간인 중에서 실험체를 찾게 되었는데, 어렵게 찾아낸 사람이 하필이면 성매매 여성이다.  실험을 주도하는 장군이 리타의 전과를 말소해주고 리타의 포주와 협상한 끝에, 리타를 1년간 대여(?)하기로 합의를 보고 데려왔다.   

 

  조와 리타가 동면에 들어가고 얼마 안 되어 돌발사태가 터진다.

  그렇잖아도 인간 동면 실험을 주도하던 장군이 리타의 포주와 협상을 하면서, 둘이 지나치게 친밀하게 군다 싶었는데...  아예 그 포주와 매춘, 마약, 퇴폐행위에 손을 댄 것이다. -0-;;  장군이 체포되자 장군이 주도하던 실험도 흐지부지되고, 가엾은 조와 리타는 모두에게서 잊혀져버린다. 

 

  그리고...

  예정했던 동면 기간인 1년을 훨씬 지나...

  무려 500년(!)의 세월이 흐른다...!!!

 

 

  

  2505년의 세상

 

  500년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예의 고풍적이고 중후한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설명해준다.

  인류가 '두려울 정도의 속도로' 멍청해졌다고 한다. -.-;;  처음에는 유전공학의 힘으로 사태를 돌이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안 남은 인재들이 탈모와 발기부전 연구에만 투입되며 인류는 더 바보처럼 변해갔고, 마침내 인재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조와 리타가 동면에 들어간 2005년에는 인류의 평균 IQ가 100을 조금 넘었는데, 2505년이 되면 평균 IQ가 60 정도로 떨어진다.  전 인류가 간단한 문제도 해결 못 할 수준의 바보가 된 것이다. 

 

 

  우연한 사고로 동면에서 깨어난 조 앞에 엽기발랄(!)한 미래 세상이 펼쳐진다.

 

  조는 본의 아니게 '프리토' 란 사람의 집에 침입하게 된다.

  그때 프리토가 보고 있던 TV 프로그램 제목이 '아우! 내 불알!' 이다. -.-;;  주인공이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여 민감한 부위를 계속 다치게 된다는, 너무나 유치한 프로그램이다.  프리토가 앉아 있는 소파는 엉덩이가 닿는 부분이 양변기로 되어 있어서, 바지를 내린 채 TV를 보며 계속 먹고 마시다가 그대로 볼일을 해결할 수 있다.

  하루 종일 바보상자 같은 TV에서 나오는 바보 같은 프로그램을 바보 같은 표정으로 보면서 바보처럼 사는 게, 이 시대 사람들의 삶이다. 

 

  프리토에게 쫓겨난 조는 버트퍼커스(Buttfuckers)라는 패스트푸드점을 보고 기막혀 한다. 

  품위있는(?) 말로 후배위라고 하는, 바로 그 단어다. -0-;;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저속한 이름의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생일파티를 벌이고 있다. (이 패스트푸드점 이름의 변천사에 대해서는 이 포스트 끝부분의 '기타' 항목을 참조...!)

 

  그런가 하면 이 시대 사람들과 쓰는 말이 달라 봉변을 겪기도 한다.

  조가 쓰는 단어나 말투는 2005년 기준으로는 평범했다.  하지만 2505년의 세상에서는 지능이 퇴화하자 언어 능력도 퇴화하여, 모두가 제대로 된 문장으로 말하지 못 하고 온갖 비속어까지 섞어 쓰게 되었다.  그래서 조의 말이 유별나게 들리게 되었고, 사람들은 조가 '건방지고 호모처럼 말한다' 며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놀려댄다.

  그 후로도 제대로 된 문장으로 말을 하거나 조금이라도 학술적이거나 고상하다 싶은 단어를 쓰는 사람에게  '호모 같다' 거나 '호모 같은 자식' 이라고 욕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호모만 똑똑한 사람이고 호모가 아니면 다 머저리 또는 못난이인가... -.-;;)

 

  병원을 발견하여, 그곳에서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들어가지만...

  위생적이어야 할 병원 내부는 돼지 우리처럼 엉망이고, 병원 안내 방송조차 나사가 빠진 듯 뭐라고 말하려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다.  병원 로비에는 뜬금없이 파칭코 기계가 있어서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환자가 멍한 표정으로 파칭코를 하고 있다.  음료대에는 물 대신 브라운도(유명 스포츠 음료인 '게토레이' 의 로고 색상과 디자인을 표절하다시피 한 음료)가 나오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가 바보 취급 당한다. (이 시대에는 물을 변기용으로만 쓰기 때문임.)

  의사란 사람은 날라리 같은 차림새로 진료실에서 담배를 뻑뻑 피우고 있다.  조는 의사와 대화하다가 비로소 자신이 2505년의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는다.  한편 의사는 의사대로 조의 손목에 바코드(이 시대 사람들이 신분증 대신 손목에 바코드 문신을 새겨서 이용함.)가 없음을 알고 경악하여 비상벨을 누른다.  조는 어쩔 수 없이 도망친다.

 

 

  그 후로도 환장(!)할 것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

 

  조는 영화관을 발견하고 들어간다.

  상영중인 영화는 최고의 흥행작인데 제목이 '엉덩이' 다.  오스카상을 8개 부문에서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데, 90분 내내 벌거벗은 엉덩이가 화면을 한 가득 채우는 게 전부다. -0-;;  그런데도 관객들은 재미있다고 깔깔거리며 화면을 쳐다본다.  조만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둘러볼 뿐이다.

    

  바보 같기로는 법조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조는 손목에 바코드가 없는 비등록자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판사란 사람이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 '아톰' 같은 헤어 스타일로 등장한 것부터 심상치 않더니, 판사가 조에게 붙여준 국선 변호인이 다름 아닌 프리토다. (변기 소파에 앉아서 '아우! 내 불알!' 을 열심히 시청하던 그 프리토가 변호사라니...! -.-;;)

  검사야 원래 피고의 유죄를 주장하는 게 그 역할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판사와 변호인마저 조가 유죄라고 소리를 지른다.  유죄 판결이 나자 방청석의 사람들은 환호하며 열광한다.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 있다...!

 

  드디어 리타도 동면에서 깨어난다.

  리타도 이상하게 변한 세상에 어리둥절해 하지만 조보다 훨씬 빠른 적응력을 발휘한다.  자신이 동면에 들어가고 1년 후에 깨어났다고 믿으며 공중전화로 포주에게 연락하려다가, 통화료가 2,000달러라는 안내 음성에 황당해 한다.  이때 한 어리버리한 남자가 지폐 다발을 들고 어설프게(너무나 어설프게...!) 추근덕거리며 성매수를 시도하자, 아주 간단하게 그 남자를 등쳐먹는다. (돈만 받고 나중에 다시 오라고 돌려보내면서, 다시 만날 때까지의 시간당 요금을 계산하여 받아냄. -.-;;)

 

  한편, 조는 강제로 바코드 문신을 새기게 되는데 문신 기계조차 제정신이 아니다.

  이름을 대라는 기계의 안내 음성에, 조는 이게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뜻으로 '낫 슈어(Not Sure)' 라고 말한다.  그러자 기계가 그 말을 이름으로 인식하고, 조가 여러 번 수정하려 하지만 결국에는 낫 슈어란 이름으로 등록된다. (이때부터 조의 공식적인 이름은 낫 슈어가 됨. -.-;;)

      

  조는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에 IQ 테스트를 받게 된다.

  조가 풀어야 하는 문제는 '2갤런의 물이 든 물통과 5갤런의 물이 든 물통이 있다면, 물통은 전부 몇 개인가?' 따위다.  나중에 벌어진 상황을 보면, 조의 지능이 이 시대 사람들보다 월등히 높아서 그.나.마. 최고 난이도의 문제를 받아서 풀었던 것 같다. -.-;;

 

  다행히 원래 시간대로 돌아갈 희망이 생긴다.

  조는 교도소에 수감되기 직전에 탈출한다.  이 때에는 조도 이 세상이 어떤한 곳인지 안 상태라, 지금이라면 어린 아이들에게도 통하지 않을 법한 유치한 속임수로 교도관들을 속이고 도망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미래 세상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자 엉터리 변호사인 프리토를 찾아갔다가, 타임머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원래 살던 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타임머신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면 거액의 사례를 하겠다고 프리토를 속여 도움을 받기로 한다.

 

  어찌어찌 리타를 찾아 셋이서 코스트코로 간다.

  코스트코에 타임머신이 있는 곳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프리토가 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부터 소위 타임머신이란 것의 정체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이런 예감은 절대로 빗나가지 않는다는...!) 

  이 시대의 코스트코는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하다.  일단 매장 크기가 엄청난데다가 물건을 층층히 진열한 선반의 높이도 굉장하다.  그리고 아무리 규모가 커도 결국 마트일 뿐인데, 코스트코 안에 로스쿨이 있어서 프리토가 그 로스쿨을 졸업했다고 한다. (코스트코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니... -.-;;)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는 별다방도 이 영화에서는 퇴화했다.

  코스트코 내부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남자를 위한 이국적인 커피' 라는 뜨악한 광고 문구가 있어서 뭔가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 시대에는 스타벅스가 성매매 업소로 변신(!)했다. ('라테' 라는 단어가 성적 서비스를 뜻하는 은어로 쓰이는지 '전신 라테 5만 달러' 식의 가격표가 있음. -.-;;)

 

  

 

  내무부장관이 되다.

 

  조는 리타와 프리토와 헤어진 채 체포된다.

  다시 교도소로 끌려가나 했더니 뜻밖에도 백악관으로 호송된다.  그곳에서 포르노(!) 스타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카마초' 와 여러 장관들(당연히 모두 얼빠진 사람들임.)을 만난다.

  놀랍게도 대통령이 조에게 내무부장관이 되라고 제안한다.  교도소에 끌려가기 전 받았던 지능 테스트에서 엄청난 수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2005년 기준으로 조의 IQ는 평범 그 자체였지만, 이제 평균 IQ가 60 밖에 안 되는 시대라서 조 정도면 천재라 할 수 있다.

 

  카마초는 조를 국회로 데려가 국회의원들에게 소개한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요란한 조명 속에 국회에 나타나 '닥쳐!' 나 '젠장!' 이란 말을 내뱉으며 연설하고, 국회의원들이 자기에게 머저리라고 외친다고 공중에 총기를 난사하는가 하면, 어째서 조를 내무부장관으로 임명하기로 했는지를 춤을 추며 랩으로 설명한다. (그야말로 '엽기+발랄+환장' 대파티...!!!)

  그리하여 우리의 주인공 조는 졸지에 내무부장관이 되어, 미국을 강타한 황사 문제 및 농경지 황폐화 문제를 해결하라는 임무를 떠맡게 된다.  물론 조에게 그런 일을 해결할 능력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장관의 권한을 이용해 프리토와 리타를 찾아낸 후 탈출을 시도하는데...

 

  우연히 황사와 농경지 황폐화의 원인을 알게 된다.

  병원에서 봤던 브라운도(짝퉁 게토레이)를 농업용수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도 안의 전해질 성분 때문에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 하고, 토지가 오염되어 대기에도 악영향을 끼치면서 황사가 불게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으니, 이 시대에는 농업용수 뿐 아니라 생활용수도 전부 브라운도로 대체되었다.  목장의 소도 브라운도를 마시고 있고, 갓난아이에게도 젖병에 분유 대신 브라운도를 넣어 먹일 지경이다...! (어쩌면 아기 때 브라운도를 먹고 자라서 사람들이 더 바보가 되었는지도...)

 

  왜 이런 기막힌 일이 생겼는고 하니...

  2300년대에 정부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식약청과 식품통제위원회가 브라운도 회사에 팔렸기 때문이다. (식약청의 건물이 팔렸다는 게 아니라 식약청이라는 정부부처 그 자체가 팔린 것임.)

  식품 제조 업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정부기관들이 브라운도 소속이 되어버렸으니, 권장 식품 기준 같은 것들이 철저하게 브라운도 회사에 유리하게 바뀌어 버린다.  원래는 우유.고기.채소 같은 신선식품 섭취를 권장했는데, 난데없이 브라운도(!), 카페인(!), 담배(!)를 권장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에는 이것 저것 다 필요없고 무조건 브라운도가 최고의 음식이라고 못을 박게 되었다. -0-;; 

 

  이 시대에서 탈출하는 것만 꿈꾸던 조가 사명감을 갖고 브라운도 퇴치에 나선다.

  그러나 바보만 우글거리는 세상에서 정상적인 사람의 말이 통할 리 없다.  다른 장관들이 브라운도에는 전해질이 들어 있어서 식물에게 좋다고 하자, 조는 전해질이 뭔지 알기는 하냐고 묻는다.  그러자 '전해질은 브라운도를 만들 때 쓰는 물질이다'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조가 답답해 하며 '그러니까 브라운도를 만들 때 왜 전해질을 쓰는 거냐' 고 묻자, 이번에는 '브라운도에는 전해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라는 대답이 나온다. (무한반복... 뫼비우스의 띠... 네버엔딩 스토리... -.-;;)  

  결국 조는 다른 장관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을 포기한다.  대신 '나는 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데 식물이 물을 원한다고 말했다' 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 (이 엉터리 주장은 장관들에게 통함. -.-;;)  그리하여 모든 농경지에 브라운도 대신 물을 뿌리는 정책을 시행한다.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한 조 

 

  그러나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

  먼저, 황폐해진 땅에 물을 준다고 해서 농작물이 갑자기 쑥쑥 자랄 리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는데도 농작물이 싹틀 기미가 안 보이자 사람들의 인내심이 바닥난다.

  엎친 데 덮친다고 조가 미처 생각 못 했던 부작용까지 터진다.  브라운도 회사는 정부부처까지 사들일 정도이며 그 동안 브라운도를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로 썼던 만큼, 영향력과 매출액이 어마어마하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브라운도 회사나 브라운도와 관련 있는 업체에서 일했는데, 조의 정책 때문에 브라운도의 매출액이 뚝 떨어지자 미국인 중 절반이 실업자가 되어버렸다.

 

  분노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조는 체포된다. 

  전국적인 비난을 받았음에도 1일 교화형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되어 웬일인가 했더니...  문제의 교화형이라는 게 고대 로마 제국에서 벌어졌던 검투사 경기의 미래 버전이다.

  단, 위험성은 대폭 업그레이드 되고 인도적인 면은 대폭 다운그레이드 된 검투사 경기라 할 수 있다.  그래도 로마 시대에는 검투사에게 제대로 된 무기를 줘서 자기 목숨을 지킬 기회는 갖게 해줬다.  그러나 2505년의 교화형은 죄수에게 무거운 핸디캡을 준 상태로 거대한 불도저를 상대로 승산없는 싸움을 하다가 깔려 죽게 하는 것이다. 

 

  조는 모든 걸 단념하고 리타에게 혼자서 과거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군대 실험에서 처음 만났을 때 리타가 한 거짓말(리타는 자기 직업을 차마 밝힐 수 없어서 화가라고 말했음.)을 믿고 있기 때문에 감동적인 유언까지 남긴다.  자기는 능력이 없어서 세상에 도움이 안 되지만 리타는 예술가라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그림을 포기하지 말라고 간절히 말한다.  리타는 선량한 조에게 정이 들었기에 안타까워 하면서도 조를 위해 해줄 일이 없어서 떠나기로 한다. 

  리타는 혼자만 떠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며 떠날 준비를 하다가 메마른 땅에 식물이 솟아난 것을 발견한다...!  조의 정책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조의 교화형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프리토를 이끌고 교화형 집행장으로 간다.

    

  교화형 집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조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가 거대한 바위와 쇠사슬로 이어져 있어서, 조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게다가 조에게 내어준 소형차는 폐차장에서 주워왔나 싶을 만큼 상태가 엉망이다.  원래도 성능이 형편없을 것 같은데, 차 뒤쪽에 조의 발목에 연결된 바위까지 싣자 차가 그 무게에 눌려서 그나마 있는 성능도 발휘 못 할 판국이다.  (차 보닛에 검은색의 커다란 남자 성기 모형이 매달려 있는 건 덤... -.-;;)

  교화형 집행자 두 명은 각자 거대한 불도저를 타고 등장한다.  두 대의 불도저가 전부 앞부분에 공사장에서 땅을 뚫을 때 쓰는 착암기 비슷한 것을 달고 있는데, 생긴 것도 기괴한데다가 크기도 엄청나다.  아니나 다를까...  두 불도저의 이름이 매우 참신(?)하다.  하나는 딜도저(성인용품인 '딜도' + '불도저')라고 하고 또 하나는 애스 블래스터(엉덩이나 항문이란 뜻의 'Ass' + SF영화에 나오는 레이저총인 'Blaster')다. -0-;; 

 

  그래도 조는 용케 버티고 그동안 리타는 조를 구하려 애쓴다. 

  조는 느려터진 차로 움직이는 핸디캡을 안고도, 두 불도저가 서로 충돌하도록 유인하는 등 머리를 써서 살아난다.  교화형 집행장에 모인 대통령과 관중은 조가 위험해지면 열광하고, 조가 위험에서 벗어나면 야유를 퍼붓는다.

  그동안 리타는 TV 카메라맨을 돈으로 매수해서 프리토와 함께 농경지로 보내고, 자신은 방송실에 들어가 담당자를 속여 내보내고 대기한다.  땅 위로 솟아난 농작물을 카메라로 찍어 교화형 집행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방송하여, 모두에게 조의 정책이 성공했음을 보여줄 생각이다.

 

  그러나 프리토와 카메라맨 때문에 일이 꼬인다.

  하필이면 두 사람이 간 농경지 옆에 스타벅스(성매매업소가 된 스타벅스)가 있다.  두 사람은 스타벅스를 본 순간 리타가 자기들에게 준 임무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  어차피 리타에게 돈도 두둑하게 받았으니, 스타벅스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동안 또 죽을 위기에 처한 조가 진심을 담아 관중에게 호소한다.  "당신들에게 한 가지만 묻고 싶어요.  정말로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당신들을 돕기 위해 애쓴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세상에서요?"  리타가 감동한 얼굴로 그 말을 듣고 대통령과 관중도 뭔가 느끼는 게 있는 것 같은 표정을 지어서,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집행자가 조를 조롱하는 손짓을 하자 관중은 다시 폭소를 터뜨리며 열광하고 리타는 답답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일은 순전히 우연히 해결된다.

  프리토와 카메라맨이 스타벅스에서 나오다가 스타벅스 매장 겉면에 붙은, 교화형이란 단어가 들어간 광고문을 보게 된다.  프리토는 교화형이란 단어에서 뭔가 생각날 듯 말 듯 하여 고민하다가 카메라맨과 시비가 붙어 주먹을 날린다.  그러자 카메라맨이 들고 있던 TV 카메라가 날아가 농경지 한복판에 떨어져서 파릇파릇하게 솟아난 농장물의 싹을 찍게 된다.

  방송실에 있던 리타는 화면에 잡히는 농작물을 보고 얼른 교화형 집행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내보낸다.  그제서야 자기 임무가 무엇인지 생각난 프리토가 카메라를 들고 움직이며 줄지어 솟아난 농작물을 찍는다.  관중은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농작물에 열광하고, 대통령은 조를 즉석에서 특별사면한다.   

 

 

 

  병사 조 바우어스가 대통령 낫 슈어가 되다.

 

  백악관 정원에서 파티가 벌어진다.

  조는 리타에게 살려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며 이제 그만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자고 한다.  하지만 리타는 과거에 나쁜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면서, 스타벅스의 CEO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한다.  조는 그래도 그림은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두 사람은 애틋하게 서로를 바라본다.    

  

  카마초 대통령은 파티 현장에서 조를 부통령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한다.

  조가 거절하며 자기는 떠나야 한다고 하자, 파티 참석자들이 온갖 현안을 말하며 자기들끼리 어떻게 그런 문제를 해결하느냐고 말한다.  자기만 쳐다보는 간절한 눈빛들을 보며 선량한 조의 마음이 흔들리는데, 카마초가 결정적인 말을 한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그렇지 않으면 비켜서라." 

  과거에 조가 상관에게 들었던 말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앞에 나서서 사람들을 이끌던지, 아니면 이끄는 사람을 도우며 따르던지,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방해라도 안 되게 비켜서 있으라는 말이다.  군부대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던 때, 조는 모든 걸 귀찮아하고 아무 일도 안 하려고 하면서 '비켜서라' 쪽을 선택했다.

  그러다가 농경지에 브라운도 대신 물을 주자는 주장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끌어라' 를 선택하게 되었고, 마침내 세상을 위해 큰일을 해냈다.  결국 조는 남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타임머신의 정체...

  2505년에 머물기로 한 조가 리타와 포옹하며 타임머신은 잊겠다고 말하는데, 옆에서 에너지 장관인 꼬마가 한 마디 한다.  그 놀이기구(!)는 어차피 재미없다고.  프리토가 말한 타임머신이란 진짜 타임머신이 아니라 놀이공원의 놀이기구였다...! 

  조, 리타, 프리토가 함께 놀이공원에 가서 타임머신을 탄다. (이름이 time machine이 아니라 time masheen이라는 게 함정... -.-;;)  타임머신이란 이름을 괜히 붙인 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고 타임머신 기계를 타고 둘러보는, 일종의 역사 체험 놀이기구라 할 수 있다.  역사도 순 엉터리라, 찰리 채플린이 나치를 지휘하여 전쟁을 일으켰고 미국과 나치가 각각 티라노사우루스를 동원하여 맞서 싸운 걸로 나온다.  UN이 나치 없는 세상을 만들었다면서 UN을 '언' 이라고 발음한다. (찰리 채플린이 나치의 우두머리이고 티라노사우루스로 전투를 벌였다는 것에 비하면, UN을 '언' 이라고 발음하는 건 애교로 봐줄 수 있음.) 

 

  조는 부통령을 거쳐 나중에는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옛날에는 읽기와 쓰기가 호모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런 시대가 다시 올거라 믿는다고 말한다.  국회의원들은 이전 같으면 '이건 또 무슨 호모 같은 소리냐!' 며 비웃고 야유나 퍼부었겠지만, 이제는 환호하며 박수를 친다.  조가 물을 이용해 농작물을 자라게 한 일로, 이 시대 사람들이 읽기와 쓰기로 대표되는 지식을 달리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리타와 결혼하여 3명의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은 이 시대의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되었다.  조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있는 동안, 리타가 조의 얼굴을 그리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

 

  마지막 나레이션에도 나오듯이...

  "조는 인류를 구하지는 못 했지만 대단한 일을 해냈다.  평범한 남자로서 꽤 멋진 일을 해낸 것이 분명하다." 

 

 

 

  웃기면서 씁쓸하고 재미있으면서 섬뜩한 영화

 

  인터넷에서 쓰는 말로 소위 병맛 넘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킬링타임용 영화로 한 번 낄낄거리며 보는 것으로 끝일 수 있다.  혹은 너무 유치해서 전혀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다 보고나서 묘하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기사에 붙은 댓글을 읽어보면 촌철살인이나 유머가 무슨 뜻인지 알게 해주는 것들도 있지만, 한숨 나오는 수준을 넘어서 헛웃음이 나올 만한 것들도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댓글이 공감수가 꽤 높다는 것이다.  카톡이나 SNS의 짧은 글 또는 영상물에만 익숙해져서, 그다지 길지 않은 기사를 읽기 힘들어 하며 제목만 읽고 엉뚱한 댓글을 달거나, 기사를 읽기는 읽었는데 내용을 이해 못 해서 이상한 댓글을 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뛰어난 사람도 많겠지만 전체적인 수준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포털 영화 코너의 짤막한 소감을 읽어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 같다.  요즘 애들을 보면 현실이 될 것 같다, 볼 때는 오버한다고 생각했는데 보고나니 무섭게 느껴진다, 내용은 진짜 바보 같지만 미래에 있을 법하지 않나, 내용은 별로인데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무서움이 느껴졌다 등등.

    

  물론, 영화에서처럼 극단적인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1%도 안 될 것이다.

  영화에서는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에 어울리게 상황을 극단적으로 설정했다.  어느 날 사람의 지능을 뚝 떨어뜨리는 바이러스가 등장하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세계적으로 유행하지 않는 다음에야, 모두가 바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똑똑한 소수와 똑똑하지 못 한 다수로 갈라지는 세상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고 사람들이 자극적이고 즉흥적이며 단편적인 정보에만 익숙해지는 경향이 더 심해진다면, 부자로 태어나거나 머리 좋게 태어난 소수와, 가난하게 태어나거나 머리 나쁘게 태어난 다수로, 세상이 갈라질 지도 모른다.

  요즘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갈등이라는 것도 '누군가 무엇에 대해 불만을 가질 때' 나 생기는 법이다.  소수의 똑똑한 사람이 모든 걸 독점한 채 '옛다, 이거나 받아먹어라.' 식으로 과자 부스러기 몇 개 던져주면, 다수의 똑똑하지 못 한 사람은 눈앞의 것을 받는 데에만 급급하여 불만을 느낄 능력조차 잃어버린 채 살 게 될지도 모른다.

 

 

 

  기타

 

  1. 영화 앞부분에서 인류의 퇴화를 두 집안을 예로 들며 설명할 때 화면 한 쪽에 가계도가 나온다.

  지능이 높지만 자식이 없는 트레버와 캐롤 부부의 가계도는, 두 사람만 있다가 그나마 한 사람이 사망하니 매우 간단하게 나온다.

  하지만 지능은 낮지만 자식과 손주들이 넘쳐나는 클레이븐의 가계도는, 미친 듯이 가지를 치며 늘어난다.  그리고 가계도 이미지 뒤편으로, 또 클레이븐 집안의 누군가가 자손 생식으로 이어질 거사(!)를 치르는지 주차한 픽업 트럭이 요란하게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다. -.-;;

 

  2. 나레이션이 500년간의 인류 퇴화를 설명해 줄 때, 한 패스트푸드점 이름의 변천사가 같이 나온다. 

  조와 리타가 동면에 들었갔던 2005년만 해도, 이 패스트푸드점은 'Foodruckers' 라는 멀쩡한 이름을 갖고 있었다. (미국에 실제로 있는 Fuddruckers라는 패스트푸드점의 이름을 변형한 것이라고 함.)  그런데 이 이름이 세월의 흐름 속에서 요상하게 변해간다. 

  2100년대에는 지능이 낮아진 사람들이 Food란 간단한 철자도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었는지 'Futtbuckers' 로 변한다.  2200년대에는 나날이 저속해지는 사람들 취향에 맞춰서 엉덩이란 뜻의 Butt가 들어간 'Buttruckers' 가 된다.

  조가 동면에서 깨어난 2505년에는 마침내 'Buttfuckers' 라는 기상천외한 이름에 정착(?)한다.  아이들이 드나드는 음식점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후배위라고 지을 정도로, 500년 동안 인류의 지능은 있는대로 퇴화하고 인류의 저속함만 있는대로 진화(?)한 것이다.

 

  3. 리타가 동면에서 깨어난지 얼마 안 되어 한 남자를 속여서 받아낸 지폐가 정말 가관이다.

 

  터무니없이 높은 액면가(공중전화 통화료가 2,000달러나 되는 시대니...)와 ASS란 단어가 찍혀있는 것만으로도 가관이다.  그런데 지폐 도안으로 나오는 사람의 얼굴은 더욱 가관이다. 

 

  4. 모두의 지능이 떨어지자 지능 테스트의 수준도 바닥에 떨어진다. 

  조는 지능 테스트를 받으면서 너무 쉬운 문제가 나오자 뭔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며 양옆의 사람을 쳐다본다.  그런데 양쪽에 앉은 사람들이 풀고 있는 문제는 조의 문제보다 훨씬 더 쉽다.  현대의 아기들이 갖고 노는 '여러 도형을 각각 같은 모양의 구멍에 맞추어 넣는 장난감' 같은 것으로 테스트를 받고 있다.

바로 이런 장난감...!

  두 사람 모두 이 간단한 맞추기를 못 해서 쩔쩔맨다.  더구나 한 사람은 조가 황당해 하며 쳐다보자, 자기가 맞추는 것을 보고 컨닝하려는 줄 알았는지 한쪽 팔을 들어 가리기까지 한다. -0-;;

 

  5. 카마초 대통령의 풀 네임이 오묘~~하다. 

  내내 카마초라고만 나오다가, 끝부분에서 조가 새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카마초의 풀 네임이 나온다.  '드웨인 엘리존도 마운틴 듀 허버트 카마초' 라는 긴 이름이다.  그런데 중간에 나오는 '마운틴 듀' 가 음료수 이름인 그 마운틴 듀인가 해서 구글을 뒤져봤더니, 정말로 'Mountain Dew' 가 맞다...! 

  영화 속 세상은 짝퉁 게토레이 또는 게토레이의 후손 정도 되는 브라운도라는 음료수가 평정(!)한 걸로 나온다.  그런데 대통령이었던 사람 이름에는 또 다른 음료수인 마운틴 듀가 들어가다니...  혹시 마운틴 듀도 브라운도 회사에서 생산하는 음료수인가?  아니면 영화에서 안 나왔을 뿐이지, 마운틴 듀를 생산하는 업체도 브라운도 회사만큼이나 잘 나가는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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