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첫날에 어울리는 시로 새해를 시작해볼까 한다.
정연복 시인의 '설날 떡국' 이란 작품이다. 제목이 그냥 '설날' 도 아니고 '설날 떡국' 이라니, 나처럼 설날을 떡국 먹는데 의의가 있는 날로 생각하는 이에게 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떡국을 배부르고 맛난 음식으로만 생각하는데, 이 시인은 떡국을 세상사에 의연해지고 마음이 깊어지는 '좋은 의미로 나이드는 것' 과 연관짓고 있다. (그래서 이 분은 시인이 되셨고 나는 속세의 범인 중 1인일 뿐이라는... ^^;;)
설날 떡국 - 정연복 - 설날 아침 맛있는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며 덩달아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나무로 치자면 나이테 산 줄이 더 그어지는 셈이다 그래, 올해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자 하루하루 전혀 조급함 없이 살면서도 철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와 같이 나이가 들어간다고 겁먹거나 허둥대지 말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좋은 사람 쪽으로 변화하면서 내가 먹은 나이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살도록 하자 |
'내가 먹은 나이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살도록 하자' 는 많은 이들이 당연하게 여기면서 실제로는 지키지 못 하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성숙해진다는 게 동서고금의 고정관념(?)인 것 같고, 특히 우리나라처럼 나이로 위아래를 가르는 문화권에서는 더욱 그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 한 이들이 많다.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거냐' 라든지 '나잇값 못한다' 라든지 '그 나이 먹고 그러고 싶냐' 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오게 만드는 이들을, 직접 보게 되거나 한두 다리 건너 듣게 된다.
모든 사람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좋은 사람 쪽으로 변화하면서' 나이 들어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부디 새해에는 사람들이 아주 조금씩만 좋은 사람 쪽으로 변화하면서 이 세상도 덩달아 좋은 세상 쪽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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