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주민등록증 재발급

Lesley 2021. 12. 25. 00:01

 

  얼마 전에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았다.

  분실했기 때문이 아니라 주민등록증의 코팅이 벗겨졌기 때문이다.  사실은 2005년에도 코팅이 벗겨져서 재발급 받았다.  두 번 모두 다른 부분도 아니고 사진이 있는 부분의 코팅이 벗겨져서 사진까지 점점 흐릿하게 변하기에 바꿨다.

  두 번이나 그런 일을 겪어서 내가 주민등록증을 험하게 다루었나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알고 보니 현행 주민등록증 중 초기 모델(2000 ~ 2006년 10월에 나온 것들)이 기술력 부족으로 불량품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이것도 복불복이라, 어떤 사람들은 전 국민의 주민등록증이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던 2000년에 발급받은 것을 지금까지 잘만 쓰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운이 없는지 두 번이나 불량품(!) 당첨... ㅠ.ㅠ

 

  그런데 2000년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 때 발급받은 것을 지금까지 쓰는 경우에도 문제가 있다.

  무려 21년 전 주민등록증이다 보니 주민등록증 속 사진과 지금의 모습이 딴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던 사람들은 괜찮다.  하지만 아직 어린 티를 못 벗었던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었던 사람 중에 얼굴이 많이 변한 이들이 있어서, 성형수술을 받았다거나 아예 남의 주민등록증을 도용한 것으로 의심받기도 한다. ^^;;

 

 

사진의 코팅이 벗겨진 옛날 주민등록증.

 

2020년형 새 주민등록증.

 

  2020년부터는 위변조 방지를 위해서 몇 가지가 추가되었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새 주민등록증에는 옛날 주민등록증에는 없던 홀로그램 이미지가 두 개 들어가 있다.  왼쪽 상단 이미지는 태극무늬이며, 왼쪽 하단 이미지는 주민등록증 주인의 사진과 생년월일이다.

  그리고 옛날 주민등록증은 모든 글씨가 책의 글씨처럼 밋밋하게 인쇄되어 있는데, 새 주민등록증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글씨는 양각으로 인쇄되어 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제일 중요해서 강조하고 싶었나...)

 

 

전에는 이런 것 안 줬던 것 같은데...?

 

  재발급 신청을 하니 주민센터 직원이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 란 것을 줬다.

  새 주민등록증이 나오기까지 2~3주일이 걸리는데, 그동안 은행 업무처럼 신분증이 필요한 때에 쓰라고 준 것이다.  그런데 2005년에 주민등록증을 바꿀 때에는 이런 것을 안 줬던 것 같다.  그때는 없었다가 재발급 신청자들이 주민등록증 나올 때까지 불편하다고 해서 새로 만든 건가?  아니면 오래 전 일이라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건가?

 

  원래는 재발급에 수수료가 들지만, 나처럼 주민등록증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수수료 없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을 수 있는 사유가 여러가지인데, 내 경우는 두 가지에 해당된다.  하나는 '글씨나 사진이 보이지 않는 자연 훼손시 무료 발급' 이고 또 하나는 '2006년 11월 1일 이전에 발급된 주민등록증은 분실 및 교체 관계없이 무료 발급' 다.  전자는 주민등록증이 불량품이라 무료로 재발급해주는 것이고, 후자는 주민등록증이 초창기 허접했던 모델이라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어서 무료로 재발급해주는 것이다.

  혹시 둘 중 하나에 해당하는 분은 시간 나실 때 주민센터에 가서 재발급 신청해보시기를...  주민센터에 갈 시간이 없으면 '정부24'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도 있다.

 

 

 

  뱀발  

 

  주민센터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포스터 하나를 보게 되었다.

  사망한 사람의 인감증명은 신청만 해도(즉, 아직 발급도 안 받았고 사용도 안 했어도) 무조건 형사고발 된다는 경고 포스터다.  나처럼 소심하고 고지식한 시민은 처음부터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범죄란 것도 용기(?)와 창의력(!) 있는 자만이 저지를 수 있나 보다. -.-;; (제발 좋은 머리는 좋은 일에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