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코로나 백신 1차 후기(교차접종) - 아스트라제네카

Lesley 2021. 8. 29. 00:01

 

  며칠 전에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

  1차 접종을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으로 했다.  8주 후에는 2차 접종을 화이자로 할 예정이다.  즉, 교차접종이다.

 

  여기에서 18~49세이면서 1차 접종을 아스트라제네카로 한 사람들을 위한 팁...!

  50세 이상은 1차 접종을 아스트라제네카로 했으면 2차도 아스트라제네카로 한다.  하지만 18~49세는 1차는 아스트라제네카지만 2차는 화이자로 하는 게 원칙(즉 교차접종이 원칙)이고,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2차도 아스트라제네카로 한다.   그리고 둘 다 아스트라제네카로 접종할 경우에는 1차와 2차 간격이 12주지만, 교차접종의 경우는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8주다.

 

  교차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교차접종 아니더라도 코로나 백신이란 게 다른 백신보다 급하게 개발한 탓에 안전성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다.  그래서 교차접종이고 뭐고 간에 접종 자체를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구나 교차접종은 1차와 2차를 다른 종류로 접종한다고 하니 걱정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통계를 찾아보니 교차접종이나 비교차접종이나 부작용 및 사망자 비율이 별 차이가 안 난다.  오히려 교차접종이 비교차접종보다 항체 형성에 훨씬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과학자들도 있다.  또 캐나다, 독일, 프랑스 같은 나라도 교차접종을 한다는데, 기초과학 쪽에서 우리나라보다 뛰어난 나라들이 괜히 교차접종을 허용하겠나...  그래서 교차접종을 하기로 했다. 

 

  원래는 1차와 2차 모두 화이자나 모더나로 접종할 예정이었다.

  9월 27일에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기로 예약했는데(그보다 빠른 날짜는 다 마감되었음), 접종 날짜가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한 달을 넘어 거의 두 달째 4자리 숫자로 발생하고 있는데,  9월 중순에 있는 추석 연휴가 지나면 더 늘어날 것 같았다.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형성되는데 최소 2주가 걸린다고 하니, 추석 연휴가 시작하기 2~3주 전에는 1차 접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들었다.

  일찍 접종하려고 잔여백신을 알아봤지만 씨가 마른 것처럼 잔여백신이 없었다.  알고 보니 남들은 여러 병원에 직접 연락해서 대기를 걸어놓거나, 휴대폰 앱에 잔여백신 알람을 설정해놓았다고 한다.  나만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마냥, 하루에 두세 번씩 카카오앱에 접속해서 찾아보는 무식한(!) 방법을 썼다. -.-;;  그러다가 며칠 전에 습관처럼 카카오앱에 들어가 보니 웬일로 여러 곳에 잔여백신 표시가 떴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래서 냉큼 한 군데 찜해서 접종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후기다.

 

 

  1일(접종 당일)

 

  주사 맞을 때 다른 주사보다 아팠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아마 내가 팔에 맞는 주사를 안 맞은지 십수 년은 되어서, 팔에 맞는 주사의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기억을 못 하기 때문인 것 같다. ^^;;  그리고 10년 가까이 헌혈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헌혈용 주사바늘이 주사바늘 세계에서 굵기로는 탑(!)을 달리는 수준이라 헌혈용 주사바늘 통증에 비해 별 것 아니라고 느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주사 맞는 건 아주 간단했고, 의사가 귀여운 캐릭터 그림 있는 동그란 밴드를 주사 맞은 부위에 붙여주는 것으로 끝났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대기실에 20분간 앉아있다가, 방학 내내 미뤄둔 숙제를 다 끝낸 기분으로 나왔다.

 

  점심 때 접종했는데 저녁 때까지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접종 전에 인터넷에서 다양한 부작용 사례를 읽었다.  팔 통증, 피로, 두통, 오한, 고열은 흔한 부작용이고, 드물게는 두드러기나 탈모도 있었다.  심지어 입이 짧던 사람이 갑자기 식욕이 돌아서 미친듯이 먹다가 며칠 만에 살이 쪘다는 이야기까지... ^^;;

  아무런 증세도 없자 오히려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부작용이란 것들이 몸의 면역체계가 백신에 반응하여 항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거라고 하던데, 내 몸에서는 항체가 안 생겨서 부작용도 없는 게 아닐까 하는...  나중에는 '내가 맞은 잔여백신이 개봉한 지 오래된 거라서 약효가 떨어져서 아무렇지 않은 건가' 하는 터무니없는 걱정까지 들었다. -.-;;

 

  12시 넘어 자려고 할 때에야 기다리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사 맞은 왼팔에 통증이 살짝 느껴졌다.  미세한 수준이었기에, 오히려 내가 맞은 백신이 물백신이 아니라는 증거처럼 여겨져서 안심이 되기까지 했다.  그래서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그 후에 벌어질 일은 모른 채...

 

 

  2일

 

  오, 마이 갓, 한밤중에 왼팔이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깼다.

  잠결에도 몸이 불편하다고 느꼈지만 일어나기 싫어서 그냥 무시하고 잤다. -.-;;  그러다가 무심코 몸을 왼쪽으로 돌려누웠는데, 내 몸통과 요 사이에 끼이게 된 왼팔이 너무 아팠다.  잠들 때만 해도 약했던 통증이 자는 사이 심해진 것이다. ㅠ.ㅠ

  혹시나 해서 머리맡에 두었던 타이레놀을 먹으려다가, 빈속에 먹어도 되나 싶어서 휴대폰으로 찾아보기로 했다.  오른손잡이지만 휴대폰만큼은 왼손으로 잡고 쓰는 습관이 있어서, 무심코 왼손을 휴대폰 쪽으로 뻗었는데...  아이고, 왼팔을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눈앞에 별이 번쩍 보일 만큼 아팠다.

 

  타이레놀은 빈속에 먹어도 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 먹으려고 했더니, 왜 이렇게 약이 안 까지냐... ㅠ.ㅠ

  다른 타블렛정과는 다르게 타이레놀은 포장을 특이하게 해놓았다.  어린이들이 함부로 빼내어 먹지 못 하게 안전포장을 한 것이라는데, 오른손만으로 빼내려니 잘 안 된다.  왼손까지 쓰자니 왼팔이 너무 아프고... 

 

  ※ 추가

다른 사람은 안전포장을 잘 뜯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봤더니, 나처럼 쩔쩔맨 이들이 있다.
모두 한밤중에 아픈 것만으로도 힘든데 약 포장까지 안 뜯기니 힘들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타이레놀 포장 뒤편에 '뜯는곳' 이라고 표시된 데가 있다.  젠장, 평소 타이레놀을 안 먹으니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

 

  겨우 한 알 빼내어 먹고서 다시 누웠다.  

  30분 정도 지나자 약효가 도는지 왼팔이 덜 아픈 듯했다.  하지만 그전보다 덜 아플 뿐이지 여전히 아프고, 한 번 잠이 깨서 그런지 잠이 안 와서 아침까지 뒤척뒤척였더니, 하루 종일 머리가 멍했다.  점심 무렵 타이레놀 약효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한 알 더 먹었다.  다행히 오후가 되자 타이레놀을 더 먹지 않고도 견딜만한 수준이 되었다.

 

  2일째의 통증 변화를 정리하자면...

  한밤중에 느꼈던 통증은 누군가가 내 팔을 각목으로 마구 두들겨 팬 것 같은 수준이었다. (진통제 없이는 견딜 수 없는 수준)  타이레놀을 먹은 후에는 옛날 체력장의 '철봉 오래 매달리기' 종목 때문에 팔에 힘을 잔뜩 준 다음 날 느끼는 정도의 통증이었다. (꽤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견딜만한 수준)  오후에는 타이레놀을 안 먹어도 될 정도였지만 샤워 후 물기를 닦아낼 때 왼팔의 주사 맞은 부위는 수건이 닿는 것만으로도 아팠다. (즉, 통증 부위가 팔 전체에서 주사 맞은 부분으로 줄어들었음.)

 

 

  3일

 

  주사 맞은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좀 아팠다.

  하지만 일부러 건드리지 않으면 아픈 줄 모를 수준이다.  인터넷의 경험담을 보면 팔 통증이 5일 갔다는 사람도 있고, 1주일 갔다는 사람도 있다.  또 그냥 아프기만 한 게 아니라 팔이 벌겋게 퉁퉁 부어서 고생했다는 이들도 있다.  나는 만 하루 만에 통증이 가라앉았고 붓는 일은 없었으니 운이 좋았던 셈이다. 

  

  

  

  다른 분들도 부작용을 가볍게, 혹은 아예 겪지 않고 지나가시기를...

  그리고 통증이나 몸살 정도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으로 괜찮지만, 혹시라도 가슴이 심하게 뛰거나 숨쉬기가 벅차다면 곧장 병원으로 가보시기를... (주사를 놓아준 의사 선생님의 당부임.) 

 

 

코로나 백신 2차 후기(교차접종) - 화이자  https://blog.daum.net/jha7791/15791710
코로나 백신 3차 후기(부스터샷) - 화이자  https://blog.daum.net/jha7791/1579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