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있는 영풍문고가 다음 주에 폐업한다고 공고가 붙었다.
동네에 부동산 중개업소만 우글거리던 때 생겨서 '드디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처럼 되려나 보다.' 하는 희망을 줬던 곳이다. ☞ 영풍문고 위례점 https://blog.daum.net/jha7791/15791476 운동 삼아 산책 삼아 동네 한 바퀴 돌 때면 종종 들렸던 곳인데, 이제 없어진다고 하니 무척 아쉽다.
사실, 영풍문고가 없어지는 게 '뜻밖의 사건' 은 아니다.
원래도 인구 규모에 비해 상가가 많아서 폐업하는 곳이 많은 편이었다. (장사 안 되는 곳은 당연히 폐업하고, 장사 잘 되는 곳은 그걸 이유로 건물주가 월세 대폭 올려서 폐업하고... -.-;;) 그러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로 문 닫는 곳이 더 늘어났다. 서점도 결국 상점이니 만큼 장사가 안 되는 데에야 두 손 다 들 수 밖에 없다. 책을 오프라인 서점이 아니라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게 당연시 되는 시대라는 점도 문제였을 테고...
게다가 어째서인지 이 동네에 영풍문고가 두 곳이 있다. ☞ 스타필드시티 위례 '영풍문고 / 별마당 키즈' https://blog.daum.net/jha7791/15791547 도보로 15분 거리에 영풍문고 두 개가 있으니 그나마 있는 손님도 반 토막 날 수 밖에...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언젠가 두 매장 중 하나는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예상을 했다고 해서 아쉬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특히 스타필드시티 위례점이 이름 그대로 스타필드시티라는 쇼핑몰 안에 있어서 어수선한데 비해, 위례점은 꽤 차분한 분위기라 책 구경하기에는 딱이었다. 없어질 거라면 차라리 스타필드시티 위례점이 없어질 것이지... (미안해, 스타필드시티 위례점아... 너에게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어... ^^;;)
그런데 영풍문고의 폐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거라는 불길한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롯데시네마도 CGV도 코로나 사태 터진 후로 전부 파리 날리는 분위기다. 작년에 영화를 4번 봤는데 그 중 2번이 '나 홀로 관람' 이었다. 나 말고 다른 관객이 있어봤자 한 자리 숫자일 뿐이었다. 올해 본 영화 '서복' 의 경우에는 공유와 박보검이란 흥행성 있는 스타들이 나와서 그런지 그나마 관객이 많았는데, 그 많다는 게 겨우 20명 남짓이었다.
이러면 조만간 롯데시네마와 CGV도 폐업하는 게 아닌지... 아무리 자본력 빵빵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견딜 재간이 없을 것이다.
이 와중에 욕심 하나 내자면...
영풍문고는 하나가 사라져도 어차피 하나가 남아 있으니까, 대신 알라딘 중고매장이 들어오면 안 될까? 어린이가 많은 동네라 어린이용 책 위주로 헌책을 사고 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물론 나의 희망 사항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 우... 높다. 알라딘 중고매장은 교통이 편리한 전철역 근처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동네는 전철역이 아예 없다. 전철역 공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동네 한 복판이 아니라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완공되더라도 알라딘 중고매장이 과연 들어올까 싶다.
에잇, 영풍문고가 사라지는 것도, 알라딘 중고매장이 들어올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도, 전부 아쉽다...!!!
영풍문고 위례점 https://blog.daum.net/jha7791/15791476 스타필드시티 위례 '영풍문고 / 별마당 키즈' https://blog.daum.net/jha7791/15791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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