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치통 / 다음 블로그 개선 혹은 개악 / 시원한 여름

Lesley 2020. 7. 27. 00:01

 

  무서운 치통

 

  요즘 충치를 치료하느라 치과에 다니고 있다.

  치과에 다니는 거야 어려서부터 종종 있던 일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다.  원래 치열이 고르지 못한데다가, 어린 시절에는 야쿠르트(요즘 나오는 하얀색 요구르트 말고, 설탕물 덩어리라 할 수 있는 추억(!)의 노란색 야쿠르트...)를 워낙 사랑했던지라, 이 상태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미각만 둔한 게 아니라 입안의 신경마저 둔한 건지, 치과 치료를 받을 때 남들보다는 통증을 덜 느낀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들을 사랑니를 뽑거나 신경 치료를 받으면서 심한 치통에 시달려서, 그 뒤로는 치과 간판만 봐도 치가 떨린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처방받은 진통제를 먹으면 아예 통증을 못 느끼거나 조금 둔한 통증을 느끼는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람 잡을 수준의 치통으로 고생했다.

  언제부턴가 꽤 오래 전에 금으로 때운 어금니에 통증이 생겼는데, 다행히 심하지 않아서 그러다가 나아지겠거니 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자 밤에 잠을 못 잘 지경이 되었다.  똑바로 누워도, 오른쪽으로 누워도, 왼쪽으로 누워도, 아예 배를 깔고 엎어져도, 끔찍한 치통이 사라지지 않았다.  견디다 못 해 일어나 앉으면 치통이 어느 정도 가라앉기는 했다.  하지만 밥은 안 먹어도 잠은 꼭 자야하는 나인지라, 졸린 몸으로 잠을 못 자니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었다.

  인터넷을 뒤져 치과 의사가 쓴 글을 찾아 보니, 치아가 많이 상하면 누웠을 때 치통이 심해진다고 한다.  사람이 누우면 혈액이 머리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충치로 상한 치아 신경을 혈액이 자극하기 때문이라나...

 

  결국 몇 년 만에 공포(!)의 치과에 갔다. (치과 자주 다닌다고 치과에 대한 공포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신경 치료를 받았는데, 신경 치료 받고서 트라우마 생겼다는 사람들의 심정이 처음으로 공감이 갔다.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마취가 풀리고나니 처방받은 진통제를 먹어도 계속 아팠다.  특별히 의사에게 부탁해서 보통 진통제에 강한 진통제까지 같이 처방받았는데도 말이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직접 겪어봐야 안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누군가가 신경 치료를 받고서 죽는 소리를 하면 '애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왜 저렇게 참을성이 없을까...' 하며 마음 속으로 은근히 무시(?)했다. (그동안 제가 무시한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 ㅠ.ㅠ)

 

  이왕 치아가 상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이 일을 전화위복 삼아서 다이어트 쪽으로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당분간 음식물 씹는 게 불편할테니, 이 기회에 삶은 계란이나 바나나 같은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면 살도 좀 빠지지 않을까나... 

 

 

 

  다음 블로그가 개선된 것이냐, 개악된 것이냐?

 

  두어 달 전에 다음 블로그가 개편되었는데, 이게 개선인지 개악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불만을 느끼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다.  다음 블로그 개편을 알리는 게시글을 보면 불만에 가득 찬 댓글이 800개도 넘게 달려 있다.  처음에는 새로운 플랫폼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하게 느껴지나 보다 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몇몇 단점에는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다.

 

  첫째, PC 버전에서 글자 색깔이 자기 멋대로 변한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색상이 진한 색으로 보인다.  그런데 다 쓰고 저장한 다음에 보면, 어디는 진하게 어디는 흐리게 나온다.  한 문장이 일부는 진하게 일부는 흐리게 보이는 건 보통이고, 아예 한 단어가 진한 글씨와 흐린 글씨로 나누어져 얼룩덜룩해 보이기까지 한다. (BGM :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처음에는 내 노트북 모니터가 이상해졌는 줄 알았다.  모바일 버전으로 볼 때면, 즉 휴대폰으로 볼 때면 멀쩡하게 같은 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컴퓨터로 보거나, 심지어는 휴대폰으로 보더라도 PC 버전으로 볼 때면, 글자가 진해졌다가 흐려졌다가 아주 가관이다.  글자 색이 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둘째, 글씨 크기와 행간 너비를 사용자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개편 이전에는 아래아 한글이나 MS 워드처럼 글씨 크기를 10포인트, 11포인트, 12포인트... 등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개편 후에는 본문1 본문2, 본문3 등 달랑 3가지로 밖에 조절이 안 된다.

  행간 너비도 마찬가지다.  개편 이전에는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본문1 본문2, 본문3에 글자 크기와 행간 너비가 한 묶음으로 고정되어 있다. 

 

  셋째,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접속해서 글을 쓸 때면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오류가 생긴다. (이 문제가 제일 불편함.)

  처음에는 멀쩡하게 글씨가 써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타자 칠 때와 글씨 나타날 때의 시간 간격이 점점 벌어진다.  나중에는 타자 치고 10초는 기다려야 글씨가 나타나게 되고, 방향키나 마우스를 열심히 움직여 봤자 커서가 한참은 지나야 겨우 움직인다. (정말이지 환장하겠소~~ ㅠ.ㅠ)  가끔은 자판을 평소처럼 가볍게 쳤을 뿐인데도 똑같은 글씨가 한꺼번에 줄줄이 나타나는 문제도 생긴다.

  크롬을 이용해서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이런 문제가 없다.  개편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개편한 후로 다음 블로그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이에 충돌이 생겼나 보다.  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쓰는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예년보다 시원한 여름

 

  이번 여름은 꽤 더울 거라 해서 걱정했다.

  초여름인 5월부터 기온이 상당히 오르기도 했고, 기상청이 올 여름 날씨가 무척 더울거라고 겁을 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 기상청이 구라청(!)이라는 욕을 먹을 만큼 예보가 빗나가기로 유명하긴 하다.  그래도 막상 더울 거라는 예보가 나오니 걱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습도가 높아 끈적대는 날씨 자체도 싫지만, 무엇보다 이번 여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날씨에 마스크를 써도 답답한데, 푹푹 찌는 날씨에 마스크 쓰고 돌아다니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다행히도(!) 기상청의 예보는 또 빗나갔다.

  예년보다 덥기는커녕, 내가 성인이 된 후로 이런 여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선선한 편이다.  한낮에는 덥더라도 해가 지면 시원해져서, 7월 말인데도 에어컨을 틀기는커녕 창문을 닫은 채 편히 잘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한낮 기온조차 다른 해 여름날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에서는 방역 차원에서 마스크 쓰고 다니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청개구리처럼 군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착하게 잘 쓰고 다녀서 하늘이 도우셨나 보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

 

  며칠 전에 기상청이 최후의 발악(?)을 하듯이, 8월에는 예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예보를 내놓았다.

  기상청에서 그리 말하는 것을 보니, 아마 다가올 8월도 시원할 모양이다.  설사 웬일로(!) 기상청 예보가 맞아떨어진다 하더라도, 어차피 8월 중순에 있는 말복이 지나면 더위가 꺾이기 마련이다.  그러니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도, 보름 정도만 고생하면 된다.

 

  부디 이번 여름은 이대로 쭉~~~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