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아, 진짜 좀...!

Lesley 2020. 8. 22. 00:01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온 나라가 뒤집어졌다.

  사랑제일교회란 이름값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으련만...  사랑제일교회 사람들 하는 행동을 보면, 제3자 입장에서는 교회 이름을 황당제일교회나 짜증제일교회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이 와중에도 반성이나 미안함은 털끝만큼도 없고, '왜 우리만 갖고 그래!' 식으로 나오는데 정말 뒷목 잡겠다.

 

  그래, 이 상황이 전부 사랑제일교회 탓은 아니다.

  일단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죄라고 할 수는 없다.  아직 치료약도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어서 감염된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리고 최근 들어 확진자가 부쩍 늘어난 것을 전부 사랑제일교회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그동안 다른 나라보다 방역활동에서 선방했다고 사람들 마음이 헤이해지기도 했고, 더운 여름 날씨에 마스크 쓰는 게 힘들어 안 쓰거나 대충 걸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모두들 이전보다 조심성과 경각심을 잃었으니까.  정부 역시 방역활동을 강화하면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가 더욱 위축된다는 것 때문에, 이런저런 할인권을 뿌려서 사람들이 돌아다니도록 은근히 등을 떠밀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감염되었거나 감염 위험군에 들어간 그 교회 사람들이 보이는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힌다. 

  사랑제일교회 신자이기만 하면, 비록 감염되지 않았더라도 정부에서 확진자로 판정해버린다느니...  열심히 기도하면 신께서 고쳐주신다느니...  북한의 사주를 받은 정부가 바이러스 테러를 해서, 사랑제일교회 신자들이 줄줄이 걸렸다느니... 

  검사받으라는 보건소의 연락을 무시하는 건 기본이요, 참다 못 해 집으로 찾아온 보건소 직원에게 피부 접촉을 하고 '당신도 이제 검사받으라.' 는 어처구니 없는 태도까지 보인다.  확진 판정 받고는 보건소 차를 기다리다가 도망치는 사람에, 겨우 병원에 입원시켰더니 탈출극 벌이는 사람에...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같다.

  이미 걸린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일단 걸렸으면 스스로를 위해서나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나 방역당국에 협조해야 할 것 아닌가...  감옥에 가두겠다는 것도 아니고 병원에 입원시키겠다는데, 왜 도망쳐서 바이러스를 여기저기에 퍼뜨리고 다니나...  그렇잖아도 더운 여름에 고생하는 보건소 직원들과 경찰들을 어째서 더 힘들게 하는 건지...

 

  공교롭게도 사랑제일교회와 나 사이에도 아주 약간의 인연이 있다.

  몇 년 전까지 살았던 동네의 바로 옆 동네에 사랑제일교회가 있다.  그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면서도 그 교회의 존재를 몰랐다.  이사하기 얼마 전에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교회 전단지를 받고서야, 그 유명한(!) 전광훈 목사의 교회가 우리 집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다는 걸 알고 놀랐더랬다. 

  물론 그 시절에는 그 목사도, 그 교회도 지금만큼 유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전에도, 이미 몇 가지 물의를 일으켜서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래서 종교가 없는 나 같은 사람도 교회 전단지를 받고서, '아, 이 이름 뉴스에서 봤는데...' 하고 알아봤다. 

 

  하필이면 내가 오랫동안 살아서 아직도 애정을 품고 있는 동네에서 벌어진 일이라, 남 일 같지가 않다.

  정작 그 동네 사람 중에는 그 교회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들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대목임.)  그런데 그 교회 이름이 허구헌날 언론에 오르내리고, 교회 주변에서 찬송가니 통성기도니 하며 시끄럽게 굴어서, 많이 불안하다고 한다.  게다가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경찰에 공무원에 기자에 다 몰려와 교회 사람들과 부딪치는 어수선한 모습을 봐야 하니, 이 더운 날 얼마나 속이 터질까...

  그나마 신천지 신자들은 대부분이 젊은이들이라 감염자 숫자는 엄청나게 많아도 사망자 숫자는 적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 신자들은 절대 다수가 노인이라, 사망자 수도 많을 테고 완치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클 것이다.  그런데 왜 스스로의 목숨을 내걸고 무모한 짓을 하는 건지...

 

  종교적으로 뭘 믿고 정치적으로 뭘 지지하는지는 자유지만, 제발 최소한의 이성은 갖고 행동했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건강 뿐 아니라 가족이나 이웃의 건강까지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