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톤의 부활 - 스카이 스톤 매니저
전에 팬택의 스마트폰 IM-100을 썼는데, 이 제품은 특이하게도 스마트폰 자체보다 덤(!)으로 준 '스톤' 이란 휴대용 스피커가 더 화제가 되었다. ☞ 팬택 스카이 IM-100 / 스톤(http://blog.daum.net/jha7791/15791413)
몇 년이 지나 IM-100의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다른 스마트폰으로 갈아탔고, 자연스레 스톤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꼭 IM-100이 아니더라도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제품(다른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이면 스톤과 연결해 쓸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원래 컴퓨터로 음악을 듣는 일이 거의 없다. 그리고 스톤 전용앱이 의외로 쓸모가 많았는데, 이 앱이 IM-100에 내장되어 있을 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와 있지 않아서 지금 쓰는 스마트폰에는 설치할 수 없다. 이래저래 스톤은 책상 한쪽에 박힌 채 잊혀지게 되었는데...
작년에 스톤 전용앱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풀린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앱이 '스카이 스톤 매니저' 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뜬금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IM-100이 출시된 지 몇 년이나 지났고(그나마 많이 팔리지도 않았음.), 무엇보다 IM-100을 만든 팬택이란 회사가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IM-100 말고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다운받아 스톤을 제어할 수 있는 앱이 생기다니...!
지금 쓰고 있는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써보니, 웰컴 기능(휴대폰과 블루투스로 처음 연결되었을 때 '다녀오셨어요' 등의 음성으로 인사를 하는 기능.)이 없다는 점을 빼고는 IM-100에 자체적으로 깔려 있던 앱과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음량 조절 기능, 배터리 잔여량 확인 기능 등이 그대로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팬택의 한 개발자가 IM-100을 더는 안 쓰는 소비자라도 스톤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도록 만든 앱이라고 한다. 자신이 몸 담고 있던 회사가 망해가는 상황이라 틀림없이 자신의 앞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심란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팬택이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을 위해, 그 스마트폰에 딸린 휴대용 스피커를 위한 앱을 만들어 배포하다니...
그 와중에도 소비자들을 위해 마지막 일을 한 개발자의 행동이 고맙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직원들만 있었으면 팬택이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지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 하현우의 '백만송이 장미'(복면가왕)
위에 쓴대로 한동안 안 쓰던 스톤을 다시 사용하면서 스톤으로 주구장창 듣게 된 노래가 하나 있으니, 바로 '백만송이 장미' 다.
이 노래는 심수봉이 부른 버전으로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이 노래를 안 지는 오래되었어도 좋아한 적은 없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라고 여러 번 되풀이 되는 가사가 너무 청승맞고 낯간지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
그런데 우연히 '하현우' 라는 가수가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 노래를 편곡해서 부른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오, 마이 갓~~!! 똑같은 음식도 솜씨가 다른 요리사가 만들면 다른 맛이 나는 것처럼, 똑같은 '백만송이 장미' 도 창법이 다른 가수가 부르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심수봉이 부를 때는 다소 촌스럽게 느껴졌던 노래이거만(죄송합니다, 심수봉님... ㅠ.ㅠ), 하현우가 애절한 미성으로 부르니 귀에 팍팍 꽂혔다. 하현우라는 가수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애절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백만송이 장미를 부르는 것을 듣고서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런데 이번에 하현우 버전의 백만송이 장미에 꽂히면서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웃기게도 나는 이 노래 제목을 지금까지 '백만송이의 장미' 로 알고 있었다. '백만송이 장미' 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
둘째, 우리나라에서는 백만송이 장미의 원곡이 러시아의 민요라고 알려져 있고 나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20세기에 나온 라트비아의 가요라고 한다. 정말 의외인 것은 원곡의 가사가 우리나라 버전의 감성적인 가사와는 전혀 달라서, 라트비아가 아직 구 소련 치하에 있던 시절의 아픔을 토로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셋째, 심수봉 버전만 알고 있을 때는 가사를 일부분만 듣고서 사랑 이야기를 청승맞게 풀어낸 노래라고 여겼는데, 하현우 버전을 반복해서 듣고서야 이 노래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랑 이야기가 맞기는 하다. 다만 우리가 사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흔히 떠올리는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다. 인류애, 박애, 코스모스적인 사랑이다. 가사를 찬찬히 읽어 보면 어른을 위한 동화로 유명한 '어린 왕자' 와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다. 그 동안 나에게 청승맞다고 찍혔던(!) 이 노래는, 사실은 청승맞기는 커녕 무척이나 심오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가사 내용은 아래에 소개하겠다.
백만송이 장미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 흘렸네
헤어져간 사람 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
수많은 세월 흐른 뒤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빛처럼 홀연히 나타난 그런 사랑 나를 안았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이젠 모두가 떠날지라도 그러나 사랑은 계속될 거야
저 별에서 나를 찾아온 그토록 기다리던 이인데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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