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혈소판헌혈 - 아미커스(Amicus)와 MCS+

Lesley 2020. 1. 23. 00:01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에 헌혈을 할 생각이었는데, 그만 지독한 감기에 걸린 탓에 해가 바뀐 이번 달에야 했다.

  마침 그 무렵 백혈병 환자가 쓸 혈소판이 부족하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었고, 또 한동안 혈소판헌혈을 안 하기도 해서, 혈소판헌혈을 하기로 했다.  혈소판헌혈은 다른 헌혈보다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다른 헌혈에 비해 헌혈자가 적다.

  그래서 나름 사명감(!)을 불태우며 혈소판헌혈에 나섰는데...  유감스럽게도 헌혈 경력(?) 초기에나 겪었던 부작용을 오래간만에 다시 겪었다.

 

  문제는 혈소판헌혈 자체가 아니라 혈소판헌혈에 쓰이는 기계 종류였다.

  아미커스(Amicus)라는 녀석을 이용할 때는 아무 일 없는데, MCS+라는 녀석을 이용하니 곤란한 일이 생겼다.  아무 일 없이 MCS+를 잘 이용하는 사람도 많은 모양인데, 내 몸이 꽤 예민한 건지 어떤 건지 기계를 가린다.

  혈소판헌혈을 하는 다른 헌혈 동지들 중에 비슷한 일을 겪은 이도 있을 테고, 겪게 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경험담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끄적여보겠다.

 

  먼저, 나의 헌혈 부작용 역사(?)를 살펴보자면...

  첫 번째는 헌혈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었던 때의 일이다. (이 때는 혈소판헌혈이 아니라 전혈헌혈이었음.)  헌혈을 멀쩡히 끝내고 간식도 맛있게 먹은 후에 사물함에서 가방을 꺼내다가 갑자기 어지럼증, 울렁거림, 식은땀 등의 증세를 겪었더랬다.  원래 내가 더위, 특히 습도까지 높은 무더위에 약한 편이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헌혈 경험이 적어서 아무 생각없이 삼복 더위에 헌혈을 했다가 그런 일을 겪었다.  그 뒤로 삼복 기간에는 무조건 헌혈을 피했다.

  두 번째는 혈소판헌혈을 세 번째 혹은 네 번째로 하다가 벌어졌다.  삼복 기간을 피해 헌혈을 한 후로는 부작용을 겪지 않았는데, 혈소판헌혈용 기계 종류가 문제였다.  아미커스로 할 때에는 괜찮았는데 그 날 처음 MCS+를 이용했다가 부작용을 겪었다.  다만, 그 때에는 MCS+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어쨌거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그 후로는 아미커스만 이용했다.

 

  하지만 이번에 간 헌혈의 집에는 공교롭게도 아미커스가 없었다.

  혈소판 대신 전혈로 바꿔서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기는 했는데...  혈소판헌혈을 10번이나 해서 나름 베테랑(!)이 되었으니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오래간만에 MCS+에 도전했다. (소심하기 짝이 없는 내가 어째서 헌혈하면서 도전정신을 발휘했을까... ^^;;)

  네 번째 사이클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마지막인 다섯 번째 사이클에서 그만 문제가 생겼다.  속이 좀 울렁거린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야기 해야 하나 생각하던 참에, 마침 나를 살펴보러 온 간호사가 놀라며 불편하냐고 물었다.  딱 보니 내 안색이 안 좋았나 보다.  다행히 간호사가 급히 가져다 준 얼음팩을 등에 대고 누워서 쉬니 괜찮아졌다.

 

  그런데 스스로는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느낀 후로도, 한 번 떨어진 혈압이 원상복귀가 안 되어서 계속 헌혈의 집에 있어야 했다.

  혈소판헌혈을 하는 내내 누워있었는데 그 뒤로도 계속 누워있으려니 좀이 쑤실 지경이었다.  그만 일어나게 해달라는 뜻으로 "이제는 괜찮은 것 같은데요." 할 때마다, 간호사들이 번갈아가며 혈압을 재고는 "아직도 낮아요. 누워계셔야 돼요." 라고 대답했다.

  혈압이 도통 오르지 않으니 나중에는 간호사도 다른 방법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앉아서 뭘 좀 먹으면 혈압이 오를 수 있다며 일어나게 해줬다.  책임자로 보이는 간호사가 와서 배가 불러도 간식과 음료수를 많이 먹으라고 하기에 계속 먹었더니, 과연 혈압이 올라갔다. ('먹다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 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 

 

  혈압이 원래 수치에 가까워 진 후에 드디어 석방(?)되었다.

  헌혈의 집을 나설 때는 멀쩡했지만, 지켜보는 사람들 입장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헌혈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아는 헌혈 후 유의사항을 이 간호사 저 간호사가 번갈아가며 말하더니, 나중에는 집에 무사히 들어갔는지(즉, 혹시나 길바닥에 쓰러진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결론 : 혈소판헌혈자 중 특정 기계를 이용했을 때 한 번이라도 불편함을 느낀 사람이라면, 건강한 헌혈을 위해서 그 기계는 피하도록 합시다...!  

 

 

  뱀발

 

  1. 내가 좋아하는 몽쉘통통과 야채크래커는 어디로...

 

  혈압이 오를 때까지 간식을 먹으면서 했던 생각이 있다.

  다름 아닌 '왜 이 헌혈의 집에는 몽쉘통통과 야채크래커는 없고 초코파이와 롯데샌드만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었다. ^^;;  초코파이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그... 러... 나... 롯데샌드는 단맛이 지나쳐서 도무지 내 입맛에 안 맞는다.  가장 좋은 건 야채크래커지만, 그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빠다코코낫이라도 좀... ㅠ.ㅠ  나중에 이 사연을 들은 친구 왈, "그 와중에 그런 생각한 걸 보니 죽을 정도는 아니었나 보네." -.-;;

 

  2. GS25 편의점 교환권 바코드 훼손

 

  헌혈기념품 중에 GS25 편의점 교환권이 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 한 상황 발생...!  교환권 뒷면을 동전 같은 것으로 긁어서 바코드와 숫자를 드러내야 사용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열정적(!)으로 긁었나 보다.  그만 바코드와 숫자가 훼손됐다. ㅠ.ㅠ

  이걸 어쩌나, 아깝게 이대로 버려야 하는 건가, 하고 걱정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GS25에 가서 사정을 말하고 쓸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직원이 스캐너를 가져다 대자 의외로 바코드가 찍혔다. (바코드 긁을 때는 조심해서 긁읍시다...!)

 

 

헌혈 체험기 - 헌혈 기념품, 헌혈 부작용 등등(http://blog.daum.net/jha7791/15790919)
헌혈 팔찌 / 헌혈 보틀(물병)(http://blog.daum.net/jha7791/15791245)
얼떨결에 혈소판헌혈을 하다.(http://blog.daum.net/jha7791/1579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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