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는 지난 번에 올린 스트라이크 백 시즌5 포스트의 보충자료(?) 같은 것이다. ☞ 스트라이크 백 시즌5(Strike Back: Legacy) - 미드 속 북한(http://blog.daum.net/jha7791/15791612)
이 드라마의 개연성이나 북한 관련 묘사에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눈에 띄는 배우들이 있어서 따로 포스팅하려 한다. 그리고 이 포스트에 올린 사진 중 일부는 먼저 번 포스트의 사진과 겹친다.
◎ 나광훈
먼저 이력이 독특한 나광훈이란 배우부터 소개하려 한다.
나광훈이 연기한 '문영수' 란 인물은 북한의 군부 고위급 인사이며, 리나(양자경)를 어려서부터 특수요원으로 훈련시켰던 스승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소개할 3명의 배우가 맡은 북한인 역할 중 비중은 가장 낮지만, 북한에 절대 충성을 바치던 리나가 북한에 등을 돌리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이다.
이 배우에 대해 알아보게 된 것은, 3명의 배우 중 한국어가 가장 능숙해서 좀 의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배우의 이력이 상당히 특이하다.
여담으로, 이건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 대본의 문제인데...
처음 등장했을 때는 북한식 말을 쓰더니, 그 다음부터는 서울식 말을 쓰고, 끝부분에서는 양쪽을 섞어서 쓴다. ^^;;
나광훈이 연기한 문영수가 처음 등장했던 장면.
북한으로 돌아온 리나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우리말이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설사 배우가 한국계라 우리말을 할 줄 알더라도, 미국/영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보면 미국 혹은 영국 국적의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 배우는 교포인데도 우리말이 유창하네.' 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 배우는 화교인데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나중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현재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참 복잡한... ^^;;)
1962년생으로 본명은 Jonathan D. MU이고, 나광훈이란 이름은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와 쓰게 된 예명이라고 한다. (한국 드라마에서 맡았던 배역의 이름을 그대로 예명으로 쓰고 있다고 함.) 충청남도 태안에서 태어났는데, 10대 후반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해서 대학을 다녔고, 1990년대에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연극 활동을 했다. 그리고 2009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드라마 및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원래 화교 출신인데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에도 장기간 거주했기 때문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 모두 유창하다. 여러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서 지금은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미국, 영국 등의 영화 및 드라마에서도 다양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
겨우 몇 차례 출연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음.
이 배우가 출연한 작품 목록을 보니 눈에 띄는 것들이 몇 편 있다.
드라마로는 '태양의 여자', '더 킹 투 하츠', '정도전' 이 내가 본 드라마이다. 문제는 이 배우가 어떤 역할로 나왔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 점이다. (죄송해요... ㅠ.ㅠ)
다만, 출연 작품 중에 영화 '신세계' 가 있다고 하니 '아, 그 사람!' 하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화교로 이루어진 조폭이 중국 쪽으로도 세력을 뻗치면서 중국인 변호사를 고용해 여러 일을 맡기는데, 바로 그 변호사 역할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볼 때에는 그 변호사를 연기하는 배우가 중국 출신인 줄 알았다. 화교 출신 조폭의 두목과 부두목 역할을 이정재와 황정민이 맡았는데, 실제로 두 배우는 한국인이다 보니 중국어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황정민이 맡은 역에는 중국어 대사가 몇 마디 있고 이정재가 맡은 역에는 중국어 대사가 없음.) 하지만 나광훈이 연기한 변호사는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한다.
인터넷에서 이 배우에 대해 찾아보다가 어떤 블로그를 발견했다.
스트라이크 백 시즌5를 촬영할 때 나광훈 배우를 담당했던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만든 블로그다. 나광훈 뿐 아니라 윌 윤 리와 양자경의 모습, 그 밖의 촬영장의 이모저모를 함께 올려놓았다. 관심 있으신 분은 다음의 링크를 클릭해서 읽어보시기를~~! ☞ 스트라이크 백 시즌5 양자경,윌윤리,나광훈(https://blog.naver.com/fullness_lin/220444516090)
◎ 윌 윤 리
윌 윤 리(Will Yun Lee)는 1971년생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 이름은 이상욱이다.
미국으로 이민간 태권도 사범의 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났고, 자신도 태권도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녔다고 한다. 오랫동안 태권도를 배워서 액션 연기를 잘 하기 때문에 영화 '007 어나더데이' 및 '울버린', 드라마 '하와이 파이브 오' 등 액션물에서 활약했다고 한다. (울버린은 영화관에서 본 영화인데도, 이 배우가 무슨 역할로 나왔는지 기억이 안 남. 요즘 내 기억력 왜 이러나... ㅠ.ㅠ)
스트라이크 백 시즌5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인,
리나와 권준서의 재회 장면.
이 드라마에서는 리나의 연인이며 북한 장교인 '권준서' 로 나온다.
구글을 뒤져보니, 한국어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워서 이 역할을 고사하다가 결국 수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차피 한국어 대사가 몇 마디 안 되고, 또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치고는 발음이나 억양이 비교적 자연스러운 편이라 듣기 어색하지 않다.
◎ 양자경
마지막으로 소개할 양자경은 이 포스트에 나오는 3인방중 가장 유명하다. (원래 가장 중요한 사람은 제일 뒤에 소개하는 법...!)
양자경을 홍콩 또는 중국 출신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던데 사실은 말레이시아 출신이다.
홍콩영화계에서 활약하며 유명해졌고 혈통상으로도 중국계이다 보니, 홍콩인이나 중국인으로 잘못 알려진 듯하다. 원래 말레이시아라는 나라가 화교 인구가 많은 편이고(전체 인구 중 25~30%가 화교라고 함), 말레이시아 화교 중에는 중국어권에서 배우나 가수로 활동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양자경 역시 그런 케이스에 해당한다.
1962년에 말레이시아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청소년기는 영국에서 보냈으며, 귀국 후 미인대회에 나가 미스 말레이시아로 뽑혔다. 그 후 홍콩으로 가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백 시즌5에서는
주연들 캐릭터는 평면적이고
오히려 조연들 캐릭터가 입체적임.
홍콩영화계에서 유명해 진 후 미국으로 진출했던 배우는 제법 많지만, 양자경처럼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우는 드물다.
양자경은 홍콩영화가 아시아를 휩쓸던 1980년대에 '예스 마담' 시리즈 및 '폴리스 스토리 3' 등의 영화에서 출중한 액션연기를 보여주며 스타가 되었다. 그 시절 인기를 끈 홍콩영화 상당수가 액션물이었는데, 여배우로는 드물게 액션신 대부분을 직접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여배우계의 성룡이라고 해도 될 듯...)
나중에는 피어스 브로스넌과 공연한 '007 네버 다이' 및 주윤발과 공연한 '와호장룡' 으로 아시아 뿐 아니라 서구권에서도 유명해졌다. 이 두 영화가 성공한 뒤로는 홍콩영화계에서의 활동을 줄이고 서구권 영화 및 드라마 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미국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이나 '선샤인', 프랑스 영화 '더 레이디', 미국/영국 합작 드라마 '스트라이크 백 시즌5', 미국 드라마 '스타 트렉 : 디스커버리' 등등.
테러리스트 역할이지만
상당히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줌.
양자경이 다른 홍콩 여배우들과 차별화 되는 점(그리고 훗날 국제무대로 진출하는데 장점으로 작용했던 요인)이 두 가지 있다.
일단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출신이며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홍콩 등 중국어권에서 배우 생활을 했다는 점 때문에, 영어, 말레이어, 광동화(홍콩에서 쓰이는 중국어 방언), 보통화(표준 중국어)를 할 줄 안다. 특히 영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는 점이 할리우드로 진출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양자경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액션이다. 4살 때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해서 15세에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발레학교를 다녔는데, 부상으로 전문적인 발레리나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익힌 발레 덕분에 몸이 매우 유연하면서도 탄탄해서, 정식으로 무술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액션 연기를 능숙하게 해낼 수 있었다. 또한 양자경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무술 장면은 발레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강렬한 느낌 뿐 아니라 우아한 느낌도 난다.
잘못된 신념을 선택한 연인들의 최후...
양자경의 매력 중 하나가 자연스러운 외모인 듯하다.
이 드라마 초반부에 영국대사의 아내로 나올 때와 후반부에서 VIP 고객으로 꾸미고 은행에 갔을 때는 풀 메이크업 상태로 나온다. 이 때의 모습은 확실히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하지만 중반부에 나오는 북한에서의 장면을 보면 화장을 옅게 하고 등장하기 때문에 잔주름이 그대로 드러난다. (새삼스레 화장술의 위대함(!)을 느꼈다는... ^^;;)
구글을 뒤져보니, 나이가 들어가며 늙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자신은 불교 신자라서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싶기 때문에 성형수술을 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직업상 피부 관리를 아예 안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연배의 우리나라 여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보다 일반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었음을 알 수 있다.
양자경에 대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액션스타라는 명성 때문에 그동안 배우로서의 다른 장점은 묻혀버렸던 것 같다는 점이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양자경의 출연작을 여러 편 봤다. 영화로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과 '선샤인', 드라마로는 '스트라이크 백 시즌5' 과 '스타 트렉 : 디스커버리' 시즌1과 시즌2 등등.
그 중 '스타 트렉 : 디스커버리' 를 제외한 다른 작품에서는, 본인의 특기인 액션신이 없거나 액션신의 비중이 낮다. 대신 섬세하고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옛날만큼 액션 연기를 하는 건 무리겠지요... ^^;;) 특히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에서 맡은 우아하면서 보수적인 캐릭터나 '스타 트렉 : 디스커버리' 에서 맡은 1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 그동안 액션스타로만 이미지가 굳어진 나머지 다양한 배역을 맡을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년 봄 방영 예정이라는 스타 트렉 : 디스커버리 시즌3에서도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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