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11월의 소소한 일들

Lesley 2019. 11. 16. 00:01

 

  내가 찜한 책 누가 가져갔어?

  

  얼마 전에 어수선한 책장 정리를 하며 책 몇 권을 추려내어 알라딘 중고매장에 가져가 팔았다.

  이왕 가는 거 팔기만 할 게 아니라 평소 봐두었던 책도 사와야지 하며, 그 책이 그 중고매장에 있다는 걸 미리 확인까지 하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그 책이 안 보였다. ㅠ.ㅠ

 

  그렇다고 내가 중고매장 가는 사이에 누가 먼저 구입한 것도 아니다.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전산상으로는 분명히 그 책이 그 중고매장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마 누군가가 매장 안에서 읽고 있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매장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매의 눈'(!)으로 훑어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하긴, 찾아냈다고 한들 그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순순히 책을 넘겨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이 책 제가 사려고 하는데 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 물었다가 괜히 상대방의 경쟁심에 불을 붙여서 "이거 제가 살 건데요." 라는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제가 다 읽고 줄 테니까 기다리세요." 라는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

 

  이 포스트를 쓰는 순간에도 그 중고매장 검색 페이지에는 그 책이 아직 있는 것으로 나온다.

  홈페이지에 멀쩡히 뜨는 책을 보니 입맛이 쓰다.  어쩌면 그 책은 기대했던 것만큼 나와 맞는 책이 아닐 수도 있다.  가끔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의 설명만 보고 샀다가 기대치에 못 미쳐서 실망하게 되는 책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사실은 집에도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몇 권 있다.  일단 그 녀석들부터 읽는 게 맞기는 한데...

  사람 마음이란 게 참 요상해서, 중고매장에 갈 때에는 '이왕 가는 거 겸사겸사 사오지' 라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막상 손에 넣으려다가 실패하고 나니 괜히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전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 줄은 알지만, 내가 무언가 손해 보고 있다는 기분까지 든다.

 

  에잇, 다음 기회에는 꼭...!!!

 

 


  짧은 넷플릭스 체험기

 

  우리나라에서도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를 지난 달에 처음으로 경험했다.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다른 데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서 가입한 것이다.  과연, 이미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는 친구에게 듣던 대로 영화고 드라마고 없는 게 없었다.  더구나 기존의 우리나라 VOD 서비스처럼 작품 하나당 과금하는 게 아니라 한 달 단위의 정액제이기 때문에, 영화광이나 드라마광에게는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내가 드라마와 영화를 두루두루 보는 사람이 아니라 어쩌다가 뭐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반복해 보는 사람이라, 목표물(?)이었던 프로그램을 다 보고 나니 더는 볼 게 없었다.  그리고 나처럼 반복해서 보는(전체를 반복해서 보기도 하고 특정 장면만 반복해서 보기도 하고...) 습관이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운받아 보는 게 편리하다.  게다가 우리 집 인터넷이 속도가 좀 느린 편이기도 해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보려니 여러가지로 불편했다.

 

  결국, 며칠만 이용하고 그 뒤로는 접속하지 않다가 3주일만에 해지했다.

  마침 넷플릭스는 처음 가입하면 한 달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무료 이용만 하다가 유료 결제일 이전에 해지해도 벌금 같은 불이익이 전혀 없다.

  넷플릭스에 돈이 넘쳐나서 이용자들에게 인심 팍팍 쓰는 건지, 아니면 당장은 돈이 안 되는 이용자라도 일단 넷플릭스를 체험하게 해서 언젠가는 유료 이용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장기적인 마케팅 방법인 건지...  뭐, 기업의 목표가 결국 이윤 추구라는 점을 생각하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나는 겨울잠 준비하는 곰인가...

 

  6월부터 6개월 계획으로 시작한 다이어트 기간이 이제 보름 남짓 남았다.

  처음 3개월은 좋은 성과를 냈는데, 너무 삘(!) 받아서 무리했는지 그만 무릎 근육을 다쳤다.  그 후로 무릎 상태가 완전히 좋아지지 않아서 운동량과 운동 강도를 줄였더니, 당연히 다이어트 효과도 줄어들었다.  아마 목표치의 70% 정도 달성하는 걸로 끝날 것 같다.

  처음 수준을 유지하지 못 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입으로만 '다이어트 해야지'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만큼이라도 살을 뺀 게 어디냐 싶은 마음도 든다.  어찌되었거나 목표치를 미달한 건 사실이니까, 12월부터 3개월 정도 새롭게 다이어트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복병이 나타났으니, 바로 '겨울잠 준비하는 곰 증후군' 이다.

  물론 실제로는 이런 증후군 같은 건 없고 그냥 내가 붙인 이름이다. ^^;;  이게 무엇인고 하니,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일을 겪어봤을 듯 한데,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부터 식욕이 왕성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곰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음식을 먹지 못 하니까, 겨울잠 자기 전에 미리 이것저것 잔뜩 먹어서 몸에 지방을 축적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람 중에서도 겨울철이 다가오면 곰처럼 식욕이 느는 이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곰이야 겨울잠 자는 동안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을 찌우는 것이다.  그런데 겨울 동안 매일 세 끼 다 먹을 수 있는 우리 인간은 도대체 왜...??? (그것이 알고 싶다...!)

 

  요즘 식욕이 늘어난 게 확실히 느껴진다.

  한동안 멀리 했던 과자류 쪽에 자꾸 손이 간다.  흔히 다이어트는 살 빼는 것도 힘들지만 살 뺀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고 하는데, 그 말이 실감이 난다.  원래의 목표치를 못 채워서 좀 더 빼야 할 판국에 식욕이 돌면 어쩌라는 건지, 참...

 

 

 

  그냥 넘어가기 아쉬워 올려보는 11월에 찍은 사진

 

  11월 중에 걷기운동 겸 산책을 하면서 허접한 폰카로 찍은 사진이 몇 장 있다.

  그 중 나름 괜찮은 것으로 두 장을 골라 올려 본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짙어지는 풍경.

 

 

산책로의 가로수 모양이 특이해서 찍어봤음.

(뭔가 신령한 느낌이 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