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새 헌혈앱 / 따릉이로 운동하기

Lesley 2019. 11. 3. 00:01

  ◎ 새 헌혈앱

 

  10월 들어서 헌혈앱이 바뀐다는 공지가 떴다.

  11월 1일부터 새로운 헌혈앱이 정식으로 나오고, 그 동안 헌혈등록회원들이 사용했던 헌혈앱은 11월 15일로 종료된다는 내용이었다.  새 헌혈앱이 나오고도 보름 동안 옛 헌혈앱을 계속 쓸 수 있는 것은, 공지사항을 보지 않은 회원들도 있고 새 헌혈앱이 처음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수도 있어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인 듯하다.

 

 

왼쪽이 옛 헌혈앱인 스마트헌혈.

오른쪽이 새 헌혈앱인 레드커넥트.

(우리 B형 동지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1등...! ^^) 

 

 

  그렇잖아도 아마 작년이었던가, 헌혈앱을 새로 만든다면서 설문조사를 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설문조사에 참여했건만 그 후로 헌혈앱은 그대로여서 '이럴 거면 설문조사는 왜 한 거냐?'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앱이 나오니 웬지 옛날 앱이 애틋하게 느껴지는 건 또 뭔지... (내 마음은 갈대... ^^;;)

 

  좀 더 써봐야 알겠지만, 당장 느껴지는 변화를 써보자면...

  일단, 메뉴 배열이 바뀌고 글씨나 글상자가 둥글둥글해지는 등 주로 디자인적인 면에서 변한 것 같다.  나처럼 미적 감각 꽝인 사람에게는 별로 가슴에 와닿지 않는 변화인데, 심미안이 있는 이들에게는 좀 다르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또한, 내용적인 변화로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째, 헌혈검사 결과 확인을 위한 본인 인증 방법에 전에는 없던 지문인식이 추가되었다.  둘째, 헌혈의 집 뿐 아니라 헌혈버스 위치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피가 부족한 날이 점점 늘어나는 게 헌혈앱 개편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헌혈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주로 방학이나 연휴 기간에 헌혈량이 부족했다.  그런데 요즘은 아무 때나 헌혈량이 부족하다고 공지가 뜬다.  헌혈을 독려하기 위한 이벤트도 수시로 하고, 한때 사라졌던 문화상품권이 헌혈 기념품으로 컴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피가 부족하다는 걸 보니 큰 효과는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속이 탄 적십자사에서 '헌혈앱이라도 좀 예쁘장하게 바꾸면 사람들이 헌혈을 더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헌혈앱을 새로 만들었다는 추측(혹은 망상? ^^;;)이 든다.  만일 정말로 그렇다면,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과 함께, 과연 그런 방법을 쓴다고 헌혈인이 늘어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기왕 돈과 시간을 들여서 바꾼 앱이니 좋은 반응 얻기를 바란다...!!!

 

 

 

  ◎ 따릉이로 운동하기

 

  작년에 우리 동네에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가 생겼던 것 같던데, 요즘에야 이용하고 있다.

  1년 내내 신경 안 쓰던 따릉이에 새삼스레  관심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바로 운동이다...!  원래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등장한 따릉이를 운동용으로 쓰는 게 좀 이상하기는 한데...  누가 타고 가는 자전거를 빼앗아서 타는 게 아니라 따릉이 정류장에 얌전히 있는 자전거를 하루 30~40분씩 타는 것이고, 또 사용료도 분명히 지불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

 

  지난 6월부터 몸무게도 줄이고 나날이 떨어지는 체력도 키워보겠다며 나름 열심히 운동을 했다.

  그런데 버피 운동을 하다가 무릎 근육에 염증이 생겼다.  2주일 정도 병원을 다니면서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다리 움직임을 최소화 했고, 무릎이 한결 나아진 후로도 조심하느라 걷기운동만 했더니, 당연히 운동량이 확 줄어들 수 밖에...

  이제 막 운동 효과가 나타나던 차에 도로아미타불이 되겠다 싶어서 아쉬운 대로 걷는 시간을 대폭 늘였더니, 이건 이거대로 문제를 일으켰다.  10년 전쯤에 발에 석회성 건염이 생겨서 난생 처음 반깁스까지 하며 고생했는데, 그 공포(!)의 발바닥 통증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겁이 덜컥 나서 이틀간 걷기운동을 멈추고 발바닥 마사지 및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줬더니, 다행히 그대로 가라앉았다.

  버피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무릎 상태가 아직 못미덥고, 장시간 걷기운동을 하자니 발바닥에 무리가 갈 것 같고, 그렇다고 모처럼 열심히 하던 운동을 때려치울 수도 없고...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떠오른 게 바로 따릉이다...!

 

  그 전까지는 동네에 있는 따릉이 정류장을 수도 없이 지나치면서 항상 소 닭 보듯 했다.

  친구가 주말마다 따릉이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거나 아예 서울 교외까지 나간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 고지식한 1人은 대중교통 이용할 때 잠깐씩 사용하라고 내놓은 따릉이를 왜 운동용 혹은 놀이용으로 쓰나 하면서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그... 러... 나...!

  일단 내 몸부터 돌봐야겠다는 생각에 신념(?)을 접고 나도 따릉이를 운동용으로 쓰기로 했다.  그리고 직접 타보니, 뜻밖에도 운동용으로 매우 효과적인 자전거다.  아이러니하게도 따릉이가 생각보다 좋은 자전거여서가 아니라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따릉이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자전거라 사람들이 험하게 쓰다 보니 어지간히 튼튼하게 만들지 않으면 수시로 고장날 것이라고, 따릉이 담당자가 생각했던 게 분명하다.  이 따릉이란 녀석, 평소에 별 관심 없이 볼 때에는 작고 만만한 자전거라고만 여겼는데, 막상 타보니 무식하게(!) 무겁고 단단하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안 타다가 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겨우 30분 타고도 허벅지가 뻐근해져서 따릉이에서 내린 후에 걸으려면 처음에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따릉이만 1년 정도 타면서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킨 다음에 개인용 자전거를 장만해서 타면, 페달 살살 밟는 것만으로도 자전거가 쭉쭉 나갈 것만 같다. (운동 효과 짱이요~~!)

 

  그런데 따릉이를 타면서 다리 근육 뿐 아니라 심장 근육까지 튼튼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심장이 쫄깃쫄깃~~) 

  자전거 도로라고 자전거만 다닐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 푹 놓고 타다가는 사고나기 십상이다.  전에는 자전거 도로에서 걷거나 뛰는 사람들을 보며 아무 생각 안 했는데, 막상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려니 별의별 일이 다 있다.  항상 긴장을 풀지 말고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바로 옆에 멀쩡히 인도가 있는데도 굳이 자전거 도로에서 걷거나 뛰는 것부터가 문제인데,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아무래도 자전거 도로 바닥이 인도 바닥보다 훨씬 매끈해서, 힘없는 노인들이나 유모차 및 여행용 가방 끌고 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덜 피곤할 테니까. 

  하지만 자전거 도로로 다닐 거라면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한편으로 다니는 게, 자전거 타는 사람에 대한 매너이며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서도 좋은 게  아닐까...  조선시대 대감마님이 걷는 포즈로 자전거 도로 한복판을 유유자적 걸어가며 자전거가 지나갈 공간을 열어주지 않는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  하지만 제일 황당한 경우는 역시, 자전거와 마주 걸어오면서 끝까지 길을 안 비켜주는 사람이다.  분명히 자전거 도로에 표시된 방향과 반대로 걷고 있으면서, '자전거와 부딪치거나 말거나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는 비장미를 풍기며 당당하게 자전거를 향해 걸어온다. -0-;;

  이런 상황 겪을 때마다 혹시나 사고가 날까봐 긴장해서 핸들을 꽉 잡았더니, 이제는 팔까지 튼튼해지는 것 같다. (다리 운동 뿐 아니라 심장 운동, 팔 운동도 되는 자전거 타기....!)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제 막 자전거 타기에 재미를 붙였지만, 유감스럽게도 앞으로 한 달 정도 밖에 못 탈 것이.

  곧 겨울이라 자전거를 타는 게 위험해 질 것 같고 또 미세먼지 공습도 잦아질 테고...  그러면 날씨가 풀릴 때까지 아쉬운 대로 실내 자전거나 열심히 타야 할 것 같다.  밖에서 바람 가르는 맛을 느끼며 자전거를 타다가 방 안에 붙박혀 있는 실내 자전거를 타면, 진짜 짜장면 먹다가 짜파게티 먹는 기분이 들 것 같기는 한데...  뭐 어쩌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