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비가 몇 차례 오더니 이제 늦가을을 지나 초겨울로 접어드는 분위기가 되었다.
올해 여름이 유별나게 더워서, 9월은 물론이고 10월 초중순까지도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날씨란 녀석이 어찌나 변덕스러운지 9월 초순쯤 되자 찜통 더위가 거짓말처럼 누그러졌고, 10월 들어서는 일교차가 심해서 아침과 저녁에는 춥기까지 했다.
그런데 여름과 가을, 그리고 아침 저녁과 낮의 기온차가 심할수록 단풍은 예쁘게 든다고 한다. 그 말이 정말인 건지, 아니면 10월 들어 미세먼지가 사라져 유독 맑고 파란 하늘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건지, 하여튼 동네의 가로수가 형형색색 예쁘게도 물들었다.
비록 허접한(!) 폰카로 찍은 사진이지만, 10월에 간간히 찍은 사진들을 그대로 묵히기에 아까운 생각이 들어 여기에 올려보려고 한다.
우리 동네 단풍 사이로 산책을 다니다 보면, 단풍놀이 명소처럼 화려한 맛은 없어도 은근하고 평화로운 맛이 있다. 그래서 굳이 사람 우글거리는 먼 곳으로 차까지 타고 단풍 구경하러 갈 필요를 못 느낀다. 10월 내내 가끔씩 동네 한 바퀴만 도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을 했다.
자전거 도로 양편에 있는
노랗고 빨간 단풍잎.
인도 쪽으로는 주로 빨간 단풍잎.
삭막한 차도 주변도
단풍 덕분에 한결 운치있게 보인다는...!
먹구름 낀 하늘조차 멋져 보인다는...!
가을 풍경을 소개하면서, 덤(!)으로 고구려 시대 무덤도 소개하겠다.
얼마 전에 동네 근처의 개천 주변을 지나가다가 뜻밖에도 고구려 시대 무덤을 봤다. 전에도 개천 옆 산책로 한쪽에 유리(혹은 투명 플라스틱)으로 된 네모난 상자 모양의 무언가를 보기는 했다. 하지만 하천 관리 시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날은 어째서인지 호기심이 일어서 가까이 가서 살펴봤다. 마침 그 앞에 설명판이 붙어 있는데, 이름하여 '성남 창곡동 유적 1호 횡혈식석실묘' 라고 한다.
성남 창곡동 유적 1호 횡혈식석실묘...!
설명판을 읽어보니, 고구려가 한강 이남으로 진출했던 시기의 석실묘라고 한다.
오오오~~~~!!! 학교 다닐 때 '백제, 고구려, 신라가 번갈아가며 한강 유역을 차지했는데, 세 국가 모두 한강 유역을 차지한 시기에 전성기를 맞았다.' 고 배웠다. 그러니 이 석실묘는 바로 그렇게 이 근처가 고구려 치하에 있던 시기에 만든 무덤인 것이다.
고구려 하면, 백제나 신라와는 다르게 저 멀리 중국과 북한 지역에 있었다는 점 때문에 막연한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런데 차 타고 멀리 가야 하는 곳도 아니고 우리 동네에 고구려 시대 무덤이 있다니 정말 뜻밖이었다.
신기한 마음에 친구에게 위의 사진과 함께 '우리 동네에 고구려 시대 무덤이 있다.' 고 카톡을 보냈다.
그랬더니만, 아, 이 친구 말하는 것 좀 들어보소~~~ 무덤 주인에게 정성껏 묵념한 후에 로또를 사라는 것이다. -0-;; 그러면 고구려 귀족의 기운을 받아 1등에 당첨될 지도 모른다나... (여보게, 친구, 그러지 마시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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