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 추억의 만화책과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곳

Lesley 2017. 6. 5. 00:01


  지난 5월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에 다녀왔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건물은 원래 '국립중앙도서관' 의 분관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을 거치면서 지금은 주로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도서를 소장하는 도서관으로 독립했다.  다만, 애초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국립중앙도서관과 회원을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다.  즉, 두 도서관 중 한 곳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나머지 도서관도 이용할 수 있다.


  이 포스트의 주인공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국립중앙도서관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국립중앙도서관이란 곳이 명색이 우리나라의 대표도서관이건만, 이런 곳이 있다는 걸 2, 3년 전에야 겨우 알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국립중앙도서관 관련 기사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표도서관은 국회도서관인 줄로만 알았다. (국회도서관 같은 경우는 꽤 오래 전에 업무차 몇 번 가본 적이 있음.)  그런데 기사를 보니 국립중앙도서관이 국가대표도서관으로 나와 있어서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하며 알아봤더니...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국가대표도서관이 이원화되어 있다.  즉,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모두 우리나라의 대표도서관이다. ^^;;


  국가대표도서관이란 한 나라를 대표하며 그 나라 도서의 보존에 중점을 둔 도서관을 말한다.

  보통의 도서관이 책을 수집하는 목적은 사람들이 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서관 안에서 책을 열람하는 것은 물론이고 도서관 밖으로 책을 대출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그런데 국가대표도서관 같은 경우는 좀 다르다.  애초에 국가대표도서관의 건립 목적은 그 나라에서 출간되는 온갖 도서를 '보존' 하기 위해 수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서관 내부에서 열람하는 건 허용되지만 대출은 엄격히 제한된다.  그리고 도서관 내부에서 열람하는 경우에도 일반 도서관처럼 자유롭게 서고에서 책을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원칙적으로는 도서관 사서를 거쳐야만 책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자유 열람이 가능한 책이 있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책은 도서관 사서를 거쳐야 함.)  즉, 일단 회원 가입을 해놓고 도서관 내부의 PC를 통해 로그인해서 책을 신청하면, 도서관 사서가 서고로 들어가 그 책을 찾아서 내어준다.  이런 엄격한 절차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자매 도서관이라 할 수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도 해당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고 한 번 가본다는 게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안 갔는데, 그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먼저 가게 되었다.

  한동안 '은하철도 999' 에 다시 빠져 살다보니, 대학 시절 만화방에서 읽었던 은하철도 999의 원작 만화를 다시 보고 싶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후로 절판된 만화책이라 구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만화방에서도 보기 힘들고 헌책방에서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단 채 나와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모든 책이 다 있다는 국립중앙도서관을 떠올리고 알아봤다.

  그런데 뜻밖에도 만화책 종류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아니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란 곳의 존재를 알게 됨.)  그래서 목표물(!)을 바꾸어 이른 초여름 날씨를 보이던 5월의 어느 토요일 강남역 쪽으로 나갔다.  (강남역 12번 출구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외관.

(어린이와 청소년이란 말에 어울리는

노란 병아리 빛깔이 중앙에 딱~~!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1층 로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들어가려면 출입증이 필요하다.

  나처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데스크에서 1회용 출입증을 받아야 하고, 두 번째 방문한 사람부터는 상시 출입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1회용 출입증을 받으려고 해도 일단은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데스크에서도 회원 가입을 할 수 있지만 시간절약을 위해서 미리 집에서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게 좋을 듯하다.

  그리고 좀 의외였던 점이 하나 있었으니, 당일에 한해서 1회용 출입증으로 외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책을 보다가 밖에 나가 식사를 하고 싶다든지 아니면 그 밖의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에 나갈 수 있다. (공교롭게도 도서관 식당이 폐업을 해서 식사는 나가서 할 수 밖에 없음.  아니면 간단한 음식을 싸와서 열람실 밖에 있는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먹거나...) 


  그리고 보존용 도서 도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가방 종류는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휴대폰이나 지갑 등을 제외하면 반입이 안 된다.  그러니 가방 등 큰 물건은 데스크 옆 물품보관실 안에 있는 사물함에 넣어두어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노파심에서 써두자면, 도서관 안으로 들어갈 때 휴대폰은 무음 혹은 진동으로 해놓기 바란다.  이번에 갔을 때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리는 통에, 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그 남학생에게 눈총을 주는 일이 있었다. ^^;;



2층의 멀티미디어실 겸 서고자료신청실.



  이 날 내가 간 곳은 2층에 있는 멀티미디어실 겸 서고자료신청실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보려고 간 것이라면 지상 4층, 지하 2층 전체를 훑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날은 은하철도 999의 원작 만화라는 확.실.한. 목표물을 정해두고 갔기 때문에, 멀티미디어실 겸 서고자료신청실 외에는 전부 패스~~!!!  만화책도 책이라 여러 권을 읽으려면 시간이 걸리니 '선택과 집중' 의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멀티미디어실 겸 서고자료신청실의 내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라는 이름값을 하느라, 멀티미디어실 겸 서고자료신청실의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했다.

  입구로 들어서면 사서들의 데스크가 있고, 데스크 옆으로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걸상이 있다.  위의 사진 오른쪽에 등을 보이고 있는 여학생이 앉은 자리가 자료를 검색하고 신청하는 컴퓨터다.  저 컴퓨터에 로그인을 한 후 자료를 찾아 신청하면 10분쯤 후에 사서가 책을 찾아서 내어준다.

  그리고 안쪽으로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컴퓨터 모니터가 동그라미 모양으로 둘러서 있는 자리가 있어서, 어린 학생들이 각종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누구는 '명탐정 코난' 을 보고 있고 누구는 '나디아' 를 보고 있었다. ^^




  그런데 은하철도 999 만화책은 7권에서 20권까지만 있다.

  어차피 시간 문제 때문에 20권을 다 보는 것은 무리라서 몇 권만 골라 볼 생각이기는 했다.  그래도 1권은 꼭 보고 싶었는데 없어서 유감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개관한 게 2006년의 일이라, 그 전에 출간된 책 중에는 수집하지 못 한 것들도 있는 모양이다.


  나처럼 은하철도 999 만화책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정보 하나...

  지금은 구하기 힘든 만화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에 있는 만화도서관부터 떠올릴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그런데 온갖 희귀자료가 있다는 만화도서관에도 은하철도 999 한국어판은 마지막 권인 20권만 있다. (나머지는 일본어로 된 원서라서 나 같은 일본어 문맹자에게는 그림의 떡... ㅠ.ㅠ)  그러니 은하철도 999 만화책을 보고 싶은 사람은 괜히 한국만화박물관 가서 허탕 치지 말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으로 가보기를... (단, 은하철도 999 애니메이션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있음.)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은하철도 999 말고도 다른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 자료가 넘쳐난다.

  그러니 지금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용해보기 바란다.  어린이 및 청소년 도서를 주로 소장하고 있는 곳이라서 이름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이기는 하지만, 어른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이라고 해서 문전박대 하는 일은 없사와요~~  그러니 관심 있는 어른들은 가보시와요~~ ^^)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회원 가입, 자료 검색, 이용 안내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nlcy.go.kr/index.do)를 참조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