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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TV판) 6 - 차장

Lesley 2017. 9. 22. 00:01




  한동안 중단했던 은하철도 999 포스트가 부활(!)했다.  

  전에 전체 내용을 훑어보고 두 주인공 철이와 메텔을 소개한데 이어, 이번에는 차장을 소개하려 한다.

   ☞  은하철도 999(TV판) 1 - 은하철도 999 훑어보기 / TV판과 극장판 비교(http://blog.daum.net/jha7791/15791406)

        은하철도 999(TV판) 2 - 철이(호시노 테츠로) 上(http://blog.daum.net/jha7791/15791394)
        은하철도 999(TV판) 3 - 철이(호시노 테츠로) 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411)

        은하철도 999(TV판) 4 - 메텔 上(http://blog.daum.net/jha7791/15791396)

        은하철도 999(TV판) 5 - 메텔 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412)




  ◎ 프로필


  차장은 은하철도 999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캐릭터다.


  차장은 은하철도 999의 두 주인공을 빼면 유일한 고정출연자라고 할 수 있다.

  철이나 메텔처럼 주역도 아닌데다가 차장이란 지위 때문에 거의 999호 안에서만 머물다 보니, 멋지게 활약할 기회는 거의 없다.  그래도 이 애니메이션이 999호라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이야기라서, 아무리 비중이 낮아도 999호의 차장으로서 매 회차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꼭 출연한다. (한 마디로 가늘고 길게 출연하는... ^^)

  그리고 대사가 거의 정형화 되어 있다.  매 회차 앞부분 대사는 "에...  이번에 도착할 역은 000역, 000역입니다.  정차시간은 0일 0시간 0분입니다." 다.  그리고 뒷부분 대사는 어떤 사건에 휘말려 999호 출발시간이 다 되어서야 아슬아슬하게 달려오는 철이와 메텔에게 "철이씨!  메텔양!  빨리요, 빨리!" 하고 다급하게 외치는 것이다.


  그런데 차장은 조연이라서 덜 부각되었을 뿐, 사실은 메텔보다도 더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일단 이름이 뭔지 전혀 알 수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차장' 이란 이 사람의 직업이나 직책을 말하는 것일 뿐 이름이 아니다.  차장은 은하철도 999 TV판은 물론이고 그 밖의 다른 관련 작품에도 출연하지만, 차장의 이름은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누구에게나 '차장' 혹은 '차장님' 이다.

  차장의 나이도 미상이다.  다만, 은하철도 999의 외전인 '메텔 레전드' 를 보면 메텔이 10대 시절에 처음으로 999호를 탔을 때에도 이미 이 차장이 999호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니 차장은 메텔보다도 더 긴 세월 동안 999호를 탔음을 알 수 있다.  즉, 차장도 겉모습과 달리 실제 나이는 고령(!)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심지어 고향도 알 수 없다.  철이의 고향은 은하철도 999의 첫 번째 회차에서 지구라고 확실히 나오고, 메텔의 고향은 은하철도 999의 외전 '메텔 레전드' 에서 라 메탈이라고 밝혀진다.  하지만 우리의 차장은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땅에서 솟아났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결국, 차장의 과거에 대해 은하철도 999 팬들이 알 수 있는 건 딱 하나다.

  은하철도의 차장이 되기 전에 '추억의 얼굴' 이라는 별에서 한 여자와 서로 사랑했다는 것이다. (42회 '피메일의 추억')




  ◎ 외모


  은하철도 999의 팬이 아닌 사람 중에는 차장 얼굴이 검은색인 줄 아는 경우도 있다.

  이 포스트 첫머리에 나오는 이미지를 보면, 차장 얼굴은 노란색으로 빛나는 눈을 빼면 전부 검은색이다.  온통 새까맣다 보니 코와 입조차 안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차장의 얼굴색은 없다.  왜냐하면 차장은 투명인간이기 때문이다...!   뭘 어떻게 했는지 모자를 쓰고 있을 때만 얼굴이 검은색으로나마 보일 뿐이다.  



샤워하느라 거품으로 둘러싸인 차장의 모습.

넘어져서 모자가 벗겨지자 얼굴이 안 보임.



  차장은 자기의 벗은 모습이 남들 눈에 띄는 걸 질색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알몸을 남이 보는 걸 싫어하지만, 그건 알몸을 보이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장의 경우는 좀 다르다.  차장은 '자신의 알몸' 이 아닌 '자신의 투명한 모습' 을 남에게 보이는 걸 싫어한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철이와 메텔에게 오해를 받기도 한다.  19회 '참회의 나라' 에서 차장은 모처럼 휴가를 얻게 되지만, 그만 강도를 만나 금품을 다 털리고 휴가를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된다.  다행히 철이와 메텔의 배려로 두 사람과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된다.  그런데 목욕을 권하는 호텔 직원의 말에 기겁하며 펄쩍 뛴다.  그러자 철이와 메텔은 차장도 철이처럼 목욕을 무척 싫어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철이와 메텔이 자리를 비우자 신이 나서 콧노래까지 흥얼대며 샤워를 즐기는 깔.끔.한. 차장인데 말이다. ^^;;




  성격


  차장의 성격은 소시민의 대표로 내세우기 딱이다.

  장점으로는 선량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다는 걸 들 수 있고, 단점으로는 소심하고 융통성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데 별의별 일이 다 터지는 999호의 여정에서 차장 장점은 거의 빛을 보지 못 하고 단점만 부각된다. -.-;;  특히나 여행 초기에는 너무 빡빡하게 은하철도 규칙만 내세우는 통에 철이에게 원망을 듣기도 했다.  가령, 누군가가 철이의 999호 승차권을 훔쳐갔는데 냉정하게 규칙을 내세우며 철이에게 하차하라고 한다든지, 납치당한 메텔을 구하려고 철이가 출발시간을 조금만 늦춰달라고 부탁하는데 역시 규칙을 내세우며 정시출발을 고집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모든 게 차장의 잘못이 아니라 은하철도 관리국 높은 양반들의 잘못이다.  차장은 원래 착한 사람이지만, 무척이나 깐깐하고 무서운 직장 상사들에게 들볶이느라 본의 아니게 야박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은하철도의 규칙은 뭐가 그리 까다롭고 살벌한지, 차장은 은하철도 관리국 사람들에게 갑질을 당하는 정도가 아니라 목숨의 위협(!)까지 받아가며 근무한다. (극한직업...! -.-;;)


  그런데 때로는 무척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애초에 이 차장이란 캐릭터가 은하철도 999의 개그 부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성실하고 융통성 없는 성격이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중에도 차장으로서의 임무를 염두에 두는 발언을 하곤 한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게 오히려 웃음을 자아낸다.


  54회 및 55회 '끝없는 여름 이야기' 에서 그런 모습이 나온다.

  이 회차에 나오는 별에는 곤충인간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곤충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물이 전멸해서, 이제는 곤충인간들도 먹을 게 없어 자손을 퍼뜨릴 수 없는 지경이다.  그 곤충인간들은 종족보존을 위해 막 부화한 아이들을 999호에 태워 다른 별로 이주시킬 계획을 세운다.  인간을 잡아먹는 곤충인간의 아이들이 무더기로 999호에 타게 생겼는데 차장이 하는 말은 "앗, 단체로 무임승차를 하는 건 안 됩니다!" 다. (그러면 돈만 낸다면 인간을 잡아먹는데도 탑승시키겠다는 뜻? ^^;;)

  그리고 곤충인간의 아이들로 가득 차서 시끄러운 객차를 지날 때는, 겁을 잔뜩 먹고도 "손님들, 제발 조용히 해 주십시오." 라며 차장으로서의 본분을 다 한다. (잡아먹힐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객차 내 질서와 정숙을 유지하려는 눈물겨운 직업의식...! ^^;;)  비록 곤충아이 하나가 날아와 차장의 등에 달라붙자 당장 잡아먹힐 것처럼 기겁하며 도망치지만 말이다.



곤충인간 아이들이 탄 객차를 지나가면서

십년감수하는 차장. ^^



  72회 및 73회 '대 암흑성운 아프리카' 에서도 빵빵 터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 회차에서 철이와 메텔은 물론이고 차장까지 고스트 호퍼라는 기묘한 종족에게 납치된다.  이 종족은 처음에는 철이 일행으로 생체실험을 하려고 하더니, 그 다음에는 999호를 분해해서 실험을 하겠다고 한다.  999호가 없으면 더는 여행을 하지 못 하고 어쩌면 그 별에서 평생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와중에 차장이 하는 말이 정말 웃기다.  999호가 사라지면 자신의 차장 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걱정한다.  옷을 전부 벗은 상태라 몸은 전혀 안 보이고 눈만 노랗게 빛내며 말해서 더 웃기다.


철이 : (걱정이 되어서 메텔의 옷을 꽉 붙잡고) "놈들이 999호를 완전히 분해하려나 봐요."

메텔 : (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큰일이군."

차장 : (심각한 말투로) "놈들이 제 소중한 직장을... 도대체 어쩌려는 걸까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와중에도

실업자가 될까봐 걱정하는 차장. ^^



  그래도 여행이 계속되면서 정이 들었기 때문인지 철이와 메텔의 편의를 봐주려 애를 쓰기도 한다.

  다만, 편의를 봐주려고 해도 어디까지나 마음 뿐이다.  차장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권한이 있을 것 같지만, 은하철도의 규칙이 워낙 세세하고 엄격하다 보니 차장이 임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출발시간까지 철이와 메텔이 999호로 돌아오지 못 하면, 그저 기관차에게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애원하는 것 밖에 못 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기관차는 차장의 애원을 딱 잘라 무시해버리고, 차장은 발만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한다. -.-;;

  62회 '밤이 없는 도시' 에서는 철이와 메텔이 졸지에 살인 용의자로 경찰에게 쫓기면서 999호의 출발시간에 대지 못 한다.  그러자 차장은 그 별을 떠나가는 999호 안에서 철이와 메텔의 이름만 애타게 부르면서 퍼질러 앉아서 운다. ^^;;

  


(위) "철이씨!  메텔양!" 하고 엉엉 우는 차장.

(아) 헤론을 타고 나타난 두 사람을 보고 반가워 하는 차장.




  능력, 특기


  소심한 나머지 가끔씩 동네북 신세가 되는 차장이지만 의외의 능력이 있으니 바로 사격술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19회 '참회의 나라' 에서 차장은 휴가를 얻었다가 강도를 만난다.

  그런데 '참회의 나라' 라는 별은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곳이라, 자기네 별이 우주 최고의 낙원인 것처럼 선전을 해놓았다.  이 별의 최고위층 인사는 강도 사건이 발생한 게 소문나면 관광업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래서 강도 사건을 수사하라고 명령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도 피해를 신고한 차장과 그 사실을 아는 철이 및 메텔을 납치해서 강도 사건에 대한 기억을 없애버릴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나중에는 아예 철이와 메텔을 죽여버리려고 한다.

  철이와 메텔이 전투기의 공격으로 위험해졌을 때, 누군가가 전자총을 쏴서 전투기를 격추한다.  공격을 피하느라 바닥에 엎드려 있던 철이와 메텔이 놀라서 쳐다 보니, 총을 쏜 사람은 바로 차장이다...!



차장의 숨겨진 능력은 바로 사격술...!

차장의 총솜씨에 놀란 철이와 메텔.




  ◎ 차장의 반항(?)


  여행 중반부까지만 해도 차장이 999호의 기관차에게 눌려 지냈는데, 후반부에서는 기관차와의 관계가 역전(!)한다.


  999호의 기관차는 컴퓨터로 되어 있는데 마치 사람처럼 취급된다.

  그런데 감정이 없는 컴퓨터다 보니 은하철도의 딱딱한 규칙에 차장보다 더 매달린다.  차장이 철이와 메텔의 사정을 봐주려고 애써도 별 효과가 없는 게, 전부 이 기관차의 벽창호 같은 태도 때문이다.

  참다 못 한 차장이 "너는 피도 눈물도 없냐!" 라고 따졌다가 "그런 말은 나에게 입력되어 있지 않다." 라는 시크한(!) 대답을 들은 적도 있다. ^^;;  위의 '성격' 항목에서 소개한  62회 '밤이 없는 도시' 에서는 철이와 메텔이 출발시간까지 돌아오지 못 하자 무정한 기관차는 그냥 출발해 버리고, 차장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떠나가는 999호 안에서 철이와 메텔의 이름만 애타게 부르며 운다. ^^;;


  그러다가 94회 및 95회 '야야볼의 작은 세계' 에서 차장과 기관차의 관계가 뒤집힌다...!

  이 회차에서 999호는 야야볼이란 소년(우주 최고로 재수없는 소년... -.-;;)의 속임수에 걸려들어 역이 아닌 곳을 역으로 착각하고 정차한다.  기관차는 나중에야 속았음을 알고 당장 출발하려 하는데, 차장은 철이와 메텔이 아직 안 돌아왔다며 기다리자고 한다.  하지만 기관차는 '일단 우리부터 살고 보자.' 는 식으로 차장을 압박하며 출발을 강행한다.

  그런데 이 때 기관차가 들먹이는 은하철도 수칙 제28조를 들어보면, 기관차가 비겁하고 냉정하게 철이와 메텔을 남겨둔 채 떠나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부주의로 인해 코스를 잘못 선택하거나 역이 아닌곳에 정차했을 때, 기관차와 승무원은 완전히 분해시켜 버리는 중벌에 처한다' 라고 한다. -0-;;

 


기관차에게 철이와 메텔을 기다리자고 사정하다가

은하철도 수칙 제28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나며

철이와 메텔을 걱정하는 차장.



  여담으로, 은하철도 999의 스핀오프인 '은하철도 이야기' 중에 철이와 메텔이 등장하는 4회짜리 '잊혀진 시간의 행성' 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은하철도의 무시무시한 규칙이 나온다.

  차장이 얼떨결에 업둥이(!)를 맡아서 999호 안에서 몰래 키우다가, 어떤 승객이 은하철도 관리국에 신고해서 아이를 고아원으로 보내게 된다.  차장을 아버지라 부르며 따르던 아이는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상처받아 울고, 차장 또한 떠나가는 999호 안에서 슬픔과 죄책감을 못 이기고 운다.  그런데 차장이 그런 모진 결정을 내린 것은 은하철도의 규칙 때문이다.  나중에 메텔이 철이에게 한 설명에 의하면, 그 당시 은하철도 규칙으로는 차장도 아이도 모두 극형(!)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은하철도 규칙 만든 사람이 누구냐!!!  인권 개념이 있기는 한 것이냐!!!)


  어쨌거나 야야볼의 별에 철이와 메텔을 두고 우주 공간으로 나온 차장은 파업(!)에 나선다.

  기관차가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대면서 있어야 할 장소에 없는 차장을 찾는다.  하지만 성실함의 표본 같던 차장은 객실 좌석에 누워서 불만을 토로한다.  "웃기고 있네!  어디 마음대로 해 보시지!  메텔양과 철이씨를 그런 곳에 버리고 온 주제에 너한테 순순히 협조해 줄 것 같냐?  난 이제 차장 안 할 거다!  정 떨어져서 못 하겠어!  네 마음대로 해!"

 


"나 이제 차장 안 할 거다!"

처음으로 기관차에게 반항(!)하는 차장. 



  마침내 기관차가 차장에게 굴복(!)해서 999호를 후진시킨다.

  막상 기관차가 돌아간다고 하자 차장은 좋아하기 보다는 기막혀 한다.  "돌아가려고?  그러게 처음부터 출발하지 않았으면 됐잖아!  아이구...  컴퓨터가 이렇게 답답하다니.."



되돌아온 999호 안에서 손을 흔드는 차장.

반가워하는 철이와 메텔.



  그런가 하면 100회 '루즈 존의 요괴' 에서는 차장이 '다른 의미의 반란'(!) 을 일으킨다.

  '루즈 존' 이라는 곳은 이름 그대로 사람을 축축 늘어지게 만들어 게으름뱅이로 변하게 하는 지역이다.  그런데 그 지역을 지나면서 999호가 요동을 치는 통에 철이가 999호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생긴다.  메텔은 철이가 안 보이자 걱정하며 차장에게 같이 찾아보자고 한다.  그러나 이미 루즈 존의 영향을 잔뜩 받은 차장은 평소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어디에 내던졌는지, 세상만사 다 귀찮다는 식으로 게으름을 피운다.

  


(왼쪽) 평소와 다르게 건들거리는 자세를 취하는가 하면, 철이를 찾다 말고 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는 차장.

(오른쪽) 철이 찾는 걸 귀찮아 하다가 메텔이 목소리를 높이자 당황해 하는 차장. 



  차장이 메텔의 채근에 철이를 찾아나서나 했더니...

  식당차에서 앉아 안 마시던 술을 마시는가 하면, 원래는 철이가 앉아야 할 메텔 맞은편에 다리까지 꼬고 벌러덩 눕기도 한다.  가뜩이나 철이 걱정으로 속이 타는 메텔은 그런 차장을 보면서 속이 아예 터질 지경이 된다. ^^;;


차장 : (철이를 찾다 말고 식당차에서 와인을 마시며) "술맛 좋다~~"  (메텔이 식당차로 들어오자) "아, 메텔양, 같이 드시겠습니까?"
메텔 : (기막히다는 말투로) "지금 여기서 뭐하고 계신 거에요?"
차장 : "아, 철이씨를 찾다보니 기운이 빠져서...  한 잔 하시겠어요?"
(중략)
메텔 : "차장님!   차장님은 은하철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모범적인 차장인데 왜 이러시는 거에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메텔 : (자기 맞은편 자리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는 차장을 보며) "차장님,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거에요?
차장 : (게으름이 잔뜩 묻어나는 말투로) "아, 뭐 어떻습니까?  잠깐인데요."
메텔 : (답답해 하며) "정말 왜 이러세요?  게으름만 피우고..."


  999호는 쓰레기 별에 정차한 후 그 별의 인력에 끌려올 철이를 기다린다.

  공중에서 떨어질 철이를 안전하게 받아내려면, 푹신푹신한 침대 매트리스를 가져다가 철이가 떨어질 자리에 놓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차장은 게으름을 피우며 세월아 네월아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메텔이 몇 번이나 재촉한 후에야 마지못해서 침대를 옮기는데, 게으름 피우느라 제 시간에 침대를 옮기지 못 해서 결국 철이가 떨어진 침대 밑에 깔리고 만다. ^^;;



게으름의 극치를 보이는 차장.

그런 차장 때문에 속이 터지는 메텔.



  다행히 루즈 존을 벗어난 후 차장은 원래의 부지런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다시 바쁘게 뛰어다니는 차장을 보면서 철이와 메텔은 재미있어 하면서도 안심한다. ^^ 




  차장의 첫사랑


  42회 '피메일의 추억' 은 은하철도 999 TV판 중 유일하게 차장이 주역으로 등장하는 회차다.

  차장의 과거는 비밀로 꽁꽁 싸여있는데, 그래도 이 회차에서 차장의 과거사 한 조각이 드러난다.  그것도 무려(!) 첫사랑(그리고 아마 마지막 사랑이기도 할...)에 관한 내용이다.  차장은 과거에 한 여자와 서로 사랑했다.  철이에게 메텔이 그러하듯이, 차장에게도 그 여자는 청춘의 상징(혹은 청춘 시절 품었던 꿈의 상징)으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존재다. 


  이 회차에 '피메일' 이라는 승객이 등장한다.

  피메일은 고향인 '추억의 얼굴' 이란 별로 돌아가려고 999호를 탔다고 한다.  차장은 피메일의 목적지가 '추억의 얼굴' 이란 말을 듣고 들뜬다.  공교롭게도 차장의 연인 '마빌러스' 도 그 별 출신이고 두 사람이 만나 사랑했던 곳도 그 별이기 때문이다. ('추억의 얼굴' 이라니, 별 이름부터가 딱 첫사랑의 추억이 깃들게 생겼음. ^^)

  그런데 피메일은 범상치 않은 생김새 만큼이나 성깔도 보통이 아니다.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가 하면, 무리해 가면서 그 요구를 들어주는 차장에게 이런저런 트집을 잡는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아예 차장에게 폭언과 폭력까지 행사한다.  마치 999호를 땅콩항공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갑질의 대명사 조 뭐시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차장과 진상(!) 고객 피메일.

(피메일의 저 불량하게 생긴 얼굴을 보라...!)



  차장이 회상하는 마빌러스와 사랑했던 장면은 197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야 이 애니메이션이 1970년대 작품이니까요... ^^;;)

  두 사람이 다정하게 손잡고 언덕 위로 달려가는 장면은, 은하철도 999처럼 1970년대에 제작된 애니메이션 '들장미 캔디' 의 주제가를 떠올리게 한다.  배경음악으로 '웃으면서 달려보자, 푸른 들을 / 푸른 들을 달려보며 노래하자' 를 깔면 딱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언덕 꼭대기에 도착한 차장이 하늘의 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마빌러스에게 "봐, 저 하늘을...!  저 보석은 전부 당신 거야!" 라고 말한다.  정말이지 1970년대 작품 아니면 듣기 힘들 것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다. ^^;;


  차장과 마빌러스는 언덕 위에서 손을 맞잡고 굳게 약속했다.

  차장은 은하철도의 차장이 되어 여기저기 여행다니는 꿈을 이루고 돈도 모아 마빌러스와 장래를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마빌러스는 자기도 그 동안에 다른 별의 학교에 가서 기계인간 정비사 교육을 받겠다고 했다.

  이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자신들의 미래가 하나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다.  각자 은하철도의 차장과 기계인간 정비사로 자리 잡은 후에, 다시 만나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 하게 될 것이라 믿었다.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던 차장과 마빌러스.

차장이 사복(!) 차림으로 나오는

유일무이(!)한 장면임.



  어쨌거나 진상 고객 피메일의 갑질(!)이 점점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999호를 탈선시키기까지 한다.

  테러리스트도 아닌데 열차를 탈선시킨 이유는 오직 하나다.  999호의 운행을 책임지고 있는 차장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피메일은 자신이 기차를 탈선시켜 놓고 오히려 차장에게 책임을 추궁하며 폭력까지 휘두른다.

  그러자 보다 못 한 메텔이 나선다.  하지만 피메일은 오히려 메텔의 뺨을 때린다...! @.@  만일 메텔이란 사람이 경우에 따라서 얼마나 냉혹하게 변할 수 있는지 알았더라면, 피메일은 감히 메텔을 때리지 못 했을 것이다. (메텔은 별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무서운 사람이니까...!)  그리고 보통 때의 메텔이라면 그렇게 순순히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메텔은 구체적인 사정은 모르지만 피메일이 차장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만은 눈치채고, 피메일을 어느 정도 봐준 듯하다.


  그런데 메텔이 피메일에게 뺨을 맞자, 그 때까지 비굴할 정도로 피메일의 비위를 맞추던 차장이 돌변한다.

  차장은 피메일처럼 상대의 뺨을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강펀치(!)를 날린다.  아무리 피메일에게 쩔쩔매는 차장이라도 결국에는 '승객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를 모토로 삼는 은하철도 소속 승무원이다.  더구나 위에 언급한 100회 '루즈 존의 요괴' 에서 메텔이 "차장님은 은하철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모범적인 차장인데 왜 이러시는 거에요?" 라고 했을 정도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사람이다.  그러니 피메일이 자신에게 함부로 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다른 승객에게까지 손찌검을 하는 건 도저히 넘길 수 없었을 것이다.

  철이는 차장이 피메일에게 주먹질을 하는 걸 보고, 메텔이 뺨을 맞는 걸 봤을 때보다 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 한다.  피메일이야 워낙 안하무인이라 그런 짓을 할 만하지만, 차장은 999호 승객에게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못 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메텔은 메텔대로 맞은 피메일 보다 오히려 때린 차장을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차장은 분명히 때린 쪽이건만, 마치 자신이 맞은 쪽인 것처럼 어깨까지 떨면서 가슴 아파한다.  차장은 피메일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위) 차장에게 행패를 부리는 피메일에게 한 마디 했다가 뺨을 맞은 메텔. 

(아래) 피메일에게 주먹을 날리는 차장을 보고 놀라는 철이와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메텔.



  마침내 999호가 '추억의 얼굴' 별에 도착하자 피메일은 정체를 드러낸다.

  차장도 눈치채고 시청자도 눈치챈 것처럼, 피메일은 차장의 회상 속에 나왔던 연인 마빌러스다.  차장과 약속했던대로 기계인간 정비 학교 공부를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변장을 하고 가명을 쓰며 999호에 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정체를 숨기고 차장에게 온갖 행패를 부렸느냐 하면...  고향을 떠나 넓은 세상으로 나갔던 마빌러스는 '현실' 을 알게 되었고, 과거에 서로 사랑했고 장래를 약속했던 차장 또한 자신처럼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마빌러스가 살펴본 차장은 여전히 예전에 품었던 꿈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위) 999호에서 내리자마자 정체를 드러낸 마빌러스. 

(아래) 놀라서 차장과 마빌러스를 바라보는 철이와 메텔. (철이의 표정이 정말 리얼한... ^^)



  결국 마빌러스는 차장과는 평생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한때는 무척 사랑했던 연인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역시 차가운 말을 내뱉는다.


차장 : (마빌러스가 가면과 가발을 벗어버리자) "역시..."  (마빌러스가 차장 쪽을 돌아보자) "마빌러스..."

마빌러스 : "당신은 옛날이랑 하나도 변하지 않았군요.  어떻게 해도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을 아직도 쫓고 있어요.  한심한 남자...  은하철도 차장이 되는 꿈은 실현했지만 돈을 모으는 쪽은 어떻게 된거죠?  그 때부터 몇 년이 지났다고 생각해요?  이루지도 못 하는 꿈을 쫓으며 한심한 남자로 늙은 거에요, 당신은...  나는 이제 부자가 아니면 싫단 말이에요.  역시 당신은 무능력자에 쓸모없는 사람이에요."



옛 연인에게 독설을 퍼붓는 마빌러스.

변해버린 옛날 연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주먹만 부르르 떠는 차장.



  보다 못 한 철이가 멀어져가는 마빌러스의 뒷모습에 대고 눈물까지 흘리며 화를 낸다.

  하지만 차장은 그런 철이를 말린다.  철이로서는 차장이 왜 그런 못된 여자에게 한 마디도 못 하고, 오히려 그 여자를 감싸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마빌러스의 모습이 사라진 후 차장은 철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처음에는 담담한 말투로 시작하지만 말을 하면서 점점 감정에 북받친다.  어린 철이는 비록 차장의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 하지만 차장의 절절한 마음만은 느낀다.  


차장 : "피메일, 아니 마빌러스는 내가 부자가 되지 못 해서 싫어진 모양입니다.  학교에 가있던 동안 사람이 변해버렸습니다.  그녀는 저 하늘을 보며 함께 미래를 약속했던 사람입니다.  저는 제 청춘을 모두 그 사람에게 바쳤습니다.  제 청춘은 그 사람이 있기에 존재했습니다.  그걸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건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제가 사는 보람 입니다.  제가 꿈을 잔뜩 가지고 있어서 몸도 마음도 젊음에 넘쳐 무서움을 몰랐던 시절의 추억은 언제까지고 이 가슴 안에 있습니다.  그건 누구도 손대지 못 합니다.  지금의 저 사람이라도 절대 손대지 못합니다."



철이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차장.

그런 차장의 머리 위에는

그 옛날 마빌러스와 함께 봤던

별들이 여전히 빛나고 있고...


  

  차장이 한 말은 은하철도 999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청춘 시절의 꿈' 에 관한 명언이다.

  차장은 선량하고 성실하지만 항상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또는 봉급을 깍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심한 사람이기도 하다.  때로는 은하철도 관리국과 승객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마음고생을 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차장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대다수 직장인을 대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장처럼 빡빡한 현실 속에서 이리저리 쥐어터지며(!) 살지만, 청춘 시절에는 모두 가슴 속에 꿈을 하나씩 품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쳐 스스로를 현실에 맞추어 살게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잊게 된다.

  다만, 마지막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는 소수의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그 대가로 평범한 대다수 사람들이 당연히 누리는 많은 것을 희생하게 된다.  차장이 바로 젊은 시절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 동시에 그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행복을 잃게 되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굳이 마빌러스의 입장을 변호하자면...

  마빌러스는 소위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걸린 부류의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차장에게 내뱉은 '부자가 아니면 싫다.' 는 막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돈 밖에 모르는 여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진심이 아닌 듯하다.  헤어지는 과정에서 미련을 끊으려고 모진 말을 퍼부은 것처럼 보인다.

  마빌러스는 차장에게서 냉정히 등을 돌렸지만, 차장을 태우고 떠나가는 999호에서 눈을 떼지 못 하고 한참이나 응시한다.  그 모습을 보면, 분명히 자신 쪽에서 결별을 선언했건만 미련을 못 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지금도 예전 그대로야.  꿈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  그게 나는 믿기지가 않아." 라는 마빌러스의 독백에서, 차장이 꼭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서가 아니라 현실보다는 꿈을 추구하는 사람이기에 헤어지기로 했다는 느낌이 묻어난다.  결혼은 현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면 지속하기 힘드니 말이다.



내려다보는 이와 올려다보는 이.

같은 길을 걷는 걸 꿈꾸었던 두 연인은

그렇게 각각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되고...



  차장은 떠나가는 999호 안에서 점점 작아지는 마빌러스의 모습을 마지막까지 바라본다. 

  그리고 독백한다.  "나는 언제까지나 그 때의 그 사람을 사랑해.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죽기 전까지는 내 청춘과 추억 속에 그 사람이 있어.  함께 밤하늘에 소원을 걸었던 그 사람이...  지금 헤어진 사람은 마빌러스가 아냐.  그래...  절대로..."


  어쩌면 차장과 마빌러스가 헤어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두 사람이 '변하지 않은 사람' 과 '변한 사람' 으로 갈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차장은 자신과 같은 꿈을 꾸었던 옛날의 마빌러스를 사랑했지만, 지금의 마빌러스는 더이상 그 꿈을 꾸지 않는다.  차장 입장에서 보자면, 예전에는 순수했던 마빌러스가 속세에 물들어 변심한 것이다.  반대로 마빌러스는 상당한 세월이 흘렀는데도 차장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과거의 꿈에 묻혀 사는 것에 실망했다.  마빌러스 입장에서 보자면, 차장은 순수했지만 철없던 시절의 모습에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 한 답답하고 비현실적인 사람인 것이다.

  한 때 친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 사람은 옛날 모습 그대로 남고 또 한 사람은 변해서(그 변화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간에) 서로 갈등을 겪게 되는 일...  그런 일은 연인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 친구 관계, 동료 관계 등 모든 인간 관계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 아니던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는 차장.

잠든 철이를 복잡한 마음으로 보는 메텔.



  '추억의 얼굴' 별을 완전히 벗어난 999호 안에서 차장과 메텔은 각각 상념에 젖는다.

  차장은 999호가 이미 우주로 나와서 더는 마빌러스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여전히 창밖에서 눈길을 떼지 못 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쳐다보면, 이제는 사라진 그 옛날 마빌러스의 모습 한 조각이라도 잡을 수 있는 것처럼...

  그리고 메텔은 자기 무릎을 베고 잠든 철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잣말을 한다.  "철아, 네가 차장님 같은 추억을 갖기 전에 기계인간이 되어버리면...  그게 행복한 건지 어떤 건지는 언젠가..." 

  산산이 부서진 사랑이라는 게 아무리 마음 아픈 일이라도, 결국에는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고 추억이다.  기계인간은 일부러 느끼려고 해도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차장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어쩌면 철이를 위한 설정일 수도 있다.  철이가 기계인간이 될 것인가 보통의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를 고민할 때, 결정의 기준으로 삼을 화두를 하나 던져준 셈이다.  




  기타


  은하철도 999 한국어 더핑판의 성우가 뜻밖에도 '김기현' 이다...! 

  김기현이란 이름은 내 머리 속에는 성우보다는 배우로 각인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내가 본 김기현 출연 작품은 '한성별곡 正', '김수로', '여인천하' 등 전부 사극이다.  특히 '한성별곡 正' 에서는 보수파를 이끄는 정계의 거두로 나왔는데, 남들보다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노회한 인물로 나왔다.  사극에서만 봐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역시 성우 출신이라 위엄 있는 목소리에 발음까지 또랑또랑해서 듣기 좋다.  가끔 젊은 배우들이 사극에서 하는 대사를 들어 보면 발음이 뭉개져서 뭐라고 하는 건지 알아 듣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이 배우는 대사 전달력이 매우 좋아서 목소리를 낮추어 대사를 해도 또렷하게 들린다.


  그런데 위엄에 찬 목소리의 소유자 김기현이, 차장의 코믹하고 촐랑대는 목소리를 연기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잡스' 에 출연해서 차장 역을 맡았던 일을

회상하는 김기현 성우. 



  은하철도 999 한국어 더빙판은 일부만 봤는데(한국어 더빙판은 편집을 하도 많이 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 그 중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60회 및 61회 '4평 반 행성의 환상(내일의 별)' 에서 철이와 메텔은 999호 승차권을 도둑맞아서 어쩌면 죽는 날까지 '내일의 별' 에서 살게 될 지도 모르는 처지가 된다.  그러자 메텔은 은하철도 관리국의 비밀기지 비슷한 곳에 가서 승차권을 다시 발급받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이 때 은하철도 관리국의 높은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이 메텔을 상대하는데, 그 사람 목소리가 김기현 성우의 평소 목소리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더빙할 때 한 성우가 여러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 경우도 그랬던 모양이다.  은하철도 999에서 평소와는 다른 귀여운(!) 김기현 성우의 목소리만 듣다가, 귀에 익고 위엄 있는 본래의 목소리를 들으니 무척 반가웠다. ^^ 



은하철도 999(TV판) 1 - 은하철도 999 훑어보기 / TV판과 극장판 비교(http://blog.daum.net/jha7791/15791406)

은하철도 999(TV판) 2 - 철이(호시노 테츠로) 上(http://blog.daum.net/jha7791/15791394)
은하철도 999(TV판) 3 - 철이(호시노 테츠로) 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411)

은하철도 999(TV판) 4 - 메텔 上(http://blog.daum.net/jha7791/15791396)

은하철도 999(TV판) 5 - 메텔 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412)

캡틴 하록(キャプテンハーロック, Harlock : Space Pirate) / 은하철도 999(銀河鐵道999)(http://blog.daum.net/jha7791/15791042)
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999展 - 발표 40주년 기념 전시회(http://blog.daum.net/jha7791/15791386)
은하철도 999 TV판 엔딩곡 青い地球(푸른 지구)(http://blog.daum.net/jha7791/15791395)

롯데리아 은하철도 999 피규어 뒤늦게 득템...!(http://blog.daum.net/jha7791/15791466)

코스모 워리어 제로(Cosmo Warrior Zero) 오프닝곡 - 時代(http://blog.daum.net/jha7791/15791473)

은하철도999 갤럭시 오디세이 展 -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http://blog.daum.net/jha7791/15791506)

은하철도 999 실사 라이브 드라마(http://blog.daum.net/jha7791/1579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