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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欢乐颂) - 재미있고 중국어 공부도 되는 중국 드라마

Lesley 2016. 12. 19. 00:01


  2016년 상반기에 중국을 강타한 화제의 드라마 '환락송(欢乐颂)'...!!!

  나이도 성격도 성장 배경도 제각각인 여자 5명이 우연히 한 아파트의 이웃으로 만나 친해지면서 겪는 온갖 사연을 그린 드라마다.  사실, 그 동안 중국 드라마는 사극이나 볼만하지 현대극은 꽝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본 후 그런 고정관념을 날려버렸다.





  드라마 제목 '환락송' 은 얼핏 들으면 요상하게 들린다.

  마치 환락가와 관련 있을 것만 같다. ^^;;  하지만 요상하기는커녕 오히려 매우 건전(!)한 제목이다.  환락송이란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환희의 찬가' 혹은 '환희의 송가' 로 번역되는 노래, 즉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에 나오는 노래의 중국식 이름이다.  이 드라마 오프닝 음악도 '환희의 찬가' 를 편곡한 것이다.

  환락송이란 제목은 이 드라마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먼저, 주인공들이 사는 상하이의 아파트 단지 이름이다.  환락송 5인방은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산다는 인연 하나로 서로에게 소중한 이가 된다.  그러니 이들에게 환락송이란 아파트는 정말 뜻 깊은 곳이다.  또한, 주인공들 마음 속에 있는 희망을 뜻하기도 한다.  상하이는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실제로 살기에는 무척이나 빡빡한 곳이다.  주인공들이 그런 상하이에서 하루 하루 분투하며 버틸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환희에 찬 날이 올 것이다.' 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큰 기대를 갖고 본 것은 아니다.

  한국 케이블 TV 방송국에서 이 드라마를 '중국판 섹스 앤 더 시티' 혹은 '중국판 프렌즈' 식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프렌즈 같은 미드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그런 선전 문구를 보니 너무 짝퉁(!)스러운 느낌이 들어서다. ^^;;

  그런데도 굳이 본 이유는 중국어 공부 때문이다.  한동안 중국어 공부에서 손을 떼었더니만 중국어 실력이 퇴화(!)했다.  복습차 다시 공부를 하려는데, 책으로만 공부하려니 지루한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를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초에 푹 빠져 본 중국 사극 랑야방은 명품 드라마이기는 하지만 사극이다 보니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같은 대사나 나와서 현대 중국어 공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현대 중국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현대물을 찾아 보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봤더니, 이 드라마가 재미도 있고 중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드라마를 칭찬하고 추천하는 인터넷상의 글이 헛소리가 아니었다...!

  일단, 이 드라마는 재미있다.  사실은 이런 장르의 드라마가 내 취향이 아니라, '랑야방' 이나 '후궁견환전' 만큼 푹 빠져서 보지는 못 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발랄하고 상쾌한 데다가, 중국에서 가장 현대화되고 국제화된 도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일단 시청자의 눈이 즐겁다.  그리고 전에 본 몇몇 중국 현대물은 내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우리나라 쌍팔년도(!)식 연출이 횡행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던데, 이 드라마의 연출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몰론 아직도 한국 현대물 연출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게된 목적인 중국어 공부에는 딱이다.  현대물이라 현대 중국인들이 일상에서 수시로 쓰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로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대도시에 사는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중국어 사전에는 안 나오는 재미있는 유행어나 신조어도 제법 나온다.

  또한 그냥 재미있기만 한 게 아니라,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런저런 사회문제를 하나씩 짚어가며 시청자들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드라마 속 상황이 우리나라 상황과 겹치는 게 많아서, 한국 시청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지금 중국 대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파트값 폭등, 취업난,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로 인한 청년층의 결혼난과 물질만능주의는 우리나라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21세기에도 중국 시골에 여전히 만연해있는 아들 선호사상 역시 우리나라에 아직 남아있는 문제다.


  이 드라마는 42회짜리지만, 드라마 앞부분을 중심으로 해서 감상문을 쓰려 한다. (즉, 살짝 맛만 보기~~ ^^)

  이 포스트에서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 주인공들 소개, 주인공들이 친해지게 된 계기, 드라마에 나오는 재미있는 표현 몇 가지에 대해서만 쓸 것이다.  작년 상반기에 중국 사극 '랑야방' 포스트를 8개나 쓰면서 진이 다 빠졌기 때문이다.  랑야방이란 드라마는 분명히 8개짜리 포스트를 쓸 가치가 있는 대단한 작품이지만, 거기에 드는 시간과 노력의 양이 만만찮았다.  이제 그렇게 시리즈로 감상문을 쓰는 건 사절이다. ^^;;


  아, 랑야방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드라마의 출연진 상당수가 랑야방의 출연진과 겹친다. 

  주연급에서는 한 명이, 조연급에서는 서너 명이, 그 밖에 특별출연이나 우정출연 수준으로 잠시 등장하는 몇 사람까지, 온통 랑야방 출신투성이다.  그래서 랑야방 속 인물들이 현대에 환생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랑야방 팬이라면, 랑야방에 출연했던 배우를 이 드라마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




환락송 아파트 19동 22층 거주자를 소개합니다! 



  ◎ 2202호 3총사 - 판성메이, 츄잉잉, 관쥐얼


  상하이 환락송 아파트 19동 22층의 2202호에 사는 3총사는 모두 외지인(타지역 출신 사람)이다.

  고향을 떠나 상하이에서 직장 생활을 하려니 당연히 상하이에서 집을 구해야 하는데, 살인적인 상하이 집세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어서 세 명이 함께 아파트를 세내어 산다.  세 사람이 친척도 아니고 같은 고향이나 같은 학교 출신도 아닌 듯한데, 어떻게 만나서 함께 살게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간에 사회경험 많고 노련한 30세 언니를 대장 삼아,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 안 되는 햇병아리 직장인인 두 동생까지 의기투합해서 의좋게 지내는 중이다.    



'후궁견환전' 의 악당 화비마마께서

환락송에서는 판성메이로 환생했음. ^^



  판성메이(30세)는 2202호에 사는 3총사 중 큰언니다.

  외국계 기업의 인사부에서 일하고 있는 미인인데, 업무능력도 괜찮고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해서(특히 남녀가 연애할 때의 심리에 대해서는 빠삭함. ^^) 처세술에 능하다.  정리하자면 '타고난 미모 + 화려한 옷차림 + 능숙한 사교술' 등 사회생활 하는 데에 유용한 조건은 다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판성메이의 목표는 돈 많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라 부지런히 선을 보러 다닌다.  문제는 판성메이를 좋아하는 남자들은 돈이 없고, 반대로 돈이 있는 남자들은 판성메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머피의 법칙. ^^;;)

  그런데 판성메이가 사람 대하는 태도는 상대방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여자들, 특히 함께 살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 대해서는 항상 알뜰살뜰 보살펴주는가 하면 고민 상담도 해주는 등 다정하고 믿음직한 큰언니 노릇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남자들에 대해서는 물질적인 조건만 따지며 이리저리 계산하는 모습을 보인다. (성차별? ^^;;)  이런 모순적인 태도에는 그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  항상 화려하고 당당해 보이는 판성메이가 친구들에게 숨겨두었던 사연은 드라마 후반부에야 드러난다.



2202호의 3총사.

왼쪽부터 츄잉잉, 판성메이, 관쥐얼.



  츄잉잉(23세)은 나이로는 3총사 중 둘째지만, 정신연령으로는 막내(그냥 막내도 아니고 늦둥이 막내)다.

  중소기업의 신입직원으로 일하면서 주말에는 학원에 가서 공인회계사 자격증 공부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내가 회사 상사라면 츄잉잉 같은 부하 직원은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본성이 착한데다가 '단순 + 솔직 + 발랄' 한 성품이라서, 사적으로 친해지면 무척 재미있고 귀엽다고 느낄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항상 덤벙대는 통에 툭하면 실수를 저지르고,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데다가, 분위기 파악까지 못 해서, 업무 관계로 만나게 되면 꽤나 피곤해질 스타일이다. (미안해, 츄잉잉~~ ^^;;)

  츄잉잉의 가장 큰 취미는 먹는 것이다.  이 드라마에 처음 등장할 때부터 빵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모습이더니, 기쁜 일이 생기면 축하하기 위해 먹고 슬픈 일이 생기면 아픈 마음을 달래느라 먹는다.  특히 나쁜 남자의 꼬임에 넘어갔다가 배신당하고 직장까지 잃은 후에, 함께 사는 사람들마저 각자 사정으로 츄잉잉 곁에 있어주지 못 하게 되었을 때의 장면은 압권이다.  세상에 자기 혼자 버려진 기분에 엉엉 소리내어 울면서도 입에는 끊임없이 먹을 것을 집어넣는다. ^^;; 


  관쥐얼(22세)은 3총사 중 가장 개성이 없는 것 같지만(바꾸어 말하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 ^^),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뚝심 있는 아이다.

  중산층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얌전하고 예의 바르며 다정한 성격이다.  판성메이는 이런 관쥐얼을 '연애할 때는 예쁘고 어린 여자들만 찾던 남자들이 막상 결혼하려 들면 붙잡고 싶어하는 여자' 라고 표현한다. ^^;;  어쨌거나 그런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자기보다 한 살 많지만 철은 안 들어서 사소한 일로 삐치는가 하면 수시로 사고까지 치는 친구 츄잉잉을 항상 걱정해주고 보살펴준다. 

  관쥐얼은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아직 인턴 사원이다.  연말에 있을 경쟁률 높은 업무평가에 합격해야만 정직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부담감에 짓눌려 산다.  더구나 함께 인턴 사원으로 들어온 이들이 거의 명문대 출신이다 보니, 평범한 대학을 졸업한 관쥐얼로서는 여러가지로 불리한 상황이다.  그래서 허구한 날 야근에 시달리는 피곤한 몸으로도 남보다 몇 배나 노력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3총사가 사는 22층에 큰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3총사가 사는 2202호 양옆에 있는 2201호와 2203호에 같은 시기에 새 입주민이 들어오게 된다.  그 동안 양쪽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통에 소음에 시달리다가 이제 겨우 공사가 끝나서 다시 조용히 살 수 있겠거니 했는데...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다.  2201호 문 앞에 중국의 평범한 주택에서는 보기 드문 CCTV가 설치된 것을 보니, 이사올 사람이 무척 까탈스러운 성격인 게 분명하다.  그런가 하면 2203호는 인테리어가 꽤나 화려한 게 아무래도 엄청난 부자가 이사오는 듯하다.



  ◎ 2203호의 금수저 취샤오샤오


  드디어 2203호의 입주자 취샤오샤오(24세)가 등장한다.

  취샤오샤오는 우리나라식으로 말하자면 금수저 출신이다.  여러 회사를 거느린 갑부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덕에 항상 신나게 놀며 지낸다.  환락송 아파트로 오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유학을 했는데, 말이 좋아 유학이지 공부는 내팽개친 채 매일 놀기만 했다.  나중에 환락송 이웃들에게, 미국에서 중국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만 해서 영어는 남자를 꼬실 수 있을 정도만 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

  성격과 사고방식은 한 마디로 4차원적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엉뚱하고 충동적이며, 듣는 사람 기분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말을 하고 거침없이 행동한다.  솔직히 현실에서는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캐릭터다. ^^;;  그런데 의외로 의리는 무척 강해서, 자기의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자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응징한다.




2203호의 금수저 취샤오샤오.



   취샤오샤오가 귀국한 이유는 이복오빠와의 재산 다툼 때문이다. 

   취샤오샤오가 미국에 있는 동안 취샤오샤오의 아빠가 전처 소생인 망나니 아들에게 한 재산 떼어주었다.  그런데 그 이복오빠가 유흥에 돈을 탕진하는가 하면 사업을 말아먹고 아빠에게 계속해서 손을 벌린다.  그러자 까딱하면 자기 몫이 사라지겠다 싶어서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서둘러 귀국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빠에게 자신의 경영 능력을 증명해보여 계열사를 물려받아 사장 자리에 오르려고 한다. 

  취샤오샤오가 환락송 아파트로 이사온 것도 아빠에게 인정받기 위함이다.  취샤오샤오 집안의 재력이면 얼마든지 호화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은 돈을 펑펑 쓰고다니는 이복오빠와 다르다는 점을 아빠에게 어필할 속셈으로, 취샤오샤오 가족 기준으로는 꽤 소박한 편인 환락송 아파트로 이사온 것이다. 


  딸이 환락송으로 이사하는 날 따라온 취샤오샤오의 부모는 걱정이 한 가득이다.

  귀한 딸래미가 혼자 나가 산다고 고집피우는 것만으로도 염려가 되는데, 워낙 화려하게 산 사람들이라 환락송이 도무지 눈에 안 찬다.  사실은 환락송도 중산층이 거주할만한 괜찮은 아파트인데도 말이다...!  특히 취샤오샤오의 아빠는 지하주차장에서부터 한심하다는 말투로 "저기 서있는 차들은 도대체 뭐냐?" 하고 불만을 토한다.  그런데 아빠가 무시하는 자동차 중에는 페라리나 BMW도 끼어있다. ^^;;



취샤오샤오 아빠의 투덜거림에

가자미 눈으로 눈짓을 주고받는 츄잉잉관쥐얼.



  마침 외출했다 돌아온 츄잉잉과 관쥐얼이 취샤오샤오 가족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게 된다.

  공교롭게도 츄잉잉과 관쥐얼은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에, 상하이의 아파트값이 엄청나서 평범한 직장인 월급으로는 감당을 할 수 없으니 자기들은 어느 세월에 환락송처럼 좋은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하는 신세한탄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뒤편에 탄 금수저 아저씨는 아파트 환경이 안 좋다는 둥, 아파트 동과 동 간격이 워낙 좁아서 마치 비둘기 우리 같다는 둥, 무슨 엘리베이터가 이렇게 좁냐는 둥 계속 투덜거린다.

  급기야 "여기가 사람이 사는 곳이냐?" 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환락송이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면 그 동안 환락송에서 산 츄잉잉과 관쥐얼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사람이 아니면 짐승이란 말이냐...!!! ^^;;) 


  재미있는 것은, 이 '딸 바보 + 투덜이' 금수저 아저씨가 랑야방에서 현경사의 수장으로 나왔던 '하강' 이라는 점이다.

  전생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현경사 수장이었는데, 현생에는 계열사를 몇 개나 거느린 회장님이라니...  정말이지 복이 터져도 아주 제대로 터졌다.  남들은 한 번도 못 사는 금수저 인생을 두 번씩이나 살고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랑야방에서는 풍성하게 겹겹히 둘러싼 옛날 옷을 입고 있어서 몰랐는데, 이 드라마에서 보니 이 아저씨 완전히 몸짱이시다...!  다리도 길쭉하고 어지간한 젊은 남자보다도 몸매가 날씬하고 탄탄해서, 캐주얼한 옷이 잘 어울린다.  전업배우도 아니고 카메라 감독님이라면서 뭐 이렇게 몸을 잘 가꾸셨나... ^^



랑야방의 하강이

이 드라마에서는 취샤오샤오의 회장 아빠임.



  취샤오샤오에 대한 츄잉잉과 관쥐얼의 인상은 주식 시세처럼 오르락 내리락 한다.

  처음에는 엘리베이터에서의 일 때문에 취샤오샤오를 안 좋게 봤다.  부자면 다냐, 여기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안 오면 될 것 아니냐, 여기가 사람 살 곳이 아니라면 우리는 파리냐 쥐냐 하고 투덜댄다.

  하지만 취샤오샤오가 붙임성 있게 먼저 찾아와 인사를 하면서 벨기에산 고급 초콜릿까지 선물하자, 두 사람 모두 금세 마음을 푼다.  초콜릿 한 상자 받았다고 마음이 확 달라지다니, 츄잉잉 스스로가 말한 것처럼 너무 지조가 없다. ^^;;

  그러나 잠시 좋아졌던 취샤오샤오에 대한 인상이 또 나빠진다.  이사온 첫날 밤에 취샤오샤오가 친구들을 불러모아 요란하게 귀국 축하 파티를 열었기 때문이다.  소음 때문에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 한 2202호 3총사가 경비실에 전화를 해서 민원을 넣는다.


  그런데 취샤오샤오의 친구로 등장하는 인물 중에도 랑야방 출신이 있다.

  랑야방에서 예황군주의 남동생 '운남왕 목청' 으로 나왔던 배우가 이 드라마에서는 샤오샤오의 친구 '야오빈' 으로 나온다.  야오빈은 도대체 뭐하는 녀석인지 매일 클럽에서 죽치고 산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취샤오샤오가 부탁만 하면 어딘가에서 쓸만한 정보를 물어온다는 것이다.



왕의 신분에서 클럽 죽돌이로 신분 하락...



  ◎ 2201호의 얼음공주 앤디


  결국 취샤오샤오와 2202호 3총사 사이에 시비가 붙는다. 

  2202호의 신고를 받은 경비실 직원이 와서 조용히 해달라고 할 때만 해도, 취샤오샤오는 투덜거리기는 했어도 순순히 파티를 접으려 했다.  하지만 곧이어 경찰까지 찾아오자, 이웃 사이에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2202호 3총사에게 화를 낸다. 

  하지만 2202호 3총사는 경비실에만 연락했을 뿐 경찰에 신고한 적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경찰을 불렀단 말인가?


  이 때 2201호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로 등장해서 자신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한다.

  누구냐고 묻는 취샤오샤오에게 "내가 누군지 네가 알 필요 없고, 내가 2201호 주인인 것만 기억해." 라고 한다.  목소리를 높이는 게 아니라 차분히 사무적으로 말해서 오히려 만만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모두 눈이 동그래져서

2201호의 앤디를 바라보는...



  2201호의 입주자 앤디(31세)는 이제 막 상하이의 어떤 대기업 CFO(최고 재무 담당 이사)로 취임한 맹렬 커리어우먼이다.

  미국 콜럼비아 대학의 MBA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젊은 나이에도 월가의 유명한 투자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했을 정도의 재원이다.  머리가 어찌나 좋은지, 아무리 크고 복잡한 숫자라도 정확히 기억해내고 암산까지 무섭게 빠르고 정확하다.  그래서 회의를 할 때면 온갖 수치를 근거로 들어 상대방을 눌러버리고,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보고서에 나오는 각종 수치의 모순도 기막히게 잡아낸다.  그러니 CFO로는 최적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뛰어난 업무능력과는 별개로 인간관계에는 무척 서툴다.  나중에 드러나는 사실이지만, 앤디는 중국 고아원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입양되어 자랐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걸 무의식 중에 두려워한다.  더구나 학창시절에 몇 번이나 월반을 해서 또래 아이들을 사귈 기회가 별로 없었고, 또 보통 사람들과 취향이나 관심사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더욱 서툴게 되었다.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던 앤디가 중국으로 돌아온 것은 친가족을 찾기 위해서다.  그런데 가족을 찾는 일은 앤디가 전혀 상상 못 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앤디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뒤흔들게 된다. 


  앤디 역을 맡은 배우는 랑야방의 여장부 예황군주다.

  랑야방에서도 여장부더니 이 드라마에서도 여장부다.  다만 랑야방에서는 10대 시절에 부모와 약혼자를 잃는 아픔을 겪고도 10만 기병을 통솔하며 전쟁터를 누비던 심지 굳은 여장부였던 데 비해, 이 드라마에서는 겉으로는 매우 당당하고 철두철미하지만 사실은 특수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민감한 인물이다.



전생에는 10대에 10만 기병의 지휘관...!

현생에는 31살에 대기업의 CFO...!



  이사온 다음 날 아침 2202호 앞을 지나가던 취샤오샤오가 판성메이에게 관심을 보이는데...

  문제는 이웃끼리 친하게 지내보자는 식의 호의적인 관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보다는 상대방의 헛점을 노골적으로 캐내려는, 안 좋은 의미의 관심이다.  취샤오샤오는 원래 금수저로 태어나 명품에는 빠삭한 데다가, 공부 실력과는 별도로 세상살이 실력으로는 전교 1등 수준이다.  그래서 판성메이의 가방이나 옷이 얼핏 보면 화려한 것 같지만 사실은 비싼 브랜드의 짝퉁 혹은 비싼 브랜드 물건 중에서도 폭탄세일해서 파는 물건이라는 점, 그리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차려입고 다니려는 판성메이의 허영심, 그 두 가지 약점을 단박에 꿰뚫어 본다.

  그런데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했다.  판성메이 역시 세상물정에 밝은 사람이라, 자신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훑어보는 취샤오샤오의 눈길이 어떤 뜻인지 알아챈다.  그리고 자신도 취샤오샤오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재어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서로를 고해상도로 스캔하는 눈길...!

스캔 끝낸 후에 태연하게 몇 마디 주고받는...

(이 언니야들 너무 무섭다~~~)



  이렇게 22층 여자들의 만남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이 때까지만 해도 2202호의 3총사는 자기들이 2201호 앤디나 2203호 취샤오샤오와 친해질 것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생각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인생이란 예측불허 아니던가...! 




못마땅한 이웃에서 다정한 친구로...



  ◎ 엘리베이터 고장 사건


  지고는 못 사는 취샤오샤오는 앤디가 경찰에 신고한 일로 단단히 앙심을 품는다.

  그런데 환락송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는 포르쉐 911을 타고다니는 사람이 앤디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환락송 정도 되는 아파트에 사는 젊은 여자가 그런 비싼 차를 몰고 다니는 걸 수상히 여긴다.  그래서 정보통 친구인 야오빈에게 앤디의 차 번호를 넘겨 조사하게 한다.

  조사 결과 포르쉐 911의 소유주가 따로 있음이 드러난다.  놀랍게도 중국 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탄중밍이란 거물이다.


  대기업의 젊은 총수이며 앤디의 오랜 친구인 탄중밍 역을 맡은 배우는, 랑야방에서 랑야각 각주 린신으로 나왔던 이다.

  랑야각에서는 뛰어난 의술 실력을 지녔지만, 한 문파를 이끄는 사람답지 않게 얄미운 소리만 골라하고 오도방정 떠는 모습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항상 부드럽게 사람들을 대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친다.

  탄중밍은 미국 유학 시절 앤디를 만나 친해진 사이다.  앤디가 환락송 아파트 22층 사람들과 친해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앤디의 유일한 친구였다고 할 수 있다.  앤디의 과거사를 알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부와 인맥을 이용해서 앤디가 친가족 찾는 일을 돕고 있다.



얄밉게 촐싹거리던 랑야각 각주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회장님으로 변신...!



  앤디가 타는 차의 실제 주인을 알아낸 취샤오샤오는, 앤디를 탄중밍의 첩으로 단정해버린다. (탄중밍은 미혼인 것 같은데, 애인이면 애인이지 웬 첩? ^^;;)

  그리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2202호 3총사에게 앤디가 재벌의 첩이라고 떠벌린다.  공교롭게도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앤디의 모습이 나타난다.  취샤오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등을 돌리고 있어 모르지만, 3총사는 앤디의 얼굴을 보고 허걱 하는 표정으로 얼어붙는다. ^^;;

  어지간한 사람 같으면,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다가 그 누군가에게 들키면 무척 당황해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어지간한 사람' 의 이야기일 뿐이다.  취샤오샤오가 누군던가, 4차원 아가씨 아니던가...!  정작 앤디는 아예 상대하지 말자는 식으로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취샤오샤오가 먼저 나서서 자기가 한 말 다 들은 것 알고 있으니 못 들은 척 하지 말라고 한다. (이 아이, 도대체 어렸을 적에 뭘 먹고 큰 것일까... -.-;;) 



취샤오샤오는 뒷담화를 들키고도 당당하기만 함.

오히려 뒷편의 3총사가 눈치보며 불편해하는 중.



  그런데 전부터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던 엘리베이터가 기어이 고장난다. 

  서로 불편하게 얽혀있는 5명이 졸지에 좁은 공간에서 운명 공동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무슨 오월동주도 아니고...

  게다가 철없는 츄잉잉까지 사고를 친다.  관리실에서 곧 구해줄테니 기다리라고 했으면 그냥 가만히 기다렸으면 좋았을 것을, 인터넷에서 본 듯한 쓸데없는 것을 기억해내서 시범을 보인답시고 펄쩍 뛴다.  그러자 멈춰있던 엘리베이터가 충격을 받아 아래로 쑥 내려가면서 다섯 명 모두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른다.  그 중 가장 크게 비명 질러댄 사람이 바로 츄잉잉이다. (그러기에 왜 뛰었어... -.-;;) 



위기에 처한 22층 여자들이

로를 의지하며 서로 손을 꼭 잡음.



  아파트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위로 끌어올리는 동안, 22층 사람들 사이에 갑자기 동지애가 싹튼다.

  서로 안 좋게 얽힌 사이지만, 어쨌거나 지금 이 순간에는 생사를 함께 하는 처지 아니던가...!  처음에는 원래 친한 3총사끼리만 손을 잡는다.  그 다음에는 은근히 신경전 벌이던 판성메이와 취샤오샤오가 손을 잡는다.  그러더니 경찰 신고건과 뒷담화건으로 불편한 관계인 취샤오샤오와 앤디까지 손을 잡는다.


  마침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5명 모두 밖으로 나온다.

  앤디는 사고 동안에는 가장 침착해 보였지만, 막상 일이 해결되자 다리가 풀려버린 듯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가지 못 하고 주저앉는다.  나가려던 취샤오샤오가 그런 앤디를 보고, 퉁명스럽지만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괜찮냐고 묻는다.  앤디가 바닥에 떨어진 생수 좀 주워달라고 하니, 아무 말 없이 건네주는 취샤오샤오.

  그리고 판성메이는 아파트 직원들에게 전부터 엘리베이터가 이상하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왜 안 고쳤느냐고 따지다가, 옆에 있는 취샤오샤오에게 거들어달라는 눈짓을 한다.  아파트 직원들에게 세입자의 말보다는 집주인의 말이 더 잘 먹히기 때문이다. (무슨 공산주의 국가가 이러냐...  자본주의 국가보다 돈의 위력이 더 강하네... ^^;;)  그러자 눈치 9단 취샤오샤오도 판성메이에게 호응해 직원들에게 맹렬히 따진다. (자기들끼리 신경전 벌이는 건 벌이는 거고, 공통의 이익 앞에서는 함께 힘을 합쳐 싸운다는...!) 



  ◎ 웃음 속에서 하나로 뭉친 환락송 22층 멤버들.


  엘리베이터 사고로 몰려나온 다른 입주민들까지 더해져 와글와글 소동이 벌어진 와중에, 앤디는 혼자 비상구로 가서 생수를 마시며 겨우 한숨 돌린다.

  어차피 엘리베이터가 멈춘 탓에 22층까지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하니, 다른 사람들도 비상구 쪽으로 온다.  처음에는 취샤오샤오가, 그 다음에는 3총사가 온다.  서로를 보고 멈칫해서 어찌 해야 하나 눈치만 보는 다섯 사람... 



말을 걸어야 하나 그냥 갈까 망설이며

서로 눈치만 보는 22층 사람들.



  문득 판성메이가 피식 웃더니 엘리베이터에서 엉뚱한 짓을 벌인 츄잉잉의 머리를 친다.

  그러자 갑자기 모두 빵빵 터져버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죽나 보다 하고 긴장했던 게 한꺼번에 풀린 것이다.  그리고 막상 위기에서 벗어나고 보니, 아까 츄잉잉이 벌인 위험천만한 행동이 이제는 너무 웃긴 것이다.

 


바람에 가랑잎만 굴러가도 웃어댈 나이라서

갑자기 모든 게 너무 웃기기만 한... ^^



  그렇게 환락송 22층 멤버들의 웃음 속에서 안 좋았던 감정이 희미해진다.

  물론 이런 일 한 번 같이 겪었다고 해서 모든 감정이 싹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다섯 사람은 이런저런 일로 가볍게 혹은 심각하게 갈등을 겪게 된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 일로 22층 멤버들 사이에는 우정이 싹트게 된다. 




드라마 속 재미있는 중국 문화



  ◎ 생리통에 약으로 쓰이는 홍설탕


  드라마 초반에 판성메이가 생리통으로 고생하면서 홍설탕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홍설탕이라고 정확히 언급해주지 않아서 무슨 허브 가루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처럼 보인다.  눈을 부릅뜨고(!) 봐야만 그 가루를 담은 종이상자에 홍탕(홍설탕)이라고 인쇄되어 있는 게 보인다.  하지만 그게 홍설탕이라는 것을 알아도, 한국 시청자들 중에는 어리둥절해 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생리통에 홍설탕을 탄 물을 마시는 것은 우리나라는 없는 민간요법이니까.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우리 한국학생들이 중국학생들과 함께 요리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한국학생 B가 요리에 홍설탕을 넣는 것을 보고 중국학생들이 기겁했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서는 백설탕이 만병의 근원으로 취급받다 보니, B 딴에는 홍설탕이 백설탕보다는 조금 낫겠지 하며 홍설탕을 사서 쓴 것이다.  그런데 중국학생들 왈, 중국에서는 홍설탕을 생리통을 완화시키는 약으로 쓸 뿐 요리에는 안 쓴다고 했다.  우리 한국학생들은 한국학생들대로 생리통과 홍설탕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황당해했는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주위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의외로 홍설탕 약용설(?)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간호사로 일하는 친구의 말인즉슨,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단 것을 먹으면 혈당이 올라 일시적으나마 좋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심한 생리통에 시달리면서도 진통제 복용은 꺼리는 동료 간호사가, 생리 기간에 근무를 할 때에는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하나씩 꺼내 먹는다고 했다.  엄마도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설탕물을 약처럼 마셨다고 증언(?)하셨다.  사람들이 피곤하거나 몸살에 걸렸을 때 뜨거운 물에 설탕을 타서 마시면 몸이 한결 나아졌다나... 



  ◎ 혼인신고를 먼저 한 후 결혼식을 한다.  


  판성메이가 대학 시절 동창인 왕바이촨과 졸업하고 처음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런데 왕바이촨이 다른 동창생의 결혼 소식을 알려주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가, 한국인이 듣기에는 좀 이상하다.  


  판성메이 : "화즈가 결혼했다고?"
  왕바이촨 : "그래.  너 몰랐어?  전에 하도 여자를 고르고 고르기에 80살이 되어도 혼자 살 줄 알았어.  그런데 어떻게 됐는 줄 알아?  금세 자기 반쪽을 찾더라고.  두 달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니까."
  판성메이 : "번개처럼 결혼했구나!"


  한국인이 보기에는 '번개처럼 결혼했구나!' 라는 대사가 좀 뜬금없다.

  그 대사가 말이 되려면, 바로 앞에 '두 달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니까.' 대신 '두 달 만에 결혼식을 했다니까.' 가 나와야 할 것 같다.  이 장면은 중국의 결혼 풍습을 알아야 이해가 간다.  한국에서는 일단 결혼식부터 하고 나중에 혼인신고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혼인신고를 한 후에야 결혼식을 한다.  그래서 한국인은 결혼식부터 하고 혼인신고를 한다고 말해주면, 중국인들 눈이 휘둥그래진다. ^^;;

  그렇기 때문에 화즈란 동창생이 두 달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는 것은, 어떤 여자를 만난지 겨우 두 달 만에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는 뜻이 된다.  즉, 판성메이의 말처럼 번개처럼 결혼한 게 맞다. 




드라마 속 신조어(유행어)



  高富帅과 白富美


  高富帅와 白富美는 요즘 중국에서 이상적인 결혼상대로 여겨지는 남자와 여자를 가르키는 신조어다.

  高富帅는 키가 크고(高) 돈이 많고(富) 얼굴이 잘생긴(帅) 남자다.  그리고 白富美는 피부가 하얗고(白) 돈이 많고(富) 얼굴이 예쁜(美) 여자다. 

  이상적인 신랑감과 신붓감의 조건이 각각 3개인데 그 중 2개가 일치한다.  바로 돈과 얼굴이다.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곳이다. ㅠ.ㅠ



  小三와 小四


  전에는 갑부나 고위 관료의 내연녀를 二奶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小三이니 小四이니 하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二奶나 小三이나 小四이나 뜻은 다 거기서 거기다.  돈 많은 남자의 내연녀, 불륜녀, 첩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숫자가 二, 三, 四 식으로 점점 커지는 건지 알 수 없다. (내연녀의 진화? ^^;;)


  그런데 小三과 小四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小三은 불륜 상대인 남자에게 재산을 요구한다든지 부인과 이혼하고 자기와 결혼할 것을 요구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불륜남 가정에 풍파를 일으키는 내연녀라고 한다.  그에 비해 小四는 비록 불륜 관계는 맺지만 별다른 요구 없이 그저 즐기기만 하는 내연녀라고 한다. (쿨하고 양심적인 내연녀라고 해야 하나? -.-;;) 



  ◎ 剩女


  剩女는 혼기를 넘은 여자를 말한다. 

  剩女를 그대로 풀이하면 '남은 여자, 나머지 여자' 가 되어 혼기 넘기고도 미혼으로 남은 여자를 무시하는 말일 것만 같다.  하지만 이 말에는 결혼을 안 하는 대신 일에 전념하여 성공적인 직장 경력을 쌓았다는 뜻도 포함된다.  즉, 우리식으로 말하면 골드 미스에 해당하는 신조어다. 



  不怕没有脑子,就怕脑子进水。


  직역하면 '뇌가 없는 것(没有脑子)을 무서워 할 게 아니라 뇌에 물이 들어가는 것(脑子进水)을 무서워해라.' 가 된다.

  피부에 확 와닿게 번역하자면 '멍청이보다 또라이가 훨씬 무서운 법이다.' 가 된다. ^^;;  멍청한 사람이야 함께 있으면 속이 터지기는 해도 그 사람 때문에 큰 피해를 입을 일은 없다.  하지만 속된 말로 또라이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들은 언제 무슨 짓을 벌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단히 조심하지 않으면 큰코 다치게 된다. 



  ◎ 奉子结婚  


  奉子结婚는 혼전 임신으로 하는 결혼을 말한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속도위반' 과는 좀 다르다.  속도위반은 단순히 결혼보다 임신을 먼저 했다는 뜻이지만, 奉子结婚에는 임신을 해서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는 뉘앙스가 들어간다고 한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의 속도위반과 같은 중립적인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奉子结婚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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