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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琅琊榜) 47회~50회 - 정왕, 마침내 임수를 되찾다.

Lesley 2016. 4. 26. 00:01

 

  이제 슬슬 랑야방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2년에 걸친 매장소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매장소의 목표는 두 가지다.  적염군 사건에 연루되어 죽은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친구 정왕을 다음 황위 승계자로 만들어 두 번 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는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서 그 중 한 가지 목표(정왕의 태자 책봉)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정왕이 매장소의 정체를 알게 된다...!  어머니 정귀비와의 대화에서, 임수가 자신의 마음 속에 살아있는 것은 싫고 현실에서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정왕이다.  그 정왕이 드디어 현실에서 임수와 마주하게 된다.   

  

 

 

 

 

 

드디어 태자가 된 정왕

 

 

  ◎ 아직은 때가 아니다. 

 

  정왕의 태자 책봉이 결정되었건만, 정작 당사자인 정왕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호부상서 심추는 정왕이 어째서 그러는 건지 정확하게 짚어낸다.  13년 전에 적염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정왕이 그토록 존경하던 큰형 기왕이 태자로 책봉되었을 것이다.  이제 태자 책봉을 눈앞에 두게 되니 기왕은 물론이고 둘도 없는 친구 임수의 생각도 간절하다.  너무 소중해서 지금껏 잊지 못 한 이들의 누명을 언제나 벗겨줄 수 있을런지 기약할 수 없으니, 정왕으로서는 자신의 태자 책봉조차 기쁘지 않은 것이다.

 

  반드시 적염군 사건을 다시 조사하겠노라는 뜻을 보이는 정왕에게, 심추가 간곡히 말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 몸을 낮추고 기다려야 한다고.  그 일이 누군가의 음모였다 한들, 기왕과 다른 이들을 죽이는 최종결정을 내린 것은 분명히 황제라고.  지금 이 시점에서 정왕이 적염군 사건을 뒤집으려 들 경우, 황제는 정왕이 자신의 약점을 들추려 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그렇다면 아무리 정왕이라도 결코 무사하지 못 할 것이라고.      

 

 

 

(위) 심추가 자신의 속내를 읽어내자 놀란 정왕.

(아래) '13년이나 기다렸는데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하는 듯한 정왕의 표정.

 

 

  ◎ 정왕 소경염에서 태자 소경염으로...! 

 

  드디어 정왕이 태자로 책봉된다.

  황제와 만조백관이 모인 자리에서 엄숙히 진행된 책봉식에서, 정왕은 당당한 태도를 보이고 황제는 노쇠한 징후를 보인다.  호부상서 심추와 형부상서 채전은 기대에 찬 미소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기뻐한다. (이제 태자가 되었지만, 편의상 앞으로도 정왕이라고 표기하겠음.)

 

 

 

태자가 된 정왕 소경염...!

 

 

  정왕은 책봉식을 끝낸 후 정귀비의 처소로 가서 인사를 한다.

  만일 예왕이 태자로 책봉되었다면, 예왕과 황후는 드디어 다음 황위가 자신들의 손에 들어왔다며 만면에 웃음을 가득 채운 채 서로를 쳐다봤을 것이다.  하지만 정귀비-정왕 모자는 기쁨의 눈빛 대신 결의에 찬 눈빛으로 서로를 응시한다.  정왕과 정귀비에게 태자 지위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두 사람은 태자 책봉을 발판으로 더 높게 뛰어올라 적염군 사건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차분히 불태운다.   

 

 

 

어머니 정귀비에게 태자가 되었다는 인사를 하는 정왕.

아무 말 없이 이심전심으로 서로를 응시하는 정귀비-정왕 모자.

 

 

 

화한지독

 

 

  ◎ 매장소의 얼굴이 변한 사연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하동섭봉이 마침내 해후한다.

  그리고 섭봉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매장소가 불러들인 랑야방 각주 린신(이 드라마 1회에 등장한 이후로 내내 안 보였던 린신이 겨우 다시 나타났음. ^^;;)의 입을 통해, 이 드라마의 중요한 비밀 중 하나가 밝혀진다.  매장소와 섭봉이 중독된 화한지독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똑같은 화한지독에 중독되었는데 왜 매장소와 섭봉이 전혀 다른 모습인 건지... 

 

 

 

변한 모습 때문에 13년간 아내의 주위만 맴돌며

차마 아내 앞에 나서지 못 했던 섭봉.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 섭봉을 다시 만난 하동.

 

 

 

  13년 전 매령에서, 녕국후 사옥이 이끌던 진압군은 적염군을 철저히 학살한 것도 모자라 불까지 질렀다.

  7만명이나 되는 적염군이 모두 죽었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마치 확인사살을 하는 식으로,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자까지 확실히 죽이려고 불을 지른 것이다.  그런데 진압군이 지른 불, 매령 전체를 뒤덮은 눈, 매령에만 산다는 설개충이라는 벌레가 합쳐지면서, 누구도 예상 못 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게 바로 화한지독이다.

 

  화한지독은 말 그대로 불의 뜨거운 기운인 '화(火)' 와 눈의 추운 기운인 '한(寒)' 이 한데 합쳐 생긴 독이다.

  매장소와 섭봉은 모두 심한 화상을 입어서 원래대로라면 죽었을 몸이다.  그런데 우연히도 매령 지역에만 서식한다는 설개충이 있는 눈밭으로 구르게 되었다.  설개충은 불에 탄 고기를 먹고 사는 곤충이라, 가뜩이나 심한 화상을 입은 상황에서 설개충에게 온몸을 물어뜯기는 고통까지 겪게 되었다.  그런데 인생이란 예측불허라 설개충에게 뜯어먹힌 덕분에 오히려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눈 속에 사는 설개충 몸안에 있는 추운 기운이 뜯어먹히는 사람에게 옮겨지면서, 그 사람의 화상을 눌러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냥 살아남기만 했으면 좋으련만, 설개충이 불에 탄 사람의 몸을 뜯어먹으면서 내뿜는 독소(이게 바로 화한지독이라는 독임.) 때문에 사람의 골격이 뒤틀리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게 된다.  그리고 온몸에 길고 하얀 털이 잔뜩 나서 사람인지 짐승인지 알 수 없는 모습이 되어 버리고, 마침내 혀까지 굳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듣는 사람들이 아연해지는데, 린신의 입에서 더욱 잔인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린신은 화한지독의 치료법 두 가지를 설명한다.  첫 번째 방법은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천수를 누릴 수 있게 되지만, 대신 몸 안의 화한지독을 완벽히 제거하지 못 해서 평생을 털에 뒤덮힌 모습을 하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채로 살아야 한다.  두 번째 방법은 화한지독을 완벽히 제거해서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대신 원래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변한 채 살아야 하고, 무리한 해독작용 탓에 얼마 살지 못 한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왼쪽) 불에 탄 섭봉의 손등 위에서 살을 뜯어먹는 설개충과 다가오는 설개충.

(오른쪽) 화한지독을 제거하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슬퍼하는 과거의 매장소.

 

 

  과거에 매장소가 택했던 방법이, 바로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갖추는 대신 목숨을 잃게 되는 두 번째 방법이다.

  매장소는 위험성을 뻔히 알면서도 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평범한 형상을 갖추어야 금릉으로 돌아가 부모와 전우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계획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생각하면, 13년 전 매령에서 죽은 이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매장소보다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매장소는 비록 목숨은 건졌다지만 그 동안 자신의 삶이 아닌, 13년 전에 죽은 7만명의 원혼의 몫을 대신하는 삶을 산 셈이니 말이다. 

 

 

 

  ◎ 예황군주의 앞날을 걱정하는 매장소 

 

  화한지독에 대해 알게된 예황군주는 매장소에게 얼마나 더 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

  왜 지금까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느냐며 화를 내거나 절망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거짓말 한 것은 다 괜찮으니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한다.  매장소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을 알게된 이상, 화를 내거나 절망하는데 낭비할 시간조차 없다는 식으로... 

 

  하지만 매장소는 또 다시 예황을 속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수명이 반년도 채 남지 않았노라 말하지 못 하고, 아직 10년은 남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마 10년이라는 대답을 듣고도 예황은 충격을 받고 슬픔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리며 말한다.  "(10년이면) 충분해요.  약속해요, 10년 동안 다시는 나를 떠나지 않겠다고." 

  이 때 예황의 눈빛은 정말...! ㅠ.ㅠ  그러나 10년은 고사하고 겨우 1년도 예황 곁에 있을 수 없는 매장소는 예황을 안은 채 눈물만 삼킬 뿐이다. 

 

 

 

남은 10년간 자신의 곁에서 떠나지 말라는 예왕에게

차마 사실을 털어놓지 못 하고 눈물만 삼키는 매장소.

 

 

  거짓말로 예황을 안심시킨 매장소는 따로 하동을 만나서 예황을 부탁한다.

  하동은 지난 2년간 매장소와 알고 지냈지만, 남편과 만난 날에야 비로소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리고 자신이 오랜 세월 임수의 아버지 임섭이 남편을 죽인 것으로 오해했고, 그 오해가 풀린 뒤에도 바로 눈앞에 있는 임수를 못 알아본 것을 미안해 한다.

  하지만 매장소는 그런 하동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대신 자신이 죽은 후 예황을 돌봐달라 부탁한다.  하동은 매장소가 얼마 못 살 것이라는 말에 놀라고, 그런 상황에서도 예황을 걱정하는 그 마음에 안타까워 한다.

   

 

 

"훗날 예황이 다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 날이 온다면,

저 대신 예황에게 그 사람과 혼인하라고 권해주겠어요?"

 

 

 

정왕, 마침내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알게 되다!

 

 

  ◎ 하강의 마지막 반격 시도

 

  하강은 예왕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탈옥했다.

  예왕의 반란이 성공했더라면 인생역전을 이루었겠지만, 마지막 희망 예왕마저 그리 되었으니 이제는 한낱 도망자 신세일 뿐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주저앉을 하강이라면, 애초에 적염군 사건 조작이라는 엄청난 죄를 지을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하강은 자신만큼이나 정왕-정귀비 모자에게 원한을 품고 있을 폐태자의 생모 현빈(과거에는 월귀비였지만, 아들이 태자 지위에서 쫓겨나자 현빈으로 강등되었음.)에게 줄을 댄다.  그래서 현빈은 하강이 보낸 밀서를 황제에게 전달한다.  밀서의 내용인즉슨, 매장소의 정체가 바로 임수이며, 얼굴이 몰라보게 변한 것은 화한지독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설명할 게 있다.

  쓸 게 하도 많아서 어지간한 조연급 인물에 관한 것은 생략했더니, 그만 중요한 부분도 빼먹고 말았다.  진반약은 미인계를 이용하여 붙잡은 동로에게 또 계략을 써서, 매장소가 화한지독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진반약에게 그 사실을 전해들은 하강은 그 동안 매장소가 보인 행동, 매장소가 오금환에 중독되고도 멀쩡히 살아남은 사실 등을 화한지독을 연결지어,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추리해냈다. (그러고 보니 예왕의 반란 와중에 동로와 군낭이 죽었다는 것도 통째로 생략했구만...  이게 바로 조연의 비애라는 것이지... -.-;;) 

 

  어쨌거나 황제는 하강이 보낸 밀서를 읽고서 깜짝 놀란다.

  하지만 하강에 대한 신뢰도가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데다가, 사람의 얼굴이 완전히 변해버린다는 꿈같은 이야기를 쉽게 믿을 수도 없다.  그래서 화한지독이라는 게 정말로 있는지 확인하고자, 학자란 학자는 다 긁어모아 궁궐 내의 모든 책을 샅샅이 조사하게 한다. 

 

 

 

 

황제 앞에서 부지런히 책을 뒤지는 학자들.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가 이런 디테일한 소품들임.)

 

 

 

책 뿐 아니라 목간도 잔뜩 가져다놓고 조사함.

(역시 디테일하구만~~! ^^)

 

 

 

뒤지고 뒤지고 또 뒤지고...

(저렇게 많은 인력을 동원해 방대한 자료를 뒤지는 일은

황제란 지위에 있기에 가능한 일임.)

 

 

 

마침내 발견한 화한지독에 관한 자료.

그것을 읽고서 경악하는 황제.

 

 

  ◎ 매장소 일생일대의 위기

 

  황제는 매장소에게 입궐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고담이 정귀비의 궁녀에게 은근슬쩍 정보를 흘려주었기 때문에, 정왕은 매장소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고 매장소의 입궐을 막으려 든다.  하지만 궁궐로 향하는 매장소와 정왕이 보낸 사람이 그만 간발의 차로 엇갈린다.  결국 매장소는 호랑이굴로 들어가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궁궐로 간 매장소...  평소와 다르게 가면을 쓴 무사들이 편전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잔뜩 배치된 것을 보고, 자신이 심각한 위험에 빠졌음을 직감한다.

 

 

 

가면을 쓴 무사들이 배치된 복도로 들어서는 매장소.

(이 장면도 위기감을 잘 표현한 연출이 좋음.)

 

 

 

  정왕이 자기 처소에서 초조히 서성이고 있는데, 소식을 들은 예황군주와 몽지가 급히 온다.

  정왕은 그저 매장소에게 큰 위험이 닥쳤다는 것만 알 뿐, 구체적으로 그 위험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 한다.  하지만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아는 예황과 몽지는, 황제도 매장소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것을 짐작한다.

 

  이 와중에 황제가 사람을 보내 정왕까지 부른다.

  그러자 예황은 황제가 매장소의 정체를 안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엄청난 발언을 한다.  매장소를 구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그리고 정왕도 반란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다. (이 때 불타오르는 예황의 눈빛이라니...!) 

 

  예황 : "소 선생은 전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태자 전하께서도 소 선생을 위해 일전을 벌이시렵니까?"
  정왕 : (표정은 담담하나 눈빛은 단단하게) "설마 군주는 오늘에야 이 경염(정왕의 이름)을 안 것이오?"

  예황 : "좋습니다.  동궁, 목왕부, 그리고 순방영이 궁성에 칼을 겨눈다면 불가능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황제께서 항상 이것도 반란이다 저것도 반란이다 의심하시는데, 우리가 황제께 진짜 반란을 보여드립시다!"

 

 

 

"태자 전하께서도 소 선생을 위해 일전을 벌이시렵니까?"

"설마 군주는 오늘에야 이 경염을 안 것이오?"

 

 

  이 장면에서 정왕의 매력이 폭발(!)한다.

  물론, 매장소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자마자 주저없이 반란을 일으키려는 예황의 대담함과 결단력도 대단하다. (특히 "우리가 황제께 진짜 반란을 보여드립시다!" 부분에서는 "오오~~" 소리가 절로 나옴.)  하지만 반란에 참여하겠느냐는 예황의 질문에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찬성하는 정왕의 모습도 너무 멋있다.

  '예황군주 당신은 나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지 않았는가, 우리는 임수라는 공통된 소중한 이를 가운데 두고 함께 어울렸던 사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 상황에서 나의 안위만을 위해서 매장소를 모른 척 할 것이라 여기느냐?  당연히 나도 매장소를 구하기 위해 반란에 참여할 것이다.' 라는 길고도 거창한 말을 "설마 군주는 오늘에야 이 경염을 안 것이오?" 라는 짤막한 문장 하나로 깔끔히 정리해서 표현한다.  더구나 그 말을 할 때의 태도가 너무나 침착하고 담담하기에, 오히려 그 말에 실린 결의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예황과 몽지도 매장소를 위해 반란에 가담한다고 했지만, 정왕의 입장은 나머지 두 사람과 다르다.

  예황과 몽지가 매장소를 위해 목숨 걸고 반란을 일으키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두 사람은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예황이 반란에 가담할지를 정왕에게만 묻고 몽지에게는 안 물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임수와 가까웠던 이라면 누구라도 임수를 위해 기꺼이 반란에 가담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정왕은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아직까지 모르고 있다.  그런데도 불과 1년 전만 해도 음침한 책사라고 의심하고 꺼려하던 매장소를 위해, 지금까지 어렵게 이루어낸 모든 것을 위태롭게 만들면서까지 반란에 가담하겠다는 것이다. (정왕 이 자식...!  넌 역시 멋진 사나이야...! ㅠ.ㅠ) 

 

  하지만 정왕은 일단 반란에 찬성하고서도 조심스럽고 주도면밀한 태도를 보인다.

  덮어놓고 반란을 일으키면 궁궐 안에 있는 매장소와 정귀비는 어찌되겠느냐며, 자신이 일단 황제의 명령대로 궁궐에 들어가 상황을 살피겠다고 한다.  이 장면은 정왕이 다음 황제가 될만한 인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정왕은 분명히 정과 의리가 넘치는 좋은 사람이지만, 정의롭고 선량한 사람이 흔히 그렇듯이 주위 상황을 둘러보지 못 하고 남의 도발이나 음모에 쉽게 넘어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그 동안 일을 그르칠 뻔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고, 그 때마다 매장소가 나서서 냉정히 사태를 파악하고 일을 수습했다.  그런데 매장소가 곁에 없는 지금, 매장소가 너무 걱정된 나머지 덮어놓고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예황과 몽지에게 브레이크를 걸고, 지도자로서 현실을 냉정히 파악하고 신중히 움직이는 역할을 정왕이 맡은 것이다. (우리 정왕이 달라졌어요~~!!!)

 

  정왕은 최악의 상황(자신과 매장소 모두 목숨을 잃는 상황)을 각오하고 황제의 편전으로 간다.

  그러나 막상 편전에서 정왕이 맞부딪친 상황은 정왕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매장소가 13년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임수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자신도 한 때 매장소가 임수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품었지만, 이미 그 의혹은 해소되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다른 사람들이 매장소를 임수라고 의심한단 말인가...!

 

 

 

매장소가 임수라고 주장하는 하강과 황제.

그 말에 경악하는 정왕.

 

 

  정왕이 황제와 하강의 말을 믿지 않자, 황제는 책에서 알아낸 화한지독에 대해 설명한다.

  임수가 화한지독에 중독되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는 설명을 듣고, 경악과 충격으로 매장소를 보는 정왕.  그리고 이 절대절명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그런 정왕을 일부러 외면하며 태연함을 가장하는 매장소.

 

   

 

설마... 정말로 매장소가 임수란 말인가...!

 

 

  하지만 매장소에게 기린지재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매장소는 유창한 언변과 딱딱 들어맞는 논리로 하강의 주장을 반박한다.  하강의 주장대로 자신이 진맥을 받아 화한지독에 걸렸다는 게 밝혀진다 한들, 그게 어떻게 자신이 임수라는 증거가 된단 말인가?  설마 이 세상에 오직 임수 한 사람만 화한지독에 걸리라는 법이라도 있다던가?

  그리고 하강은, 매장소가 금릉에 온 뒤로 정계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정왕에게 유리한 일이었다며, 매장소가 임수라서 친구 정왕을 위해 그 모든 일을 꾸민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예왕이 반란을 일으킨 것도 매장소가 꾸민 일이던가?  정왕이 태자가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예왕의 반란인데, 그 사건은 예왕이 화약방 폭발 사건으로 황위 계승전에서 밀려나자 앙심을 품고 일으킨 게 분명하지 않던가!  그게 매장소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그렇잖아도 정왕을 태자로 책봉한 후 부쩍 피로를 느끼며 세상만사를 귀찮아하던 황제다.

  매장소와 하강이 벌이는 설전을 들으면서 혼란함을 넘어서서 깊은 피로감을 느낀다.  결국 황제는 매장소의 말에 넘어가, 하강이 자신과 정왕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매장소를 물고늘어졌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강이 음모를 꾸몄다고 생각하고 분노해

하강에게 물건을 내던지는 황제.

 

 

  하강은 황제가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직접 실력행사에 나선다.

  감옥으로 끌려나가기 직전에 매장소를 공격한 것이다.  하강이야 매장소에 대한 증오심으로 매장소만을 공격했을 뿐이지만, 황제가 있는 편전에서 황제의 호위군을 제외한 사람이 무력을 쓰는 것은 황제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  하강도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어차피 이대로 끌려나가면 사형당할 게 뻔하니,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달려든 것이다.  

 

 

 

달려드는 하강을 피해 뒤로 물러서는 매장소.

매장소 뒤편에서 하강을 향해 달려드는 호위군.

(이 장면은 동영상으로 보면 정말 멋짐!

슬로우 모션의 미학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음. ^^)

 

 

 

하강의 마지막 반격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남.

 

 

  ◎ 친구 임수를 지켜낸 정왕

 

  그러나 황제가 하강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매장소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후천성(혹은 선천성인지도...) 신뢰 결핍증 환자인 황제는 하강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면서도, 혹시라도 하강의 말이 정말이면 어쩌나 하는 의심과 걱정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다.  그래서 매장소가 정말로 임수일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 때문에 매장소를 아예 없애버리기로 한다...!

 

 

 

고담에게 독이 든 술을 가져오라고 지시하는 황제.

황제가 자신을 죽이려 하는 것을 눈치챈 매장소.

역시 불길한 느낌에 사로잡힌 정왕.

 

 

 

매장소가 마실 술에 독이 있음을 대놓고 알리는 고담.

그런 고담에게 눈을 부라리는 황제.

황제의 음모가 놀랍지도 않다는 표정을 짓는 매장소.

황제의 음모를 알고 얼굴을 굳히는 정왕.

 

 

  고담은 몸은 황제 옆에 있어도 마음은 이미 한참 전부터 정왕 쪽으로 기운 상태다. 

  황제가 매장소를 죽일 생각으로 궁궐로 불러들였을 때, 정귀비의 궁녀를 통해 매장소를 궁에 들어오지 말게 하라고 귀띔까지 해주지 않았던가!  그런 고담이 황제의 명령대로 황제와 매장소가 마실 술을 가져오더니 "이 술잔이 매장소의 것입니다." 라며 술잔 하나를 들어보인다.  평범한 술이라면 어떤 술잔에 담긴 술을 마시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결국 고담의 행동은 '이 술잔에는 매장소를 죽이기 위해 독을 넣은 술이 들어있습니다.' 라고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

  고담은 그렇게 말하고서, 마치 자신이 그저 실수로 그 말을 했고 뒤늦게 '아차!' 하는 것처럼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  기가 막힌 황제가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고담을 노려보지만, 매장소와 정왕이 이미 모든 걸 다 알아버렸으니...

 

 

 

술잔을 들려는 매장소를 저지하면서

대신 술잔을 드는 정왕.

정왕이 정말 술을 마실까봐 놀라는 황제와 매장소.

 

 

  정왕은 매장소 대신 독주가 든 술잔을 들어올린다.

  황제도 매장소도 정왕이 정말로 그 술을 마실까봐 흠칫 한다.  그러나 정왕은 마시지 않는다.  다만 황제의 눈앞에서 독주를 바닥으로 쏟아부어, 황제와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매장소의 목숨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는 결의를 보인다.

  황제는 처음에는 아들이 정말로 독주를 마시는 줄 알고 기겁하더니, 아들이 술잔을 기울여 독주를 쏟는 것을 보고 분노와 어이없음이 뒤섞인 표정을 짓는다.  자신은 정왕을 태자로 책봉해 다음 황위 계승자로 만들어줬건만, 정왕은 그깟 책사 하나 때문에 자신에게 대항하려 든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이란 말인가...!  언제나 스스로의 권력과 권위를 최우선시 하고 그 밖의 모든 사람을 장기말처럼 이용한 황제로서는, 너무 기막혀서 뒷목 잡을 판국이다.

 

  하지만 위에도 썼듯이 황제는 이미 늙었다.

  13년 전에 큰아들 기왕을 죽인 것에 대해서도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던 터에, 예왕마저 그렇게 자살하고나니, 더욱 늙고 지쳐버렸다.  예전 같으면 자신에게 눈 똑바로 뜨고 대항하는 정왕을 가만히 두지 않았겠지만, 이제는 어떻게 손을 쓰지 못 한다.

 

  그렇게 정왕은 매장소, 아니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소중한 친구 임수를 잔인한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지켜낸다.

 

 

 

밖으로 나온 매장소가 힘들어하자 부축하는 몽지.

그런 매장소를 바라보는 정왕.

 

 

  ◎ 임수를 위하여

 

  매장소가 몽지와 함께 궁궐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본 후, 정왕은 어머니 정귀비를 찾아간다.

  정귀비의 처소로 걸어가는 정왕의 머리 속에서 지난 2년간 보아온 매장소의 여러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친구건만, 어떻게 2년이나 곁에 두고서도 그렇게 까맣게 못 알아봤을까...!  아니, 알아보지 못 하기만 했으면 그나마 괜찮다.  그 동안 몇 번이나 매장소를 의심하고 경멸하고 비난했다.  매장소에게 입혔던 마음의 상처가 이제는 정왕의 가슴에 상처로 돌아온다. 

 

  정귀비 처소에 들어서서 정귀비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정왕은 확신한다.

  어머니는 이미 매장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동시에, 그 동안 정왕 주위에 널려있었지만 정왕이 미처 깨닫지 못 했던 여러 퍼즐 조각이 갑자기 한꺼번에 합쳐진다.  그러면서 정귀비 뿐 아니라 예황군주와 몽지도 매장소가 임수라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오직... 오직... 정왕 자신만 아무 것도 몰랐다...!!!

 

 

 

친구 임수를 알아보지 못 하고 모질게 대했던 일에

죄책감을 느끼며 우는 정왕.

 

 

 

흐트러진 아들을 다독이는 정귀비.

 

 

  정귀비가 충격과 죄책감에 휩싸여 무너져내린 정왕을 다독이며 신신당부한다.

  임수를 위해서라도 적염군 사건을 재수사하는 일은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  정왕은 실패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겠지만 임수는 감당할 수가 없다고.  정귀비의 말은, 정왕이야 실패하더라도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지만 건강이 나빠진 임수에게는 다음 기회라는 게 없다는 뜻일 것이다. (최소한 나는 그렇게 들었음.  그런데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나니 정왕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듯... -.-;;)  마음을 겨우 추스린 정왕도, 임수의 염원인 적염군 사건 재수사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한다.

 

 

 

고담의 말에 홀딱 넘어가

매장소가 임수일 리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황제.

 

 

  한편, 황제는 고담과 단둘이 남게된 자리에서 매장소가 정말 임수가 맞을까 묻는다. 

  황제를 다루는 데는 도가 튼 고담이 그럴듯한 말로 황제를 안심시킨다.  만일 정말로 매장소가 임수라면, 전에 매장소가 하강에게 체포되어 현경사에 끌려갔을 때 정왕이 가만히 보고만 있었겠느냐고.  둘도 없는 친구가 현경사 같은 무서운 곳에 끌려가 고초를 겪는 것을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황제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고담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정왕이 정말로 매장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면, 정왕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매장소가 현경사에 끌려가는 것을 막으려 했을 것이다.  황제에게 직접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정왕은 매장소가 현경사에 체포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러니 매장소가 임수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하강은 매장소가 임수라고 주장하면서, 정왕도 그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고 황제에게 말했다.

  만일 정왕이 매장소의 정체를 알았더라면, 고담의 말대로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매장소를 지키려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왕은 황제와 하강에게 화한지독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몰랐다.  그러니 하강의 잘못된 추측이 오히려 매장소의 정체를 숨겨주는 방패가 된 셈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생은 참으로 많은 우연과 억측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강의 빗나간 짐작 덕분에 정왕과 매장소는 황제의 의심에서 벗어났으니...

  

 

 

 

새로운 시대를 향하여 

 

 

  ◎ 정왕의 조정

 

  정왕은 호부상서 심추와 형부상서 채전를 불러놓고, 당쟁에 개입한 인물이라도 잘못을 뉘우치면 그대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심추와 채전은 나라와 백성을 위한다는 마음은 같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기에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심추는 어떤 관료나 처음에는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고 결심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당쟁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재주가 있고 죄를 뉘우친 자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정왕의 뜻에 찬성한다.  하지만 채전은 잘못을 쉽게 용서해주면 관료들이 법을 우습게 알며 계속 잘못을 저지를 위험이 있고, 초야에도 얼마든지 뛰어난 인재가 있으니 그런 인재들에게 대신 기회를 줘야한다며 반대한다.

 

  둘 다 맞는 말이라서 선뜻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심추의 말대로, 본인이 권력을 탐해서 적극적으로 당쟁에 개입한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이 휩쓸렸다면, 그리고 스스로 죄를 뉘우쳤다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맞다.  새로 인재를 발굴해서 업무에 익숙하게 키우는데는 오랜 세월이 흐르니, 기존의 인재를 활용하는 게 옳다.  

  하지만 채전의 말대로, 자칫하면 관료들에게 잘못을 저질러도 쉽게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리고 업무에 능숙하다는 이유로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기회를 또 줌으로써, 새로운 인재에게 돌아갈 기회가 박탈되는 단점도 있다. 

 

 

 

정왕의 뜻에 찬동하는 심추와 반대하는 채전.

공부와 병부의 목패를 화로에 태우는 매장소.

 

 

  바로 그 시간에, 매장소는 마치 정왕의 의도를 아는 것마냥 공부의 목패와 병부의 목패를 불태운다.

  이 드라마 초기에, 매장소가 갖고 있는 관직 이름이 써진 목패는 데스노트(!) 같은 역할을 했다.  매장소는 예왕파 혹은 폐태자파의 누군가를 쳐낼 때마다, 그 누군가의 관직명이 써진 목패를 화로에 넣어 태웠다. 

  하지만 이번에 공부 목패와 병부 목패를 불태우는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다.  공부상서와 병부상서는 쳐낼 일이 없기에, 목패가 필요없어서 불태우는 것 뿐이다.  정왕이 새로 열어갈 시대는 화합의 시대고, 공부상서와 병부상서는 그런 정왕 시대에 한몫을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무심코 '정왕의 조정' 이란 말을 입에 담은 채전.

흠칫해서 그런 채전을 쳐다보는 심추.

두 사람에게 단단히 입조심 시키는 정왕.

 

 

  정왕 앞에서 심추와 한바탕 논쟁을 벌이던 채전이, 무심코 '전하(정왕)의 조정' 이란 말을 한다.

  심추는 조금 전까지 채전과 논쟁을 벌이는 동안에도 웃는 낯을 유지할 정도로 성품이 온화한 사람인데, 이 때만큼은 흠칫해서 말조심하라는 표정으로 노려본다. ^^;;  정왕 역시 정색을 하며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하느냐며 질책한다.

 

  아무리 늙었어도 호랑이는 호랑이다.

  황제의 기세가 예전만 못 하다고 해도 여전히 양나라의 최고 권력자는 황제다.  1인자 황제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상황에서 2인자 정왕이 앞에 나서서 주인인 척 설친다는 인상을 줄 경우, 황제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이것은 꼭 황제가 권력욕과 의심이 넘쳐나기 때문이 아니라, 동서고금의 역사 속에서 1인자와 2인자 사이에 항상 있어왔던 위태로운 미묘함이다.   

 

 

  ◎ 홍수초의 뿌리를 뽑아라!

 

  언궐의 생일을 맞아 많은 손님이 언궐의 집을 방문한다.

  그 중에는 아들을 데리고 온 부인도 있다.   바로 오래 전에 하강의 곁을 떠났던 하강의 전 부인 한씨와 그 아들 이다...!

 

 

 

 

한씨 부인에게서 홍수초의 명단을 받은 언궐.



  한씨 부인 모자는 하강의 사형일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금릉으로 왔다.

  한씨 부인 입장에서는 이미 끊어진 인연이지만, 어찌되었거나 아들의 몸에는 자신의 피 뿐 아니라 하강의 피도 흐르고 있다.  그래서 사형이 집행된 뒤 아들에게 하강의 시신을 거두게 하겠다며 금릉으로 온 것이다. (한씨 부인도 보통 사람이 아닌 듯...)

 

  그리고 금릉에 온 김에, 옛날 친구 중 유일하게 살아남다시피 한 언궐에게 큰 도움을 준다. 

  한씨 부인이 아직 하강과 함께 살던 시절, 이미 선기공주와 외도를 하던 하강은 선기공주가 이끌던 홍수초와도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한씨 부인은 그 때 자신이 알게된 홍수초 조직원의 이름을 전부 적어 언궐에게 넘겨준다.

  한씨 부인이 넘겨준 명단으로 인해 금릉 여기저기에서 한바탕 체포 바람이 분다.  조정에는 물론이고 명문가 규방에까지 침투해있던 홍수초 조직원들이 줄줄이 체포된다.  홍수초가 하강이나 예왕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홍수초 또한 뿌리 뽑아야 한다.  새 술은 새 푸대에 담아야 하는 법이니 말이다.

 

  쫓겨난 황후 대신 궁궐 안주인 역할을 하는 정귀비가, 홍수초 소속 궁녀들을 불러모아 궁 밖으로 나가 살라고 명령한다.

  처음에 궁녀들은 자기들 정체가 드러난 줄 모르고, 왜 자신들을 내치느냐며 정귀비에게 울며불며 애원한다.  하지만 정귀비가 자신들의 정체를 다 알고도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려한다는 것을 알고는, 모두 정귀비의 뜻에 따른다.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게된 것에 대하여

감사 인사를 올리는 홍수초 소속 궁녀들.

그 순간 정귀비는 눈을 감고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 적염군 사건을 재조사하라!

 

  매장소는 감옥에 갇힌 하강을 만나 약을 잔뜩 올리고 나가던 길에, 정왕과 함께 예전에 기왕이 갇혀있던 감방으로 간다.

  황제의 큰아들로 태어나, 훌륭한 인품과 큰 뜻으로 많은 이의 존경을 받으며 차기 황제의 길을 걷던 기왕.  그러나 하루 아침에 반역죄로 체포되어 어둡고 차가운 감옥에 갇혀있다가, 마침내 아버지가 내린 독주를 마시고 죽은 기왕.  매장소와 정왕은 자신들의 성장기에 큰 영향을 끼쳤던 기왕이 갇혀있던 감방 안을 들여다보며 착잡한 표정을 짓는다.  

 

 

 

기왕이 최후를 맞은 감방을 들여다보며

착잡해하는 매장소와 정왕.

 

 

 

기왕에게 독주를 전달한 이는 예왕이었음.

(아직 어렸던 예왕의 불안감 어린 표정.)

아버지가 기어이 독주를 내리자

절망적인 표정으로 독주를 마시는 기왕.

 

 

 

"걱정말게.

형님과 적염군의 억울함은 곧 풀릴테니까."

 

 

  정왕은 기왕이 갇혔던 감방 앞에서 매장소, 아니 임수에게 다시 한 번 다짐한다.

  기왕과 적염군의 억울함을 자신이 곧 풀어줄 것이라고...  적염군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는 의지는, 정왕이 적염군 사건의 진상을 알게된 뒤로 언제나 정왕 마음 속에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책사 매장소가 아니라, 자신의 친구 임수 앞에서 새삼스레 다짐하는 그 말의 무게는 이전과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죽은 이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살아남은 임수를 위해서도 반드시 그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 

 

 

 

마침내 적염군 사건 재조사를 명하는 정왕.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는 심추와 채전.

놀라움과 감탄이 뒤섞인 표정을 짓는 언궐.

 

 

  마침내 정왕이 언궐, 심추, 채전을 불러들여서 자신의 뜻을 밝힌다.

  "나는 13년 전의 적염군 사건을 재조사할 것이오.  다시 조사하고 다시 판결하여 진상을 천하에 명백히 밝히겠소.  그리하여 큰형님과 임씨 일가의 오명을 씻어줄 것이오.  이 목적을 이룰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오."

  세 사람은 깜짝 놀란다.  그들 모두 정왕이 언젠가는 적염군 사건을 재조사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적염군 사건이 진짜 역모가 아니라 음모라는 확신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아마도, 정왕이 황위에 오른 후에나 적염군 사건에 손을 댈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지금의 황제가 아직 건재한 동안 그 사건을 다시 조사한다는 것은, 황제와 정면으로 대결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매장소와 정왕은 마지막 관문 바로 앞까지 왔다.

  지금까지 매장소와 정왕이 극복하고 성사시켰던 일 중 쉬운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상대했던 악당들도 결코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지만, 이번에 상대해야 하는 사람은 절대 권력의 화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장소는 지난 13년간 등에 짊어지고 살았던 7만 전우의 넋을 위해, 정왕은 13년만에 되찾은 친구 임수를 위해, 그 어려운 일에 도전하기로 한다.

 

 

 

보너스 - 정귀비와 녹나무

 

 

  ◎ 정귀비가 항상 바라보던 뜰에는 무엇이 있었나?

 

 

  랑야방 48회에서는, 이 드라마의 큰 줄기와는 별 상관없지만 시청자의 가슴을 찌르르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정귀비가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두었던 비밀이 드러난다.  전에 올린 포스트 끝부분에서 두 가지 복선을 소개하면서, 정귀비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눈빛과 따뜻한 미소로 자기 처소의 앞뜰을 보는 장면을 언급했다.  ☞ 랑야방(琅琊榜) 34회~42회 - 매장소의 반격 / 예왕과 하강의 몰락(http://blog.daum.net/jha7791/15791283)  48회에서 드러나는 정귀비의 비밀이란 바로 그 복선이 암시하던 사실이다.

 

 

 

예비 며느리와 단란한 시간을 즐기는 정귀비.

 

 

  태자 정왕과 혼인할 처녀가 정해지자, 정귀비가 그 예비 며느리를 궁궐로 불러들인다.

  평범한 남자가 아닌 한 나라의 태자와의 혼인을 앞두고 불안해 할 처녀를 안심시켜주기 위해서다.  정귀비는 처녀를 옆에 앉혀놓고,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가 하면 다정한 말을 건네는 등 오붓한 시간을 갖는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정귀비가 문득 열어놓은 문 밖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 표정이 마치 꿈에 잠긴 듯 아련하기만 하다.  의아해진 처녀가 정귀비가 바라보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열린 문 사이로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바로 녹나무다. 

 

 

 

옆에 앉아있는 처녀도 잠시 잊고서

옛 추억 속으로 잠겨드는 정귀비.

 

 

 

처녀가 정귀비의 시선을 따라 쳐다보자

열린 문 사이로 녹나무 한 그루가 보임.

(문 사이로 풍경이 보이는 화면 연출 너무 좋음...!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음. ㅠ.ㅠ)

 

 

 

  그리고 시청자에게서 '아~' 하는 소리를 자연스레 끌어내는 대화가 이어진다.

 

  처녀 : "마마께서는 녹나무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정귀비 : (잠시 사이를 두고) "그래.  항상 좋아했지."

 


  ◎ 정귀비의 마음 속 녹나무, 매석남

 

  "그래, 항상 좋아했지." 라는 짤막한 말이 100마디 긴 설명보다 더 명확하게 한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정귀비는 임수의 아버지 임섭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았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양나라 적염군의 총지휘관 임섭 장군이 아니라 강호를 떠돌던 젊은 청년 매석남을 사랑했다...!

  이 장면은 그런 사연을 모르는 처녀가 질문을 하며 짓는 천진한 표정과, 마치 꿈 속에 앉아있는 것 같은 정귀비의 표정이 대조를 이루며, 멋진 효과를 자아낸다.  대본도, 연출도, 배우의 연기도, 정말이지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다...!

 

  임섭은 젊은 시절에 강호를 유람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매석남이란 가명을 썼다.

  정왕이 매장소가 임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정왕과 정귀비 사이에 오간 대화로 '매장소의 아버지 매석남 = 임수의 아버지 임섭' 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임섭은 신분을 숨기고 강호를 유람할 생각이라 어떤 가명을 써야 하나 생각했는데, 마침 근처에 큰 돌과 녹나무가 있는 것을 보고 '돌 석(石)' 과 '녹나무 남(枏)'을 가명에 쓸 글자로 골랐다.

  이전에 정왕이 매장소 아버지의 성함이 무엇이냐고 돌발적으로 질문했을 때, 매장소와 정귀비는 미리 입을 맞추지 않았으면서도 똑같이 '매석남' 이라고 대답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임섭이 매석남이기 때문이다.

 

  임수가 13년 동안이나 쓴 매장소란 이름의 연원도 매석남이다.

  임수가 바뀐 얼굴과 새로운 신분으로 살기 위해 가명을 지으면서 굳이 '매' 라는 성을 고른 것은, 예전에 자기 아버지가 매석남이란 가명을 썼기 때문이다.  비록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얼굴은 완전히 변해버렸고, 역적으로 몰린 처지라 신분을 숨겨야 해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임' 이라는 성도 쓸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은 여전히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생각에, 가명일지언정 아버지와 같은 성을 쓴 것이다.  

 

  정귀비 처소 바로 앞에 녹나무를 심은 것은 분명히 정귀비의 뜻일 것이다.

  임섭은 매석남이란 이름으로 강호를 돌아다니다가, 위기에 처한 한 소녀(입궁하기 전 스승과 함께 떠돌며 의술을 펼치던 정귀비)를 구해냈다.  그렇게 그 소녀에게, 자신을 구해준 매석남이란 청년은 평생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청년의 이름으로 쓰인 녹나무 또한 평생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나무가 되었다.  자기 처소 문을 열면 바로 볼 수 있게 심어놓고 수시로 바라보았을 만큼 말이다.

 

 

 

"그래, 항상 좋아했지."

  

 

  "그래, 항상 좋아했지." 라는 대사에서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이 랑야방 감상문 시리즈 첫 번째 포스트에서, 랑야방의 매력 중 하나로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여백의 미를 보이는 화면 연출' 을 들었다.  ☞ 랑야방(琅琊榜) 1회~6회 - 기린지재 매장소 / 금릉에 이는 풍운(http://blog.daum.net/jha7791/15791278)  그런데 거기에 한 마디 덧붙여야 할 듯하다.

  이 드라마에서는 화면 연출에서만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게 아니라, 대화에서까지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그래, 항상 좋아했지." 라는 짤막한 문장 하나로 모든 것을 다 알려주니 말이다.  마치 넓고 하얀 종이 한 가운데 줄기 하나, 잎 하나 밖에 없는 대나무를 그린 수묵화를 보는 느낌이다.  너무나 간단하지만, 그렇게 간단해서 오히려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 장면을 보고나면, 정귀비가 매장소와 재회했을 때 했던 말이 전혀 다른 의미로 재해석된다.

  매장소가 화한지독에 중독되어 완전히 다른 얼굴로 변한 것을 보고, 정귀비가 울면서 말했다.  "너는 예전에 네 부친을 무척이나 닮았었는데..."  ☞ 랑야방(琅琊榜) 43회~46회 - 예왕의 반란과 최후(http://blog.daum.net/jha7791/15791281) 

  그 때는 그저 매장소의 기구한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매장소는 자기 아들의 둘도 없는 친구이며, 자신 또한 친조카나 다름없이 여긴 아이였다.  그런 매장소가 무서운 독에 중독되어 완전히 달라진 얼굴로 나타났으니, 너무 가엾고 안쓰러워서 그런 말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너는 예전에 네 부친을 무척이나 닮았었는데..." 라는 말에는 매장소에 대한 안타까움 뿐 아니라, 오래 전에 누명을 쓰고 처참하게 죽은 매석남에 대한 비통함도 함께 들어있었다.  매석남이 이 세상에 남기고 간 유일한 끈이 아들 매장소인데, 그 매장소가 매석남에게서 물려받은 모습을 모두 잃은 채 조만간 죽을 것 같은 망가진 몸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니 정귀비로서는 매석남이 떠올라 더욱 큰 슬픔을 느낀 것이다.

 

 

  ◎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 알겠지...

 

  그런데 매석남은 정귀비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매석남은 자신이 구해낸 예쁘장하고 마음씨 곱고 의술 뛰어난 소녀를 누이처럼 대했을 뿐, 그 마음은 몰랐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정귀비의 사려 깊고도 주도면밀하며 인내심 깊은 성품으로 보아, 당시 일개 의녀였던 정귀비가 신분 차이 때문에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자신의 사랑을, 궁우가 매장소에게 하듯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또한 궁우처럼 외사랑에 속을 끓이지도 않았을 듯하다.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묻어둔 채 매석남을 은인으로만 대하거나, 좀 더 친밀하게 대하더라도 오라비처럼만 대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자신은 황제의 후궁이 되고 매석남은 황제의 누이 진양장공주의 남편이 되었을 때에도, 엇갈린 인연을 안타깝게 여기기보다는, 그저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매석남을 친인척의 예로 따뜻하고도 정중하게 대했을 듯하다. 

  그리고 매석남의 아들이 자신의 아들과 단짝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리며 자라는 것을 보면서, 가끔 강호에서 매석남을 만났던 옛날을 회상했을 것이다.  매장소가 어린 소년에서 청년으로 자라면서 나날이 그 옛날 매석남의 모습과 비슷해지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첫사랑의 추억도 떠올렸을 것이다.   

 

  물론 전부 나의 상상일 뿐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정귀비의 성품이나 행동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 실제로 정귀비와 매석남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두 사람의 마음은 오직 두 사람만 알 것이다.

 

 

 

기타

 

 

  1. 랑야방을 방영했던 우리나라 중화TV에서 3월부터 4월까지 '위장자' 라는 중국드라마를 방영했다.


  제작진도 랑야방 제작진 그대로이고, 주연을 맡은 배우진도 랑야방 배우진 그대로이다.  사실은 위장자가 랑야방보다 먼저 제작된 드라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방영 계획이 없다가, 랑야방의 인기에 힘입어 뒤늦게 방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제시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몰래 항일운동을 돕는 상류층 가문의 4남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위장자의 주인공격인 4남매가 랑야방 드림팀 출신이다.  우선 첫째는 4남매 중 유일한 여자로, 랑야방 속 정귀비(정빈 → 정비 → 정귀비 순으로 승격된 정왕의 어머니) 류민도다.  둘째는 랑야각 각주인 린신(랑야방 1회에만 나오고 한참 안 나오다가 랑야방이 후반부에 들어선 후에야 겨우 등장한  바로 그 각주... ^^;;)으로 나오는 근동이다.  셋째는 랑야방 속 정왕인 왕개, 넷째이자 막내가 랑야방 주인공 매장소인 호가다.    즉, 랑야방에서는 어머니-아들이었던 정귀비-정왕과, 직접적으로 핏줄이 닿지는 않지만 이모-조카 비슷하게 나온 정귀비-매장소가, 갑자기 남매로 변신(!)한다. ^^
  다만, 유감스럽게도 사정이 있어서 위장자는 하반기에나 봐야 할 것 같다.  아마 아무런 사정이 없었더라도 하반기로 미루었을 것이다.  올해 초반을 랑야방에 너무 몰입해서 지낸 것 같아서 이제 그만 현실세계로 돌아가야 하니 말이다. ^^;; 

  2. 하강의 전 부인 한씨 역을 맡은 배우가, 실제로도 하강 역을 맡은 배우(동시에 이 드라마의 촬영감독. ^^)와 실제로도 부부라고 한다...!

 

  실제로는 멀쩡히 부부생활 꾸려나가고 있는 부부가, 드라마 속에서는 남편의 외도 때문에 오래 전에 갈라선 사이로 나온다.

  매장소의 충실한 부하 '려강' 으로 나오는 배우(이쪽도 배우 겸 스텝.)가 바로 이 부부의 아들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배우 겸 스텝으로 활약하고, 어머니는 특별출연 형식으로 잠시 나오고...  이 가족에게 랑야방이란 드라마는 독특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3. 카카오톡 채널을 보다가 랑야방과 관련된 정말 웃긴 것을 발견했다.

 

  마치 신나게 디스코(!)를 추는 것 같은 철제 술병이다.

  6회에서 매장소가 정왕에게 "금릉에 이미 풍운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청컨대 전하, 속히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라고 하는 장면에 그 술병이 나온다.  카카오 채널을 보기 전까지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이 장면이 매장소와 정왕의 관계가 정립되는 중요한 장면이라서, 두 사람의 대사와 배경에 깔리는 음악에만 신경썼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 소품으로 나오는 술병을 잡아내다니...!

매의 눈을 가진 그 네티즌은 누구인가요? ^^

 

 

 

짝다리 하고 서서 한쪽 팔 쳐들고서

디스코 자세 취하시는 술병님. ^^

 

 

  4. 랑야방 47회~50회에 나오는 멋진 대사의 원문이다. 

 

  ① 매장소가 자신이 오래 살지 못 한다고 하동에게 털어놓으며, 자신이 죽고난 후 예황을 돌봐달라고 부탁함.

  如果将来有一天, 她能够再遇到有缘人,你能帮我劝劝她吗? 我走了之后,把霓凰托付给你。(훗날 예황이 다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 날이 온다면, 저 대신 예황에게 그 사람과 혼인하라고 권해주겠어요?  제가 간 후에 예황을 부탁드립니다.)

 

  ② 황제에게 불려간 매장소가 위험해지자, 예황군주가 반란을 일으켜서라도 매장소를 구해낼 생각을 하며 태자인 정왕에게 반란에 동참하겠냐고 묻고, 정왕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찬동함.

  - 苏先生为你殚精竭虑。太子殿下可愿为他一战? (소 선생은 전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태자 전하께서도 소 선생을 위해 일전을 벌이시렵니까?)
  - 难道郡主是今日才认识景琰吗? (설마 군주는 오늘에야 이 경염을 안 것이오? )
  - 好。东宫、穆王府、还有巡防营,剑指宫城,并非不可能。皇帝成天怀疑这个反那个反的,咱们就反给他看!(좋습니다.  동궁, 목왕부, 그리고 순방영이 궁성에 칼을 겨눈다면 불가능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황제께서 항상 이것도 반란이다 저것도 반란이다 의심하시는데, 우리가 황제께 진짜 반란을 보여드립시다!) 

 

  ③ 예비 며느리와 다과를 나누던 중에 정귀비가 열린 문 밖 사이로 보이는 녹나무를 바라보면서, 예비 며느리와 정귀비 사이에 오가는 질문과 대답.

  - 娘娘喜欢楠树? (마마께서는 녹나무를 좋아하십니까?)

  - 是,一直都很喜欢。(그래, 항상 좋아했지.)

 

 

랑야방(琅琊榜) 1회~6회 - 기린지재 매장소 / 금릉에 이는 풍운(http://blog.daum.net/jha7791/15791278)
랑야방(琅琊榜) 7회~19회 - 함께 무너지는 태자와 예왕(http://blog.daum.net/jha7791/15791279)
랑야방(琅琊榜) 20회~24회 - 녕국후 사옥의 몰락 / 적염군 사건의 진상(http://blog.daum.net/jha7791/15791282)
랑야방(琅琊榜) 25회~33회 - 정왕 대 예왕 / 매장소와 정왕의 위기(http://blog.daum.net/jha7791/15791280)
랑야방(琅琊榜) 34회~42회 - 매장소의 반격 / 예왕과 하강의 몰락(http://blog.daum.net/jha7791/15791283)

랑야방(琅琊榜) 43회~46회 - 예왕의 반란과 최후(http://blog.daum.net/jha7791/15791281)

랑야방(琅琊榜) 51회~54회(완결) - 밝혀진 진실 / 임수로 죽다.(http://blog.daum.net/jha7791/15791275)

호가(胡歌)의 풍기시(风起时) - 드라마 랑야방(琅琊榜) 주제곡(http://blog.daum.net/jha7791/15791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