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알라딘 중고매장 강남점 vs. YES24 중고매장 강남점

Lesley 2016. 6. 10. 00:01

 

  6월의 첫 번째 주말을 맞아, 몇 달 전 수도권으로 진출(?)한 하얼빈 시절 일당 B와 만났다.

  천안에 살던 B가 사정이 생겨 안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수도권에서 살게되면 여기저기 다 구경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막상 이사를 하니 또 일상에 치여사느라 구경 다닐 여유가 없었다.  하긴, 천안에 살 때는 없던 시간적 여유가 안산으로 이사한다고 해서 갑자기 생겨날 리가 있나... ^^;; 

  B가 오래간만에 서로 얼굴도 볼 겸 같이 서울 구경도 하자며 갈만한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쭉 살던 강북이라면 모를까, 우리가 만날 강남 쪽에는 B가 원하는 장소가 없다. (아니, 강남역 근처에서 하고 싶은 게 재래시장 구경이라니...! -.-;;)  그리고 나 역시 강남 지리를 잘 몰라서 따로 추천해줄만한 곳도 없었다.  그렇다고 강북으로 가자니 우리 둘 다 동선이 너무 길어져서 곤란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B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알라딘 중고매장 강남점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야 알았는데, 올해 들어 알라딘 중고매장 강남점 근처에 YES24의 중고매장도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겸사겸사 그 곳도 같이 둘러보기로 했다. (일타이피...!)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으니, 알라딘은 CGV 건물 지하에 있는데 YES24는 롯데시네마 건물 지하에 있다는 점이다.

  둘 다 중고서점이고 둘 다 영화관 지하를 아지트(?)로 삼고 있다니, 우연치고는 좀...  ('알라딘 + CGV 연합군' 대 'YES24 + 롯데시네마 연합군' 의 대결? ^^)  아무래도 YES24가 중고서점 분야에 일찍 진출한 알라딘을 벤치마킹 한 듯하다.  혹은 알라딘과 CGV가 짝꿍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자(가령 어떤 고객이 알라딘에 책 사러 간 김에 CGV에 들려 영화도 보는 식으로...) 롯데시네마가 절치부심하며 YES24를 불러들인 건지도 모른다. ^^

 

 

 

  ◎ YES24 중고매장 강남점

 

  먼저 YES24 매장부터 들려보기로 했다. 

  B와 강남역에서 만나 밖으로 나왔는데, YES24 매장이 알라딘 매장보다 강남역에서 더 가깝기 때문이다.

 

 

 

YES24 중고매장 강남점의 입구.

(바로 위 성형외과 간판의 깨알 같은 중국어 문구. ^^)

 

 

 

입구에서 이어진 계단에서 내려다 본 모습.

(오~~ 넓다~~!)

 

 

  이런 종류의 헌책방에 처음 와 본 B가 감탄했다.

  누가 여기를 헌책방이라고 하겠느냐고, 매장도 깨끗하고 책도 새 것이나 다름없다고.  B의 반응이 알라딘 중고매장 종로점에 처음 갔던 날 내가 보인 반응과 똑같다. (바로 엊그제 다녀온 것 같은데 그 후로 세월이 유수처럼 흘렀구려... ^^;;)

 

 

 

안쪽에 있는 어린이 책 코너.

(코너 특성상 다른 곳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음.)

 

 

 

YES24 굿즈 진열대.

(알라딘만 다양한 굿즈로

이용객을 지름신에 빙의되게 만드는 게 아니었음...!)

 

 

 

 

내겐 너무 높은 그대. -.-;;

 

 

  YES24가 후발주자로서 근처에 있는 알라딘 매장을 따라잡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는 건 알겠는데, 한 가지 단점이 있으니...

  어째서인지 벽에 붙은 혹은 벽 가까이에 있는 책장이 하나 같이 키다리다.  7단짜리 책장인데, 맨 꼭대기 선반에 꽂힌 책은 평범한 여자의 키로는 도무지 뽑아낼 수가 없다. (성인 남자 혹은 농구선수 출신 여자만 이용할 수 있는 맨 꼭대기 선반... ㅠ.ㅠ)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책을 진열하려고 높은 책장을 설치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높은 책장 쪽에 발판이라도 비치해놓아야 하는 게 아닐까?  직원에게 부탁해서 꺼내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반드시 살 것도 아니고 일단은 둘러보기만 할 생각이라 괜히 직원만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부탁할 수 없었다.  

     

 

 

  ◎ 알라딘 중고매장 강남점

 

  YES24 매장을 나와 점심을 먹은 후에, 이번에는 알라딘 매장으로 고고씽~~!

  B는 알라딘 매장 간판에 있는 세 가지 색깔 요술램프가 너무 귀엽다며 막 웃었다. (나와는 달리 아직도 동심을 간직하고 있는 B... ^^)

 

 

 

익숙한 주황색 알라딘 간판.

 

 

 

입구에서 매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벽면의 작가들 그림을 폰카로 찍는 B.)

 

 

  나는 B와는 달리 알라딘 매장에 익숙해서 아무 생각없이 계단을 내려갔는데, 그러다가 깜짝 놀랐다.

  계단 벽면에 있는 여러 작가들의 그림 중에는 정지용 시인(위의 사진 오른쪽 맨 끝 안경쓰고 한복 두루마기 입은 사람.)의 모습도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을 얼핏 보고 전직 대통령 이명박의 모습으로 착각했다. (내가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봐서 눈이 나빠졌나 봐...  -.-;;)

  나중에 이 사진을 다른 친구에게 보여주며 정지용을 이명박으로 착각한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 왈 "내가 정지용이면 무덤 속에서도 짜증낼 것 같다!" ^^;; 

 

 

 

천장의 설비가 다 드러내서

YES24 매장과 비교하면 공장스럽다(?)고 할 수 있음.

 

 

  이런 공장스러운 모습이 마음에 든다.

  물론, 알라딘 측에서는 그저 인테리어 비용 아낄 생각으로, 저렇게 매장에 옷(?)을 안 입혀 놓고 휑하게 두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독특해 보이기도 하고, 또 공교롭게도 이 알라딘 강남점에 처음 왔던 날 점심을 먹은 미즈컨테이너라는 피자집의 인테리어 컨셉과 상통해서 인상적이기도 했다.

  설마 알라딘과 미즈컨테이너가 함께 의논하여 공장 컨셉을 잡았을 리는 없지만, 공교롭게도 미즈컨테이너도 공장처럼 꾸며놓았다.  그래서 같은 날 함께 갔던 알라딘 강남점과 미즈컨테이너는 '공장' 이라는 공통 컨셉으로 내 머리 속에 단단히 박혔다.  ☞ 미즈컨테이너 2호점 - 공장 분위기 물씬 나는, 강남역의 떠먹는 피자집(http://blog.daum.net/jha7791/15790928

 

 

 

역시 공장 혹은 극장 무대의 천장처럼 보이는

알라딘 강남점의 천장.

 

 

 

이 날도 어김없이 나를 유혹한

알라딘 굿즈...!

 

 

  사진에 보이는 알라딘 굿즈 진열대의 반대편에 있는 데스크 매트에 삘(!)이 꽂혔다...!

  사실은 지난 번 알라딘 잠실롯데월트타워점을 갔을 때에도 데스크 매트가 눈에 들어왔다.  알라딘 중고매장 잠실롯데월드타워점(http://blog.daum.net/jha7791/15791306)  하지만 그 때는 이사를 앞둔 상태라서 짐을 하나라도 줄여야 할 판국이었다.  그래서 뭘 또 사냐 하며 겨우 유혹을 떨쳐냈더랬다.  그런데 이 날 다시 데스크 매트를 보니 몸이 확 달아올랐다. ^^;;

  그... 러... 나...!  지난 달에 이사를 하면서 우리집 물건의 양에 질린 나머지, 제대로 된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밀리멀리스트 비슷한 사람이라도 되자 하고 마음을 먹었더랬다.  그래서 또 다시 어렵게 지름신의 유혹을 이겨냈다. (훠이~~ 물렀거라~~ 지름신은 내 곁에서 물렀거라~~) 

 

 

 

여기는 제일 높은 책장이 6단짜리라서

평범한 성인 여성의 키로도 책을 꺼낼 수 있음.

 

 

   매장 크기나 인테리어의 세련됨 측면에서는 YES24가 낫지만, 이용객은 알라딘 쪽이 훨씬 많았다.

  우리가 YES24에 간 시간이 오전이라서 이용객이 더 적었을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알라딘이 중고서점 체인점의 선발주자라서 중고서점 이용객을 선점한 것도 있고, 벌써 몇 년이나 중고서점을 운영했기 때문에 그만큼 노하우가 쌓여서 일을 보다 매끄럽게 처리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YES24는 후발주자라서 영업상 노하우가 아직 쌓이지 않아 몇 가지 어설픈 점을 보이고 있다.

  YES24가 이용객 손이 안 닿는 높은 책장을 쓰면서 발판을 준비해놓지 않았다는 점 외에,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들자면...  직원들이 미리 정해진 절차가 아닌 상황, 즉 돌발사태에 즉각 대처하지 못 하는 듯하다.  이 날 B가 YES24 매장에서 책을 구입하고 계산을 하려는데, 다른 이용객이 차례를 안 기다리고 갑자기 끼여들어 엉뚱한 일을 벌였다.  아니, 여기는 분명히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인데, 서점에 와서 책을 대여해달라는 사람은 도대체 뭔지... -.-;;  그러자 직원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 하고 그 엉뚱한 고객에게 휘둘려서 우왕좌왕 하는 통에, B의 계산 처리가 늦어졌다.

  이건 YES24 직원들의 자질이 떨어진다기 보다는 노하우의 문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경험의 유무 문제다.  YES24 매장이 개장한지 두 달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 곳 직원들이 알라딘 직원들만큼 진상고객(!)으로 인한 산전수전을 겪지 못 한 탓일 것이다. (물론 이 상황의 1차적인 책임은 YES24 직원이 아닌 그 이상한 고객에게 있음...!)

 

  어쨌거나 우리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달랑 한 개 밖에 없을 때보다는 두 개인 때가 훨씬 좋다.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곳을 고를 수 있고, 또 업체끼리 경쟁이 붙어서 무언가 더 좋은 것을 내놓을테니까.  양쪽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앞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를 바란다. 

 

 

 

 

 

 

헌책방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http://blog.daum.net/jha7791/15790991)
부산(1) - 보수동 헌책방 골목(http://blog.daum.net/jha7791/15791025)

알라딘 중고매장 노원점(http://blog.daum.net/jha7791/15791090)
이승한의 '고려 무인 이야기' / 품절된 책 찾아 삼만리(http://blog.daum.net/jha7791/15791171)

알라딘 중고매장 잠실롯데월드타워점(http://blog.daum.net/jha7791/1579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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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이 광활한 우주점' 서비스(blog.daum.net/jha7791/1579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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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매장 수원점(https://blog.daum.net/jha7791/1579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