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휴머니스트 이벤트 당첨 - 책복이 팡팡 터지다...!

Lesley 2016. 7. 11. 00:01


  6월에 알라딘에서 '휴머니스트' 라는 출판사의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놀랍게도 당첨되었다...!

  지금껏 이런저런 이벤트에 응모해봤지만, 90%는 꽝이었고 어쩌다가 당첨된 것도 대부분 허접한 것들이었다.  예를 들자면, 눈썹 다듬는 칼, 천하장사 소시지 한 개(네 개 들이로 포장된 것도 아니고 달랑 한 개짜리... ㅠ.ㅠ), 던킨 도너츠 한 개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괜찮은 상품에 당첨되었다.  책을 1권도 아니고 3권이나 받았으니, 그야말로 책복이 팡팡 터졌다.  내 이벤트 참여 역사(?)상 이런 대박은 처음이다...! (에헤라디야~~♩ 풍악을 울려라~~♬)



나에게 온 3총사~~ ^0^



  지금까지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책은 달랑 두 종류만 읽어봤다.

  첫 번째는 몇 년 전에 구입해서 작년 연말에야 겨우 읽은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다.  두 번째는 사극 '정도전' 에 푹 빠졌던 때 구입했 '정도전을 위한 변명' 이다.

  사실, 구입할 당시에는 출판사가 어디인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출판사 이름 봐가면서 책을 고르지는 않으니 말이다.  나중에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을 들었는데, 그 팟캐스트 고정 출연자 중에 휴머니스트 대표이사가 나오는데다가, 정도전 특집 비슷하게 해서 '정도전을 위한 변명' 의 저자인 알라딘 대표이사까지 게스트로 나왔다.  역사 팟캐스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http://blog.daum.net/jha7791/15791075)  그래서 휴머니스트란 출판사를 비로소 '인식' 했고, 그 전에 구입한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도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책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당첨 발표는 지난 달 20일에 났는데, 3주일 가까이 지나서야 겨우 책이 도착했다.

  당첨 발표 나고 며칠 후면 도착할 거라 생각했는데 계속 도착하지 않기에, 혹시나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서 나만 못 받은 건가 하면서 가슴을 졸였더랬다.  알고 보니 이번 이벤트가 휴머니스트 15주년 행사라서, 알라딘 한 곳에서만 이벤트를 연 게 아니라고 한다.  여러 인터넷 서점에서 시간 차이를 두고 이벤트를 진행하다 보니 발표 날짜가 제각각이라, 당첨자 정보를 취합해서 책을 보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던 모양이다. 

  지난 주중까지 책이 오지 않아서 '아무래도 이번 주도 꽝이군.  다음 주에나 오려나 보다.' 했는데, 토요일 오후에 갑자기 도착했다.  이글거리며 내리꽂히는 햇볕 아래 돌아다니다가 와서 머리가 다 멍할 지경이었는데, 택배상자를 받아드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괜히 세워서 인증사진 찍어보고...

('협상전략' 과 '조선의 명문장가들' 은 두툼한 게

내 몸매랑 비슷해서 동지애가 팍팍 샘솟는... ^^;;)


  3주일 가까이 오매불망 기다린 책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당장 읽을 수는 없다.

  지금은 다른 일 때문에 여유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두어 달 후에나 읽기로 했다.  그래도 궁금증을 참을 수는 없어서 머릿말과 목차를 읽어봤다. 


  제일 구미가 당기는 건 '협상의 전략' 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정치.경제 쪽 협상 기술에 관한 책인가 했는데, 그런 종류의 책이 아니라니 정말 다행이다. (자기계발서 종류는 도무지 내 취향이 아니라서... ^^;;)  20세기 국제사회에서 벌어졌던 굵직굵직한 협상의 배경, 과정, 결과, 영향 등을 정리해서 엮은 것인데, 바꿔 말하면 세계사 중 현대사를 협상이라는 주제를 잡아 정리한 것이다.

  일단, 한국전쟁 휴전협상이나 한일협정 같은 우리 현대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협상이 있다.  그리고 중소국경협상, 미중수교협상, 쿠바 미사일 위기 극복을 위한 협상도 눈에 띈다.  그 외에 분단되었던 예멘 및 키프로스의 통일이나 수단의 분리 관련한 협상 등에도 눈길이 간다.  최근 전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브렉시트 관련해서, 유럽석탄철강공동체 협정 및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등도 흥미로울 듯하다.  

 

  '조선의 명문장가들' 은 말 그대로 조선시대(주로 조선 후기) 문장으로 이름 높던 이들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허균,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유득공 등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생소한 이름이 절반이 넘는다.  유본학, 김려, 장혼, 남종현... 이런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

  목차를 훑다가 심노숭이란 사람이 죽은 아내에 대해 쓴 글이 눈에 띄어서, 그 글만 읽어봤다.  고리타분하고 딱딱하다는 느낌이 드는 조선시대에도 부부 간에 각별한 정을 나누었다는 점에서, 전에 읽은 부생육기 속 심복-운 부부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인생에 대해 말할 때 그 사람이 어떤 시대를 살았는가는 분명히 중요한 사항이지만, 시대적 상황을 뛰어넘어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싶었다.


  '미래의 아랍인2' 는 뜻밖에도 만화책이다.

  작가는 시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어린 시절을 리비아와 시리아의 독재정권 치하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 때 자신이 겪은 일을 소재로 해서 두 나라의 상황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만화책을 펴낸 것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문제나 IS의 테러 때문에 아랍권은 물론 전세계가 뒤숭숭한 요즘, 아랍 쪽으로는 백지 상태인 나에게 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것은 2권 뿐이라 1권이 없다는 점이다.  나중에 도서관에 가서 대출해서 읽어야 할 듯하다. (그런데 도서관에 1권이 없으면? -.-;;)  



으잉?  이건 추노 낙인? ^^;;



  웬지 느낌이 좋다.

  괜찮은 책을 3권이나 얻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그것말고도 괜히 올 하반기에 운이 뻥뻥 뚫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이벤트 당첨이 더 큰 행운의 전조가 될 것 같다는, 근거는 없으나 강렬한 삘(!)이 마구마구 느껴지는..!  뭐, 정말로 더 큰 행운(예를 들자면 로또 당첨? ^^)이 뒤따라온다면 좋고, 그렇지 않다 해도 양서를 얻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