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점 등

크레마 샤인 구매기 및 사용기

Lesley 2015. 6. 10. 00:01

  

 

크레마 샤인을 소개합니다~~!

(사진을 직접 찍지 않고 웹에서 퍼오는 게으름... ^^;;)

출처 : 알라딘(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939690001X&start=main)

 

 

 

  지난 달 하순에 큰 마음 먹고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 샤인' 을 구입했다! 

 

  크레마 샤인을 알라딘 홈페이지 장바구니에 넣은 후 곧장 결제를 하지 못 하고 며칠이나 고민했다.

  정말 이 물건이 필요해서 구입하려는 건지, 아니면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괜히 꽂혀서(!) 돈 낭비하려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은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도 크레마 샤인을 구입하려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쓸데없는 소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한 적이 있다.

  먼저 구입한 선배(?)들의 경험담이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다.  다행히 잘 이용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 열흘 신기해서 만지작거리다가 곧 방구석에 던져놓고 썩히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얼마 안 가 사용하지 않게 된 사람들이 드는 이유는, 전자책 컨텐츠가 너무 부족해서 자주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기계 품질이 들쭉날쭉한 편이라 소위 뽑기운(!)이 형편없는 사람들은 짜증나서 쓸 수 없다는 것 등이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질.렀.다...!

  마침 알라딘에서 크레마 샤인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3만 포인트를 주고, 또 크레마 샤인의 케이스도 반값 할인도 했다.  그래서 어차피 살 거라면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때 사자고 사버렸다.    

 

  위에 쓴 이런저런 위험성(?)을 감수하고 구입한 이유는 두 가지다. 

 

  이제는 책을 보관할 공간이 없다. 

  내년에 이사하게 될 것 같은데 이삿짐 쌀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골치 아프다.  바로 책 때문이다.  10년 전쯤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책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더랬다.  그래서 한동안은 방이 깔끔하고 널찍했는데, 강산도 바뀐다는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또 책이 늘었다.  책장에는 이제 자리가 없어서, 책을 책상 위에 쌓아두고 종이박스에 넣어두고 방바닥에 쌓아놓고...  먼저번 알라딘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책베개 디자인이 '장서의 괴로움' 이라는 책 표지를 그대로 쓴 것이었는데, 그 이름 그대로 내가 지금 장서의 괴로움을 겪는 중이다. -.-;; 

 

  내 시력을 위해서도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다. 

  그렇잖아도 고도근시인데, 지난 몇 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더 나빠진 듯하다.  눈에 조금이라도 덜 무리가 가게 하려고 여러 방법을 써봤다.  실내에서는 스마트폰의 밝기를 최저로 내리고, 블루라이트를 방지해주는 앱을 설치하고, 종이의 색깔과 질감을 살린 배경 위에 텍스트 문서 내용을 보여주는 앱도 설치해봤다.  하지만 그 전보다 좀 더 나은 정도일 뿐, 역시 장시간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읽으면 눈이 피로해진다.

  하지만 스마트폰 때문에 맛들인 '방바닥에 누워 뒹굴거리며 글을 읽는 재미' 를 버리기는 이미 틀린 듯하고... ^^;;  그렇다면 눈에 훨씬 덜 무리가 가는 전자책 단말기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책 단말기 VS. 태블릿PC

 

  어떤 친구는 굳이 무언가를 살 거라면, 차라리 아이패드나 넥서스7 같은 태블릿PC를 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가격 대비 효용으로 따지자면 태블릿PC가 훨씬 나은 선택이다.  아무래도 전자책 단말기는 독서 기능 하나에만 특화되어 있는데, 태블릿PC로는 온갖 일을 다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태블릿PC로 할 수 있는 일은, 어차피 지금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다 할 수 있다. (중복투자...!)  그저 화면이 크냐 작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빛으로도 눈이 피로한데, 더 큰 태블릿PC 화면에서 뿜어져나오는 빛은 눈에 더 나쁠 게 뻔하다.  전자책 단말기 사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쁜 눈 때문인데...  그래서 눈에 무리가 덜 가는 흑백 전자잉크 화면를 쓰는 전자책 단말기쪽으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크레마 샤인 VS. 샘(SAM)

 

  전자책 단말기를 사기로 결정한 후에도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겼으니, 크레마 샤인과 샘(SAM)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교보문고용 전자책 단말기로 나온 샘은 크레마 샤인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

  일단 가격이 크레마 샤인의 절반 밖에 안 된다. (원래는 크레마 샤인과 같은 가격이었는데 나중에 가격을 인하했다고 함.)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자책 컨텐츠가 많이 부족한 편인데, 그나마 교보문고가 가장 많은 컨텐츠를 갖추어서 전자책을 구입할 때 선택의 폭이 넓다.  더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책을 대여해주는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세 가지 모두 마음이 상당히 끌리는 조건이었는데...

 

  그런데도 크레마 샤인으로 낙찰 본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크레마 샤인은 알라딘의 전자책 뿐 아니라 YES24,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등 여러 서점의 전자책도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 전자책 산업이 더 활성화되어 컨텐츠가 점점 늘어나게 되면, 여러 서점의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는 크레마 샤인이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떤 사정(예를 들면, 여러 서점이라고 해봤자 전자책 컨텐츠가 서로 겹친다든지... ^^;;)으로 인해 앞으로도 크레마 샤인의 컨텐츠가 샘의 컨텐츠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네티즌들이 이미 루팅(!) 방법을 개발해놓았으니 말이다.  즉, 루팅이라는 어둠의 경로를 통하면 크레마 샤인으로도 교보문고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

  그리고 결정적으로, 크레마 샤인에는 스마트폰의 불빛보다 눈에 덜 해로운 프론트 라이트 기능이 있다!  나는 잠들기 전까지 이불 속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샘에는 라이트가 없어서 어둠 속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대낮이라도 어두운 실내 혹은 반대로 무척 밝은 실외에서 이용하려면 라이트가 필요하다. 

 

 

 

  크레마 샤인의 장점

 

  역시 전자책 읽기에 특화된 제품답게, 장점은 전부 전자책 읽기에 대한 편의성이다.

 

  1. 가독성이 좋다.

  아무래도 강한 빛이 나오는 스마트폰 화면과는 다른 전자잉크로 된 흑백화면이라, 독서를 하는 동안 눈이 피로하지 않다.  게다가 글씨 크기, 문장 간격, 좌우상하의 여백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서, 사람마다 자기 눈 상태에 맞추어 편하게 볼 수 있다.

 

  2. 프론트 라이트 기능이 매우 유용하다.  

  잠자리에 누워 잠이 오기전까지 무언가를 읽을 때는 물론이고, 대낮이라도 어두운 곳(주로 실내)에서도 무리없이 독서를 즐길 수 있다.

 

  3. 장점이라고 하기에는 좀 웃긴데, 다른 기능이 없어서 오직 독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웹페이지 또는 텍스트 문서를 읽으려면, 중간에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내가 읽던 글 중에 처음 접하는 단어(어떤 분야의 전문용어, 인명, 지명, 사건명 등)를 보고서 그 단어가 뭔지 알아보겠다는 학구심(?)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반복되다 보면, 정작 처음 읽던 글은 옆으로 밀려나버리고 엉뚱하게도 꼬리잇기식으로 찾게 된 다른 글 혹은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보고 듣게 된다! (한 마디로 주객이 전도되는... -.-;;)    

 

 

 

  크레마 샤인의 단점

 

  1. 화면을 터치할 때 느낌이 생소하고 어색하다.  

  크레마 샤인의 터치 방식은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릭PC처럼 '정전식 터치' 도 아니고, 초기의 스마트폰 또는 일반폰 중 터치폰에서 썼던 '감압식 터치' 도 아니다.  '광학식 터치' 라는 듣도 보도 못 한 기술(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함.)을 쓰는데, 이 터치 방식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살짝만 건드려도 즉각 반응이 오는 정전식 터치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이 광학식 터치를 쓰려면 꽤나 답답하다.  터치가 한 번에 안 되어 여러 번 터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2. 듣던대로 화면이 바뀔 때마다 깜빡임과 잔상 현상이 생긴다. 

  화면이 바뀌는 순간에만 생기는 현상이니 독서에 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화면이 바뀔 때마다 화면이 여러 번 깜빡이며 잔상이 생기는 게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자꾸 보면 개성으로 느껴져서 정이 들려나... ^^;;)

 

  3. 얄궂게도 전자책 읽기에 특화되어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 밖의 기능(인터넷 검색 기능과 사전 기능)은 형편없다.

  먼저 인터넷 검색 기능에 대해 말해보자면...  원래 다채로운 색으로 이루어진 웹페이지가 전부 흑백으로 나온다. (크레마 샤인 화면이 원래 흑백이니 당연한 일이기는 함. -.-;;)  또 스마트폰에 비해서 액정화면의 반응속도가 느려서 검색어 몇 글자 치는 것도 은근히 짜증스럽다.  게다가 웹페이지가 바뀔 때는 물론이고, 웹페이지가 멈추어있는 상태에서도 화면 여기저기에 깜빡임과 잔상이 수시로 나타난다!  플래쉬를 이용한 광고나 배너 등의 움직임 때문이다.  

  사전(영한.한영 및 국어 사전) 기능도, 전자사전이나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에나 비상용(!)으로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앞으로 가기' 와 '뒤로 가기' 가 없고, 단어를 클릭하는 방법으로 연속해서 재검색하는 기능도 없다.  또한 독특한 터치 방식과 느린 반응 때문에 찾으려는 단어가 조금만 길면 애를 먹게 된다.  크레마 샤인에 텍스트 파일로 된 영문소설을 넣어 읽으면서 영한사전을 몇 번 써봤는데, 정말 속이 터진다. ㅠ.ㅠ

  그러니 정신건강을 위해서, 크레마 샤인은 독서용으로만 쓰고 부가기능은 가급적 이용하지 말기를 바란다.  뭐, 자신의 인내심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인내심 훈련 차원에서 쓰겠다면야,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인내심이 늘어나는 정도를 넘어서, 아예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해탈에 이르기 전에 홧병으로 쓰러질 수 있는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점을 주의할 것...! -.-;;) 

 

  4. 여러 파일을 폴더로 묶을 경우에 인식이 안 된다.

  스마트폰을 쓸 때에는 여러 텍스트 파일을 종류별로 폴더에 넣어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크레마 샤인은 폴더를 인식 못 해서, 아무리 많은 파일이라도 폴더에 넣어서 크레마 샤인에 저장하면 크레마 샤인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글이 10개의 파일로 나뉘어 있다면, 10개나 되는 파일을 너저분하게 늘어놓는 식으로 크레마 샤인에 저장해야 한다. 

 

 

 

  크레마 샤인 총평

 

  '오직 독서용으로만' 구입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이다. 

  위에 쓴 것처럼, 크레마 샤인의 장점은 전부 독서 기능에 집중되어 있다.  다른 건 둘째 치고 눈이 편해서 두 시간씩 전자책을 읽어도 피곤한 줄 모르겠고, 흑백화면이라 배터리가 오래 가서 스마트폰을 쓸 때처럼 배터리 잔량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배터리 완충하고 하루 한 시간 정도 며칠 독서했는데 배터리가 3%만 닳음.)

 

  컨텐츠 부족 등의 문제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루팅을 통하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듯하다.

  루팅을 하면 교보문고나 그 밖의 다른 전자책 서비스를 하는 업체의 컨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 중 상당수가 전자책 단말기는 교보문고의 샘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루팅으로 샘의 앱을 설치한다면 공공도서관 이용의 폭도 넓어질 것이다.  혹시나 하고 알아봤는데, 역시나 우리집 근처 도서관에서도 크레마 샤인으로는 전자책 대여가 안 된다. ㅠ.ㅠ 

  다행히 당장은 어둠의 경로에 손대지 않아도 될만큼, 알라딘 전자책 중에서 구미가 당기는 읽을거리 몇 가지를 찾아냈다.  물론 여러가지 이점 때문에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루팅에 손댈 가능성이 높겠지만, 당분간은 깨끗한 순정의 바다에서 헤엄쳐도 될 것 같다.

 

  이건 희망사항인데, 크레마 샤인 제조업체에서 앞으로도 업데이트를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

  우선, 텍스트 파일을 폴더로 묶었을 때 인식이 안 되는 문제부터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 쪽으로 결벽증 비슷한 게 있어서, 무언가를 종류별로 모아놓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현실에서의 책이든, 컴퓨터상의 파일이든 간에...)  그래서 컴퓨터 바탕화면에 바로가기 아이콘이 줄줄이 늘어져있는 꼴도 보기 싫어하는데, 크레마 샤인 책장 메뉴에 줄줄이 있는 텍스트 파일 보는 게 눈에 거슬린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지원 가능한 파일 종류를 늘일 때 아래아한글 문서도 포함해주었으면 한다.  마침 내가 아래아한글 파일을 여러 개 가지고 있기도 하고, 또 크레마 샤인이 우리나라 전자책 단말기니 만큼,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는 아래아한글의 파일도 변환 없이 그대로 읽을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거... 너무 큰 욕심인가요...? ^^;;)

 

 

  PS. 위에 쓴 단점 중 몇 가지가 2015년 연말 몇 차례에 걸친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소되었다.

  자세한 것은 다음 포스트 참조.  크레마 샤인 펌웨어 업데이트(http://blog.daum.net/jha7791/15791273)

 

 

크레마 샤인 펌웨어 업데이트 http://blog.daum.net/jha7791/15791273
알라딘 중고매장 분당서현점 / 환갑, 진갑 다 넘긴 크레마 샤인 http://blog.daum.net/jha7791/15791449
크레마 그랑데 - 크레마 샤인의 뒤를 잇는, 나의 두 번째 전자책 단말기 http://blog.daum.net/jha7791/15791586
한국이퍼브의 크레마 뷰어 서비스 종료 http://blog.daum.net/jha7791/1579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