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관련 책, 유적지, 기타

이승한의 '고려 무인 이야기' / 품절된 책 찾아 삼만리

Lesley 2015. 3. 23. 00:01

 

  오늘 포스트의 주인공은 4권짜리 시리즈인데, 이승한의 '고려 무인 이야기' 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고려시대 중에서도 무신정권시대(혹은 무인집권시대)를 다루고 있는 시리즈다.

 

 

4권짜리 시리즈인데, 1권만 초판과 개정판이 있음.

내 것은 초판이라, 한 시리즈인데도 1권만 표지 디자인이 다름. ^^;;

 

 

  2년 전에 같은 작가가 쓴 '몽골제국과 고려' 시리즈를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시리즈는 우리가 '원 간섭기' 라고 부르는 시대를 다룬 책인데, 지금까지 1권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 및 2권 '혼혈왕, 충선왕 - 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 가 출간된 상태다.

원 간섭기(2) - 이승한의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http://blog.daum.net/jha7791/15790986)
   원 간섭기(3) - 이승한의 '혼혈왕, 충선왕-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上)(http://blog.daum.net/jha7791/15790987)
   원 간섭기(4) - 이승한의 '혼혈왕, 충선왕-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004)

 

  그런데 작가가 전생에 거북이로 살았던 건지 아니면 현생에 거북이띠로 태어난 건지, 하여튼 '몽골제국과 고려' 시리즈의 출간 속도가 너무 느리다.

  1권이 나온 후 2권이 나오기까지 무려 3년 반이나 걸리더니, 2권이 나오고 2년 3개월이 지났는데도 3권 소식이 없다.  뒷이야기가 하도 궁금해서 3권이 언제 나오느냐고 출판사 홈페이지에 문의해봤는데, 작가가 지금 집필 중이고 출간 시기는 자신들도 확답할 수 없다고 한다. (이승한 작가님과 도서출판 푸른역사 관계자분들, 한국인은 원래 빨리 빨리 좋아하잖아요.  제발 좀 빨리 빨리...! ㅠ.ㅠ)   

 

 

 

  자, 각설하고, 본론인 '고려 무인 이야기' 시리즈로 이야기를 돌려서...

 

  '고려 무인 이야기' 포스트는 자매품(?)이라 할 수 있는 '몽골제국과 고려' 포스트와 많이 다를 것이다. 

  전에 올린 '몽골제국과 고려' 포스트는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간간히 내 생각이나 느낌을 곁들여 썼다.  하지만 이번에 올릴 '고려 무인 이야기' 포스트는 책의 내용 뿐 아니라, 내가 이 시리즈를 얼마나 힘들게 모았는가 하는 푸념(!)도 꽤 비중 있게 쓸 것이다. 

 

 

 

  ◎ 왜 1권만 표지가 다를까? 

 

  먼저 이 시리즈의 표지 이야기부터 해보겠다.

  위의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2~4권의 표지는 색깔만 다를 뿐 기본적으로 같은 디자인이다.  하지만 1권 표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이다.  사실 같은 디자인의 표지도 있기는 하다.  저 시리즈 중 1권만 개정판이 나왔는데, 그 개정판은 2~4권과 같은 디자인이다.  하지만 내가 소장하고 있는 1권은 초판이라, 저렇게 독자노선(?)을 걷는 중이다.

 

  어째서 1권만 개정판이 따로 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1권의 내용에 잘못된 것이 있어서 개정판을 낸 것일 수도 있기는 한데...  나의 짐작일 뿐이지만,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표지를 바꿔서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출판사의 책략(?)인 것 같다.

  인터넷에서 이 시리즈의 리뷰를 찾아 대강 훑어보니, 상당수 독자가 드라마 '무인시대' 를 시청한 후에 그 시대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이 시리즈를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무인시대' 가 2003년 2월에 방영을 시작했고, 공교롭게도 얼마 후인 2003년 4월에 고려 무인 이야기 1권의 개정판이 나왔다.  2001년에 1권의 초판이 나왔을 때는 빛을 못 봤다가, 2003년에 드라마 '무인시대' 가 인기를 끌면서 그 시대를 다룬 이 책이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 해에 표지를 예쁘게 손봐서 개정판을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든다. 

 

  사실은 1권 개정판도 구할 생각을 하다가 포기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속담이 정말 맞는 것 같다.  이 시리즈를 전부 모으는 데 꽤 애를 먹었기 때문에, 마침내 4권을 전부 모았을 때는 그저 다 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뻤다.  그런데 책장에 꽂혀있는 이 시리즈를 보니, 한 권만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게 괜히 거슬렸다. (사실, 책에서 중요한 건 표지가 아니라 내용인데... ^^;;)

  다만, 1권이 초판이고 개정판이고 간에 전부 품절이라 헌책방을 통해 구해야 하는데, 인터넷 헌책방을 여기저기 다 뒤져봐도 구할 수 있는 것은 초판 밖에 없었다.  개정판이 인터넷 헌책방에 매물로 나온 것을 딱 한 번 보기는 했는데, 가격이 초판보다 4배나 비싸서 포기했다. (돈 없는 이 몸은, 표지가 거슬리면 거슬리는대로 초판이나 끌어안고 살겠소... ㅠ.ㅠ)

 

 

 

  ◎ 희귀본이 되어버린 '고려 무인 이야기' 시리즈 구하기

 

  이 시리즈를 전부 구하는데 고생한 이유는, 내가 이 시리즈를 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이승한 작가의 최근작인 '몽골제국과 고려' 을 읽은 후에야, 이 작가가 이전에 '고려 무인 이야기' 라는 시리즈도 집필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이 시리즈를 구입하려 했을 때에는 서점에 3권 빼고 다 품절된 상태였다.  그나마 1권은 인터넷 헌책방 시장에 꽤 많이 나와있어서 쉽게 구했는데, 2권과 4권은 인터넷 헌책방을 뒤져봐도 도무지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정말 이상한 점은, 어째서 3권만 남아있느냐는 것이다.

  이 포스트를 쓰고 있는 때까지도 3권은 여전히 여러 서점에 새책 재고가 남아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시리즈 중 마지막권인 4권이 가장 늦게 출간되었다.  그런데 그 4권조차 이미 동이 났는데, 4권보다 2년이나 일찍 출간된 3권은 아직도 서점가에 재고가 남아있다니 너무 이상하다.  설마, 이 시리즈 독자들이 3권은 건너뛰고 곧장 4권을 사서 읽은 건가? -.-;; 

 

  어쨌거나 내가 처음 구입한 것은 인터넷 헌책방에서 구한 1권과 새책으로 구입한 3권이었다. 

  그래서 내가 구입한 1권을 읽은 후 집 근처 도서관에서 2권을 빌려 읽고, 다시 내가 구입한 3권을 읽은 후 또 도서관에서 4권을 빌려 읽었다. -.-;;  그런데 이 시리즈를 다 읽고나니 2권과 4권도 꼭 구하고 싶어졌다.  작가가 머릿말에서 '사람 냄새 나는 역사책' 을 쓰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 흥미진진하게 쓴 책이라 집에 두고서 반복해서 읽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출판사에 2권과 4권 남아있는지 문의해 봤다.  꼭 갖고 싶었기 때문에 혹시 파본이라도 남아있다면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출판사에 2권 재고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아싸~~! ^0^)  그렇게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2권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4권은 출판사에도 없고 헌책방에서도 도무지 구할 수 없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잠시 동안 나쁜 마음을 품기도 했다.  집 근처 도서관에 있는 고려 무인 이야기 4권을 대출해서 분실했다고 신고하고, 그 4권을 영원히 내 소유로 하는 생각 말이다. (한 때는 순결한 영혼이었건만 점점 타락해가는 나... ㅠ.ㅠ)  대출한 책을 분실할 경우에는 책 가격의 10배인가 20배인가를 물어줘야 한다는 도서관 규정을 본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어디에서도 못 구할 책이라면, 차라리 책 분실에 따른 벌금을 물고라도 그 책을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훨씬 나은 게 아닐까 하는 나쁜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나 곧 안드로메다로 떠나려던 정신줄을 붙잡아 머리 속에 꽉꽉 우겨넣었다.  '세상에 이득이 되는 행동은 못할지언정 최소한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말자' 가 내 인생의 신조 중 하나인데, 어떻게 그런 얌체 같은 짓을 할까...  

 

  그래서 4권은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 이른 아침, 이불 속에서 휴대폰 문자 알림음을 들었다.  요즘은 어지간한 경우면 다들 카톡을 쓰니 또 스팸문자가 왔나 보다 하고 무시하려다가, 웬지 중요한 문자일 것 같다는 느낌에 억지로 눈을 뜨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리고 문자 내용을 확인한 순간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별 기대는 안 했으면서도, 그저 1% 정도 되는 가능성에 기대어 밑져야 본전이라는 기분으로,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중고등록 알림 신청' 을 해놓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4권을 중고책으로 판매하려 내놓았다고 알림문자가 온 것이다. (오~~~! 도서관에서 4권을 훔치지 않고 양심을 지켰다고 복 받은 것 같아~~!  하느님, 부처님, 신령님, 저 앞으로도 나쁜 짓 안 하고 착하게 살게요~~!!!  ^0^)

  당장 이불 걷어차고 일어나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는데, 부팅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행여나 그 사이 누군가 그 4권을 먼저 채가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며 얼른 로그인해서 주문했다.  그렇게 마지막 4권마저 입수해서 '고려 무인 이야기' 시리즈 전체를 소장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 좋아~~ *^^*)  

 

  품절된 책을 헌책방에서도 못 찾아 고생하시는 분들께...

  출판사로 직접 전화하는 방법인터넷 서점의 '중고등록 알림 신청'(이건 알라딘에 있는 서비스인데, 다른 인터넷 서점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을 듯...)을 이용할 것을 강추합니다...!!! 

 

 

 

 

  ◎ '고려 무인 이야기' 의 대략적인 내용 

 

  4권의 책이 100년 간의 무신정권시대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다루고 있다. 

 

 

  (1) 1권 (부제 : 4인의 실력자들)

 

  무신정권시대의 초기라 할 수 있는 1170년부터 1196년까지의 26년 동안, 이의방,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등 4명이 차례대로 집권했다가 무너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1170년에 있었던 무신정변의 원인을, 그저 당시 국왕 의종과 문신들이 오랜 태평성대에 취해 무신들을 천대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보지 않는다.

  그 이유 외에도, 한 번 의종에게 기용되어 총애를 받던 무신들이 나중에 버림을 받고 권력에서 소외된 탓도 크다고 본다.  의종은 즉위 초에만 해도 비대해진 문벌귀족들의 세력을 견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일부러 신분이 낮은 이들을 무신으로 기용해 친위세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그 무신들의 세력이 강해지자, 이제는 무신들을 어느 정도 억누를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멀리 했던 문벌귀족들을 가까이 두고, 무신들을 홀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무신들이 의종에게 토사구팽 당한 것임.)

  그러나 원래 처음부터 아무 것도 받지 못 했던 사람보다는, 무언가를 한 번 받았다가 빼앗긴 사람의 불만이 더 큰 법이다.  그렇잖아도 무신들은 자신들을 무시하는 문벌귀족 출신 문신들에게 불만이 쌓여있었다.  그런데 한때는 자신들을 총애하다가 이제는 홀대하는 의종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고, 거기에 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났다는 소외감까지 겹쳐서, 결국에는 무신정변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첫 번째 집권자 이의방과 두 번째 집권자 정중부는 무신정변을 이끈 인물이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겨우 몇 년 집권하고 비참하게 죽었다.  무신정변의 주역이면서도 두 사람이 오래 가지 못 했던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우선, 무신정변이라는 쿠데타로 집권한 탓에 권력기반이 불안정했다.  즉, 권력의 정통성이 없다는 문제도 있고, 쿠데타 가담 세력 간에 연달아 내분이 벌어지며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특별한 정치적 목적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 하고 사리사욕만 채운 것도 문제였다.  즉, 정치력이 워낙 부족해서 자신을 제대로 보좌해 줄 동지들을 모으지도 못 했고, 다른 여러 정치세력에게 원한만 사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세 번째 집권자인 경대승은 무신정권시대 집권자 중 무척 특이한 경우에 속한다.

  우선 유일하게 살해당하지 않은 사람이다. (경대승은 병사했음.)  그리고 초기의 무신정권시대(최씨 무신정권시대 이전의 무신정권시대, 즉 이 1권에 등장하는 4인의 시대)의 집권자 중 유일하게 무신정변에 가담하지 않았던 사람이기도 했다.  또한 집권한 뒤 부정부패만 일삼으며 주먹구구식으로 정국을 운영해나간 나머지 3명과는 다르게, 고려의 정치를 무신정변 이전 상태로 되돌리겠노라는 확실한 정치적 목표를 제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른 무신정권시대 집권자들처럼 남의 재물을 빼앗기는커녕, 오히려 자기 아버지가 남에게 빼았았던 토지를 원래 주인들에게 돌려주는 파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런 행동이 진심이었는지 정치적으로 계산된 행동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봐서는 무신정권의 집권자 중 유일무이하게 청렴했다.

  그런데 20대 중반이라는 혈기왕성하고 정의감 넘치는 나이 탓인지, 현실을 무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자기보다 앞선 무신정권 집권자들이 살해당한 것을 보고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 도방이라는 사병조직을 만들었는데, 도방을 먹여살릴 길이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산 대부분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혹은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준 '깨끗한 행동' 때문에, 정작 자신의 사병을 먹일만한 재산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경대승 개인적으로는 청렴했지만, 경대승 휘하의 사병들이 경대승의 권력을 믿고 타인의 재산을 약탈하는 폐해가 생겼다.

  또한 의종을 폐위하고 시해까지 한 무신정변 세력을 역적의 무리로 규정하고 고려 정치를 무신정변 이전으로 돌리려 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적을 만들게 되었다.  일단, 무신정변에 참가했거나 무신정변을 묵인한 무신들과 당연히 적대적인 관계가 되었다.  또한, 무신정변을 부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무신정변으로 즉위한 명종(의종의 동생)의 정통성을 흔들게 되어, 명종에게까지 적대감을 사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 정치세력에게서 고립되던 와중에 30세의 젊은 나이로 병사했다.

 

  네 번째 집권자인 이의민은 초기 무신정권시대를 이끈 4명의 집권자 중 가장 오래 집권했다.

  앞서 집권한 이의방, 정중부, 경대승이 겨우 4~5년씩 집권한데 비해 이의민은 13년이나 집권했다.  하지만 이의민의 정치적 역량이나 인품이 뛰어났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그보다는 이의방이나 정중부 등 무신정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들 대부분이 권력다툼으로 이미 죽어버렸고, 그 밖의 유력한 무신들은 바로 전 집권자인 경대승에게 무력화되었기 때문에, 이의민 말고는 거물급 무신이 없었던 이유가 크다.  또한 당시 국왕인 명종의 성격이 소심하고 무신정변으로 즉위해서 그 권력기반이 약했던 탓이기도 하다.  경대승이 갑작스럽게 죽었을 때 개경에는 다른 유력한 무신이 없었다.  즉, 왕실 입장에서 봤을 때는 무신들에게 빼앗겼던 권력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명종은 무신들에게 빼앗긴 권력을 되찾을 생각을 하기 보다는, 낙향해있던 이의민을 불러들여 자신의 신변안전을 보장받으려 했다.

  하지만 이의민도 결국에는 함께 무신정변에 가담했던 전 집권자들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우선, 무신정변으로 폐위된 의종을 직접 살해했다는 큰 약점이 있었다.  왕조시대에 천민 출신의 신하가 임금을 시해했다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엄청난 약점이었다.  게다가 앞선 집권자들보다 오래 집권하게 되자 최고 권력자 자리에 만족 못 하고 임금이 될 욕심을 품었기 때문에, 정적들에게 이의민 타도의 빌미를 제공했다.

 

 

  (2) 2권 (부제 : 최씨 왕조 上)

 

  1196년 최씨 무신정권의 첫 번째 집권자 최충헌이 정권을 잡은 때부터, 최충헌의 아들인 최이(최우)가 집권했던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최충헌은 경대승과 다른 의미로, 이 시리즈에 나오는 여러 무신정권 집권자들 중 무척 독특한 인물이다.

  최충헌은 최씨 무신정권의 집권자들은 물론이고 그 밖의 다른 무신정권 집권자를 모두 포함해서, 가장 긴 세월 동안(23년) 집권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권력을 누렸던 인물이기도 하다.  자신의 손으로 명종과 희종 2명의 국왕을 폐위하는가 하면, 신종과 강종처럼 왕위계승자가 아니거나 왕위계승자였다가 쫓겨난 2명의 국왕을 즉위시키는 등,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동시에, 문신이나 귀족층을 무조건 핍박하거나 적대시하기 보다는 이런저런 회유책을 쓰며 자신에게 협조하게 하는 정치적 감각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권력을 유지했기에, 자기 대에서 망한 다른 집권자들과는 달리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할 수 있었다.  그래서 100년의 무신정권시대 중 62년 동안이나 이어진 최씨 무신정권시대를 열었다.

 

  작가는 최충헌에 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최충헌은 국왕을 자기 마음대로 갈아치울 만큼, 사실상 국왕보다 더 강한 권력을 가졌던 사람이다.  그런데 어째서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직접 왕위에 오를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하는 문제다.

  작가는 최충헌이 국왕이 될 욕심이 없었다기 보다는, 당시의 시대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고(즉, 고려왕조가 아직은 망할 지경이 아니었고) 최충헌 스스로도 그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최충헌이란 인물 자체가 역성혁명을 도모하기에는 보수적이고 수구적이라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잃을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새로운 왕조를 열려고 하기 보다는, 안전하게 기존의 기득권 계층과 손잡고 부귀영화를 누리려 했다고 설명한다. 

 

  최충헌보다 앞선 집권자들이 얼마 못 가 무너졌던 것은, 기득권 계층인 왕실과 문벌귀족을 회유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왕실과 문벌귀족이 무신정변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지만, 아직은 그들의 생명력이 다 할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코 만만히 볼 수 없었다.  최충헌은 그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왕실과 문벌귀족을 덮어놓고 힘으로 억누르려 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과 여러 겹으로 인연을 맺어 자신의 권력을 탄탄히 하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강종의 딸을 자신의 셋째 부인으로 맞는가 하면, 희종의 딸은 아들의 부인(즉, 며느리)으로 맞았다.  그런데 이 부분이 무척 황당하다.  강종은 최충헌이 폐위한 명종의 아들인데, 그런 강종이 아직 유배생활을 하고 있을 때 그 딸을 부인으로 맞은 것이다.  그리고 희종도 최충헌 스스로가 폐위해서 유배 보냈는데, 그런 희종의 딸을 며느리로 맞았다.  자신이 죄인으로 몰아 폐위시킨 임금들의 딸들을 자기 가문의 일원으로 맞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이다.  최충헌은 그런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면서까지 기어이 왕실과 혼사를 맺었고, 그 밖의 여러 문벌귀족의 자녀를 며느리나 사위로 맞았다.  그리고 최충헌이 의도했던대로, 이런 혼맥은 미천했던 최충헌 가문의 위상을 높여주고 최충헌의 권력을 공고히 해주었다.   

 

  이 시기에 사회 각계층에서 일어난 민심이반 현상도 자세히 나온다.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신라부흥운동이 일어나고, 평양 일대를 중심으로 고구려부흥운동도 일어났다.  물론 신라나 고구려가 망한 지 한참 지난 이 때에, 진심으로 신라나 고구려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 보다는, 권력에서 소외된 이들, 지배층에게 착취받는 이들, 거란의 침입에 대한 최씨 무신정권의 대응책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중앙정부에 대적하기 위한 명분으로 신라 또는 고구려의 이름을 내세웠던 것이다.  

 

  최충헌이 죽고 그 아들 최이가 후계자가 되어 최충헌 못지 않은 강력한 권력을 구축하지만, 이 때부터 몽골과의 관계가 험악해지며 여몽전쟁의 기운이 싹트게 되었다.

  조만간 몽골과의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인데, 최씨 무신정권의 전횡으로 고려의 상비군과 군역제도가 무너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미 앞선 시대부터 시작된 민심이반도 계속된다.  이는 여몽전쟁 중 고려가 무기력하게 몽골군에게 밀린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3) 3권 (부제 : 최씨 왕조 下)

 

  3권은 최씨 무신정권이 최이 때 절정기에 이르렀다가, 몽골과의 전쟁 속에 최항과 최의의 집권시기를 거치며 점점 하락세를 타고, 마침내 1258년에 무너지는 과정을 다룬다.

 

  우선, 2권에서 어느 정도 설명한 최이 집권시기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상세히 나오면서, 그 때부터 시작된 몽골과의 전쟁이 3권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내용으로 나온다.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 시대에 관한 설명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최씨 무신정권은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몽골에 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몽골군과 싸워 나라를 지키겠노라며 전쟁터로 나가려는 군인들을, 강물에 빠뜨려 죽이거나 외딴 섬으로 유배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최씨 무신정권에게 중요한 것은 국가 안보가 아니라 정권 안보였기 때문이다.  흔히 몽골과 항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알려진 강화도 천도도, 국가가 아닌 정권(최씨 무신정권)을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최이가 항전도 아니고 항복도 아닌 애매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하면서, 육지는 몽골군에게 초토화되었고 각 지역의 민심이반도 심화되었다.

  2권에는 경상도 지역의 신라부흥운동과 북계(지금의 평안도 지역) 지역의 고구려부흥운동이 나오는데, 3권에서는 전라도 지역의 백제부흥운동까지 나온다.  몽골의 침략과 최씨 무신정권의 수탈로 인해, 담양 및 나주 지역에서 토호들과 백성들이 함께 들고 일어난 것이다.

  중앙정부가 몽골군에 대해 항쟁과 화친을 되풀이하는 주먹구구식이고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이면서, 몽골군의 침략이 반복되고 침략 기간도 길어졌다.  그 와중에도 최이는 세금으로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온갖 명목으로 각종 물자를 육지에서 징발해 강화도로 옮기게 해서, 자신은 안전한 강화도에 들어앉은 채 수시로 연회를 열고 격구대회를 개최하는 호화판 생활을 즐겼다.  그러자 몽골군의 침략과 중앙정부의 수탈로 이중으로 고생하게 된 백성들이, 몽골 군대에 투항하거나 아예 몽골 군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경우가 줄이어 나타났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최이가 죽고 최항최의가 차례로 그 뒤를 이으면서 최씨 무신정권은 차츰 몰락하게 되었다.

  우선, 이 두 사람은 최충헌이나 최이보다 정치적 역량이 부족했다.  그리고 몽골의 침략이 계속되면서, 백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왕실과 문신들까지 지쳐서 최씨 무신정권에 등을 돌리게 된다.  특히 몽골군이 강화도 봉쇄작전에 나서면서 강화도에 머물러 있던 왕실과 문신들마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자, 최씨 무신정권에 대한 반감이 나날이 치솟았다.  또한, 최항과 최이는 천출이었기 때문에(최충헌과 최이와는 다르게, 최항과 최의는 각각 기생첩 및 노비 소생이었음.), 귀족사회의 성격이 강했던 고려에서 최고 권력자로 권위를 내세우는 데 곤란함을 겪었다. 

 

  결국 1258년에 최씨 무신정권의 마지막 집권자 최의가 김준이 일으킨 쿠데타로 살해되어, 62년간 이어졌던 최씨 무신정권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지배층부터 피지배층까지 모두 오랜 전쟁에 지쳐 몽골과의 강화를 원했지만, 최의 혼자 강화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며 다른 지배층을 모두 적으로 돌렸던 게 주요 원인이다.  물론 최의로서는 반대할 수 밖에 없었다.  몽골과의 강화는 곧 최씨 무신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몽골의 침략을 막아낼만한 효과적인 대안을 내놓았던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과 자신의 가문을 위해 온백성을 몽골군의 말발굽 아래 방치했을 뿐이다.  거기에 본인의 정치력 부족까지 겹쳐지면서, 최씨 집안의 가노 출신 가신인 김준이 여러 세력을 규합하여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4) 4권 (부제 : 무인정권의 몰락과 삼별초 항쟁)

 

  4권은 최씨 무신정권이 막을 내린 1258년부터 개경 환도가 이루어지고 무신정권시대가 완전히 끝나는 1270년까지를 다룬다.

 

  김준이 최의를 제거하자 당시 국왕인 고종과 문신들은 기대에 들떴지만, 그 기대는 곧 무너지게 되었다.  

  고종과 문신들은 오랫동안 무신들에게 빼았겼던 권력이 다시 국왕에게 돌아가 왕정복고가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몽골과 화친하는 것을 반대한 최씨 무신정권이 무너졌으니, 이제 지긋지긋한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희망 또한 품게 되었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상, 김준도 자신이 제거한 최의의 전철을 밟게 되었다.  이전의 집권자들처럼 국왕의 권위를 누르고 문신들은 회유하거나 축출했으며, 심복들을 고위직에 앉혀 자기 세력을 탄탄히 하려 했다.  물론 몽골에 대해서도 화친 반대의 입장에 섰다.

  

  하지만 이미 몽골과의 전쟁은 대세가 기울어진 상태였고, 그런 상황이 김준의 운명을 벼랑으로 몰아갔다. 

  이제는 육지의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몽골군에 투항하거나 부역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고려의 영토를 들어다가 몽골에 바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예가, 동북면 일대의 영토 상당부분과 그 곳의 백성들이 몽골에 귀속되어 쌍성총관부가 설치된 일이다. 

  김준 역시 그런 현실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었다.  현실과 명분 양쪽에서 왕실과 문신들에게 밀린 김준은, 결국 태자(훗날의 원종)가 화친을 위해 몽골에 친조하러 떠나는 것, 몽골을 위해 고려 조정이 일본을 설득하여 몽골에 복속하게 하는 외교활동을 하는 것 등을 용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점점 다른 정치세력에게 밀리고 고립되던 김준은, 결국 한 때는 같은 편이었으나 자신이 은근히 따돌리며 견제했던 임연에게 살해당했다.  

 

  마지막 무신정권을 세운 임연은 김준을 제거한 후 정권을 장악했지만, 몇 년 못 가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앞선 무신정권의 집권자들처럼 임연 역시 몽골과 화친하면 자신의 권력과 신변이 위험해진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몽골과의 화친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임연이라고 몽골의 압력에 버틸 특별한 방책이 있을 리 없었다. 

  궁지에 몰린 임연은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  당시 국왕인 원종을 폐위하고 원종의 동생을 새 임금으로 옹립한 것이다.  그러자 마침 몽골에 갔다가 귀국하던 태자(훗날의 충렬왕)가 몽골로 돌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겨우 몇 개월만에 몽골의 개입으로 원종이 복위했다.  결과적으로 고려 최고 권력자인 임연조차 몽골에게는 쩔쩔맨다는 것을 조정 안팎에 보여준 셈이 되었고, 임연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이 와중에 앞서 김준 집권시기에 동북면의 영토가 몽골에 넘어간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서북면에서도 반란이 일어나 평양 일대의 영토와 백성들이 몽골에 넘어가 동녕부가 설치되었다. 

  이런저런 일이 겹친 상태에서 몽골에 갔던 원종이 몽골군과 함께 귀국한다는 소식에, 임연은 걱정과 분노로 심화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  그 뒤를 임연의 아들 임유무가 이었지만, 불과 2개월만에 원종의 밀명을 받은 이들에게 살해당했다.  그렇게 1170년에 시작된 무신정권시대는 정확히 100년째 되는 1270년에 막을 내렸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무신정권시대가 1270년에 끝이 났지만, 그 후로 3년 동안 삼별초의 항쟁이라는 여파가 이어졌다.

  삼별초 부분에 대해서는 이전에 같은 작가가 쓴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 에 대한 포스트에 소개한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하겠다. 원 간섭기(2) - 이승한의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http://blog.daum.net/jha7791/15790986) 

 

 

 

  ◎ 기타

 

  고려시대사, 그 중에서도 무인정권시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겠다.

  무인정권시대를 다룬 다른 책도 있지만, 내용이 너무 간략하거나 혹은 비역사학도가 보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 시대에 관한 대중역사서로, 이 만큼의 질과 양과 재미의 3박자를 갖춘 책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4권의 끝부분에 나오는 지도를 보고 좀 놀랐더랬다.

  삼별초의 항쟁을 설명한 부분에서, 삼별초가 근거지로 삼았던 전라도 진도의 지도가 나온다.  그런데 그 지도에, 원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랐지만 작년 4월 16일 이후로 전국민이 알게 되어버린 '팽목항' 이 나온다.  물론, 이 시리즈 4권이 2005년에 나왔으니 작가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염두에 두고 팽목항을 표시했을 리는 없다.  그저 여몽 연합군의 진도 공격로와 삼별초군의 퇴각로를 설명하느라 팽목항을 표시한 것 뿐이다.

  몇 년 전 4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때만 해도, 지도에 표시된 팽목항이란 지명을 보기는 봤지만 별 생각없이 봐서 기억에 남지도 않았다.  그 때만 해도 팽목항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작은 항구 중 하나였을 뿐이니까...  그런데 지난 1월에 4권을 어렵게 구입한 후 다시 읽었더니 진도 지도를 본 순간, 그 지도가 책에 실린 이유인 여몽 연합군의 진격로나 삼별초의 퇴각로보다 팽목항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책과 아무 관련이 없기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희생자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어보겠다. 

 

 

절판된 책 재출간 - 이승한의 '고려 무인 이야기'(http://blog.daum.net/jha7791/15791611)

원 간섭기(2) - 이승한의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http://blog.daum.net/jha7791/15790986)
원 간섭기(3) - 이승한의 '혼혈왕, 충선왕-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上)(http://blog.daum.net/jha7791/15790987)
원 간섭기(4) - 이승한의 '혼혈왕, 충선왕-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004)

이승한의 '몽골 제국과 고려' 시리즈 3권이 드디어 나온다!(http://blog.daum.net/jha7791/15791227)
이승한의 '몽골 제국의 쇠퇴와 공민왕 시대' 출간, '몽골제국과 고려' 시리즈 완간...!(http://blog.daum.net/jha7791/15791511)

헌책방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http://blog.daum.net/jha7791/15790991)

부산(1) - 보수동 헌책방 골목(http://blog.daum.net/jha7791/157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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