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한국예술종합학교 근처의 길고양이들

Lesley 2014. 7. 10. 00:01

 

  지난 몇 년 사이, 서울이 길고양이 천지가 되었다.

  분명히 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길고양이가 이렇게 거리에 널리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  대신 공포의 닭둘기(!)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혹시... 고양이들이 비둘기를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면서 엄청나게 번식한걸까? -.-;;

 

  집에서 가까운 편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쪽으로 산책 겸 운동을 나가면, 길고양이들과 심심찮게 마주치게 된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산책하면서 보통은 너덧 마리를 보게 되는데, 어떤 때는 열 마리 가까이 보게 될 때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고양이 쪽에서 사람을 꺼려해서, 사람과 마주치면 슬금슬금 혹은 후다닥 피해버리곤 한다.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녀석들을 볼 때마다 녀석들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어 남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내 휴대폰이 구닥다리라 폰카 성능이 안 좋아서, 움직이는 동물을 찍는 것은 무리다. ㅠ.ㅠ

  하지만 가끔은 '대담한 녀석' 또는 '게으른 녀석' 과 마주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그런 때는 가만히 있는 녀석들의 모습을 찍을 수가 있다.

 

  자, 그 동안 찍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근처에서 찍은 길고양이들 사진 방출 시작...! 

 

 

공동경비구역 JSA 2 -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비극적으로 마주친 두 고양이들...!

 

  지난 4월, 초강력 꽃샘추위가 닥쳤을 때 찍은 사진이다.

  올해는 날씨가 참 이상해서, 3월에는 늦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기온이 팍 오르더니, 정작 4월 중순 쯤 되자 경기도 북부에 눈이 내리는 등 기온이 뚝 떨어져버렸다.  사람들도 급변하는 기온에 적응 못 하고 여기저기서 콜록거렸으니, 동물들인들 괜찮을까... 

  원래는 사람만 보면 도망치는 길고양이들인데, 이 날은 추위 때문에 세상만사 다 귀찮았던 모양이다.  내가 바로 옆을 지나가는데도, 꼼짝도 않고 저러고 있었다.  저렇게 가만히 있다가, 못된 사람 만나서 해코지라도 당하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왼쪽) 짙은 얼룩이는 관심 좀 끌어보려 애쓰는데, 바둑이(?)는 나 몰라라 바닥에 몸만 비벼대는...

(오른쪽) 토라진 짙은 얼룩이가 담벼락 위로 오르는 모습. (오~ 진짜 빠른걸...! @.@)

 

 

이래서 짝사랑은 서글픈 것이지요~~~

 

  짙은 얼룩이는 담벼락 위로 올라가서도 미련을 못 버렸다.

  바둑이가 이제라도 자신을 돌아봐주지 않을까 해서 빤히 쳐다보는데...  짙은 얼룩이가 그러거나 말거나, 바둑이는 아예 돌바닥에 몸을 깔아버렸다. ^^;;

 

 

자동차 밑에서 슬금슬금 나오는 크림색 녀석.

 

 

(왼쪽)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눈에서 노란색 레이저 광선을 내뿜는 녀석...! ('전설의 고향' 같음. ㅠ.ㅠ)

(오른쪽) 그러나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님을 알아챘는지, 급새 온순한 눈으로 변하는... ^^

 

 

(왼쪽) 어디선가 등장한 다른 녀석. (그런데 이 녀석 혹시 저 위의 사진에서 잽싸게 담벼락 오르던 그 녀석 아닌가?)

(오른쪽) 이 녀석 눈에서는 초록색 레이저 광선이 나옴. (전설의 고향 2... ㅠ.ㅠ)

 

  그런데 동물들 눈에서 빛이 나는 것은, 해가 져서 캄캄할 때가 아니던가?

  저 때가 해가 진 저녁이기는 했어도 아직 주위가 밝은 때인데, 왜 길고양이들 눈에서 빛이 나는지 모르겠다.  고양이 눈에서 빛이 나는 저 사진을 몇몇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보냈더니만, 신기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소름끼친다. 그래서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하는거다.' 식의 반응도 나왔다. -.-;;

 

  각설하고... 녀석들이 앞으로도 무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고양이를 개만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험한 길거리에서 용케도 살아가는 것을 보면, 안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거리의 삶이라는 게, 사람에게 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험난할 것이다.  그래서 길고양이 수명이 2~3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래도 끈질기게 자손을 퍼뜨리며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길고양이란 녀석들 참 대단한 것 같다.   

 

 

한국예술종합학교(http://blog.daum.net/jha7791/15790837)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농약 주사 맞는 나무(http://blog.daum.net/jha7791/15790983)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술적(?)인 눈사람(http://blog.daum.net/jha7791/1579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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