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행기/'13년 김해, 부산

부산(4) - 부산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 / 전포돌산공원

Lesley 2013. 11. 26. 00:01

 

  드디어 김해-부산 여행기 마지막 편이다...!

  

  여행 마지막 날도 전날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일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부산 서면으로 가서, 영화 '배우는 배우다' 를 봤다.  인상적으로 본 영화 '러시안 소설' 의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해서 봤는데, 솔직히 '러시안 소설' 만큼 내 취향에 맞는 영화는 아니었다.

 

  하여튼 그 영화를 보고서, 문현동에 있는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 이라는 곳으로 갔다.

  안동네 벽화마을 말고도, 최근 들어 벽화로 유명해진 마을이 부산에 몇 군데 더 있다. (만덕동 레고마을, 감천 문화마을 등등)  사실, 여기는 그 중에서 인지도나 인기도가 가장 떨어지는 곳이다. ^^;;  하지만 이왕 부산에 왔으니, 벽화마을 중 한 곳에 들려보고 싶기도 했고, 또 우리가 영화를 본 서면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 이 곳이기도 해서, 이 곳으로 고고씽~~!

 

 

문현동 안동네 벽화마을의 입구.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보이는 벽화 지도.

(그런데 나 같은 '길치+방향치' 는, 이 지도만 봐서는 어디가 어딘지 당최 알 수 없는... ^^;;)

 

 

달동네란 곳이 다 그렇듯이, 여기도 층층히 이루어진 마을임.

그래서 벽화 그려진 담도 층층히 있어서, 위에서 내려보며 찍었음.

 

 

마을 한쪽 끝에서 마주친 전포돌산공원 입구.

 

  좀 재미있는 것은, 이 마을에 분명히 벽화를 보겠다고 갔건만, 벽화보다는 이 공원이 더 마음에 들었다. ^^

  산동네 꼭대기에 자그마하게 만든 공원인데도, 은근히 운치 있는 곳이다.  나무나 풀이 유독 우거져있는 게, 부산이라는 대도시 한 군데 있는 공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앗, 이것은 이중섭의 소...? ^^

 

  거칠고 강렬한 붓질로 그린 이중섭의 소 그림...

  대한민국에서 학교 다닌 사람이라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술 교과서에서 반드시 보게 되는 유명한 그림이다.  그 소 그림을 산동네의 공원에서, 그것도 이런 색다른 모습으로 보게 될 줄이야!  초록색 풀잎을 바탕으로 해서 진한 누런색 짚으로 만들어 놓으니, 독특한 느낌이 든다. 

 

 

자, 이쪽이 이중섭의 소 '원본' 임...! (위의 소 모형과 비교해보시라~~ ^^)

 

 

소 형상 뒤편으로는 고양이 한 마리가 따가운 햇볕 한 가운데 앉아, 사람이 다가가도 모른 채 자고 있음. ^^

 

 

집값이 천정부지인 요즘 세상에, 새들에게 아기자기하고 예쁜 집도 무료로 분양주는 넉넉한 인심~~ ^^

 

 

공원 아래로 뻗은 길.

 

  아래쪽 동네 사람들이 등산로로 이용하는 모양이다.

  등산복 차려입고서 오가는 장년층,  노인층이 제법 눈에 띈다.  우리는 또 갈 곳도 있고, 햇볕도 너무 뜨거워서,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위쪽의 공원으로 올라왔다.

 

 

위의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던 중 인상적이어서 찍어본 풍경.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서 높은 달동네에서 살고, 부자인 사람은 부자여서 높은 빌딩 지으려 하다니, 참...)

 

 

하늘이 정말 파랗구나~~!

 

  김해와 부산에 머무는 사흘 동안, 한낮기온이 서울보다 4~5도 높은 20도 안팎이었다.

  툭하면 빗나가기 일쑤인 일기예보를 '또 속는 셈 치고'  믿고서 자켓 없이 여행에 나서기를 잘 했다.  서울역에서 진영역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릴 때 보니, 남들은 점퍼나 가디건을 하나씩 걸치고 있고, 심지어 오리털 파카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10월에 오리털 파카 입으면, 한겨울에는 대체 뭘 입으시려고? -0-;;)  그 때는 내가 너무 얇게 입고 왔나 걱정했는데, 무언가 하나 겹쳐 입고 왔으면 짐만 될 뻔했다.

 

 

공원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간 골목의 벽화들.

(아래쪽은 허황옥 왕비가 시집올 때 따라온 아유타국의 수행원들 모습 아닐런지... ^^)

 

 

적발시 '죽인다'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지긴다' 고 하니, 괜히 주인장네 복숭아 몰래 따가지 맙시다! ^^

 

 

공원 옆으로 난 길을 걸을 때, 공원 안쪽으로 보이는 새 모양의 조형물.

(작은 공원인데도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음. ^^)

 

 

  이 포스트를 마지막으로 김해-부산 여행기를 다 정리하고 보니까, 짧은 시간 동안 많이도 다녔구나 싶다.

  블로그에 올리지 않은 곳도 몇 군데 더 있으니 말이다.  원래는 좀 느긋하게 돌아다니자는 계획이었는데, 어쩌다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게 된건지 나도 모르겠다. ^^;;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일 하나...  그렇게 부지런히 다녔으면 살이 조금이라도 빠지는 게 맞을텐데, 여행 끝내고서 오히려 1.5킬로 쪄버린 것은 어찌된 일일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