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행기/'13년 김해, 부산

부산(3) - 부산대 근처의 특이한 카페, J SQUARE

Lesley 2013. 11. 20. 00:01

 

  여행 둘째날은 진짜 많이도 돌아다닌 것 같다.

  오전에는 광안리 바닷가쪽으로 갔다가, 오후에는 보수동 헌책방 골목, 국제시장, 부산근대역사관, 용두산 공원 등을 갔다.

 

  그리고 해가 진 뒤에는 부산대 근처에 있는 J SQUARE 라는 카페에 갔는데, 그냥 카페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분위기만 봐서는 무슨 와인바 같기도 하고, 빵 종류와 수량이 많은 것 봐서는 제과점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민들레 영토' 비슷하게 스터디룸도 있다.  게다가 독립영화 상영회도 열고 작은 무대와 관객석까지 갖추고 있는 등 문화공간 역할도 하는 특이한 곳이다.

 

 

으리으리한 J SQURE 건물의 사진이 참 허접한... -.-;;

(건물이 무척 커서 차도를 건너서 찍어야 전체 모습이 찍혔을텐데, 시간도 늦고 날씨도 추워서 그러지 못 했음.)

 

 

1층에는 저렇게 바 형식으로 된 자리가 있어서, 술집 분위기가 물씬 풍김. ^^

 

 

우리가 자리 잡은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의 모습.

(가운데 보이는 유리 진열대 안에 빵이 있음.)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인데, 촛불을 가장한(?) 전깃불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음.

(진.짜. 촛불을 저렇게 두었다가는 화재 발생하기 딱이겠지... ^^;;)

 

 

2층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광경.

 

  여기 탁자와 의자가 참~~ 독특하다.

  만일 같은 단체나 모임 회원들이 한꺼번에 몰려간 경우라면야, 일행끼리 둘러앉기 좋은 자리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들끼리 저런 탁자에 둘러앉으면, 서로 얼굴 마주보는 모양새가 되어 좀 어색하지 않겠나...  나처럼 소심하고 낯 가리는 사람은, 다른 자리가 다 찬 경우 빼놓고는 못 앉을 것 같다.

  하지만, 저 날 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한눈에도 같은 일행이 아니라는 게 보였다.  대부분 연인끼리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연인끼리 나란히 앉아서 맞은편의 모르는 사람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자기들끼리 어깨 기대고 뭐라고 속삭이며 즐겁게 웃고 있는 모습이 참... ^^;; 

 

 

벽쪽으로 유럽 분위기 흠씬 풍기는 책장과 벽난로가 놓여 있고...

 

  촛불 뿐 아니라 벽난로도 인테리어용 소품이다... ^^ 

  저 촛불이 촛불을 가장한 전깃불이라는 것은, 계단 사진에서 이미 설명했고...  사진상으로만 보면 벽난로에서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진짜 불이 아니다.  레이저인지 뭔지는 몰라도, 광선으로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뭐, 그래도 어두운 카페 안에서 벽난로 불이 타오르는 풍경 연출되니, 낭만적인 기분이 들기는 했다. ^^

 

 

이쪽은 아까 그 단체용 자리 오른편의 보통(!) 자리~ ^^

 

  얼굴에서 빛을 내고 있는 이가 내 동행이고, 그 맞은편 가방만 덩그러니 놓인 자리가 내 자리~~ ^^

  이 자리는, 일단 일행끼리 오붓하게 앉을 수 있어서 좋고, 바로 옆이 1층과 터져있어서 1층을 내려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 자리 바로 옆으로 1층을 내려다 볼 수 있고, 건너편으로는 대형화면으로 이런저런 동영상도 볼 수 있고...

 

 

카페라테... 그리고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부침개를 닮은 이름 모를 하얀색 빵... ^^;;

 

 

층계 벽에 붙어 있는 흉상판(이런 것을 뭐라고 부르는지 몰라서, 내 마음대로 이름 붙임.)과 영화 시간표.

 

  김진재라는 인물이 도대체 누구인가 싶어서, 서울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뒤져봤다.

  알고 보니, 부산을 지역구로 한 5선 국회의원이며 구 한나라당 부총재도 지냈던 인물이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세상을 떴다고 한다. 

  그런데 정치인의 모습이 왜 뜬금없이 이 카페 벽에 붙어 있는 것일까?  혹시 원래는 기업인이었다는 고인이 이 카페를 지어서 운영했던 것인지...  아니면 이 카페 주인장이 고인과 어떤 식으로든 인연이 있어서,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로 그렇게 한 것인지...

 

  영화 시간표를 보니, 독립영화만 상영하는 것 같다.

  이 곳이 그냥 카페가 아니라, 문화공간으로도 사용되는 듯...  독립영화는 상영장소 찾기가 힘드니, 이런 곳에서라도 상영해준다면 그런 영화 좋아하는 이들에게 무척 반가운 일일 것이다.

 

 

3층에 있는 작은 무대와 객석.

 

  3층 대부분은 사진 속 무대와 객석이 차지하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는 작은 방도 하나 있다.

  미팅룸이라고 이름 붙어 있던데, 아마 '민들레 영토' 식으로 미리 예약을 해서 일정 시간 동안 스터디 그룹 또는 그 밖의 모임을 위한 장소로 쓰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J SQUARE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다른 블로그에는 낮에 찍은 사진들이 올라가 있던데, 내 블로그의 밤에 찍은 사진과 너무 다르다...!  도무지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낮에 찍은 사진을 보면, 그저 다른 카페에 비해 공간이 널찍하다는 것 정도나 색다를 뿐, 와인바 비슷한 독특한 느낌은 없다.  이거야 말로, 조명이 분위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는 사례다. (조명발의 위대함이여...! ^^)

  부산대 근처에 갈 일 있으면 한 번쯤 들러볼만한 곳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저녁 시간에 연인이나 친구 하나 끌고서 혹은 자기 혼자서 가서 오붓한 시간 보내다 오기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