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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1)

Lesley 2013. 7. 8. 00:01

 

  어제(7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비상착륙 하며 여러 명의 사상사가 난 사고가 있었다.

  우리나라 국적기이건만 한국인 승객보다 중국인 승객이 2배 가까이 많고,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모두 중국인이다 보니, 이 사건을 우리나라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크게 다루는 양상이다.  관련 기사가 중국 인터넷에 줄줄이 쏟아지는데, 그 중 네티즌들의 댓글이 많이 붙은 기사를 하나 골라 읽어봤다.  사건 내용이야 우리나라 쪽 기사에서 이미 읽은 것이라 따로 볼 것 없이, 중국 네티즌의 댓글만 살펴 봤는데...

 

  솔직히 말해서, 댓글 중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악담이 많을거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한국과 중국의 네티즌들 관계가 우호적인 편도 아니고, 사고 난 여객기가 자기네 국적기가 아니다 보니, '그러기에 뭐하러 한국 비행기를 탔냐?' 식의 조롱 섞인 댓글이 많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번 사고 그 자체에 대한 반응 보다는, 중국의 극심한 빈부격차에 대한 서민들의 엄청난 분노와 박탈감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일단, 기사의 요지는....

  '이번에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기에 141명의 중국인이 탑승하고 있었고, 그 중 미국의 여름캠프(어학연수를 겸한 여름캠프)에 참가할 34명의 고등학생과 1명의 교사가 포함되어 있다.' 는 것이었다.

  단, 그 후에 업데이트 되어 나온 기사를 보면,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교사와 학생 숫자가 대폭 늘었다.  산서성 태원의 고등학교에서 6명의 교사와 30명의 학생이, 절강성 강산의 고등학교에서 5명의 교사와 30명의 학생이 탑승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11명의 교사와 60명의 고등학생이 탑승한 것이니, 중국인 승객 중 절반 이상이 단체 탑승한 학생과 인솔교사인 셈이다.

 

 

 


 

 

 

※ 파란색 글씨는 댓글 내용에 대한 나의 설명 또는 개인적인 의견임.

 


1. 만일 비행기에서 죽은 사람이 썩어빠진 공직자거나, 혹은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사람이라면, 우리는 박수치고 쾌재를 부르며 폭죽 터뜨리고 축하해야지.  (찬성 938)

 

2. 좀 이상한걸...  도대체 얼마나 많은 중국인이 해외에 있는거지...  어떻게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국제항공기에 탄 사람 중 절반이 중국인이냐고... (이 중국 네티즌이 잘못 알고 있는 것임.  이 비행기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서 한국 인천을 경유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간 비행기임.)  저 141명 중 고위 공무원이나 국영기업 임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밝혀라.  (찬성 899)

 

3. 중국의 공직자들이란...  아...  모두 다...  좋아, 모두들 함께 축하하자. 이건 인과응보다.  (찬성 732)

 

4. 지금의 중국인은 자신의 동포에 대해 점점 더 냉담해지고 있구나.  어째서 외국에 나간 사람은 다 부자라는거지?  그렇다면 너희들의 가족이 고속열차를 타고 여행하다가 탈선 사고가 난다면, 우리가 박수 치며 환호해야 하는거냐?  네가 시외버스를 놓쳐서 할 수 없이 고속열차를 탔을 뿐인데도, 네가 부자니까(즉, 비싼 고속열차표를 살 수 있을 정도로 형편이 넉넉하니까...) 죽어도 싸다는거구나.  (찬성 672)

 

5. 저 학생들은 돈이 많거나 권력 있는 집안의 자식이겠지.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가난한 아이들의 자리를 빼앗지 못 하게 말이야.  (찬성 634)

(부유한 아이들의 죽음으로, 공평한 기회를 누리지 못 하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더 줄 수 있다는 뜻으로 보임.  상당히 살벌하고 과격한 내용인데도 찬성수가 높은 것을 보니, 중국 고위층에 대한 일반 서민들의 악감정이 그 만큼 엄청난 모양임.)

 

6. 잔혹한 현실이 나에게 알려주는구나, 중국의 기득권 계층은 중국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 덩어리일 뿐이라고 말이야.  나는 이 항공사고를 이렇게 평가한다.  (찬성 551)

 

7. 우리 국민들이 동정심도 없다고 비난하지 말아라.  현재 절대다수의 평민들은 국내여행을 할 능력도 없이, 자녀의 교육과 의료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어!  그런데 어떤 사람은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여름캠프에 참가하다니...  엄청나게 고생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회계층이 다른 게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네!  (찬성 447)

 

8. 더 이상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재난은 무섭고, 생명은 고귀한거야.  죽은 사람을 위해서 묵념하고, 다친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자.  (찬성 414)

(찬성수 많은 순으로 배열된 댓글 중, 8번째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피해자들에게 동정적인 댓글이 나왔음.)


9. 불쌍한 아이들...  교사 때문에 강제로 여름캠프에 참가해서는 저렇게 되어 버렸네!  (찬성 331) 
(이 댓글은 참 알쏭달쏭한 것이, 피해자를 동정하는 것인지 비꼬는 것인지, 도무지 구별이 안 감. -.-;;)

 

10. 이상할 것 없어.  보스턴 폭발 사고 때도 죽은 3명 중 1명이 바로 중국인이었지.  중국인구가 전세계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니, 국제화 정도가 높잖아.  그래서 선진국에서 무슨 사고가 났다 하면, 중국인 피해자도 반드시 그 곳에 있는거야.  (찬성 295)
(빈정거림의 정도가 아주 고차원적인... ^^;;)

 

11. 질문 좀 할게.  이 항공기에 우리의 농민공(원래는 농민인데, 농촌에서는 돈을 모을 기회가 거의 없어서 도시로 나가 막노동 등 3D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어?  없잖아!  없으면 됐어!  없으면 좋은거야!  (찬성 206)

 

12. 국민의 양심 같은 건 진작에 개가 먹어치워 버렸어!  인성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먼저 국민에게 최소한의 주거권, 건강권, 교육권을 달라고!  (찬성 141)
(국가가 국민에게 최소한의 복지도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무슨 양심이니 인성이니 하는 것을 따지냐는 항의의 뜻으로 보임.)

 

13. 중국은 이미 구제불능이야, 어떤 일이든 썩어빠진 관리와 연결짓지.  사람이 죽었는데도 기뻐하다니, 그들은 교사와 학생일 뿐이라고!  너희는 짐승 무리일 뿐이야!  (찬성 122)


14. 우리 가난한 농민들의 아이들은 미국으로 가는 것은 감히 생각도 못 하는데, 저 학생들은 어떤 집안 아이들이지?  (찬성 121)

 

15. 나는 일본사람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희 중국인은 정말 가엾다는거야.  80년전에 너희가 단결하지 못 해서, 우리 대일본이 너희를 노예로 삼을 수 있었지.  지금도 너희는 여전히 서로를 물고 뜯고 있으니, 우리 일본이 머지 않아 너희를 또 죽일 수 있겠구나.  너희 중국인도 어떻게든 전쟁을 할 수 있겠지만, 너희는 한 줌의 모래일 뿐이야.  우리 눈에는, 너희는 영원히 아시아의 병자일 뿐이야!!!  (찬성 109)

(이 댓글은 정말 일본인이 쓴 게 아니라, 어떤 중국인이 같은 중국인끼리 헐뜯는 이 상황을 비판하는 뜻에서 쓴 것으로 보임.  그리고 다른 중국 네티즌들도 그리 생각하는 듯...  그렇지 않고서야, 일본인이 중국인을 비난하는 내용에 이렇게 찬성수가 높을 리가...)

 
16.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조금도 슬픔 감정이 안 들어.  저 사람들은 나와 다른 신분이거나, 혹은 이미 외국인이라는 생각만 든다.  (찬성 108)

 

17. 내가 비록 일본인을 미워하지만, 너의 말에 찬성한다.  (찬성 91)

(15번 댓글에 대한 반응인 듯함.)

 

18. 인성이 사라졌어, 저렇게 많은 학생과 교사가 사고를 당했는데 오히려 기뻐하다니...  너희는 권력이나 부를 가진 자를 미워하는걸로, 자신의 가치를 왜곡해 보려는거지?  외국에 나가기만 하면, 전부 돈 있고 권력있는 집 자식들이냐?  그런 식의 생각은 내다 버려!  그래야 사회가 안정된다고!  (찬성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