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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관련 기사에 대한 중국 네티즌 반응

Lesley 2013. 2. 15. 00:27

 

  며칠 전 북한에서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또 국제사회가 시끌시끌하다.

  북한에 대해 이중적인 감정을 갖고 있으며, 또한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핵실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중국에서도, 이 일이 크게 보도 되었다.  덕분에 중국 포털의 기사 중 댓글 가장 많이 붙은 기사 10위권에 북한 핵실험 관련 기사가 3개나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고... 

  그 3개의 기사 중 하나가 "오바마가 '만일 한국이 공격당한다면, 조선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 라고 승낙했다." 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그 기사에 붙은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을 찬성수 높은 것 순으로 일부만 소개해 보겠다.

 

 

 


 

 

 

※ 파란색은 내가 덧붙인 설명 또는 나의 생각임.

 

 

 

1. 미국이 없다면 온통 혼란한 세계가 될 것이다.  흑산(黑山)의 요괴에게 충고하는데,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똑바로 봐라.  중국은 일찌감치 미국이나 국제사회와 함께 세상의 보편적 가치에 맞게 행동해야 했다.  (찬성 5321)

('흑산의 요괴' 는 아마 다른 댓글을 쓴 사람의 아이디인 모양임.  그 사람 댓글에 반박하기 위해 이 댓글을 쓴 것으로 보임.)
 

→ 미국과 함께 유고슬라비아 공격을 할까?  이라크를 공격할까?  시리아를 공격할까?  네 의붓아버지 미국한테 중국과 같이 일본을 공격할지 물어보지 그래?  중국을 공격하는게 바로 미국과 함께 하는거다!  (찬성 379)


→ 미국이 손 좀 봐준 국가 중에서 악행을 줄줄이 저지르지 않은 국가가 어디 있는데?  (찬성 1014)


→ 바로 위에 댓글 단 사람은 들어라.  악행을 줄줄이 저지르는 세계 공통의 적이 바로 너의 의붓아버지인 미국이다!  (찬성 320)


→ 누가 나한테 좀 말해봐.  어째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녀를 악행을 줄줄이 저지르는 미국으로 보내고, 위대한 조선으로는 안 보내는지 말이야.  두뇌가 '디고우요우' 로 가득차서 망가졌냐?  (찬성 735)

(디고우요우(地沟油)란 하수도의 음식 찌꺼기 등에서 짜낸 물질로 만든 불량, 가짜 식용유를 말함.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이 디고우요우가 중국 시중에 유통되었다는 사실이 크게 보도되어, 중국식품의 안전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떠들썩했음.)

(이 글은 북한을 지지하고 미국을 싫어한다면서, 정작 자기 자식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내는 세태를 빈정대는 뜻에서, 반어적으로 쓴 것으로 보임.)     


→ 바로 위에 댓글 단 사람이 중국의 현실에 대해 바로 보고 있군.  멍청한 것들만 현실이 어떻든 간에 미친듯이 구호를 외쳐대지.  (찬성 318)

 

→ 저 위에 댓글 단 사람은 국가의 이익과 국내의 모순을 구별 못 하고 있네.  게다가 '디고우요우' 는 모두 서민들 스스로 자초한거잖아.  자식들을 미국에 보내 공부시키는 것은, (각 가정의) 경제적 수준의 문제지.  농민공은 자녀를 북경에 보내 공부하고 싶어하잖아.  (찬성 40)

('농민공' 이란 원래는 농촌 사람인데,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올라와 막노동 등의 험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말함.)

 

→ 중국, 러시아는 마땅히 연합해야 한다!  정말로 미국이 조선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 때는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미국을 지구상에서 소멸시켜야 한다!   (찬성 68)

 

→ 바로 윗 사람, 어쩌면 그렇게 생각이 좁냐?  네가 아는 역사는 유치원 보모한테서 배운거냐?  북극곰 러시아는 지금 우리 중화의 일백만평 이상이나 되는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데, 너는 그걸 모르는거냐?  그런데도 러시아와 연합해서 미국에 대항하자고?  내가 보기에, 너는 원수를 아버지로 섬기는 나쁜 자식이야!  미국은 중국인민의 진정한 친구야!  적과 친구를 제대로 구분하란 말이야!  (찬성 174)

 

 

2. 만일 미국이 다시 한번 인류에게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마땅히 미국을 지구상에서 없애버려야 한다.  (찬성 3167)

 


3. 핵무기 공격은 됐어!  목을 자르는 행동 정도면 되는거 아냐?  (찬성 1568) 

(복잡하게 핵무기로 공격할 것 없이, 김정은과 그 측근들만 골라 암살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소리인 듯함.)


 

4. 하하, 중국은 이미 친구가 없잖아.  (찬성 401)

 

 

5. 중국과 미국은 역사상 깊은 원한이 없었다!  미국이 중국영토를 점령한 적도 없었다.  근대사에서, 오직 미국만이 의화단사건의 배상금으로 청화대학(중국 이공계의 최고 명문대학)을 설립해줬고, 중국 학자들을 미국에서 공부하게 했다.  중국을 도와 일본과 싸웠고, 결국에는 함께 일본을 패망시켰다.  미국이 조선반도에 상륙한 것은 스탈린이 김일성을 원조해서 침략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만일 모택동이 조선을 도와 미국에 대항하며 미국을 적으로 삼는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중미관계가 이렇게 엉망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 또한 중국 포위 전략을 쓸 생각을 안 했을테고, 오늘날 이 열악한 전략환경과 타이완 문제도 없었을거 아닌가!  (찬성 357)

(사실 이 댓글의 경우에는 한국전쟁이 북한의 침략전쟁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내용도 그렇고, 높은 찬성 숫자도 그렇고, 무척 의외였음.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정치, 역사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경우가 많기는 함.  하지만 중국은 여러가지로 우리보다 정보공개나 사상의 자유가 열악한 상태라,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것이 놀라웠음.)

 


6. 우리나라도 성명을 발표할 수 있지.  만일 조선이 핵무기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도 반드시 공격자에 대해 반격을 한다고 말이야.  (찬성 184)

 

→ 그럼 조선이 핵무기를 이용해서 중국을 공격한다면?  (찬성 117)

 

→ 조선이 왜 중국을 공격해?  (찬성 25)

 

→ 바보야, 조선은 미치광이야!  네 눈에는 안 보이니?  까오리빵즈 중에는 좋은 인간이 하나도 없어.  (찬성 145)

(까오리빵즈(高丽棒子)란 우리쪽에서 중국 한족들을 짱깨 또는 되놈으로 비하하여 부르는 것과 비슷하게, 한족들이 우리 민족을 비하할 때 쓰는 말임.)

 

 

7. 어째서 미국은 맹방에게 승낙을 할 수 있고, 중국은 감히 맹방에게 승낙을 못 하는걸까?   (찬성 170)

(미국은 남한에 대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중국은 북한에 대해 그만큼 영향력 행사를 못 하고 있다는 한탄으로 보임.)

 

 

8. 조선은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는데도, 악의 축으로 불리고 있어.   일본은 일찌기 전 아시아를 침략했었고, 미국 역시 그 피해를 겪었지.   내가 보기에는, 일본이야 말로 악의 축이야.   내가 오바마한테 편지 한 통 보내야겠어!   (찬성 104)

 

→ 일본제품을 사는 것은, 경제상 패배일 뿐 아니라, 정신상으로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려는 오만한 기세를 조장하는 것이 된다.   동포들이여, 각성하라!   만일 당신이 국가를 사랑한다면, 먼저 일본제품을 거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를 바로 세우고 싶으면, 먼저 국가를 걱정하라!   국가의 흥망은 개개인의 책임이다.  (찬성 120)


→ 미국에 '구글(Google)' 이 있다면, 중국에는 '바이두(百度)' 가 있지.   미국에 '델(Dell)' 이 있다면, 중국에는 '롄샹(lenovo)' 이 있고.   미국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있다면, 중국에는 많은 과학기술 소프트웨어 회사가 있지.   미국에 실리콘밸리가 있다면, 중국에는 '광꾸(光谷 :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수많은 IT 관련 업체가 있는 곳이라고 함)' 가 있고.   냉장고를 사려면 중국 '하이얼' 을 사고, TV를 사려면 중국 '캉자' 또는 '창웨이' 또는 '창홍' 것을 사도록 해.   우리집의 창홍 TV는 14년이나 봤는데도 아직도 괜찮아.   세탁기를 사려면 '샤오텐어' 또는 '하이신' 을 사고, 에어컨을 사려면 '메이더' 또는 '거리' 것을 사도록 해.   내가 하는 말은 광고가 아니라, 정말로 진지하게 충고하는거야.   국산품이 가격이 저렴하면서 AS 수준도 좋아.   너희들 모두 국산품을 쓰도록 해!   2013년의 유행은 국산품 사는걸로 해보자!   (찬성 111)

 

 

9. 중국은 승낙하지 않았다.  역사상 한 가지 사실이 있을 뿐이다, 바로 항미원조!!  (찬성 80) 

(항미원조(抗美援朝)란 중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했던 것을 말하는데, 그대로 풀이하면 '미국에 대항하여 조선을 돕다' 는 의미임.)

('중국은 승낙하지 않았다' 는 말은,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보임.) 

 

→ 항미원조는 잘못된 전쟁이었어.   (찬성 255)

 

→ 우리가 항미원조를 하지 않았더라면 조선은 벌써 통일됐을거야.   그리고 조선인들도 한국인의 생활 수준을 뛰어 넘을 정도가 되었겠지.   지금에 와서 핵무기를 쓰는 것은 아무 소용 없어.   이게 전부 항미원조가 남긴 해악이지.  (찬성 401)

(이 댓글과 그 위의 댓글을 보니, 중국의 젊은층 사이에서는 중국의 한국전쟁 개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제법 되는 모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