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관련 책, 유적지, 기타

원 간섭기(1) - 이한수의 '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

Lesley 2013. 8. 3. 00:01

 

  1년에 드라마를 두어 개나 겨우 보는 내가, 작년 하반기에 열심히 봤던 드라마가 '신의' 다.

  ☞ 류덕환의 발견(1) - 신의(http://blog.daum.net/jha7791/15790933)

 

  '신의' 라는 드라마는 전체적인 완성도는 '이것은 아니올시다'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첫째, 류덕환이라는 좋은 배우를 발견했다.  둘째, 가벼운 연애물이 판치는 요즘 드물게 진중한 주제의식을 보여줬다.  셋째, OST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넷째, 나로 하여금, 지금껏 별로 아는 것도 없고 또 특별히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던 '원 간섭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했다.  그래서, 그 시대에 관련된 책을 구입하려 검색하게 되었는데... 

 

  막상 원 간섭기에 대한 책을 구하려니, 좀 문제가 있었다.

  조선왕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왕조여서 최근까지 존재했기 때문에, 공적 사료와 사적 사료 모두 넘쳐 난다.  게다가, 오늘날 우리에게 무능하고 나태하다는 이미지로 찍힌 조선시대 조정은, 다른 일은 몰라도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같은 정부 차원의 공식 기록물을 작성하고 보존하는 일에 있어서는, 무슨 편집증 수준으로 정성을 기울였다. (국가의 공식 기록물 하니까, 국민들 열불 터지게 하는 최근의 국정원 기록물 유출 사건이 떠오르는... ㅠ.ㅠ)

  하지만 고려왕조의 경우에는, 조선왕조에 비해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사료가 부족하니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 해서, 역사 전공자를 위한 전문적인 서적조차 조선왕조를 다룬 것에 비해 무척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니 흔히 '대중 역사서' 라고 하는, 우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쉬운 역사 서적은 더욱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얼마 안 되는 고려시대에 관한 대중 역사서 중에서도, '원 간섭기' 라는 특정 시대만 다룬 책은 정말로 몇 권 없다...! ㅠ.ㅠ 

  하긴, 남의 나라에게 항복하고(말이 좋아 '강화' 지, 사실상 항복임.) 그 나라의 속국이 되었던 게 뭐가 좋은 일이라고, 그 시대를 많이 다루고 싶겠는가...  그나마 지금 우리 상황이 제법 편안하다면야 '예전에 우리 역사에 그런 험난한 시절도 있었지.' 식으로 담담히 회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제치하에서 해방된지 70년도 안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친일청산이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학계는 말할 것도 없고, 정계나 문화계에서도 별의별 우스운 일이 다 벌어지는 상황이다. ('대동아전쟁' 과 '태평양전쟁' 이 똑같은 말이라고 했던 덕수궁 미술관 가이드를 생각하면, 지금도 어처구니가 없음...!) 

☞ 광복절에 보고 들은 어이없는 단어 '대동아전쟁'(http://blog.daum.net/jha7791/15790922)

   잡다한 이야기 - 대동아전쟁/보통화와 국어/갤럭시넥서스 업그레이드(http://blog.daum.net/jha7791/15790935)

 

  좀 우스운 것은... 

  원 간섭기를 다룬 책 자체가 적다보니, 어떤 책을 골라야 하나 고민할 필요는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든지 말든지 하지... -.-;;

 

  하여튼 그렇게 찾아낸 몇 권의 책 중, 제일 먼저 손에 넣어 읽은 것이...

  '이한수' 라는 기자 출신의 비역사학도, 그러나 역사에는 상당히 관심이 많고 관련 자료도 충실히 조사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쓴 '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 이다.

 

 

 

 

 

  이 책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원 간섭기' 를 '고려와 원나라 사이의 정략결혼' 을 위주로 해서 다루고 있다.

  지금 시중에 나와있는 대중역사서 중, 고려왕실로 시집온 원나라 공주들의 사연을 한 권으로 정리한 유일한 책으로 보인다.  적어도, 내 머리에서 쥐어짤 수 있는 검색어를 다 써서 인터넷 서점 '알XX' 에서 찾은 것 중에서는 이 책 밖에 없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시오노 나나미' 의 '로마인 이야기' 을 읽은 후의 느낌과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장점과 단점 모두 그러함!)

 

 

 

일단, 장점을 보자면...

 

 

  이 책의 저자인 '이한수' 는 '시오노 나나미' 와 마찬가지로 역사 전공자가 아닌데도, 역시 시오노 나나미만큼이나 관련 자료를 꼼꼼히 조사해서 공들여 썼다.

 

  사실, 양적인 측면에서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로마인 이야기가 정치, 군사, 외교, 경제를 모두 망라한 15권이나 되는 방대한 양의 책인데 비해, '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 은 위에 이미 쓴 것처럼 '고려왕실로 시집 온 원나라 공주들을 중심으로 해서 쓴'  한 권짜리 책이니 말이다.  더구나 작은 판형이고 달랑 200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이다.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보다 양이 훨씬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 책이 로마인 이야기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원래, 학교의 과제물이든 회사의 보고서든 간에, 중요한 사항을 다 넣으면서 짧고 깔끔하게 쓰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최대한 많은 내용을 넣자니, 주저리 주저리 온갖 내용이 다 들어가면서 초점이 흐려지기 쉽다.  그렇다고 요약해서 쓰는 쪽에 중점을 두자니, 양을 줄이는 데에만 급급해서 반드시 넣어야 하는 내용까지 빠뜨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 책은 5명의 고려왕과 7명의 원나라 공주의 정략결혼에 대해서, 결혼 생활 그 자체는 물론이고 그 결혼이 추진된 배경이나 정치적 영향까지, 200페이지도 안 되는 양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으니...

 

 

  첫째, 내용상 오류가 있다.

 

  충렬왕(忠烈王)의 비인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에 대한 설명(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국대장공주의 생모에 대한 설명)이 잘못되었다. 

 

  제국대장공주는 원나라의 세조(世祖), 즉 쿠빌라이칸의 딸이다.

  고려 왕실로 시집온 첫번째 원나라 공주였고, 동시에 고려 왕실로 시집온 공주들 중 유일하게 황제의 친딸이었기 때문에(나머지 공주는 대부분 황제의 친척이었고, 심지어 황족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인물도 있음.),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중요한 인물이다.

  하지만 세조의 정실 황후의 소생은 아니고, 아속진가돈(阿速眞可敦)의 소생이다.  처음에는 '아속진가돈' 전체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는데, 다른 책이나 중국 쪽 사이트를 뒤져 보니 아속진(阿速眞, 몽골어로는 '예수진' 또는 '예스진' 에 가까운 발음이라고 함.)만 이름이라고 한다. ^^;;   중국의 최대포털인 바이두(百度)에 딸린 바이두백과(百度百科)에 의하면, 가돈(可敦)은 몽골족, 선비족, 돌궐족 같은 북방 유목민족 지도자의 아내에 대한 호칭이다. 

 

  그런데 이 책 45페이지에는, 세조의 황후 초상화를 수록해 놓고 '홀도로게리미실의 어머니이자 충선왕의 외할머니인 원 세조비' 라고 설명하고 있다...! ('홀도로게리미실' 은 제국대장공주의 이름이며, 충선왕은 충렬왕과 제국대장공주 사이의 아들임.)

 

 

문제의 초상화 - 이 책에서, 뜬금없이 제국대장공주의 생모가 되어 버린 차브이황후!

 

 

  처음에는, '세조의 황후' 라고 되어 있지 않고 '세조비' 라고 되어 있어서, 아속진가돈이 비(妃) 정도의 지위에 있는 후궁이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제국대장공주의 생모에 대한 기록은 우리나라 역사책인 '고려사(高麗史)' 에만 나올 뿐이다. 

  정작 제국대장공주의 본국에서는, 공주가 고려 충렬왕에게 시집갔다는 기록은 있지만, 공주의 생모에 관한 기록은 없다.  바이두백과의 '장목왕후(莊穆王后)' 항목을 찾아보면(바이두백과는 '제국대장공주' 대신 또 다른 시호인 '장목왕후' 로 분류하고 있음.), 제국대장공주의 생모에 대해서 딱 한 번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바로 우리나라의 '고려사' 중 '제국대장공주 열전'을 인용한 것이다. -.-;;  그나마 중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생모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다.

  이렇게, 우리 쪽 사료에는 공주 생모의 이름만 겨우 나와 있을 뿐이고, 중국 쪽 사료에는 아예 이름조차 안 남아있다는 것은...  결국, 아속진가돈이란 인물이 역사에 기록될만한 활동(그게 좋은 활동이든 나쁜 활동이든)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즉, 지위도 낮은 편이고 특별한 정치적 영향력도 없었던 수많은 후궁 중의 한 명이었던 것 같다. (사실, 제국대장공주 뿐 아니라 세조의 자녀 중 상당수가 그런 식으로 생모가 누구인지 기록이 없음.)

 

  그렇다면 뜬금없이 등장한 저 초상화는 도대체 무엇이냐...

  제국대장공주의 생모라고 나온 초상화의 주인공은 차브이황후(察必皇后 : 察必는 몽골어 차브이를 음역한 중국식 명칭인 듯함.) 또는 소예순성황후(昭睿順聖皇后)라 불리우는 인물이다.  세조보다 먼저 세상을 뜬 태자 친킴(真金 : 이것도 몽골어를 음역한 것인 듯함.)의 생모였으며, 세조의 여러 황후 중 한 사람이었다. (몽골족은 정실부인을 여러 명 두는 풍습이 있어서, 황제도 황후를 여러 명 두었음.)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자료 수집을 충실히 한 것 같은데, 어째서 이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

  제국대장공주가 황후 소생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다른 책에도 많이 나와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위의 초상화의 주인공이 차브이황후였다는 사실 또한, 차브이황후가 원나라 역사에서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사실이다.  

  혹시 저자의 실수가 아니라, 출판사가 편집 및 출판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내가 구입한 책이 2011년에 나온 3쇄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1쇄가 2006년에 나왔는데, 그 후로 5년간 두 번을 더 찍어내면서도 저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저자 역시 저런 오류가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설마, 저자가 출판된 자기 책을 한 번도 안 읽어본 것은 아니겠지...)

 

 

  둘째, 작가의 생각 내지는 관점에 동의할 수가 없다.

 

  '로마인 이야기' 를 읽을 때처럼, 이 책도 책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작가의 생각에는 찬성할 수가 없다.

 

  나는 로마인 이야기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책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낀다.

  로마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엄청난 양의 지식과, 그런 많은 양의 지식을 깔끔하게 서술해 나가는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은 참 대단하다.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미국 중심의 패권주의적인 생각과 남성우월론적인 생각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차라리, 작가가 미국인이며 남자였다면 거부감이 덜 했을 것이다.  어차피 세상에는 완벽하게 객관적인 인간은 없는 법이다.  그러니 작가가 미국인이며 남자라면, 미국 중심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경향을 가진 것에 대해 '저 사람의 환경이 저러니까, 저런 생각 갖게 되었나 보다.' 하며 어느 정도는 수긍했을 것이다.  그런데 시오노 나나미가 일본인이며 여자라는 사실이, 참... -.-;;

 

  그런데 '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 또한, 책 자체는 좋았는데 작가의 생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머리말과 에필로그를 읽어보면, 작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원 간섭기에 불행한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원을 통해 세계와의 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점도 인정하자.' 라든지...  '인간은 주어진 조건과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시대 사람들에게 왜 그런 굴욕적인 상황을 타파하지 못 했느냐고 질타하기만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라든지... 하는 생각 말이다. 

  분명히 일리 있는 말이다.  나도 여기까지는 뭐라 할 생각 없다.  꼭 역사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함께 있는 법이니,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이(利)는 이대로 해(害)는 해대로 평가해야 할 일이다.  이런 생각만 밝혔더라면, '어떤 특정한 시각(가령 정치적인면에서 진보적 또는 보수적인 시각, 혹은 민족주의)에 지나치게 치우쳐서 역사를 바라보면,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 하게 될 위험이 있다' 라는 합리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이 문제다...!!!

  고려 사람들은 원나라에게서 자주독립을 이루면 좋은 시절이 오리라 믿었는데, 오히려 고려 정치상황은 더 엉망이 되었다든지...  일제치하에서 해방될 때도 모두들 행복한 시대가 오리라 믿었지만, 분단이나 전쟁 같은 일이 벌어졌다든지...  민주화만 이루어내면 바람직한 정치가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이 모양이라든지...

  이러한 기술을 보면서, 이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어쩌자는건가...  혼란스럽기만 한 독립 상태나 민주화 상태보다는, 차라리 이민족 또는 독재자 치하에서라도 그 나름대로의 질서(?)와 번영(?)을 누리며 사는 쪽이 옳다고 말하고 싶은건가...  혹은 작가가 너무 순진한 사람이라서, 자신의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 왜곡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은 못 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이런 식의 주장은, 뉴라이트니 일베니 하는 사람들이 일제시대나 군사정권시대를 옹호할 때 많이 하는 소리 아닌가...)

 

 

 

이 책에 대해서, 종합하자면... 

 

 

  원 간섭기에 관심 있는 비역사학도라면, 분명히 한 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역사학도들이야 보다 전문적인 자료를 필요로 할테니, 이 책을 볼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역사에 관심있는 우리 보통 사람들이라면, 읽어볼만 하다.  충렬왕 때부터 공민왕 때까지의 고려 내부의 정치상황이나 고려-원나라의 상황들이, 두 나라간 정략결혼을 중심으로 요점정리가 깔끔히 되어 있다.

  특히나 원 간섭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이 책으로 이 시대에 대한 개요를 잡고서, 그 다음에 원 간섭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는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원 간섭기에 대한 입문서 내지는 개요서로 삼기에 좋은 책이다.

 

  다만, 단점 부분에서 이미 썼듯이, 저가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염두에 두고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만일 독자가 저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야, 저자의 의도에 대해 따로 생각하고 판단할 필요없이 그냥 쭉쭉 읽어나가도 상관없다. (비록 내가 그런 생각은 큰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긴 하지만...)

  하지만 일제시대나 군사정권시대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해방 이후나 민주화 이후의 혼란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일단은 머리글과 에필로그부터 먼저 읽으며 작가의 관점에 대해 한 번 생각을 한 후, 작가의 관점과 역사적 사실을 구분해가며 본문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리하자면, 책 속의 객관적 사항(역사기록)은 그대로 읽어나가면 되고, 주관적인 사항(저자의 견해)은 자신의 관점과 판단으로 한 번 걸러서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사실, 본문은 사실관계 위주의 설명으로 되어 있어서, 시오노 나나미의 경우처럼 작가의 관점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고서, 그 작가의 책을 읽어야 할 게 아닌가...

 

 

 

 덧붙임 - 영화 '쌍화점' 속 왕비님은 누구?

 

 

  '바이두백과' 의 제국대장공주(장목왕후) 항목에는 '한국영상매체 속의 제국대장공주의 모습' 이라며 사진이 한 장 올라가 있는데, 그게 바로 영화 '쌍화점' 속의 왕비(송지효)의 모습이다...! -0-;;

 

 

졸지에 제국대장공주로 둔갑해버린 영화 '쌍화점' 속 왕비님~~ -.-;;

 

 

  우선, 쌍화점 속 인물들은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엄연히 가공인물이다.

  물론 앞뒤 상황을 보면, 분명 고려 말 공민왕(恭愍王)과 그 시대를 모티브로 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사 속 인물을 적당한 각색이나 역사적 재해석을 거쳐 등장시키는 것과, 역사 속 인물에게서 영감을 얻어 창조한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쌍화점에 등장하는 왕비는, 공민왕의 정비였던 노국대장공주(魯國大長公主)와, 노국공주 사후 새로 맞아들였던 익비(益妃)를 적당히 섞어놓은 인물이다.  쌍화점 속 왕비가 몽골인으로 나오는 것은 노국대장공주에서 따왔고, 왕의 측근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은 익비에서 따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쌍화점 속 송지효가 맡은 왕비를 노국대장공주라고 해도 말이 안 될 지경인데...

  노국대장공주보다 훨씬 이전에 살았던 인물인 제국대장공주라고 하는 것은, 요즘 인터넷에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대략난감' 이다. -.-;;

 

 

원 간섭기(2) - 이승한의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http://blog.daum.net/jha7791/15790986)

원 간섭기(3) - 이승한의 '혼혈왕, 충선왕-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上)(http://blog.daum.net/jha7791/15790987)

원 간섭기(4) - 이승한의 '혼혈왕, 충선왕-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下)(http://blog.daum.net/jha7791/15791004)

격동의 시대를 산 형제의 비극 - 승화후(承化侯) 왕온(王溫), 영녕공(永寧公) 왕준(王綧)(http://blog.daum.net/jha7791/15791035)

김이령의 '왕은 사랑한다' - 보기 드문 충선왕 관련 소설(http://blog.daum.net/jha7791/1579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