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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환의 발견(7) - 신의 퀴즈 시즌1 中 한강커플

Lesley 2013. 8. 23. 00:01

 

  한강커플(한진우-강경희 커플)을 소재로 하는 이번 포스트가, '신의 퀴즈'(이하 신퀴라고 하겠음) 관련해서 쓰는 마지막 포스트다. 

 

  원래 계획으로는, 시즌2 및 시즌3에 관해서도 포스트를 각각 서너편씩 올리려 했다.

  먼저 시즌2의 경우는, 시즌1에 비해서 내용이 상당히 사건 중심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시즌2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이 나온 에피소드를 서너 개 뽑아서, 개별적으로 포스팅하려 했다.

  시즌3의 경우는, 강형사 대신 새로 등장한 배형사(안내상)가 한선생의 파트너가 된다.  이 새로운 커플(?) 중심의 포스트 한 편, 흥미로운 사건 나온 에피소드 뽑아서 각각 정리한 포스트 두세 편, 마지막으로 한선생의 인격분열을 중심으로 해서 시즌3을 통째로 정리하는 포스트 한 편... 대충 이런 계획을 잡아놓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라, 블로그에 새 포스트 올리는 것도 기분 내킬 때 후다닥 해치워야 하나 보다. 

  지난 3월이었나 4월이었나, 한 일주일 동안 신퀴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정신없이 몰아봤다. (나중에는 눈이 다 뻑뻑하고 아플 지경이었으니... -.-;;)  그런데 그 때에는 사정이 있어서 곧장 포스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시즌1에 대한 포스트 세 편에 넣을 캡쳐사진을 정리하고 그 내용의 뼈대만 잡아놓고서 임시저장을 해놓았다.  그리고 지난 번에 그 중 두 편을 제대로 손봐서 블로그에 올렸다.

 

☞ 류덕환의 발견(5) - 신의 퀴즈 시즌1 대강 훑기(http://blog.daum.net/jha7791/15790978)

    류덕환의 발견(6) - 신의 퀴즈 시즌1 中 4회(http://blog.daum.net/jha7791/15790979)

 

  하지만 지금에 와서, 시즌1의 마지막 포스트를 올리려니...

 '이왕 사진도 정리해놓았고, 개요까지 잡아놓았으니, 올려야겠지.' 하는 의무감 비슷한 느낌으로 쓰게 된다. (미안해, 신퀴~~ ㅠ.ㅠ)  시즌1에 대한 포스트를 쓰면서도 이런 상황인데, 시즌2와 시즌3까지 포스팅하려니 너무 까마득해서 엄두가 안 난다.  신퀴를 정신없이 몰아볼 때 느꼈던 그 희열이, 몇 달 지난 사이 하얗게 재가 되어 버린 것 같다. ㅠ.ㅠ

  그래서 일단은, 이번 포스트로 신퀴 관련 포스트를 끝내려 한다.  혹시라도, 나중에 신퀴 시즌4가 방영이 된다면 다시 신퀴에 관한 포스트를 올릴 수 있겠지만...  (박재범 작가님, 신퀴 시즌4는 정말로 집필 안 하실건가요? 그런건가요? ㅠ.ㅠ)

 

 

 


 

 

 

 

1. 시즌1 中 5회 '단백질 추적자'

 

마치, 아날로그 시대에 쓰던 비디오를 '뒤로 감기' 하는 것 같은 효과로, 초반부터 긴장감 넘쳤음.

 

  5회 '단백질 추적자' 는 희귀병을 앓는 아이가 납치되었다가 구출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내용도 괜찮았지만, 형식도 흥미로웠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광경은, 주인공들이 천신만고 끝에 아이를 구출해서 골목길을 뛰어나오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5회의 시간 순서상, 이 장면은 뒷부분이다.  하지만 이 장면을 먼저 보여줘서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즉, 내용을 전혀 모르는 시청자에게 주인공들이 아이를 데리고 다급하게 뛰는 장면을 보여줘서, 넘쳐나는 긴박감을 전달한다.  그리고 갑자기 '뒤로 감기' 한 것 같은 모양새로 아이가 납치되기 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정체 모를 불안감과 급박함을 전한다.

 

  사실, 이런 연출 방법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미 봤던 것이라, 참신하다는 평까지는 못 하겠다.

  그래도, 이 에피소드 끝에 나오는 긴박감 넘치던 수술 장면과 잘 어울리는 연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

 

 

질식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길바닥(!)에서 기도 절개수술을 하게 된 두 사람.

한선생이야 원래 의사니 그렇다 치고, 강형사는 팔자에도 없는 간호사 노릇을 하게 됨.

 

  이 수술 장면은 최고였다!

  지난 몇 년 사이 한국의 특수효과 수준이 많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카메라가 주인공들의 다급한 얼굴이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손을 번갈아가며 클로즈업 하는 연출도 좋았다.  물론 우리 주인공들의 표정 연기야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일품이었고... ^^

 

  워낙 급한 상황이라, 강형사가 얼떨결에 한선생의 응급수술을 돕게 된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돕겠다고 했지만, 강경희가 의사도 아니고 간호사도 아니고 수술에 대해 알 리가 없다.  만일 이 장면에서,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듯이 '우리 주인공은 뭐든지 척척 잘 해요~~' 식으로 나갔더라면...  다시 말해서, 강경희가 두려움과 긴장감을 내색하지 않은 채 똑부러지는 태도로 수술 보조 역할을 잘 해냈다면, 사실감 같은 것은 태평양 너머로 날아가버렸을 것이다.

  다행히도, 감독과 작가는 이 상황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한진우가 아이의 목을 절개한 후 피를 닦아달라고 하자, 강경희가 가제로 서둘러 닦는다.  그런데 강경희가 실수를 하자, 평소 건들건들거리며 좋은 게 좋은거란 식으로 행동하던 사람답지 않게 한진우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절개된 곳으로 (가제가) 들어가지 않게요!"  강경희는 그렇잖아도 떨려 죽겠는데, 한진우의 호통에 아예 얼어붙어 버린다.  그래서 아이 목을 살짝 누르라는 한진우의 지시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쳐다만 볼 뿐 움직일 엄두도 못 낸다.  결국 한진우가 강경희의 손을 붙잡아 아이 목으로 이끈다.

 

 

아이가 위기를 넘기자 뿌듯해하는 한진우와 강경희.

 

  긴장과 두려움으로 잔뜩 굳어있던 강형사의 표정은, 아이가 숨을 내쉬는 순간 안도와 기쁨으로 빛난다.

  그리고 한진우는 그런 강형사에게 수고했다는 의미와 잘 했다는 의미를 섞어서 한 마디 한다.  "수고하셨어요, 강.선.생.님.!" (이제는 형사가 아니라 의사일세~~ ^^)  이 길바닥(!) 수술은, 내내 부딪치기만 했던 1회 이후로 조금씩 가까워졌던 두 사람이, 제대로 된 파트너로 탈바꿈 하게 되는 계기였다.  

 

 

 

2. 시즌1 中 6회 '팬 데쓰 (Fan Death)'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에 한진우 방을 찾아가 혼자 맥주 마시는 강경희.

불쑥 아몬드와 건포도 담긴 그릇을 내미는 한진우. ("안주 없이 퍼마시면 속 버려요~" 라는건가? ^^)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지자, 답답한 속을 가눌 수 없는 강경희가 불쑥 한진우의 방을 찾아간다.

  확실히, 5회에서 함께 수술을 한 후로, 한진우를 대하는 강경희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한밤중에 남자 혼자 있는 방에 불쑥 찾아가서는 불도 안 켜고 맥주를 들이킬만큼, 한진우를 파트너로서 신뢰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다소 심각해보이는 이 장면에서 튀어나온 신퀴식 유머 하나...!

  울적한 표정으로 맥주 마시는 강경희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한진우는, 아몬드와 건포도가 담긴 그릇을 내민다.  강경희도 아무 말 없이 한 개 집어 먹고...  물론,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아몬드와 건포도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소리 없는 위로와 격려를 상징한다.

  그런데 강경희가 찾아오기 전, 한진우는 저 아몬드와 건포도를 시체로 발견된 피해자의 심장(!)과 폐(!)로 각각 가정하고서, 이번 불법장기적출 사건의 실체가 무엇일까 생각하는 중이었다. -0-;;  즉, 우리의 한선생은 우리의 강형사에게, 시체 몸에서 사라진 장기 노릇(?)을 하던 아몬드와 건포도를 안주거리로 준 셈이다. (만일, 한진우가 조금 전까지 그 아몬드와 건포도로 뭘 하고 있었는지, 천하무적 용감무쌍 강경희 형사가 알아챘다면...  한선생, 당신 인생은 끝이야~~ ^^;;)

 

 

조금 전까지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더니, 금새 강경희에게 행운을 빌어주고 격려해주는 한진우.

 

  힘없이 나가려는 강경희를, 한진우가 불러 세운다.

  "강형사님! 아, 힘 좀 내요~~ 원래 강형사님은 끝판대장이잖아요, 응? 야핫!"  강경희는 '이 사람 몇 살인데 왜 이렇게 유치하냐...' 하듯이 가볍게 한숨을 쉬지만, 이내 뭔가 마음이 따뜻해진 표정으로 살짝 미소 짓는다.  

 

 

은근히 순진한 강형사!  그리고 신나서 '우쭈쭈쭈~~' 하며 놀려대는 한선생! ^^

 

  범인을 붙잡고서, 강경희가 한진우에게 질문을 하나 한다.

  사건 해결에 있어서는 칼같이 정확한 우리 강형사가, 왜 이런 방면으로는 중학생도 알 법한 것을 모르는건지...  하긴 철두철미해 보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헛똑똑이 같은 면을 보이는 경우가 있긴 하다. ^^

 

강경희 : 참, 여쭤볼 게 하나 있습니다.

한진우 : 뭐요?

강경희 : 조사하다 보니까, 난자 제공 말고 대리모로 임신 중인 여자도 있던데...

한진우 : ('그게 뭐 어쨌는데?' 하는 표정으로) 네.

강경희 : (한진우를 똑바로 못 쳐다보고, 이리저리 시선 돌리면서) 그거 혹시 남자와 관계를 맺어서, 아이만 낳고...

한진우 : 하, 그거요~  아이구, 아니에요~~  무슨 조선시대 씨받이도 아니고!  그게요, 체외수정란을 대리모 자궁에다 착상시키는거에요.  그렇게 남자랑 얼레리 꼴레리 하는 게 아니고.

강경희 : (조금 놀라고 쑥스러워 하며) 아~~ 네.

한진우 : 성에 대한 호기심은 좋은겁니다.  그게 부끄러운 게 아니거든!  성 전반이나 자신의 몸에 대해 궁금한게 있거든, 언제든지 저에게 물어보십시오.

강경희 : (여전히 쑥스러움을 참으려 애쓰며, 먼저 앞서 나가며) 됐습니다.

한진우 : (뒤따라 가면서) 어이구~~ 부끄러웠어요? 우쭈쭈쭈쭈쭈~~ (강경희가 어깨 너머도 째려봄. ^^)

 

 

사건이 다 해결된 뒤,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를 나누는 두 사람.

 

한진우 : 강형사님도 대단해요.

강경희 : 뭐가요?

한진우 : 아니, 아무리 상황이 최악이라고 하더라도, 뭐 힘들다 죽겠다 미치겠다 이런 말을 한 번을 안 하잖아요.

강경희 : (다소 시큰둥한 말투로) 원래... 그렇게 생겨먹어서 그렇습니다. (북한식 억양이 약간 들어간 듯한 이 딱딱한 말투, 은근히 매력적임. ^^)

한진우 : 아이고, 거 참, 말 한 번 퍽퍽하게도 하시네~~


한진우 : 에헤이~~ 아니, 서른살 넘어서까지 결혼을 안 한 사람은요, 결혼한 사람에 비해서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7.5배나 높대요.  강형사님 서른 얼마 안 남았잖아.

강경희 : (홱 고개 돌려 노려보는) 남이사 머리에 꽃을 꽂든 널을 뛰든 상관하지 마십시오.

 

  한진우의 썰렁한 말을 견디다 못 해 경찰서로 들어가는 강경희를 불러 세운 한진우가 한 마디 멋지게 날린다.

  "수고하셨습니다, 끝판대장!"  이 에피소드 중간 부분에서 한진우 방에서 맥주 마시다 떠날 때에는, 한진우가 격려의 말을 던지자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이 때에는 활짝 웃어보이며, 덤으로 장난스런 거수경례까지 보낸다.  한진우 역시 장난스럽게 거수경례를 하고...

 

 

 

3. 시즌1 中 8회 '마지막 선물'

 

한선생이야 원래 먹보였지만, 강형사마저 한선생에게 전염되었는지 치즈김밥에 대해 무서운 집착을 보이는... ^^

 

  치즈김밥과 참치김밥을 한 줄씩 시켜놓고 먹다가, 한강커플 사이에 김밥대전(?)이 벌어졌다.

 

  한선생은 먹는 것을 무척 밝히는데다가 성격까지 유들유들해서, 현장조사 나가거나 피의자 또는 목격자에게 질문 할 때도 태연히 이것저것 먹는다.

  목격자 진술 받던 식당에서 멸치를 계속 주워 먹다가, 목격자(식당 주인)에게 그만 좀 먹으라고 한 소리 들은 적도 있다. ^^  그러고 보니, 먼저번 포스팅한 4회에서도, 강경희가 살인사건 용의자 취조하는 병실에서 무언가 야금야금 먹다가, 그 용의자가 갑자기 신기 일으키는 통에 깜짝 놀란 적도 있었고... ^^

☞ 류덕환의 발견(6) - 신의 퀴즈 시즌1 中 4회(http://blog.daum.net/jha7791/15790979) 

 

  그런데 이제는 강형사마저 한선생을 닮아간다.

  자기는 비린 것을 싫어해서 참치김밥 안 먹는다며, 자기 앞의 치즈김밥을 못 건드리게 한다.  한선생이 젓가락으로 치즈김밥 집으려고 하자, 얼른 자기 젓가락으로 한선생 젓가락을 막아버리는 강형사...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 것이 남이 먹고 있는거 노리는거고, 두번째로 치사한 것이 그렇게 노리는데도 끝까지 안 주고 자기 혼자 먹는거라는데... ^^)

 

 

뻔뻔할 정도로 너무 태연히 자신의 미모에 대한 자부심 드러내는 강경희.

그렇잖아도 김밥대전으로 강경희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놀란 한선생은, 이제는 할 말을 잃고... ^^

 

한진우 : (죽은 피해자에 대해서) 야~~ 성격은 좀 그랬어도 얼굴이 예쁘니까, 남자들이 좀 따랐나 보네.

강경희 : 얼굴 예뻐도 성격 이상하면, 소용 없는 겁니다.

한진우 : 아하~~ 그래서 우리 강형사님이 애인이 없으신거구나!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한진우를 빤히 쳐다보는 강경희)

한진우 : 아, 그렇잖아요!  강형사님 얼굴은 예쁘신데, 버럭버럭 화만 내고... 어, 주먹부터 먼저 나가시고...

(아무 말 없이 픽 웃는 강경희) 

한진우 : 얼래?  예쁘다는데 부정을 안 하시네?  은근 공주병 있으시네?

강경희 : (조금 가소롭다는 말투로) 그럼 어떡합니까?  이렇게 태어났는데? (먼저 걸어가버리는)

(자기 딴에는 약올리려고 던진 말인데, 전혀 뜻밖인 강경희 태도에 '헉~~' 하는 한진우의 표정. ^^)

한진우 : 아하, 이게 뭔가?  강형사님!  거 공주병 우울증보다 더 무서운건데?  어?

 

 

 

  시즌3에 한선생의 새로운 파트너로 나왔던 안내상도 참 좋은 배우이고, 안내상이 맡은 배역 자체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선생 옆에는 강형사가 있는 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특히나, 조금 부드러워진 시즌2의 강형사 보다는, 시즌1의 딱딱한 강형사가 더 잘 어울리고 더 정겹다. ^^

 

 

류덕환의 발견(1) - 신의(http://blog.daum.net/jha7791/15790933

류덕환의 발견(2) - 아들(http://blog.daum.net/jha7791/15790931)
류덕환의 발견(3) - 복숭아나무(http://blog.daum.net/jha7791/15790936)

류덕환의 발견(4) - the story of MAN & WOMAN(http://blog.daum.net/jha7791/15790976)

류덕환의 발견(5) - 신의 퀴즈 시즌1 대강 훑기(http://blog.daum.net/jha7791/15790978)
류덕환의 발견(6) - 신의 퀴즈 시즌1 中 4회 '신이 내린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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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환의 발견(8) - 연극 '웃음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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