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연극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Lesley 2013. 6. 12. 00:01

 

  서울에 있는 독립영화(저예산영화, 예술영화 모두 포함)관 중, 그 동안 두 곳에 가봤다.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씨네큐브' 와 대학로 CGV의 지하에 있는 '무비 꼴라쥬'인데, 둘 다 겉모습만 봐서는 일반 영화관과 큰 차이는 없다.  그저 상영관이 몇 개 안 되는 영화관이라는 점, 영화당 하루 상영 횟수가 적다는 점 정도가 다를 뿐이다.

 

  그런데 지난 3월에 '가족의 나라' 를 보러 새로 개척(?)한 '인디스페이스' 는 좀 달랐다.

  영화관 이름부터 '인디(indie)' 라는 말이 들어가더니만, 그 이름값 하느라 '우리는 주류가 아니오~~~' 를 온몸(?)으로 광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선, 상영관이 달랑 한 관이다...!  그 한 관에서 서너편의 영화를 번갈아가며 상영하다 보니, 영화 당 하루 상영 횟수가 달랑 1회다.  아무리 비상업적인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곳이라고 해도 그렇지, 이래서야 이익은 고사하고 유지비나 나올까 싶다.  어쩌면, 적자행진을 기록하는 영화관인데, 든든한 후원자 또는 무슨 영화단체 같은 곳에서 지원금을 받고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디스페이스가 둥지를 튼 곳은 '가든 플레이스' 2층임. 

 

  내가 원래도 엄청난 수준의 '길치+방향치' 라서, 미리 인터넷 검색해서 '서울역사발물관' 바로 옆 '가든 플레이스' 건물이라고 확인을 하고 갔건만...

  저 건물을 바로 옆에 두고서 한 20분은 헤맸다. -.-;;  건물 모양새가 도무지 영화관이 입주해 있을 것처럼 생기지 않아서, 저 건물 옆에 있는 얕으막한 오르막길을 오르내리며 엉뚱한 곳만 기웃기웃 했다.  게다가 어찌된 영문인지, 평소에는 아무 문제 없던 내 스마트폰의 구글지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더 속이 터졌다. (이런 때 쓰는 속담이 바로 '엎친 데 덮친 격' 임!) 

  결국 지나가는 이에게 물어서 겨우 찾아갔다. ^^;;

 

 

가든 플레이스 건물 울타리 안에서 찍은 광경임. (바로 건너편에 금호생명 건물도 보이고...)

 

  나 같이 길눈 어두운 초행자를 위해서, 이 영화관 주위를 좀 더 자세히 보여주자면...

  인디스페이스가 입주해 있는 가든 플레이스 건물은, 광화문 금호생명 건물과 차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금호생명 건물 앞 명물인 '망치질 하는 사람' 이 언제나 그러하듯이, 느릿느릿 망치질을 하고 있다. ^^

 

 

인디스페이스로 올라가는 계단의 벽은 페인트칠도 안 된 맨 시멘트벽임. ^^

 

  요즘 영화관 보면, 어지간한 커피전문점은 저리 가라 수준으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그런데 여기는 2층에 위치한 영화관으로 올라가는 벽에 장식은 커녕 페인트칠도 안 된 상태다.  그래서 영화관이라기 보다는, 무슨 공장에 온 느낌이다.  게다가 여기에서 상영하는 영화라는 게 저예산영화다 보니까, 영화 포스터도 번쩍번쩍하지 않고 소박하다.  무슨 지하단체의 아지트 같은 느낌이랄까? ^^

  그런데 묘한 것은, 그런 소박하다 못 해 초라하기까지 한 광경에 오히려 더 정감이 간다는 것이다. (아, 난 전생에 귀족이 아니라 평민 계급이었나봐~~ ^^;;)  

 

 

여기가 바로 가든 플레이스 2층에 있는 인디스페이스 입구. (문도 공장처럼 철문임. ^^)

 

 

외부보다는 좀 인테리어에 신경 쓴 모습이지만, 역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많이 다른 모습임. ^^

 

 

좌석마다 뒤편에 영화 제작사 또는 영화인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도 이채로움. ^^

 

 

 

앞자리는 한 사람씩만 적혀있던데, 내가 앉았던 자리 뒤편에는 이름이 잔뜩 적혀 있었음.  어째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