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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CF의 만남(2) - 인플루언스(The Influence)

Lesley 2013. 5. 25. 00:02

 

  '인플루언스(The Influence)' 도 먼저번 감상문 올린 '유턴(U-Turn)' 처럼 '애드무비(AD Movie)' 다.

  ☞ 영화와 CF의 만남(1) - 유턴(U-Turn)(http://blog.daum.net/jha7791/15790956)

  다만, 유턴이 짤막한 TV영화인데 비해, 인플루언스는 시리즈 광고물로 인터넷에 풀렸다가, 나중에 좀 더 촬영을 하고 손을 보아서 아예 정식으로 영화관에서 상영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광고하는 상품은 윈저(Windsor) 위스키다. ^^

 

 

(왼쪽) 품위와 당당함 보다는 소탈함과 인간미를 갖춘, 무너져가는 대한제국의 방계황족 '이설'(이병헌)

(오른쪽) 이설의 운명을 바꿔버린 신비한 여자 'J'(한채영) 

 

 

  그런데 형식적인 면에서는, 인플루언스가 유턴보다 훨씬 더 독특하다.

  위에 썼듯이, 인플루언스는 원래 인터넷상에서 시리즈물로 풀렸던 광고다.  그런데 그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 4편짜리 시리즈의 내용이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긴다.  게다가 맨 끝부분은 '아니, 이게 끝이야?' 하는 황당함이 들 정도로,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끝나버린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겼느냐 하면...  원래 이 인플루언스가 10편짜리인데, 그 중 4편만 영상물로 만들었고, 나머지 6편은 만화(그래픽 노블)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4편의 영상물과 6편짜리 만화를 순서대로 맞춰가며 보아야, 내용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참고로, 영화관 개봉작은 내용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원래 인터넷상에 풀었던 4편의 영상물에다가 추가 촬영분을 덧붙였으며 에피소드 순서도 바꾸었음.)

 

  더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영화와 만화의 합작(?)이라고 해서, 그 순서에 어떤 규칙성이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앞부분(1~5편)은 영화, 뒷부분(6~10편)은 만화' 식으로 무 자르듯이 깔끔하게 나누어놓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1편 및 6~8편은 영화이고, 나머지 2~5편 및 9~10편은 만화이다. 어째서 이렇게 난도질(?)하듯이 나누었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다. 

 

  '유턴' 이 그러햇듯이, 이 영화 역시 사실성이니 현실성이니 하는 것을 따지면서 볼 내용은 아니다.

  그보다는 한 편의 판타지 또는 뮤직비디오라고 생각하면서, 화려한 영상미와 주인공들이 풍기는 신비한 느낌을 즐기면 된다. ^^  더구나 이 작품은 영화와 만화로 함께 이루어진 작품이라서, 보는 이가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더 많이 준다.

 

 

특별한 이들에게만 출입이 허락되는 DJC의 지배인 겸 안내자인 W(이병헌).

DJC 수조에 갇힌 몸으로 W와 100년을 함께 한 J(한채영).

 

 

  내용은 19세기 말(또는 20세기 초)과 21세기를 넘나든다.

 

  21세기 서울 한복판에 있는 'DJC' 라는 클럽은 평범한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클럽이다.

  꿈, 패기, 재능, 정의감 등의 덕목을 갖춘 사람만이 이 클럽의 지배인인 'W(이병헌)' 에게 초대받아 클럽의 회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특별하게 선발된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클럽이라, 일단 이 곳의 회원이 되면 보통 사람들은 얻지 못 하는 고급정보나 인맥을 얻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회원이 되었다고 해서, 그 자격을 저절로 계속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DJC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화두가 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를 매우 중요시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특별함을 인정받아 회원이 되었다 하더라도, 나중에 양심과 용기를 지키지 못 하여 명예를 잃게 되면 클럽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아마도... 이 애드무비의 광고 대상인 '윈저 위스키' 가 개(!)나 소(!)나 다 마시는 그냥 그런 술이 아니라, 능력과 인격 모두를 갖춘 이들을 위한 격조 높은 술이라고 선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 

 

 

하일권 작가가 그린 2, 3편 속 W의 모습.

(하일권의 W는 깔끔한 필체로 인물의 대략적인 특징만 잡아냈다는 느낌임.)

 

 

박상선 작가가 그린 4, 5편 속 W의 모습.

(하일권 작가의 W 보다 세밀하게 묘사된 느낌임.)

 

 

  우선 DJC에 초대받게 된 몇몇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 어떤 이는 평생 쌓아온 부와 명성을 잃을 것을 두려워 하면서도, 결국에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옳은 행동을 한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옳은 일을 한 사람들은 DJC의 회원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이는 DJC 내부의 정보와 인맥 덕분에 크게 성공한 뒤, 초심을 지켜내지 못 하고 타락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DJC에서 퇴출당한다.  하지만 한 번 이 특별한 클럽의 힘과 분위기에 취했던 사람은,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그 느낌을 잊지 못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서 멀어진 채 서울 여기저기에서 특별한 이들에게만 잠시 열리는 클럽의 입구를 찾아 미친 듯이 헤매게 된다.

 

 

김영오 작가가 그린 9, 10편 속 W와 또 다른 W.

(김영오 작가의 W는 다소 유머러스한 느낌임. ^^)

 

 

김영오 작가의 9, 10편 속, 대한제국 시절의 이설과 J.

 

 

  이어서 DJC의 지배인 W와 그의 연인인 'J(한채영)' 의 과거 이야기가 소개된다.

 

  고종 황제의 조카인 이설(이병헌)은 명색이 황족이지만, 미천한 신분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데다가 진중함이나 품위와는 거리가 먼 성품이기도 해서, 다소 천덕꾸러기 취급 받고 있는 처지다. 

  그런데 황태자의 대타(!)로 나간 자리에서, 신비로운 클럽 DJC의 여인 J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대한제국을 무너뜨리려는 일본의 음모와, 그런 일본의 음모에서 황태자를 구하려는 고종 황제의 계획 속에서, 이설은 장기판의 말로 이용되게 된다.  이설은 마지막 순간에야, J가 "어떤 경우라도 황족으로서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 고 당부했던 것이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평생 별 볼 일 없는 황족으로 살았지만, 사랑하는 여자와의 약속만은 지키고 싶어서 죽음을 택한다.

  그리고 J는, 이설이 황족으로서의 명예나 황제에 대한 충성심 보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설을 되살리기 위해 어쩌면 영원히 수조 속에 갇혀살아야 할 지도 모르는 삶을 택한다.

 

  그러나 이전에 이설이 호기심으로 했던 행동 때문에, 이설은 두 개의 몸과 인격으로 나뉘게 된다. 

  그 중 하나는 W라는 이름으로 거듭나서, DJC의 지배인이 되어 J의 곁을 지키며 살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을 100년 동안이나 죽지도 못 하는 괴물로 만든 J를 원망하며, J에 대한 복수만을 꿈꾸며 살게 된다. 

 

 

 

  그리고 뒷부분은, J를 지키려는 W와 J를 해치려는 또 다른 W의 대결 및 그 후의 이야기다.

  품격과 명예를 강조하는 위스키를 선전하기 위한 작품답게, 당연히 품격 있고 명예로운 결말을 맞는다. ^^

 

 

인플루언스의 만화(그래픽 노블) 부분은 모두 6편으로 되어 있음.

 

 

  인플루언스의 만화(그래픽 노블)는 6편인데, 인터넷에 풀렸던 애드무비와 만화를 에피소드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파란색으로 쓴 부분이 만화 부분임.)

 

  1. 두번째 시작 

  2. 사라진 약속 / 하일권
  3. 복수를 약속하지 / 하일권
  4. 약속의 전설 / 박상선
  5. 꿈을 약속하다 / 박상선

  6. 약속을 그리다

  7. 운명의 약속 Part-1

  8. 운명의 약속 Part-2

  9. 쥬빌리의 약속 / 김영오
  10. 영향력 있는 약속 / 김영오

 

 

  이 그래픽 노블을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

   ☞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7345

 

 

영화와 CF의 만남(1) - 유턴(U-Turn)(http://blog.daum.net/jha7791/1579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