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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의 백야 - 영화 백야, 드라마 백야 3.98, 드라마 신의

Lesley 2013. 4. 18. 00:12

 

  지난 겨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체코 미술전을 관람할 때 제일 마음에 든 그림이 '백야' 였다.

  ☞ 덕수궁미술관의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 체코프라하국립미술관 소장품전'(http://blog.daum.net/jha7791/15790960)

 

  그 그림이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림이 주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잔인한 광경과 대비되는 신비롭게 밝은 밤...  하지만 그런 그림 자체의 분위기 말고도, '백야' 라는 제목이 나에게 여러 자잘한 기억들을 불러일으켰던 탓도 크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백야' 라는 단어와 나 사이에는 아주 끈끈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 포스트의 주제는, 바로 '내 기억 속의 백야' 다. ^^

 

 

 

1. 미국 영화 '백야(White Nights)'

 

  대학 시절, 친구와 커피숍에 갔다가 어떤 팝송을 듣게 되었다.

  처음 듣는 것 같지만 또 웬지 익숙하기도 한 노래라서 노래 제목을 궁금해 했더니, 친구 왈 "너 이거 몰라? 엄청 유명한데..." ^^;;  그 노래가 바로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가 부른 'Say You, Say Me' 였다.  친구가 덧붙이기를, 이 노래가 영화 '백야' 의 주제곡이라고 했다.

 

 

 1985년 제작된 영화답게, 아주 고풍스러운(?) '백야' 의 포스터...!

(국문에, 영문에, 한문까지 총동원 해서, 눈이 다 어지러울 지경임. ^^;;)

 

  그렇게 알게 된 백야를 학교 근처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서 학교 시청각실에서 봤다.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주인공이 영화 속 설정과 똑같이, 실제로 구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던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Mikhail Baryshnikov)' 라는 점이다.

  미국과 구 소련이 사사건건 대립하던 시절이었고, 영화의 주인공이 실제로 영화처럼 미국에 망명한 사람이기도 했으니, 화제성은 충분했다.  덕분에 개봉 당히 흥행성적이 좋았던 모양이다.

 

  주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소련의 일류 발레리노였는데,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위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하지만 해외 순회공연 중 비행기가 소련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서, 소련에 억류되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는 반대로 미국에서 소련으로 망명한 탭댄서(그레고리 하인즈)와 함께 소련 체제를 위한 선전도구로 이용당할 상황에 처한다.  함께 공연을 준비하게 된 두 사람은 반대되는 입장 때문에 수시로 부딪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우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함께 미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친구는 그 노래 뿐 아니라 영화에 대해서도 감동적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건만, 내가 보기에는 그냥 그랬다.

  다시 말해서, 아주 형편없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대단하지도 않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느낀 이유가 그저 단순히, 영상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무섭도록 발전하는데 1985년도 작품을 10년도 지나서 본 탓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영화의 내용이 문제였다.

 

  1980년대는 아직 냉전이 종식되지 않던 시절이어서, 그 때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정치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

  나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도 '반공영화' 비슷한 장르가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 보고서야 처음 알았다...!  물론 영화니 음악이니 문학이니 하는 것들 모두, 그것들이 만들어진 시대를 반영한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정치성, 시대성이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구 소련의 지식인이나 예술인 중에서 독재체제를 견딜 수 없어서 서방세계로 망명한 사람들이 다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니 그런 정치적 의도를 은근히 깔아놓기만 했더라면, 나름 괜찮게 볼 수도 있는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 속에 나오는 소련의 정치인이나 군인들은 하나 같이 멍텅구리로 나오고, '미국은 완벽한 지상낙원이에요~~ ' 수준의 메시지는 너무 과도하게 노골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구 소련의 독재체제에 대해 털끝만큼도 호감 없고 구 소련보다는 미국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내가 보기에도, 참 유치하고 거북했다.

  

  그렇게 전체적으로는 '이건 좀 아닐세.' 싶은 이 영화 속에서 건질만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 주제곡인 'Say You, Say Me' 보다 더욱 강렬한 느낌을 준 삽입곡 '야생마(Koni Priveledlivye)' 였다.

  러시아의 유명한 저항가요 작곡자 및 가수였던 '블라디미르 브이소츠키(Vladimir Vysotsky)' 가 부른 이 노래는, 정작 블라디미르 브이소츠키 생전에는 단 한번도 공식발매되지 못 했다.  벼랑 끝을 미친 듯이 달리는 말들을 소재로 한 이 노래가, 억압된 체제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민중의 목소리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율과 가사에서 피를 토하며 심장을 쥐어 짜는 것만 같은 강렬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울적할 때 이 노래 듣는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음. 가뜩이나 우울한 기분을 더욱 고조시키기 때문에...)  그래서 구 소련 당국은 이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그런데도 이 노래는 구 소련 뿐 아니라 여러 동구권 국가에까지 퍼졌다고 한다.  블라디미르 브이소츠키가 직접 부르는 노래를 그 친구들이 공테이프에 녹음해서 지인들에게 알음알음 복사해줬다는데, 이런 원시적인 방법으로도 그리 널리 퍼지다니...  과연 이 노래의 폭발력이 정말 엄청났던 모양이다.  

 

  이 '야생마' 에 맞춰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옛 연인 앞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주인공의 옛 연인은 주인공을 설득해서 당국에 협조하도록 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춤을 출 수 없다면서, 오히려 옛 연인에게 탈출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다.  그리고 자유를 향한 자신의 의지와 갈망을 보여주고자, 야생마에 맞춰 즉흥적으로 춤을 춘다.  노래 속에 담긴 잔뜩 눌린 온갖 감정들을 온몸으로 표현하던 그 장면은, 그 후에 다른 매체에서 여러번 패러디 된 명장면이었다. 

 

  나는 이 노래를 러시아땅을 보면서 듣는 멋진 경험을 했다.

  이 노래를 알게 되고 한참 후에,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가면서 mp3 플레이어에 이 노래를 담아 갔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도시 헤이허(黑河, 흑하)에 갔을 때, 이 노래를 들었다.

  초겨울 추위로 반쯤 얼어붙은 흑룡강 너머로 보이는 러시아 땅을 바라보며 야생마를 들었을 때의 그 느낌을, 지금도 잊지 못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적, 정치군사적 상황 때문에 '국경도시' 란 곳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런 국경도시가 주는 황량하면서도 낭만적인 느낌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당장 터져나올 것 같은 수많은 감정을 꽉꽉 억누르는 느낌으로 부르는 노래까지 들으니, 특별할 것 없는 흑룡강 너머 북국(北國)의 작은 마을 풍경을 차가운 강바람 쐬면서 몇 시간이나 봤건만 전혀 질리지 않았다. ^^ 

 

 

 

2. 한국 드라마 '백야 3.98'

 

  드라마 '백야 3.98' 역시 대학 시절에 봤다.

  이 드라마는 '여명의 눈동자' 나 '모래시계' 같은 수작을 연출했던 김종학 PD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출연진은 어찌나 화려하던지...  최민수, 이병헌, 심은하, 이정재, 진희경, 신현준 등 한 작품의 단독주연을 맡을만한 톱스타가 총출동했다.  또한, 그 당시는 그 주연 및 조연만큼 유명하지 않았지만, 훗날(?) 유명해진 유준상이나 이은주 등도 적은 비중으로나마 출연했다.  어디 그 뿐인가...  러시아와 중국, 중동을 넘나들며 돈을 있는대로 쏟아부은 티가 팍팍 나는 해외로케 장면이나 전투씬 등 볼거리도 상당히 많았고, 남북한의 분단과 대치를 아우르는 스토리에...  하여튼 스케일이 엄청났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던가...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가며 만들고 홍보도 요란하게 했던 이 드라마는, 김종학 PD의 전작들과는 달리 쫄.딱. 망.했.다. -.-;;  지금과는 달리 대부분의 시청자가 TV로만 드라마 보던 시절이라서, 어지간하면 두 자릿수의 시청률은 나오던 때였다.  그런데 스타란 스타는 죄다 모아놓은 이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5%였다던가, 3%였다던가... -0-;;

 

  어이없게도, 위에서 언급한 '당대의 스타 총출동' 및 '제작비 잔뜩 들인 많은 볼거리' 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주연이니 조연이니 할 것 없이 모두 한가닥 하는 스타들이었으니, 60분도 안 되는 각 회차에서 어지간한 출연자에게 어느 정도의 시간 및 비중은 확보해줘야겠고...  게다가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촬영하려니, 출연진도 제작진도 제각기 찢어져(!) 움직여야 했을테고...  덕분에 드라마 속 개별적인 에피소드들이 죄다 따로 놀면서, 전체 줄거리가 누더기(!) 수준으로 산만해졌다.

  그리고 군사 쪽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모르겠지만, 군대 다녀온 남자들이나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이 드라마 속 군사 고증이 엉터리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총 잡는 자세조차 기본이 안 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돈을 잔뜩 들여가며 전투씬을 찍었건만 정작 기본적인 부분을 소홀히 넘기는 통에 욕만 바가지로 먹는 상황이었다.

 

  이런 총체적인 난국을 맞게 된 이유가 시나리오의 문제였는지, 연출의 문제였는지, 혹은 양쪽 모두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간에 이 드라마는 완.전.히. 망.했.다.  얼마나 철저하게 망했는지, 이 포스트에 백야 3.98의 자료사진 한 장 올리려 했는데, 눈에 불을 켜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마땅한 사진이 없다. -.-;;

 

  하지만 영화 백야처럼, 이 드라마도 내용은 어설펐지만 그 음악만은 참 좋았다.

  러시아 노래인 'To Tr'eno Fe'vgl Stis Okto(기차는 8시에 떠나고)''Million Alyh Roz(백만송이 장미)' 는 러시아 촬영분이 많았던 이 드라마에 이국적인 느낌을 더해줬다.  최민수와 심은하가 맡은 남녀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영화 '쉬리' 로 유명해진 Carol kidd의 'When I dream' 와 아일랜드 민요 'Danny Boy' 가 목가적인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  그 외의 다른 연주곡들도 비장한 느낌 또는 애절한 느낌을 자아내는 등 모두 좋은 곡이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종영한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 듣곤 한다.  만일 주옥같은 OST가 아니었다면, 이런 망작 따위는 일찌감치 내 기억 속에서 지워냈을 것이다. 

 

 

 

3. 한국 드라마 '신의'

 

  작년에 방영한 드라마 '신의' 역시, 공교롭게도  '백야 3.98' 을 연출한 김종학 PD의 작품이다.

  ☞ 류덕환의 발견(1) - 신의(http://blog.daum.net/jha7791/15790933)

 

  이 드라마도 처음에는 참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엉성해지는 것이, 용두사미의 말뜻이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며 끝났다. -.-;; 

  그래도 이 드라마가 백야 3.98보다는 훡씬 나았던 것이, 낮은 완성도 속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만은 확실했다는 점이다.  이 드라마의 방영시기가 작년 대통령 선거 두어달 전이어서 그랬는지, 작가가 애초에 주제를 그리 잡았는지, '한 국가의 지도자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국가에 대한 충성과 개인간의 신의가 서로 충돌할 때, 무조건 대의를 따라야 하는가' 에 대한 화두를 제대로 던져줬다.  그리고 그런 정치적인 메시지를, 위에서 소개한 영화 '백야' 와는 달리, 노골적이지 않고 은근하게 깔았기에 더욱 좋았다.

 

  그리고 영화 '백야' 나 드라마 '백야 3.98' 과 마찬가지로, '신의' 역시 OST가 훌륭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소개하는 세 작품 모두 작품 그 자체는 모자란 것 투성이인데, OST는 좋다는 공통점이... ^^)

  비록, 내가 OST에 수록되기를 간절히 원했던 음악 하나가 결국 수록되지 않아서, 나를 분통 터지게 하기는 했지만... ㅠ.ㅠ  그리고 음악감독이 한 회차에 모든 OST곡을 한 번씩 다 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라도 있었는지, 시도 때도 없이 아무 장면에서나 음악을 틀어대는 통에 시청자들이 뒷목을 잡기는 했지만... -.-;;

  하여튼 OST에 수록된 연주곡들은 95점 이상씩은 줄 수 있을 만큼 좋았다.  그 중 백야란 뜻의 'White Night' 이란 제목 붙은 곡이 하나 있는데, 드라마 속 공민왕(류덕환)과 노국공주(박세영)의 애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왔다.

 

 

공민왕과 노국공주가의 갈등이 고조되는 이 장면에서 'White Night' 이 배경음악으로 나왔음.

출처 : 꼬망님의 블로그 '꿈꾸는 여자(http://danivy.blog.me/)'

 

  이 신의라는 드라마는, 그렇잖아도 절절한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관계를 실제보다 더 극적으로 각색했다. (드라마니까 당연한건가... ^^)

  역사를 보면, 이 부부가 비록 정략결혼 한 사이기는 하지만 신혼초(두 사람의 결혼 시기는 공민왕이 원나라에서 숙위하던 때로, 아직 왕위에 오르기 전이었음.)부터 금슬이 무척 좋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결혼 전 첫만남이 어그러지면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로 나온다.

  정략결혼한 부부의 평탄치 못한 관계라는 게, 어찌 보면 너무 뻔한 설정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드라마 속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개연성 있게 잘 묘사된다.  사실은 두 사람 모두 상대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기가 막히게 어긋나버린 첫만남 때문에 '애정' 이 아닌 '애증' 을 품게 되어 버렸다.  또한 남편은 속국의 왕이고 아내는 종주국의 공주라는 불편한 상황까지 더해져서, 일이 더 꼬인다.  남편을 도우려는 노국공주의 노력은 번번히 남편의 오해와 분노를 사게 되고, 아내를 걱정하는 공민왕의 마음은 아내에게 뻔한 겉치레 정도로 치부된다.  

 

  엎친데 덥친다고, 공민왕이 노국공주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한다.   

  결국 더 참을 수 없게 된 공민왕이 노국공주에게 자신의 질투심, 분노, 상처를 토로하는 장면에서 White Night이 배경음악으로 나왔다.  그런 격한 감정을 큰소리로 분출했더라면 오히려 극적인 효과가 덜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 쌓아두었던 감정들을 폭발시키면서, 오히려 잔뜩 낮춘 목소리로, 하지만 감정을 이기지 못 해 떨리는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은 들을 수 없도록 노국공주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처럼 말해서 더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애절한 선율의 White Night이 두 사람 사이의 그런 복잡한 감정을 더욱 고조시켰다.  

 

 

 

4. 왜 하필이면, 백야일까?

 

  영화 '백야' 나 드라마 '백야 3.98' 같은 경우는, 그 제목에 '백야' 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두 작품 모두 백야 현상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하지만 백야라는 게 러시아 같은 북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두 작품의 주요배경이 러시아라서 백야라는 말을 썼을 것이다.  혹은, 백야라는 게 분명 밤은 밤인데 빛이 존재하는 특별한 밤이니, 절망적인 상황('백야' 에서는 소련에 억류된 상황, '백야 3.98' 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탈취 음모)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위에 소개한 '신의' 속 장면의 배경음악 제목은 어째서 White Night일까?

  사랑과 미움이 함께 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밤과 낮이 공존하는 것 같은 백야로 비유한걸가?  아니면, 바로 윗 단락에 쓴 것처럼 백야라는 게 빛을 품은 밤이니, 미움과 오해라는 어두움으로 점철된 두 사람 사이에도 사랑이라는 빛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드라마 신의 OST 중 White Night이란 제목은 알 듯 모를 듯 너무 미묘하고 어려워서, 그 제목의 뜻을 짐작하기가 힘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