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의 고문(古文)

정철(鄭澈)의 연구(聯句)

Lesley 2013. 12. 15. 00:01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시가 있다.

  이별의 정을 읊은 시인데 그 제목이 '연구(聯句)' 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누군가와 이별하는 것을 섭섭해하면서 그 누군가 또는 함께 전송에 나선 다른 이들과 함께 지은 것 같다. 

 

  사실, 시의 내용이 서정적이라서 좀 의외였다.

  정철의 시라고는 최근에 알게 된 이 연구 말고 아는 게 없으니, 정철의 시풍이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정철이란 인물은, 낭만적이고 고상한 문인이라는 이미지보다는, 본격적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당쟁 속에서 싸움닭 노릇 제대로 했던 정객의 이미지가 강하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희생자가 1,000명이 넘는다는 기축옥사(己丑獄事)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때문에, 피에 굶주린 악귀 같은 느낌도 없지 않다. ^^;;  그런 사람이 이런 감상적인 시를 썼다니 뭔가 좀 안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옛날 유명한 문인 겸 정치인이었던 사람들 보면, 문학적 재능이나 취향과 정치적 행적이 별개인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聯句(연구) 

 

                           - 鄭澈(정철) -        

      

 

秋雲低薄暮 (추운저박모)  

가을 구름 낮고 엷게 깔려 저무는데

  
別意醉中生 (별의취중생)    

이별의 정이 취중에 이는구나.

 

前路崎嶇甚 (전로기구심)   

갈 길은 험하기 이를 데 없는데

 
相留多少情 (상류다소정)   

함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크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