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연극

26년

Lesley 2012. 12. 7. 00:28

 

  이번 영화 감상문은 좀 힘들게 썼다.

  영화가 이해하기 너무 어렵다든지 영화에 대해 별 감흥을 못 받았다든지 하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많은 이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대한 스포일러를 줄이려고 애쓰며 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예 이 영화 감상문을 한두 달 후에 올리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오래 기다리기에는 이 영화가 나에게 준 영향이랄까 충격이랄까, 하여튼 그런 것이 너무 컸다.

  영화 감상문을 두 편으로 나눠쓰는 경우도 잦을 정도로 감상문에 줄거리를 많이 쓰는 사람으로서는, 줄거리를 최대한 피해가며 쓴다는 게 제법 힘든 일이었다.  다행히도, 원했던만큼 스포일러가 될만한 부분은 많이 피했다고 생각한다. ^^

 

 


 

 

  12월의 첫번째 일요일 저녁, 친구와 함께 영화 '26년' 을 봤다.

  강풀의 만화가 원작이라는 점,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 그렇게 두 가지 빼고는 이 영화에 대해 전혀 알지 못 하는 상태에서 감상했다.  보통의 경우, 그렇게 사전지식 없이 영화를 보게 되면 두 가지 완전히 다른 상황에 부딪치게 된다.  하나는 그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게 되는 상황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영화에 대해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후자에 속했다. ^^  그렇게 이 영화에 대해 거의 아는 것 없다싶이 해서 봤기에, 이 영화의 제목과 내용과 형식을 모두 신선하게 대할 수 있었다.

 

 

(왼쪽) 26년 전 5.18사건으로 피붙이를 잃은 채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고 성장한 네 명의 젊은이는 복수의 주체임.

(오른쪽) 영화 속에서는 '전직 대통령' 이니 '그 분' 이니 하는 애매모호한 호칭으로만 나오는 '그 사람' 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사람이며, 복수의 대상임.

 

 

◎ 제목 - 왜 26년인가?

 

  이 영화가 5.18을 소재로 한다는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는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5.18 관련 영화라기에,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 처럼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해서 5.18의 참상 그 자체를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영화의 주요 시간적, 장소적 배경은 2006년 서울이다.  그렇잖아도 영화 제목 '26년' 을 보고 좀 특이한 제목이구나 했는데, 영화 앞부분이 지나고서야 알았다.  26년이라는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1980년에서 26년이 흘렀음을 뜻하며, 동시에 그 세월 동안의 변화 및 그 세월조차 치유하지 못 한 상처를 의미한다는 것을...

 

  강산을 두 번 바꾸고도 남을 26년이란 세월은, 1980년 당시 소년 소녀, 심지어는 갓난아이였던 주인공들을 모두 20대 또는 30대의 젊은이로 바꿔놓았다.

  이미 부패해서 파리가 들끓는 아버지의 시체를 끌어안고 통곡하던 어머니 뒤편에 서있던 소년은 유흥업계에서 알아주는 주먹이 되었다. (진구가 맡은 곽진배 역)  아직 이름조차 없는 막 태어난 핏덩이, 그래서 어머니가 머리에 총을 맞고 죽던 그 순간 어머니 등에 엎여있던 그 갓난아이는 국가대표 사격선수가 되었다. (한혜진이 맡은 심미진 역)  수많은 군인들의 모습을 그저 신기하게 바라보던, 그러나 그 군인들이 쏘는 총에 누나가 창자를 쏟으며 죽는 것을 목격했던 소년은 소심한 성격의 경찰이 되었다. (임슬옹이 맡은 권정혁 역)  그리고 그 날 부모를 모두 잃은 또 다른 소년은, 당시 희생자들과는 또 다른 의미의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계엄군 출신 재벌 총수의 양자가 되었다. (배수빈이 맡은 김주안)

 

  하지만 이 긴 세월조차 바꾸지 못 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 네 명의 젊은이 중 누구도 과거의 상처를 씻어내지 못 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곽진배와 심미진에게는 과거의 상처가 현재진행형으로 반복되고 있기까지 하다.  권정혁이나 김주안도 해묵은 상처의 욱씬거림으로 고통받고 있기는 하지만, 곽진배와 심미진은 권정혁과 김주안과 같은 과거의 상처에다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처까지 감수해야 한다. 

  둘째, 피해자들이 그렇게 생지옥을 끌어안고 사는 동안, 정작 가해자는 털끝만큼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점이다.  죄책감은 커녕, '그 사람'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경찰 호위 등의 예우를 받으면서, 여전히 자신을 신처럼 떠받들어주는 이들에게 둘러쌓여 지내고 있다. (연설회에서 '그 사람' 에게 많은 사람들이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큰절하는 부분은, 영화적 허구가 아님. 몇 년 전 대구공고의 동문체육대회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에서 영감 받아 만든 장면임. -.-;;)

 

  26년이란 세월도 못 바꾼 이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상황이, 이 네 명의 젊은이로 하여금 복수에 나서게 한다. 

 

 

(왼쪽) 곽진배 역을 맡은 진구.  아버지는 26년 전 죽임을 당했고, 어머니는 26년이 지나서까지 정신이상 상태로 지내고 있음.

(오른쪽) 심미진 역을 맡은 한혜진.  어머지는 26년 전 죽임을 당했고, 아버지는 26년이 지나서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분사함.

 

 

◎ 내용 -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복수극

 

  위에 이미 썼듯이, 이 영화가 5.18 현장 속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다루는 영화일거라 생각했다가, 그 예상이 빗나가서 놀랐다.

  설사 5.18 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의 일을 다루었다 하더라도, 당시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양심있는 지식인의 몸부림이라든지 또는 당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지금까지 겪고 있는 아픔 그 자체를 묘사하는 것을 소재로 했더라면, 그다지 놀랍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류의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가 제법 많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기존의 영상물들이 미처 생각 못 했던 참신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5.18을 다룬다. 

 

 

  첫째, 5.18 희생자의 유족들이 뉘우침 없는 가해자를 상대로 복수를 계획한다는 것은 100% 허구일 뿐이지만, 그 허구의 내용이 관객에게 주는 '쾌감' 과 '충격' 은 엄청나다.

 

  국가에게 '그 사람의 죄에 상응하는 정당하고 공평한 처벌을 해달라.' 는 요구나 기대를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유족들이 스스로 나선다는 내용은, 보는 이의 몸을 관통하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영화 속 '그 사람' 은 법적으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 에게도 도덕적인 죄인으로 확인되었다. ('모든 이들' 이라고 하지 못 하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 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게, 지금까지도 군사독재 시절의 세뇌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그 사람' 을 옹호하는 자들이 존재하고 있음.  이게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임.)  그런데도 '그 사람' 은 여전히 호의호식 하고 있다.  이 기막힌 상황에서 유족들이 스스로의 손으로 악을 단죄하겠다는데, 누가 그 마음을 이해 못 하겠는가?

 

  하지만 그 쾌감보다 몇 배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충격이다.

  사실, 굳이 5.18 사건이 아니더라도 어떤 범죄 희생자의 유족이라면, 그리고 범인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유족 스스로 범인을 처단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또한 몇 달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처럼,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도 '재판이고 뭐고 필요 없고 차라리 그냥 죽여라' 식의 반응 보이며 유족들의 슬픔과 분노에 공감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그 사람' 에 대해 직접적인 보복을 실행하려 한 사람이 없었을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가 5.18 유족들에게 이 영화 스토리처럼 마땅히 그 나쁜 놈에게 직접 복수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다만, 지금까지 문제의 '그 사람' 에 대해 수도 없이 욕하고 인터넷 기사에 비난의 댓글 종종 달았으면서도, 유족들 스스로 행하는 복수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 못 했다는 사실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왜 이 당연하다면 당연한 '유족들이 직접 나서는 상황' 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조차 생각 못 했을까...

 

  이 문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어쩌면... 나처럼 5.18의 피해를 직접 겪지 않아서 5.18을 역사적 사실로만 바라보는 이들이나, 그 끔찍한 악몽을 겪은 피해자들이나, 모두  '그 사람' 을 증오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다들 그를 욕하는 것은 욕하는 것이고, 분명히 유죄판결 받았건만 여전히 건재한 그 모습에 대해서(정확히 말하면, 그런 건재함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힘에 대해서) 집단적이고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런 어마어마한 권력을 지닌 이를 건드릴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생존해있는 전직 대통령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획기적이었다.

 

  사실, '그 사람'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이 '제1공화국', '제2공화국'... 식의 정치 드라마를 통해 줄줄이 드라마에 출연(?)한 바 있다.

  그리고 그런 드라마가 방영될 때면, 으레 이런저런 내용에 대해 사실이냐 아니냐 하는 논란이 불거졌고, 극적 재미를 위한 허구가 적당히 가미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드라마에서는 적어도 '비록 논란은 있을지언정 분명히 그런 일이 있었다고 주장할만한 근거 있는 사실' 또는 '허구이기는 하지만 앞뒤 상황 봤을 때 이 정도 일은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고 여겨지는 에피소드' 가 나왔다.

 

  이 영화처럼, 전직 대통령을 '100% 허구인 내용' 의 등장시킨다는 것은 아주 신선한 시도였다. 

  더군다나 그 허구의 내용이라는 것이,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뻔한 권모술수 정도가 아니다.  법이나 국가권력보다도 더 높은 곳에 서있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그 전직 대통령을, 피해자 유족들의 손으로 '처단' 하자는 엄청난 내용이다.

 

  이 날 나와 함께 영화를 봤던 친구는 그 부분에서 많이 놀라워 했다.

  나쁜 놈이긴 하지만 대통령까지 지낸 살아있는 사람 가지고 저런 영화 만들어도 괜찮은 거냐고, 몇 번씩이나 되풀이해서 물었다.  물론 친구의 물음은 '그 사람' 의 인격이니 존엄성이니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아직도 어마어마한 권력을 누리는 '그 사람' 의 치부를 건드리고도 이 영화 관계자들이 무사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었다.

 

  사실 나 역시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놀랐다.

  갑자기 뒤통수 한 대 얻어맞은 수준으로 말이다.  영화 관람을 끝내고 집에 와서 이 영화 제작에 얽힌 사연들을 찾아보니,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이런 엄청난 내용의 영화가 결코 순조롭게 제작된 것은 아니었다.

  영화의 제작에는 우여곡절이 많았고(3년 전 제작이 추진되었다가 중단되었음. 정황상 정치적 외압 때문인 것으로 보임.), 이미 개봉된 지금도 우여곡절이 많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제작비를 댄 투자자들에게, 빨갱이니 종북세력이니 하는 악플 열심히 달고있는 한심한 사람들이 있으니, 참... -.-;;)

 

 

 

(왼쪽) 김주안 역을 맡은 배수빈. 26년 전 부모를 잃고, 재벌 총수의 양자이며 최고 교육을 받은 엘리트로 성장함.

(오른쪽) 김갑세 역을 맡은 이경영. 26년 전 계엄군이었고, '그 사람' 의 심판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재벌이 되었음.

 

 

◎ 형식 - 끔찍한 상황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다.

 

  이 영화 앞부분에서는 1980년 5월 18일의 상황을 보여주는데, 그 보여주는 '형식' 이 아주 독특하다.

  실사영화인 이 영화 중 그 부분만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했다.  그것도 애니메이션 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그런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프레데릭 백의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는 사람' 을 연상시키는 파스텔 또는 색연필로 작업한 것 같은 애니메이션 말이다.  왜 이 영화에 굳이 애니메이션을 집어넣었을까?  그리고 왜 하필이면 색연필 또는 파스텔로 된 애니메이션일까?

 

  나는 비극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원래 파스텔이나 색연필로 그린 그림은, 수성 또는 유성 물감으로 그린 그림보다 정교하지는 못 한 대신 훨씬 따뜻하고 소박하고 순수한 느낌을 준다.  유혈이 낭자했던 비극적인 상황을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따뜻하고 정겨운 파스텔톤으로 처리함으로써, 오히려 더 강렬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생각한다.

  알고보니 이 영화의 감독 조근현은 서양화 전공자이며, 올해 개봉했던 '제왕의 첩 : 후궁' 과 몇 년 전 영화인 '장화, 홍련' 의 미술감독을 맡은 적이 있다.  두 영화 모두 영상미가 뛰어났던 작품이었다.  감독이 원래도 미술학도였으며 다른 영화의 미술 부문을 담당했던 이라서, 실사영화에 애니메이션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인상적인 효과를 끌어낼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영화를 본 바로 다음 날, 공교롭게도 또 다른 친구도 이 영화를 봤다고 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생각한 이 영화에 애니메이션이 삽입된 이유는, 내 생각과는 좀 달랐다.  그 친구 의 말인즉슨, 만일 5.18 부분을 실사로 표현했더라면 그 잔인함(여학생의 배에서 창자가 쏟아지는 장면, 시체가 부패해서 파리가 들끓는 장면 등) 때문에 틀림없이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을거라 했다.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려 하는 썩은 정치인들과 멋도 모르고 그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맹신하는 국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영화를 더 많은 연령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잔인함을 희석시켜 보다 낮은 상영등급을 받아내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이용했을거라 했다.

  친구의 의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

 

 

 

권정혁 역을 맡은 임슬옹.

26년 전 누나를 잃고 성장해서 경찰이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사람' 의 행렬을 위한 교통통제 업무를 맡게 됨.

 

 

◎ 끝맺으며 - 아직도 청산되지 못 한 어두운 현대사, 그러나 여전히 죽지 않은 작은 희망 

 

  이 영화는 진실이 드러났음에도 그에 대한 청산이 지금까지도 이루어지지 못 한 답답한 우리 현실을 잘 보여준다.

  위에서도 잠깐 썼지만, 이 영화의 제작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리고 개봉하고나서도 여전히 진실을 진실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게 터무니없는 공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제작 과정이 순탄치 못 했던 점이나 개봉 후 일부 사람들이 퍼붓는 황당한 비난을 보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정말로 민주화된 21세기 대한민국이 맞긴 맞아?'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보다는 올바른 역사관과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많은 듯하여, 위안이 되기는 한다.

  하긴, 이 영화에 관련된 논란은 둘째치고, 이 영화의 소재가 되는 '여전히 잘 먹고 잘 사는 그 사람'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좀도둑질로 전과자가 되어도 사회생활이 힘든 법인데, 그런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여전히 봉건시대 제왕처럼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니, 시쳇말로 엽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를 남겨준다.

  영화 말미, 여전히 위풍당당하게 시내를 가로지르는 '그 사람' 의 승용차 행렬을 바라보는 한 경찰관...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그 행렬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 경찰관의 모습은, 모든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 경찰관은 '그 사람' 을 단죄하려던 4명의 젊은이 뒤를 잇게 될 것이다.  

  비록 국민 개개인의 힘은 미약할지언정, 부정한 자를 응징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움직임은 결코 끊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