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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자의 북한 체험기와 중국 네티즌의 반응

Lesley 2012. 7. 1. 00:02

 

  오늘 소개할 기사는 6월 중순에 중국 포털의 댓글이 많은 기사 중 하나로 떴던 것이다.

  중국의 한 기자가 북한 취재를 가서 겪은 일 중 '먹는 문제' 에만 초점을 맞춘 기사를 썼다.  장기화된 북한의 식량난 때문에, 북한에서는 제법 잘 사는 축에 끼는 노동당 간부급조차 고기라면 미친 듯이 달려드는 상황을 묘사한 기사다. 

  그런데 이 기사가 나기 며칠 전에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 에서 북한을 '하루에 다섯끼를 먹을 수 있고 모든 의료비가 면제인' 지상낙원 같은 곳으로 묘사한 기사를 냈던 모양이다. (중국의 일반민중들도 북한의 현실을 다 아는데, 왜 갑자기 그런 황당한 기사를 냈는지... -.-;;)  덕분에 이 기사 밑에 달라붙은 댓글에는 이번 취재기에 대한 의견은 물론이고, 그 인민일보 기사에 대한 의견까지 두루 섞여 있다.      

 

 

 

 

 

 중국기자의 조선 연회 경험 : 고기를 빼앗다시피 먹어서 금새 바닥이 나다.

 

 

  조선에 가기 전에 심한 고생을 할 준비를 단단히 했건만, 정작 국경을 넘은 후에는 고생할 기회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조선의 일반인과 접촉할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유롭지 못 했기 때문에, 조선에 있는 동안 오직 세 군데에서만 식사를 해봤다.

 

 

  먼저, 고려호텔은 조선을 방문하면 항상 머물게 되는, 소위 '특급호텔' 이라는 곳이다.

  40여층의 쌍둥이 건물로 이루어져있고, 꼭대기의 회전 커피숍에서는 주체사상탑과 대동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쪽 벽면이 그다지 평평하지 않고, 설계 수준이 중국의 3성급 호텔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호텔의) 뷔페식당은 대체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전통적으로 길하게 여겨지는 학과 소나무 그림 및 많은 유리로 장식되어 있고, 테이블보와 냅킨의 색깔도 강렬하면서 선명하다.

  고려호텔의 뷔페식당은 십여가지의 음식이 나오는데, 맛은 대체적으로 괜찮지만 중국과는 좀 다르다.  조선의 김치는 한국의 김치에 비해서 맛이 무척 담백한 편이다.  신선하고 자르지 않은 생야채잎으로 토마토, 오이, 양파, 소금에 절인 배추와 무, 혹은 오징어를 싸서 된장에 찍어 먹는다.  여기에 대동강 숭어탕 또는 된장찌개를 곁들여 먹는데, 이것이 가장 전형적인 조선 음식이다.  이외에도 양파소고기 볶음이나 물고기 구이 등 중국식 음식도 있다.  또한 버터빵과 커피, 과자 등 서양식 음식도 있다.  음식은 대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두번째는 인민문화궁이다.

  4월 15일 저녁 '김일성 탄생 백년의 불꽃' 이라는 행사에 참석한 후, 조선정부는 외빈을 초대하여 연회를 베풀었다.  조선측은 외국손님들 자리를 대동강 연안의 잔디밭에 마련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여러 프로그램이 계속된 후에, 비로소 전설 속의 조선의 국가연회를 체험하게 되었다. ('전설 속의' 라는 표현이 너무 우스우면서도 씁쓸했음.)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다.  문화궁의 외관은 웅장하지만, 내부 장식은 너무나 간단했다.  소위 '국가연회' 라는 것과 고려호텔 뷔페식당의 수준 차이는 컸다.  10명이 한 탁자에 앉게 되어있는데, 탁자 위에는 술, 케익, 과일이 있었다.  케익은 정말 구식이어서 90년대 초반 중국의 2,3등급 도시(중소도시)의 빵을 내놓은 것 같았고, (케익에서 나는) 향료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사과는 쭈글쭈글한데, 분명히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하는 과정에서) 날씨가 춥고 길이 멀어서, 맛이 변해 있었다.  현지산인 술은 거칠다는 느낌이었고, 사이다 역시 사카린을 혼합한 색소로 된 가짜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직 대동강 맥주만이 마실만했다.  양고기와 완두콩죽 같은 뜨거운 음식은 모두 작은 사이즈로만 나왔다.  국가연회란 것은 일반적으로 대단하지만, 평양의 이 연회는 구석진 시골의 가난한 집 결혼잔치와 무척 비슷했다.  각국의 손님들은 몇 입 맛을 보고서는 줄줄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이 순간 비로소 알았다, 고려호텔의 식사는 모든 국력을 기울여 만들어 바친 것이라는 점을! (명색이 정부가 주최한 국가연회인데, 고려호텔 식사에 비해 얼마나 질이 떨어지면 이런 표현이 다 나오나... ㅠ.ㅠ)  그 후로는 고려호텔에서 식사를 할 때면, 언제나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세번째는 태권도관이다.

  '평양 4월의 봄날 우의문화 예술제' 폐막식이 끝난 후, 조선측은 연회와 무도회를 열었다.  위에 소개한 두 경우와는 다르게, 이번 행사에는 외국손님 뿐 아니라 조선측의 관리들도 통역관을 대동하고 참석했다.  20여명이 한 탁자에 둘러앉아, 그릇과 술잔을 들고 뷔페를 먹었다. 이 연회는 뷔페라서 상당히 서양식이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얇은 조각으로 저몄고, 닭고기와 생선도 모두 따로 진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젓가락을 놀린지 얼마 안 되어, 조선인들이 고기요리를 빼앗다시피 가져가버려 바닥이 나버렸다.  모든 조선인들이 오직 고기만 집어들었고, 우리 탁자에 같이 앉아있던 조선인들은 우리 탁자의 고기를 다 먹은 후에 옆의 탁자로 옮겨가 고기를 집기 시작했다.  내 평생에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거라서, 무척 황당했다.  상식적으로 말하자면, 이 곳에서 식사할 수 있는 조선인은 모두 상대적으로 부유한 계층 출신이다.  그런데도 고기를 몇 젓가락이라도 더 먹겠다고 서로 빼앗는 지경이니, 만약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정말 믿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중에 중국의 한 조선족 친구가 말하는 것을 들으니, 그는 평양에 친척이 있다고 한다.  그 친척네는 보통 간부(고위급이 아닌 중하위급 간부라는 뜻 같음.) 집안이건만, 벌써 30년 동안 고기를 못 먹었다고 한다. (30년이라니...!!! -0-;;)

 


여행팁

 

1. (북한으로) 입국할 때 컴퓨터와 아이패드를 휴대할 수 있지만, 인터넷은 쓸 수 없다. (인터넷 안 되는 컴퓨터와 아이패드는 팥 없는 팥빙수나 다를 게 없는데... ㅠ.ㅠ)
2. 매년 4월 중순에는 우의의 봄 문화예술제가 거행되고, 8월에는 아리랑 예술제가 있으니, 이 두 기간 중에 가볼 것을 추천한다.

3. 국산(중국산) 담배와 과자 및 사탕 종류는 선물로 가져갈 수 있고, 이런 선물은 인기가 있다.

4. 김씨 일가(김일성네 집안)의 이런저런 일에 대해서 비난해서는 안 되고, 김씨 일가 3대에 대해서는 각각 "영원한 주석", "경애하는 지도자", "위대한 장군" 이라고 호칭해야 하며, 구분이 잘 안 될 때에는 "동지" 라고 묶어서 호칭하면 된다.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는... -.-;;)

5. 한국에 대해 말할 때에는 "남조선" 이라고 해야 한다.

6. 중국인은 조선 영토에서 인민폐(중국돈)로만 소비활동을 할 수 있다.

7. 금강산 단체관광은 이미 중국인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베이징, 선양, 단동에서 출발하면 된다.

 

 

 

 

◎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 중 추천수 높은 것들

(※ '→' 는 댓글 아래 달린 다른 댓글임.)

 

1. 조선은 확실히 가난하지만, 몇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첫째, 농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국가로부터) 집을 분배받는다.  둘째, 진찰받는데 돈이 안 든다.  셋째, 진학하는데 돈이 안 든다.  넷째, 생활용 전기나 식수는 상징적인 약간의 비용만 받는다.  물론, 전기가 자주 모자라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남을 보고 있는데, 조선은 어떻게 우리를 보고 있을까?  나는 아주 사실적인 글을 한 편 본 적이 있는데, 조선은 사실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더군.  그러니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조선보다) 너무 좋다고 생각하지마.  (찬성 2917)

 

  → 그런 이야기를 믿다니!  끼니 때우는 것조차 문제가 되는 판국인데, 무슨 좋은 집에, 또 무슨 좋은 약이야!  (찬성 245)

 

  → 너 빨리 조선에 가서 생활해봐.  그렇게 거기 생활이 아름답다면 말이야! (찬성 143)

 

 

2. 며칠 전에는 조선 아이들이 매일 5끼의 밥을 먹으며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고 하더니만, 이제와서 조선의 정부당국이 베푼 연회에서 간부들이 고기를 빼앗다시피 먹는다니...  보아하니 조선은 교육과 의료에는 신경쓰면서, 공무원들은 잘 보살펴주지 않나봐. (상당히 고차원적으로 비꼬는 댓글...) (찬성 1162)

 

  → 중국의 60, 70년대 상황이네! (찬성 78)

 


3. 조선 전인민이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하니, 이 점만 놓고 보면 중국인보다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거네.  (찬성 571)

 

  → 너 빨리 조선으로 가, 아무도 널 막지않을테니까. (찬성 995) 

 

 

4. 나는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하여 조선을 돕다' 라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6.25에 중국이 참전한 것을 이렇게 말함.)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모르겠어. (찬성 381)

 

  → 모택동 스스로를 위한 거지, 물어볼 필요도 없잖아.  (찬성 579)

 

  → 너 바보구나.  '순망치한(脣亡齒寒)' 이 뭔지는 아냐?  모 주석이 자기를 위해 뭘 어쨌는데?  모 주석의 잠옷은 구멍이 나서 기워입기까지 했어. (모택동이 높은 지위에도 불구하고 검소한 인물이었다는 주장인 듯함.)  (찬성 383)

 

  → 너야말로 정말 바보구나!  모택동이 쓴 '방문용 침대' 를 국내에서 운송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아? (모택동은 외국을 방문할 때 침대도 가져간 모양임. -.-;;)  김서림 방지 안경을 사는데, 미국에서 제3국을 거쳐 수입하느라 엄청난 돈이 들었어!  별장이나 수리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은 60년대에 겨우 며칠간 먹을 것을 수십만명에게 줬을 뿐이지. (모택동이 주도한 대약진운동의 실패와 유래없는 심한 가뭄으로, 1960년을 전후해서 중국 전역에서 최소한 이천만명(!) 이상이 굶어죽었음.)  국민의 입에서 빼앗은 식량을 아프리카에 수십만 톤이나 줬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수백억 위안이나 줬고! (냉전이 치열했고 중국과 소련간 공산주의 진영의 주도권 및 노선투쟁으로 경쟁이 심했던 1960년대,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정부는 정작 자기네 국민은 굶어죽거나 말거나 세계 각국의 공산주의 세력을 돕느라 많은 물자를 보냈음.)  전부 자기가 세계를 지도한다는 망상을 위해서였다고!  (찬성 693)    

 

  → 바로 위의 댓글은 완전 헛소리다, 천벌이 내릴테니 조심해라!  (찬성 219)

 

  → 옳은 소리잖아.  (모택동의 잘못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진상이 밝혀졌어.  아직도 세뇌된 사람이 너무 많아!  (찬성 362)

 


5. 신문에 보도되었는데, 조선의 아이들은 하루에 5끼를 먹는다던데! (찬성 303)

 


6. 중국이 세계 1위고, 조선이 2위군. (중국과 북한을 묶어 빈정대는 댓글로 보임.) (찬성 285) 

 


7. 남을 비웃지마.  우리가 저들보다 얼마나 잘 살든간에, 결국 가난한 사람이 벼락부자가 된 것 뿐이고, 냄새나는 돈이 조금 더 있는 것 뿐이잖아?  국가의 수준에 대해 말하자면, 중국이나 조선이나 오십보 백보일 뿐이야.  (찬성 232)

 


8.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 나라인데...  미국이 조선을 괴롭힐지 아니면 도와줄지...  어제 국방교육 수업을 들었는데, 어떤 교수가 말하기를, 조선 같은 국가는 핵무기가 있는지 없는지 핵무기를 사용할지 아닐지 정말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어.  조선의 핵실험이 중국의 동북지방 일대를 오염시킬거라고 하더군.  하지만 국가와 민족이 강해져야 미국의 간섭을 피할 수 있어.  바로 옆 나라의 일이라서, 귀찮은 미국놈들이 정말로 바다를 건너오면('미국이 북한을 공격해오면' 의 뜻으로 보임),  반도(한반도) 문제는 영원한 쟁점이 될 거야!  (찬성 12)

 

  → 누구를 돕는다는거야?  3대 김씨 뚱보(김정은을 말하는 듯함.)를 도와, 아니면 그 나라의 국민들을 도와?  미국이 왜 김씨 뚱보를 괴롭히겠냐?  석유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말아라.  (석유 부분에서 빵터짐. ^^)  (찬성 185)

 

 

9. 저것이 진정한 조선의 모습이지. (찬성 167)

 


10. 인민일보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바로 얼마 전에는 (조선이) 하루에 5끼를 먹을 수 있고 인민들이 무척 행복하다고 하더니, 곧바로 "고기를 빼앗다시피 먹어서 금새 바닥이 났다" 라고 하네.  인민일보가 미친 것 같아!  (찬성 154)

 

 

11. 내 생각에는, (조선 간부들이) 고기를 빼았다시피 먹는 게, 중국 간부들이 한 끼 먹으면서 3분의 2 이상을 남기며 낭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 (이것도 상당히 고차원적으로 비꼬는 댓글...  중국의 공직자들이 국민의 세금 이용해서 호화로운 식사를 하면서 자기 돈 아니라고 함부로 낭비하는 것을 비꼬는 말인 듯함.) (찬성 152)

 

 

12. 일민일보가 조선 아동들이 하루 5끼 먹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와서 밥이 없어서 감자 조각이나 먹는다는 거야? (찬성 147)

 

 

13. 조선의 고기는 전부 김씨네 몸 위에 쌓여있다! (찬성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