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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한국인의 글과 그에 대한 반응 (1)

Lesley 2012. 6. 13. 00:07

 

  지난 달에 찾아볼 게 있어서 중국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댓글이 많이 붙은 기사들만 모아놓은 페이지가 있는데, 그 중 한국인이 썼다는 '내가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 10가지 이유' 라는 글을 실은 기사가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인 관련한 기사라니 눈길이 갔다.  사실, 기사의 제목만 보고서 '보나마나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이 잔뜩 달려있겠구나' 하고 예상했다.

  기사 내용은 뛰어넘고 댓글만 대강 훑었는데(잠시나마 중국 생활을 해본 사람으로서, 그 10가지 이유라는 게 어떤 것들일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서... ^^;;), 정말 의외였다.  악플은 몇 개 안 되고 오히려 글쓴이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으며, 심지어 고맙다는 댓글도 보였다. 

 

  이게 웬일인가 하고 기사 내용을 찬찬히 읽어봤고, 그제서야 그 글이 그런 반응을 끌어낸 이유를 알았다.

  글쓴이는 9년 동안 중국에서 살았던 한국인인데, 중국생활 속의 단점 10가지를 지적했다.  하지만 '너희는 이 모양 이 꼴이라 절대 후진국 상태를 벗어날 수 없어~~' 하는 감정적인 뉘앙스를 잔뜩 풍기며 쓴 게 아니라, 있는 사실 그대로 차분히 서술했다.  게다가 글의 끝부분에 왜 자신이 악플을 잔뜩 받을 위험(?)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이런 글을 썼는지 밝혔는데, 그런 면이 중국 네티즌들에게 '선의의 비판' 내지는 '우정 어린 충언' 이라는 평가를 받게 한 요인이다. 

 

  중국어 전공자라든지 또는 중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해서, 해석해서 올려보겠다.

  아마 중국에서 몇 달이라도 거주해본 사람이라면, 이 10가지 이유 중 공감가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나도 이 글을 해석하면서 '맞아, 맞아' 를 연발했으니까... ^^ (10가지 모두가 공감가는 내용이지만, 특히나 인터넷 속도 문제. 관광지의 입장료 문제, 병원 진료 문제는 500% 공감함...!!! ㅠ.ㅠ)

 

  스크롤바의 압박 때문에, 기사 본문과 댓글을 별도의 포스트로 나누어 올리도록 하겠다. ^^;;

  그리고 "괄호로 된 파랑색 부분" 기사 원문에 실린 내용이 아니라, 내가 부연설명하느라 덧붙인 내용이다.

 

 

 

 

한국 칼럼작가 김재신 : 내가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 10가지 이유


 

  나는 <중국, 내가 너에게 '안돼' 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한 한국인의 눈에 비친 중국" 을 묘사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이 기회를 빌어 중국친구들에게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대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중국에서 9년간 생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일에 점점 익숙해졌지만, 이 10가지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1. 거북이처럼 느린 인터넷 속도

 

  최근 북경대학의 한 교수가 "중국의 인터넷 속도는 세계 평균 수준의 절반이며, 한국의 9분의 1이다. 이것은 (현재와) 미래의 단절을 야기할 것이다." 라고 했다.

  덧붙여 말하기를, 정보화는 이제 지식형 경제의 기초이며, 인터넷 속도는 그 근본이라고 했다.  나는 이런 관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거북이 같은 인터넷 속도는 종종 나로 하여금 한국의 인터넷 속도를 그리워하게 한다.  내가 중국에서 생활한다는 이유로 9년 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한국에 있을 때보다) 인터넷에 소비해야 했는지 대충 계산해봤다.  거북이 같은 인터넷 속도 때문에 매일 최소한 반 시간을 더 써야 했다.  9년 동안 누적된 것을 계산해보면, 이 시간은 놀랍게도 1642시간에 달한다.  그래서 독일인의 연평균 노동시간인 1419시간보다도 더 많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에서 보낸 9년은 나에게서 독일인의 1년 노동시간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한 것이다!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외국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 국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

  하지만 나로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것이, 한국에서 중국 사이트에 접속하는 경우에 오히려 중국에서 접속할 때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은 중국 인터넷 속도가 무척 느리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2. 도대체 무엇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혼자서 이국땅에서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밥먹는 일은 무척 신경쓰이는 문제다.

  나는 보통 밖에서 밥먹는 문제를 해결한다.  이전에 내가 걱정했던 것은, 밖의 식당에서 조미료나 소금을 얼마나 많이 넣는가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내가 걱정할 문제는 점점 더 많아졌다.  2008년 9월에 터졌던 '멜라민' 사건은 중국식품업계에 대한 나의 신뢰도를 철저히 무너뜨렸다.  그 때 나는 알았다,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중국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2008년 이전에 중국 브랜드의 분유시장 점유율은 60%였는데, 2011년에는 수입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하는 듯하다.

  경제규모가 세계 제2위인 국가의 분유시장이 외국 분유에게 잠식당한 것이다.  게다가 분유산업이라는 것이 무슨 대단한 첨단 과학기술이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 더욱 아이러니하다. (첨단 과학기술이 필요없는 분유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조차 외국 브랜드에게 밀린다는 것은, 결국 이 상황이 기술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 또는 안전 불감증의 문제 때문임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보임.)

 

  최근 불량식용유(공업용 기름을 이용해서, 또는 이미 폐기한 식용유를 재활용해서 만든 식용유)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은 불량식용유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이 문제에 대해서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사실 식품안전문제는 해당 업종에 대한 관리 소홀의 문제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사회가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3. 차도를 건너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

 

  내가 중국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교통사고를 겪지 않는 것이다.

  매번 차도를 건널 때마다, 나는 중국이 한국과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느끼곤 한다.  1998년말에 처음으로 북경에 갔는데, 당시에는 낯선 중국 교통환경에 적응하지 못 했다.  나는 그런 상황이 10년 후에는 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변화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수많은 운전자들이 보행자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운전자들이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다.  운전을 하지 않을 때에는 그들 역시 보행자이고, 설사 그들이 운전을 하는 때라도 그들의 가족이 보행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보행자가 교통규칙을 안 지키는 것도 나쁘기는 하지만, 자동차와 비교해봤을 때 보행자는 약자다.  그러니 운전자가 더 적극적으로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 


  나는 요즘, 전동차가 일반차에 비해 교통사고에 잠재적으로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전동차' 는 오토바이와 전기 자전거 종류를 말하는데, 북방보다 경제적으로 발전한 남방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음.  최근 몇 년 사이 이 전동차로 인한 교통사고나 날치기 사건이 하도 많이 일어나서, 심천이나 광주 등 남방의 몇몇 대도시에서는 전동차 운행을 전면금지하기도 했음.)

  그들은 종종 아예 교통신호를 보지 않고 전방에 차가 없기만 하면 곧장 길을 건너려 하고, 역주행도 밥먹듯이 하며, 더 기가 막힌 것은 보행자에 대해 전혀 신경 안 쓴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중국의 차도 건너기는 현대중국사회의 축소판이다.  즉, 규칙이 없거나 또는 규칙이 있어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오직 눈앞의 일이나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장기적인 일 또는 공동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는다.

 

 

4. 어째서 영화관에서 '옥보단' 을 볼 수 없는가?

 

  3D판 <옥보단>이 한국에서 상영을 시작한지 몇 개월 후, 나는 해적판 DVD를 통해서 중국에서 겨우 볼 수 있었다. ('옥보단' 은 원래 중국의 고대소설인데, 색정적인 부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  그래서 이 소설과  내용적으로 관련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같은 이름을 쓰는 성인영화가 여러 편 만들어졌는데, 이 3D판 옥보단이 최근의 것임.)

  솔직히 말해서, 나 역시 3D판 옥보단이 어떤지 궁금했다.  내가 보기에, 중국이 옥보단을 상영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영화 등급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소(어른, 아이) 모두가 볼 수 있어야 한다' 는 일종의 미덕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몇몇 내용은 모든 사람이 다 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전에 내가 영화관에 가서 <색계>를 보았을 때, 그 영화가 노소 모두 볼 수 있도록 이미 편집된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중학생이 쓴 '결국 색계를 봤다' 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이게 어떤 상황이란 말인가?  중국은 어째서 영화 등급제를 실시하지 않는걸까?


  2010년 영화방송총국의 부국장 자오시는 뉴스 발표회에서 "중국은 현재 영화 등급제를 실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라고 말했다.

  그가 덧붙여 말하기를, 관련 기관에서 외국의 영화등급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고찰해봤는데 "매우 성공적인 예를 아직 보지 못 했다" 라고 했다.  나는 정말로 (이런 의견에) 동의할 수 없고, 또한 만일에 한국에 영화 등급제가 없다면 한국이 어떤 상황일지 상상하기 힘들다.

 

 

5. 관광지의 입장료는 어째서 그렇게 비싼가?

 

  1999년 내가 서안에 가서 병마용(진시황의 병마용)을 관람했을 때, 입장료는 60위안(1999년 당시의 한화와 인민폐의 환율은 알 수가 없고, 현재의 환율로 따졌을 때 한화 약 10,800원임.)이었다.

  물론 병마용은 60위안의 돈을 들여서 볼만한 가치가 있었고, 나는 지금까지도 병마용을 보았을 때 온몸을 관통하던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물가도 올랐고, 지금 수많은 관광지의 입장료는 터무니 없게 올랐다.

  몇몇 5A급 관광지(중국의 관광지는 그 중요성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5A급은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곳임.)는 툭하면 100위안(한화 약 18,000원)에서 200위안(한화 약 36,000원)까지 입장료를 올리고 있다.  중국 대부분의 관광지 입장료가 한국보다 더 비싼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유럽 선진국의 입장료를 넘어설 정도다.  예를 들면, 프랑스 루브르 궁전의 입장료는 겨우 10유로(인민폐로 환산하면 약 87위안) 밖에 안 된다.  그러나 중국인의 수입은 그런 국가의 국민소득보다 훨씬 못 미친다.  수많은 관광지 입장료는 이미 대다수 서민의 소득에 비해 너무 비싸고, 특히 현지 주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중국의 유명 관광지 대부분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으니, 그런 유명 관광지가 있는 지역의 주민 소득은 당연히 중국 전체의 평균 소득을 밑돌 수 밖에 없음.)

 

 

6. '미안하다' 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전에 이 문제에 대한 글을 한 편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은 당연히 욕을 잔뜩 먹었다.

  수많은 댓글이 내가 '일반화의 오류' 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나 한 사람의 경험만으로 모든 중국인을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 글을 쓸 때에, 나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했다.  외국인과 비교했을 때, 수많은 상황 속에서, 중국인은 확실히 "미안하다" 라고 말하려 하지 않는다.  백양선생(중국의 유명한 인문학자이며 작가) 역시 일찌기 매우 심오한 "죽어도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학문"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폐습이 너무 깊어서 하나의 학문에 이를 정도라고 풍자했던 모양임.) 을 비판했다.


  내 생각에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이것은 중국인이 자주 쓰는 함축적인 언어 습관의 결과이다.  보통의 경우, 중국인은 모든 내용을 다 말하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때때로 전후사정을 살핀 후에야 비로소 상대방의 진정한 뜻을 알게 되곤 한다.

  둘째, 내 생각에 중국인은 중용을 지나치게 추구한다.  나는 중국인이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는 경우에 그 일이 중간에 흐지부지 되어 버리는 경우를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책임을 질책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책략이 된다.

 

 

7. 좋은 물건은 비싸고, 싼 물건 중에는 좋은 것이 없다.

 

  나는 막 중국에 왔을 때에, 중국의 물가가 전부 무척 저렴할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처음에 수박 가격을 들은 후에 정말 놀랐다.  한국에서 과일을 사고파는 경우, 개당 가격을 정한다.  그래서 나는 (중국의) 수박 가격이 너무나 싸다고 생각했다.  나중에야 그것이 한 근(중국에서는 채소, 과일, 고기 상관없이 500그램이 한 근임.)의 가격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래도 중국은 쇼핑천국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에는 과일을 포함해서 수많은 물가가 무척 저렴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일부 물가는 이미 엄청나게 올랐다.

  특히, 좋은 물건은 정말 비싸고, 싼 물건 중에는 좋은 게 없다.  나는, 중국에는 가격이 적당하면서 품질도 좋은 상품이 없다는 사실을 차츰 알게 되었다.  수많은 고급상품의 가격은 한국보다 훨씬 비싸서, 한국에 돌아가게 될 때에 필요한 물건을 사오게 된다.  예를 들면 옷, 화장품 등등...

  그래서 중국이 긴 휴가에 들어서게 되면, 중국여행객은 한국 미디어의 주목 대상이 된다.  미디어가 보도하는 것은, 수많은 중국여행객들이 한국 상점에서 엄청나게 돈을 쓰고, 중국에 돌아갈 때 큰 짐 작은 짐 잔뜩 들고 비행기를 탄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중국인이 엄청난 부자인 걸로 생각된다.  이것은 사실이기는 하다.  다만 그 미디어들은, 중국여행객이 구입한 수많은 물건의 가격이 중국에서보다 훨씬 저렴해서 중국여행객이 (굳이 한국에서) 돈을 잔뜩 쓰며 구입한다는 것을 보지 못 하고 있다. 

 

 

8. 진료 받기도 힘들고, 진료비도 비싸다

 

  내가 제일 가기 싫어하는 곳은, 은행에서 줄을 서야하는 경우 빼놓고는 바로 병원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서 수많은 하드웨어 부문을 눈에 띄게 개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하철, 철도, 고속도로 등 하드웨어 부문은 거의 다 좋아져서, 소프트웨어 부문의 개선만 기다리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병원안의  설비는 여전히 낙후된 상황이다.  내가 보기에, 9년간의 중국생활에서 제일 변화가 없는 곳이 바로 의료방면이다.  병원의 설비 뿐만 아니라, 병원의 관리 수준 내지는 서비스 태도 등의 소프트웨어 방면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중국에서 제일 곤란한 것이 바로 병원에 가는 일이다.

  만일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는 보통 한국에 가서 다시 병원에 간다.  왜냐하면 언어문제 말고도 한국에서 진찰받는 게 중국에서보다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한국에서 진료받는게) 더 저렴하기까지 하다.  내 생각에, 주택가격 문제 이외에 의료개혁이 중국이 당면한 가장 긴박한 문제 중 하나인 듯하다.  더구나 의료문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수준과 행복지수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9. 돈을 쓴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일찌기 중국에서는 친절한 서비스를 받기 힘들다고 들었다.

  그래서 예방주사를 맞은 후에 중국으로 왔다. (실망하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는 뜻 같음.)  하지만 처음으로 거스름돈을 받을 때 상대방이 나에게 돈을 던지자, 역시 놀랐다.  과연 정말로 이렇구나...  그 후 나는 서비스의 기대 수준을 대폭 낮추게 되었다.  그렇게 해야만 내가 실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7년 하이디라오(유명한 쓰촨 훠궈요리 체인점이라고 함.)에 갔을 때, 그들의 서비스 태도에 완전히 감동받았다.  중국에 이런 식당이 다 있단 말인가?  이것은 내가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다.  최근 일부 식당이나 상점의 서비스는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나는 중국 전체의 서비스 태도는 아직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으로 돌아가 고속철도를 탔을 때, 승무원이 객차에 들어와서 머리를 숙이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객차를 나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였다.  이것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민의 돈은 모두 무척 힘들게 번 피땀 어린 돈이다.  만일 우리가 돈을 낸다면, 우리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10. 집세!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현재 중국 청년들이 제일 관심 갖고 있는, 그리고 청년들의 이익에 제일 영향을 주는 문제다.

  게다가 이것은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내가 중국에서 집을 살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중국 청년들을 괴롭히는 것만큼 나에게 골칫거리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청년들이 직면한 스트레스를 나 역시 직접 겪었다.  특히 북경과 상해에서 생활하게 된 이후, 주거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아마도 수많은 젊은이들 역시 주거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모순인 것은, 주택가격이 오르는 것이 개혁개방이 가져온 경제번영의 결과라는 것이다.  중국 젊은이들은 개혁개방의 혜택을 받으면서, 동시에 그것 때문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이전에 북경대학에서 MBA 과정을 공부할 때, 나는 해정구의 동왕장 구역에 살았다.

  그 곳은 제일 초라한 지역에 속해 있어서, 당시 한달 월세가 약 2,600위안(한화 약 468,000원)이었다.  올해 북경에 갔을 때 그 구역의 평균 가격이 놀랍게도 30,000위안(한화 약 5,400,000원)에 육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필자가 말하는 '제일 초라한 지역' 이라는 말은 '외국인이 머물만한 괜찮은 주거지 중에서 비교적 초라한 곳' 을 말하는 것 같음.  중국에서 임금 수준이 상당이 높은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의 현재 대졸자 초임도 2,500~3,000위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보다 임금수준이 더 낮았던 약 10년전에 2,600위안의 월세를 내는 것은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임.)  과거 10년의 기간 동안 그 구역의 집세 상승폭이 10배를 넘은 것이다.  그 당시 나는 그 곳이 이렇게 화려하게 '백조' 로 변신할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내가 이미 이야기한 10가지는 내가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여기까지 읽고나면 어떤 사람은 당연히 나에게 물을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뭐하러 중국에서 아직도 살고 있느냐고...

  사실 이 10가지 이유도, 내가 생활 중 또는 여행 중 만난 수많은 중국인의 친절을 잊게 하지는 못한다.  그들의 선량함과 호의는 나로 하여금 중국땅과 중국땅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게 했다.  이 외에도, 나는 중국이 미국과 같은 거대한 용광로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솥과 같아서, 동서고금의 것들을 포용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10가지 이유가 나로 하여금 중국을 싫어하게 만들었음에도, 이 2가지 이유면 내가 중국을 좋아하기에 충분하다.

 

  지금 중국의 굴기는 이미 공인된 사실이지만, 적지 않은 외국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중국이 굴기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를 찾으려 한다.

  막 중국에 왔을 때, 한 가지 사건이 무척 인상 깊었다.  어느 날 나는 어떤 한국 선배의 차를 타고 시내로 갔다.  사거리 입구에 도착했을 때, 차 안에서 혼란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봉고차, 화물차, 오토바이, 행인이 한 곳에서 북적이고 있었다.  교통규칙은 어떤 역할도 하지 못 했고, 오직 경적소리만이 끊임없이 울려댔다.  그 광경은 나를 정말 짜증나게 했지만, 이미 중국에서 몇 년 생활한 그 선배에게는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 선배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런 광경을 보게 되면, 나는 안심이 돼.  왜냐하면 이러한 중국이라야 나 자신이 쓸모있으니까.  만일 장래의 어느 날 중국인이 모두 교통규칙을 지키게 된다면, 아마도 그 때에는 중국에서 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수 없게 되겠지."


  내가 글을 써서 중국의 온갖 문제를 지적할 때면, 중국 네티즌에게 수없이 비난을 받게 된다.

  만일 내가 중국의 발전을 바라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면, 나는 절대로 중국의 어떤 사정에 대해서도 비평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비평을 하거나 중국에 대한 나의 관점을 말하는 것은, 중국이 더 좋은 국가로 변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중국이라면 중국인들에게 뿐 아니라, 전세계에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요컨대, 나는 중국이 굴기할 수 없는 100가지 이유를 찾는 것보다는, 중국에게 한 개의 건의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