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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민 석방 후, 북한 외무성 관리의 발언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반응

Lesley 2012. 5. 26. 00:25

 

  지난 주에 우리나라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된대로, 북한측에서 중국측 어선이 불법조업을 했다며 나포한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 반응을 보면 '중국 너희들 참 쌤통이다' 내지는 '다른 건 몰라도 이런 면에서는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낫구나'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동안 중국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면서 단속하는 해경을 죽거나 다치게 한 일 때문에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기도 했고, 또 우리 정부가 중국측에 할 소리 못 하고 저자세 보이는 것에 대한 불만도 쌓였기 때문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다른 네티즌들과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이 사건에 대한 보도를 계속 보니 일이 점점 이상하고 우습게 돌아갔다. (이 사건 보도를 신경 써서 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같은 느낌이었을 것임.)

  명색이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어선을 불법행위를 이유로 나포한 상황인데, 무슨 시장에서 야채 사면서 흥정하는 것처럼 벌금을 깎았다가 올렸다가 하지를 않나...  엄연히 국가의 한 기관에서 벌금을 부과했건만, 벌금 납부할 곳이 무슨 관청도 아니요, 그렇다고 관청의 은행계좌도 아니요, 중국땅에 거주하고 있는 개인에게 납부하라고 하지를 않나...  그리고 아무리 죽을 죄 지은 범죄자에게라도 법을 집행하는 기관은 절차라는 것을 밟아야 하는데, 정해진 날짜까지 벌금 납부하지 않으면 선원들을 처리(!)하겠다고 협박하지를 않나...

 

  이런 황당하고 이상한 상황에 대해, 여러 추측성 보도가 쏟아졌다.

  나포한 북한쪽 사람들 틈에 중국인이 몇 명 있었던 것으로 보아서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물자부족에 시달리고 기강이 해이해진 북한의 지방 군인들이 중국의 흑사회(黑社會 : 우리로 치면 '조폭' 에 해당함.)와 손잡고 몸값을 받아내기 위해 인질 잡기에 나선 것이 분명하다는 둥...  북한의 해군들이 돈에 혈안이 되어서 그 동안 중앙정부 모르게 중국 어선들에게 뇌물을 받고 북한 해역에서 어업하는 것을 눈감아줬는데, 이번에 잡혔던 중국 어민들은 뇌물을 안 주고 작업하다가 딱 걸린 것이라는 둥...  사실,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그 동안 보도가 안 되었을 뿐, 북한과 중국 사이의 어업분쟁은 남한과 중국 사이의 어업분쟁보다 자주 발생했고 그 정도도 심각해서 북한 군인이 중국 어민을 때려 죽인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는 둥...

 

  이 사건은 중국 포털의 뉴스 부분에서 1주일 내내 첫 페이지 기사로 달려있었고,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중국 네티즌들은 요 근래 자기네 나라 어민들이 여러 나라 정부에게 불법어업으로 나포되는 일에 열받아 있다가, 북한에게까지 그런 일을 당하니 속터져서 못 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나라 저 나라와 계속 분쟁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서, 중국 어민쪽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은 못 하는 모양임. -.-;;)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했을 때와는 달리, 북한이 나포하자 화가 난다기 보다는 너무 기가 막히다는 반응이었다. '이제 북한도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거냐' 내지는 '그 동안 우리가 뭐하러 북한을 도와줬던거냐' 식의 자조 어린 댓글들이 쏟아졌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요란벅적하더니, 북한과 중국이 외교적으로 좋게 타협을 보았는지 그 어민들은 벌금을 납부하지 않고 중국으로 귀환했다.

  북한 외무성에서는 이번 일을 얼른 봉합하려는 듯, 북한과 중국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양국간의 우호관계에 기초하여 잘 처리했다' 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중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지금 병 주고 약 주냐?' 식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런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자니, 제3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좀 재미있기도 해서(우리 일 아니라고... ^^;;), 댓글 중 찬성수가 많은 것 순서대로 일부만 번역해서 올릴까 한다. 

 

 

 


 

 

 

1. 잘 처리해서 마무리를 잘 한 후라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국가가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한들, 우리가 믿을 수 있을까?  설사 6자 회담을 하더라도, 우리는 이 무뢰배 같은 국가에게 이용당할 뿐이야.  (찬성 225)

 

2. 우리나라가 친절한 얼굴을 남의 냉담한 엉덩이에 가져다붙이는 짓을 다시는 안 하는게 가능할까? (이것저것 도와주고 뒤통수 얻어맞는 상황을 비유하는 표현인 듯.)  조선은 원래 배은망덕해!  (찬성 192)

 

3. 무뢰한 같은 3대김씨(김정은을 말하는 것으로 보임.)에, 무뢰한 같은 국가다.  (찬성 156)

 

4. 외국 지원하는데 쓰는 돈 좀 줄이고, 민생문제 해결에 많이 쓰도록 하자.  이것이 우리 서민들의 소망이다.  (찬성 144)

 

5. 조선에게 무상지원한 물자와 식량을 중국에게 반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중국정부의 얌전하기만한 생각이 쓸모없다는 것은 이미 역사가 증명했다!  앞으로 외국에 무상원조하는 모든 식량은 국민들의 허락을 거쳐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이 땀흘려 번 돈이니까.  공직자들이 원조를 하고 싶다면, 자기 호주머니 털어서 하면 되는거다.  그러면 국민들도 반대 안 한다.  (찬성 133)

 

6. 당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 사이에 모순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할거지? (찬성 117)

 

7. 불쌍한 중국. (찬성 109)

 

8. 첫째, 조선측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둘째, 긴급히 예산을 들여서 100척의 배를 만들어, 어민과 어선을 관리 및 보호하도록 한다.
   셋째, 조선측에 이런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사건을 일으킨 자를 엄중처리하도록 한다.  (찬성 96)

 

9. 만일 정말로 조선측이 국경을 넘어서 우리 어선을 압류한거라면, 반드시 일정 수준의 경제봉쇄로써 조선측에 훈계를 해야 해.  동시에 조선이 국경을 넘는다면 우리가 격침시키겠다고 경고를 해야 해.  (찬성 111)


10. 조선은 자기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좋은 관계는 유지하고 싶어하는구나.  (찬성 90)

 

11. 이런 불량배를 친구로 사귀고 있다니, 세계가 중국을 어떻게 볼까...  (찬성 84)
  
12. 나는 어째서 두 나라가 좋은 친구간이라는 느낌이 안 들지?  (찬성 77)
 
13. 봉건왕조는 시대에 맞지 않지.  중국은 마땅히 조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해. (찬성 72)

 

14. 범인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잘 처리했다고 할 수 있는건지...  우선 범인을 엄중처벌하고, 그 다음에 사과와 배상을 해야지. 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라고.  (찬성 70)

 

15. 중국어민들아, 너희는 정말 비참하구나.  별 볼 일 없는 소국조차 너희를 괴롭히다니, 너희를 위해 기도할게. (찬성 69)

 

16. 도대체 누구의 소행이라는 거지?  어떤 사람이 명령을 했다는거야?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보자마자 알 수 있지.  틀림없이 조선의 그 미친 정부가 분명해.  왜냐하면 조선에서는 보통 사람은 총이 없으니까, 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군인이겠지.  그러므로 조선정부는 마땅히 중국과 피해자에 대해서 사과하고, 아울러 손해배상도 해야해.  (찬성 65)

 

17. 조선은 가난해서 해적이 되기로 한거냐?  (찬성 61)

 

18. 중국인민은 배은망덕한 조선을 다시는 믿지 않을 것이다. (찬성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