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아주 평범한 사용자의 갤럭시 넥서스 후기

Lesley 2012. 5. 9. 00:22

 

  이번 포스트는 지난 4월 마지막 주에 입양한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 에 관한 내용이지만, 절대로 전문적인 내용의 리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겠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인터넷상에는 그 스마트폰에 대한 온갖 리뷰가 주르르 올라온다.

  읽다보면 나 같은 문외한으로서는 무슨 외국어로 된 글을 보는 것만 같다.  가령 CPU에 대해서는, 엑시노스가 어떻고 스냅드래곤이 어떻고...  디스플레이는 레티나가 어떻고 아몰레이드가 어떻고, 또 아몰레이드와 수퍼 아몰레이드는 어떤 점에서 다르고...  통신규격도 그냥 3G와 4G만 있는 게 아니라, 3.5G도 있는데 HSPA라고도 한다는 둥...

  수많은 블로그와 게시판에 이런 용어들이 섞인 리뷰를 보면, 나 같은 아.주. 평.범.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그런 리뷰에 나오는 전문적이고 세세한 차이점을, 과연 대다수의 평범한 사용자들이 실제로 느낄 수 있을까도 의문이고...  그래서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용기를 올려보려 한다.

 

  만일 저런 복잡한 용어가 주르르 쏟아지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리뷰를 원하시는 고급 사용자분은 이쯤에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란다. (고급 사용자에게 유용한 내용은 하나도 없음!)

  '평범한 사용자' 의 입장에서 쓴 역시나 '평범한 사용경험담' 을 원하시는 '평범한 사용자' 또는 '평범한 구입 예정자' 만 아래의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

 

 

 

구글의 세 번째 레퍼런스폰이며, 세계 최초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탑재 스마트폰인 갤럭시 넥서스의 자태. ^^

(출처 : 구글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http://www.google.co.kr/nexus/#/gallery')

 

 

 

1.  막강한 후보 '아이폰 4S' 대신 '갤럭시 넥서스' 를 선택한 이유는?

 

 

  지난 달부터 부쩍 상태가 안 좋아지는 내 스마트폰을 대신할 녀석을 찾기 위해, 여러 스마트폰에 대한 기사, 블로그, 게시판 글을 검색해다가 '갤럭시 넥서스' 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먼저번에 쓰던 녀석(우리나라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LG의 '안드로-1')은 테더링 기능은 아예 없고 블루투스 기능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어서, 반쪽짜리 스마트폰이었다. ^^;;  덕분에 반응속도가 무척 느리고 어떤 때는 아예 모든 기능이 멈춰버려서, 급하게 전화해야 할 때에는 속이 새까맣게 탈 지경이었다. ㅠ.ㅠ  그래서 이번에는 어느 정도의 사양을 갖추긴 했으되,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사려고 했다. (나는 브랜드 네임 밸류니 디자인이니 하는 것들 모름.  그저 값싸고 튼튼하면 장땡~~ ♬) 

  몇 개의 기종을 비교하다가, 안드로이드 4.0(일명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이 들어간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갤럭시 넥서스가 제일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출시된지 5개월 밖에 안 되었고, 레퍼런스폰의 특성상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 스마트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

 

  그렇게 갤럭시 넥서스로 결정되려는 순간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났으니, 바로 '아이폰 4S'...!

  아이폰 4S는 처음부터 열외였다.  아이폰 시리즈는 애플이라는 이름값 하느라 출시된지 한참이 지나도 가격이 잘 안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알아볼 생각조차 안 한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아이폰 4S의 판매조건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들어 아이폰 5가 출시된다는 소문이 돌아서 그런지, 아이폰 4S의 판매조건이 갤럭시 넥서스와 거의 같았다...!  아이폰이 특별히 더 비싼게 아니라면, 나도 그 유명한 아이폰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최적화는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보다 훨씬 나아서, 아이폰 쓰던 사람은 안드로이드폰 못 쓴다는 소리까지 나오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갤럭시 넥서스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갤럭시 넥서스의 넓은 화면이 가상키보드나 가상키패드 사용할 때 유리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화면이 큰 휴대폰을 좋아하지 않는다.

  핸드폰이니 휴대폰이니 하는 이름이 왜 붙었겠나...  손으로 들고다니기 적당한 전화라서, 항상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전화라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아닌가?  그런데 화면이 커지면 그 핸드폰 몸체도 커져서, 갖고 다닐 때 불편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4.65인치나 되는 갤럭시 넥서스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준 이유는, 내가 가상키보드와 가상키패드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도 쓴 것처럼 내가 이전에 쓰던 기종이 안드로-1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이었음에도 사양이 워낙 낮아서 쫄딱 망하다시피 한 안드로-1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가, 스마트폰 중 드물게 쿼티자판이 달려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쿼티자판에 길들여진 내가 다시 쿼티자판 붙은 스마트폰을 찾으려니, 이번에는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왜 쿼티자판 붙은 스마트폰은 생산 안 하는거냐??? 소수자의 취향도 존중해달라!!! ㅠ.ㅠ)  

  어차피 가상키보드를 써야할 수 밖에 없다면, 가상키보드가 좀 크기라도 해야 오타가 덜 날 것이 아닌가?  아이폰의 화면은 안드로-1보다 겨우 0.5인치 더 큰 3.5인치인데, 이래서야 쿼티자판 눌러대던 나 같은 사람은 적응하기 힘들다. 

 

  두 번째, 갤럭시 넥서스는 대부분의 음악 및 영화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갤럭시 넥서스는 대부분의 파일을 변환하지 않고 그대로 저장해서 실행할 수 있다.

  사실, 갤럭시 넥서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이 아주 특이한 형식의 파일만 아니라면 음악 및 영화 파일을 변환할 필요없이 그냥 스마트폰에 넣어서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아이폰은 파일 형식을 변환하거나 별도의 어플을 다운받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고, 아이폰도 몇 번 사용하다보면 익숙해져서 그런 과정이 귀찮지 않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파일을 스마트폰에 곧장 집어넣는데 익숙해진 나로서는, 뭔가 다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무척 번거롭게 느껴진다. 

 

  세 번째, 갤럭시 넥서스는 배터리 탈착이 가능하고, 배터리가 두 개다.

 

  위의 두 번째 이유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갤럭시 넥서스만의 특징이 아니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이 이러하다. ^^

  그에 비해, 아이폰은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서 내장형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탈착이 안 되고, 탈착이 안 되니 여분의 배터리를 줄 리도 없다.

  옛날 2G폰을 쓰던 때라면 몰라도, 3G폰은 배터리가 닳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배터리 하나로는 하루도 못 버틴다.  그래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배터리팩을 따로 구입해서 갖고 다니거나, 충전기를 항상 소지하고 다니며 충전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기 핸드폰에 뭔가(배터리팩)를 매달고 다니는 것은 미관상(?) 좀 그렇고 번거롭기도 하다.  또한 충전기의 경우에는, 도시가 아닌 곳으로 나갈 일이 생긴다면 충전기 꽂을 콘센트가 없어서 더욱 난감해진다.   

 

 

 

2.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없을 수는 없는 법... ^^;; 

 

 

  첫 번째, 장점으로 든 널찍한 화면은,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갤럭시 넥서스는 '들고다니는 전화' 라는 휴대폰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휴대폰이 아니다.

  4.65인치짜리 갤럭시 넥서스보다는 3.5인치짜리 아이폰이 훨씬 낫다.  화면이 작으면, 휴대폰 몸체도 작아지니까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휴대성 측면 뿐 아니라, 화면 잠금상태를 풀 때(화면에 뜨는 가상버튼을 눌러 오른쪽으로 미는 것)에도 불편하다.

  사실 이 문제는 남자라면 별로 못 느낄 것 같다.  하지만 여자는 손이 작아서 한 손만 이용해서 갤럭시 넥서스를 잡고 잠금상태를 푸는게 힘들다.  나는 왼손으로 휴대폰을 잡고서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잠금버튼을 밀어서 푸는 습관이 있는데, 갤럭시 넥서스를 쓰게 되면서는 화면이 너무 광활(!)해서 엄지손가락이 잠금버튼을 끝까지 밀지 못 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  그래서 이제는 왼손으로 휴대폰 잡고 오른손 손가락 이용해서 잠금을 풀어야 하니, 3인치짜리 화면의 안드로-1을 쓸 때는 절대 없었던 불편함이다.  

 

  두 번째, 두 개의 배터리 크기가 다르다. (나는 이것이 제일 불만이다! ㅠ.ㅠ)

 

  해외에서는 갤럭시 넥서스 배터리를 하나씩만 지급했는데(최근 미국에서는 하나 더 주는 모양임.), 국내에서만 '특별히' 라고 강조하면서 두 개씩 지급했다.

  사실 국내에서는 배터리 2개 받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이라서, 굳이 '특별히' 라는 단어를 덧붙이며 무언가 베푼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게 좀 거슬린다.  하지만 어찌되었거나, 해외에서는 하나만 준다고 하니 국내에서 두 개를 주는 것까지는 좋다, 이거다.

 

  그런데 이왕 하나 더 주는거,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주면 안 되는걸까?

  어째서 다른 안드로이드폰처럼 똑같은 크기의 배터리를 주지 않고, 표준형 배터리와 대용량 배터리를 하나씩 주는 것이냐...!  얼핏 생각하면, 더 오래 쓸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를 받으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표준형 용량이 1750mAh이고 대용량은 2000mAh여서 250mAh만큼의 차이가 나는데, 사용해보니 대용량이라고 해서 눈에 띄게 사용시간이 확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게 두 배터리 용량이 달라서 생기는 좋은점은 실감하기 힘든데 비해서, 나쁜점은 제.대.로. 실감난다.

 

  일단, 배터리 용량이 다르니 크기도 당연히 다르고, 덕분에 배터리 커버를 따로 써야 한다.

  즉, 외출할 때 여분 배터리 뿐만 아니라 여분 배터리 커버도 갖고 다녀야 한다. -.-;;  배터리 커버 따로 챙기는 게 귀찮아서 그냥 대용량용 배터리 커버 하나만 쓰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러면 배터리와 커버 사이에 공간이 생겨서 안에서 배터리가 덜그럭거릴 수 있다고 한다. ㅠ.ㅠ

 

 

  그리고 대용량 배터리 장착시에는 케이스를 사용하는 게 곤란하다.  

  

요즘은 대부분 2년약정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때문에, 약정기간 내에 고장날까봐, 또 스마트폰이 피처폰보다 커서 들고다니다가 떨어뜨려서 흠집이라도 날까봐, 휴대폰 케이스를 많이 쓴다.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용 케이스가 전부 표준형 배터리 장착한 크기에 맞춰 나와서,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케이스가 갤럭시 넥서스 몸체에 안 들어간다. -.-;;  대용량 배터리에 맞는 케이스가 따로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설사 그런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표준형 배터리를 장착했을 때 케이스 안에 공간이 남아서 케이스가 빠질테니 역시 문제다. -.-;; 

 

  이런 불편함 때문에, 갤럭시 넥서스 사용자들의 네이버 카페에 가보면 사용자들끼리 배터리 교환을 한다. -.-;;  

  문제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표준형 배터리를 원한다는 점이다.  대용량 배터리만 두 개를 갖게 되면 배터리 커버 문제는 해결되지만, 스마트폰 케이스 문제는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 대용량을 표준형이랑 교환하고 싶습니다' 라는 글에는 댓글이 거의 없는데, '표준형을 대용량으로 바꾸고 싶어요' 라는 글에는 댓글이 몇 개씩이나 붙어서 서로 자기를 간택(?)해달라고 아우성이다.  그렇게 대용량 배터리를 표준형 배터리와 맞바꾸기 힘드니, 아예 돈 주고 표준형 배터리를 하나 더 사는 사람들도 있다. ㅠ.ㅠ

  어차피 '특별히' 라는 단어 써가면서 뭐가 준다고 생색 낼거라면 제대로 해주기나 할 것이지, 어째서 무언가 주고도 욕먹을 짓을 하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3. 갤럭시 넥서스의 특징, 활용팁, 주의점 

 

 

 

 ◎ 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는 '갤럭시 시리즈' 가 아니라, 구글의 레퍼런스폰(새로운 버전의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제작의 기준용으로 만든 스마트폰)인 '넥서스 시리즈' 에 속하는 스마트폰이다.

  이 휴대폰 이름이 '갤럭시 넥서스' 다보니, 삼성 갤럭시 시리즈인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내 새 휴대폰이 무슨 기종인지 듣고서 내 친구 중 몇 명이 '아, 그럼 그게 갤럭시S2 다음거야?' 라고 물었다. ^^;;  원래 '넥서스 프라임' 이란 이름으로 나오려던 녀석이, 스마트폰계에서 점점 위상이 강화되는 삼성의 입김으로 갤럭시 넥서스란 이름으로 바뀌면서 생긴 일이다.  

 

 

  레퍼런스폰의 특징상, 기본으로 깔려있는 어플이 적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레퍼런스폰은, 어디까지나 '기준용 스마트폰' 이다.  전세계 여러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이 갤럭시 넥서스를 기준으로 삼아서, 자기네 취향(?)에 맞춰 여기저기 좀 고쳐서 이런저런 스마트폰을 만들어낸다.  그런 기준용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 국가 또는 특정 회사의 어플을 깔아놓을 리가 없다.  단지 안드로이드 OS를 만들어낸 회사인 구글 관련 어플 몇 개에, 시계, 계산기, 달력 어플 정도나 깔려 있을 뿐이다. 

  이건 장점 겸 단점이 된다.  사용자가 어차피 쓰지도 않는 어플이 기본으로 깔려있어서 지우지도 못 하고 괜히 저장용량과 메모리만 잡아먹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은 정말 좋다. (내가 안 쓰는 페이스북, 트위터, 이동통신사의 네비게이션 어플 안 깔려있는 것만으로도 속이 다 시원함~~ ^0^)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난생 처음 쓰게 된 사람이라면, 이것 저것 몽땅 새로 다운받아 설치하는 게 무척 불편하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역시 레퍼런스폰의 특징상, 애플의 아이폰처럼 세계 각국의 문자 체계가 기본으로 깔려있어서, 해외여행이나 해외출장이 잦은 사람이 쓰기에 편리하다.

  갤럭시 넥서스는 여러 나라의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스마트폰을 만들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스마트폰인 만큼, 당연히 이 나라 저 나라 개발자들이 다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세계의 어지간한 문자 체계가 다 들어가 있어서, '설정' 에서 국가와 언어만 바꾸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삼성이나 LG라는 특정 회사에서 출시하는 스마트폰을 보자면...  우리나라 내수용 스마트폰에는 한국어와 영어만, 중국 수출용은 중국어와 영어만... 이런 식으로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영어, 그렇게 두 가지를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즉, 삼성이나 LG에서 생산한 한국의 3G 스마트폰을 중국에 가져가서 중국 심카드를 꽃으면, 전화를 걸고 받는 일이야 가능하지만, 중국어를 사용해야 하는 휴대폰 문자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설사 중국어 입력기 어플을 다운받아도, 중국인이 중국 휴대폰으로 보낸 문자는 깨져서 도착하게 된다. (중국어 입력기는 어디까지나 중국어를 '입력' 하게 해주는 어플이지 '출력' 까지 해주는 어플은 아니니까..)  

  중국 유학생이나 교민들이 정보 주고받는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 들어가보면, 중국에서 통화 뿐 아니라 문자까지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은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레퍼런스폰, HTC의 스마트폰뿐이다.  다만, HTC의 경우, 같은 중국어를 쓰는 대만의 회사라는 점 때문에 중국어를 기본으로 설치해놓은 것이다.  그러니 중국 뿐 아니라 그 밖의 여러 나라에 가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휴대폰은 아이폰과 구글의 레퍼런스폰인 넥서스 시리즈 뿐이다. 

 

 

 ◎ 카메라 기능

 

  이번에 새 스마트폰을 장만하면서, 카메라 기능이 좋은지 나쁜지는 아예 신경쓰지도 않았다.

  내 디카가 똑딱이(니콘의 P300)라서 휴대하기 편하고, 중국에서 지내는 동안 디카와 함께 움직이는게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거의 디카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보다 먼저 갤럭시 넥서스 사용한 사람들이 게시판이나 블로그에서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은 최소 800만 화소인데, 이건 왜 500만 화소냐?', '어차피 육안으로는 800만과 500만의 차이를 거의 구분 못 한다.' 등등 설왕설래 할 때에도 아무 느낌 없었다. (아예 완전 무관심...!)

 

  그런데 이왕 새로 산 스마트폰이니 시험 삼아서 몇 번 찍어봤다가, 의외로 흥미로운 점을 두 가지나 발견했다.

 

  첫째, '셔터랙'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사진찍기에만 특화된 디카보다도 나은 성능을 보여줬다.   

 

 

  먼저번 쓰던 안드로-1은 셔터랙이 4,5초는 걸렸다. ㅠ.ㅠ

  그래서 급하게 여러장 사진 찍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내가 더욱 디카에 의존하게 되었는지도... ^^)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는 셔터랙이 어찌나 짧은지, 거짓말 좀 보태서 말하면 체감 셔터랙이 0이다...! ^0^

 

  오죽하면 내가 갤럭시 넥서스로 사진 찍으면서 황당한 실수를 했을 정도다.

  오직 사진찍기용으로만 나온 디카로 사진을 찍을 때조차, 셔터를 누른 순간 1초도 안 되는 아주 미세한 시간이나마 사진이 저장되느라 디카가 멈추고, 그 후에 다시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는, 분명히 가상셔터 버튼을 눌렀는데 아무런 변화가 안 일어났다.  그래서 사진이 안 찍힌 줄 알고 몇 번이나 찍었는데도 그대로여서, 기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교환할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나중에 살펴보니 똑같은 사진이 몇 장이나 찍혀있어서 놀랐다. ^^;;

 

  둘째, 이것은 장점 겸 단점이 되는 사항인데, 아몰레이드(정확히는 수퍼 아몰레이드)라는 액정을 처음 접한 나는 두 번 놀랐다.

 

  일단, 장점을 들자면, 먼저 쓰던 안드로-1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액정화면이 화려해 보인다.

  안드로-1에 넣어두었던 사진들을 갤럭시 넥서스로 옮겼는데(안드로-1으로 직접 찍은 사진은 몇 장 안 되고, 거의 디카로 찍어서 안도르-1에 저장하고 배경화면으로 썼던 것임), 이것들이 정말 먼저번 그 사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색감이 완전히 달라 보였다.  마치 포토샵으로 여기저기 건드리기라도 것처럼 무척 진하고 강렬한 색감을 보여준다.  그런 액정화면으로 사진을 보고 인터넷을 하려니, 새 세상이 열린 기분이다. ^^ 

 

  그런데 단점도 하나 있으니, 그렇게 화려해보이는만큼 사실성이 떨어진다.

  삼성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사람들이 아몰레이드가 '색을 왜곡한다',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 색이다' 하며 비판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종종 봤는데, IT 지식 풍부한 이들의 허세 섞인 공리공론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갤럭시 넥서스로 사진을 찍어보니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알겠다.

  갤럭시 넥서스의 액정화면으로 볼 때는 눈이 좀 피로할 정도로 색감이 화려하고 강렬한데, 컴퓨터 화면으로 보니 안드로-1으로 찍었던 사진과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만큼 아몰레이드 액정이 실제 색감과 동떨어진 색감을 나타낸다.  앞으로 갤럭시 넥서스로 찍은 사진은 갤럭시 넥서스 액정화면으로만 봐야 실망하지 않을 듯하다. ^^

 

 

 ◎ 입력기(자판) 바꾸는 법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입력기를 바꿀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우리 한글과 알파벳 이외의 다른 문자(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등)를 사용할 사람들에게는 나름 중요하고 유용한 정보다.

 

  내가 중국어 학습자이기 때문에, 안드로-1을 쓸 때부터 중국어 입력기 어플을 다운받아 자주 사용했다.

  기존의 안드로이드 2.X 버전에서는, 중국어사전이나 카카오톡 또는 인터넷 브라우저를 사용할 때 글자 쓰는 창을 꾹 누르면 '입력기 선택(혹은 '입력방법 선택'? ^^;;)' 이라는 팝업창이 떠서 그 것을 클릭해서 중국어 입력기를 사용했다.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를 쓰면서는, 글자 쓰는 창을 아무리 눌러도 팝업창이 안 뜨는 것이다...!  덕분에 입력기 바꾸려면, 일일이 '설정>언어 및 키보드' 들어가서 기본값을 변경하는 귀찮은 일을 해야 했다.  그나마 한 언어만 계속 쓸 때는 괜찮은데, 한국어와 중국어를 바꿔가며 계속해서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는 보통 번거로운게 아니라서, '망할 놈의 구글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서는 입력기 쉽게 바꾸는 기능을 아예 없애버렸구나!' 하고 욕도 했다. ^^;;

 

  그런데 나중에 갤럭시 넥서스 사용자들의 카페에 질문을 올렸더니, 어떤 분이 방법을 알려주셨다. 

  갤럭시 넥서스 등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깔린 스마트폰에서는, 입력기 선택 메뉴가 팝업창으로 뜨는게 아니라 상단바(배터리와 전파가 표시되는 맨 위의 얇은 줄)에 나타난다.

  즉, 글씨 쓰는 창에 커서를 대면 상단바 왼쪽끝에 키보드 그림이 나타난다.  그 상단바를 끌어 내린 후, '입력 방법 선택' 이라고 나오는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그러면 기본으로 깔린 '구글 키보드, 삼성 키패드, 안드로이드 키보드, 구글 보이스 입력' 과 함께 사용자가 어플로 다운받아 설치한 다른 외국어 입력기도 나온다.

 

 

 ◎ 화면 캡쳐 기능

 

  이것은 마치 컴퓨터의 Print Screen(prt sc)키처럼, 스마트폰 화면에 현재 나타나있는 화면 전체를 캡쳐하는 기능이다.

  갤럭시 넥서스의 '전원키' 와 '볼룸조절키의 아랫부분' 을 동시에 누르면, 액정화면에 떠있는 광경이 그대로 복사되어 갤러리 항목에 저장된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 하다가 뭔가 쓸만한 것을 발견해서 저장하고 싶을 때, 스마트폰 없는 사람에게 길을 알려주기 위해 구글지도의 장면을 문자로 보내주려 할 때, 유용할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 부트로더 모드 주의!

 

  부트로더는 부팅에 관련된 작업을 하는 모드라나 뭐라나, 하여튼 개발자나 스마트폰 성능에 만족 못 하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의 프로그램을 수정할 때 들어가는 모드다. 

 

 

 

갤럭시 넥서스의 부트로더 상태.

(출처 :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nxss/75683')

 

  나는 프로그램 수정에 관련된 이런 모드는, 좀 특별한 방법을 써야만 접속할 수 있는 줄 알았다.

  가령, 스마트폰에 복잡한 암호를 입력한다든지, 또는 USB로 컴퓨터에 연결해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폰에 접속한다든지...  어쩌면 내가 몰라서 그렇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이전에 쓰던 스마트폰은 정말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는 '전원키' 와 '볼륨조절키' 를 동시에 누르기만 하면, 부트로더 상태가 된다...! 

  문제는, 갤럭시 넥서스를 한 손에 잡았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한 손가락은 전원키에, 다른 손가락은 볼륨조절키에 닿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배터리를 바꿔낀 후 스마트폰을 켜려고 전원키를 꾹 누르면, 무심코 다른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가 볼륨조절키까지 누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을 몇 번이나 겪은 후에야, 전원을 켤 때 볼륨조절키를 건드리지 않는 게 겨우 익숙해졌다.

 

  부트로더 모드라는 것에 처음 들어가게 되었을 때에는, 말도 안 되는 실수도 했다.

  저 화면이 부트로더라는 것을 모르기도 했고, 또 안드로보이(위 사진 속 로보트처럼 생긴 초록색의 안드로이드 마스코트) 아래에 영어로 다운로드 중이라는 메시지도 뜨기에, '요즘은 업그레이드 할 때 USB로 컴에 연결하지 않고 그냥 무선 인터넷으로도 해준다더니, 이게 바로 그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

  그래서 업그레이드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깊은 뜻'(!)에서 갤럭시 넥서스를 얌전히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내 볼일 봤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변화없이 저 상태 그대로니, 그제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 들어가 열심히 검색해봤더니, 저게 바로 부트로더... ^^;;  

 

 

 ◎ 배경화면 바꿀 때 주의점! (시스템UI 중지 문제)

 

  어째서인지 갤럭시 넥서스는 배경화면 크기에 굉장히 엄격하다. (기계가 그렇다기 보다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원래 그런 듯...)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크던지 작던지, 3:4 비율이든 16:9 비율이든, 그 사진 전체를 그대로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는 게 가능했다.  그런데 갤럭시 넥서스에서는 1440×1280여야만 한다.  그래서 사진 중 많은 부분이 잘리게 된다.

 

  이 문제 좀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나섰다가, 하마터면 AS센터 다녀올 뻔했다.

  갤럭시 넥서스 사용자 카페를 검색했더니, '도돌 배경화면' 이라는 어플을 통하면, 원래 크기 그대로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도돌 배경화면을 써봤더니, 정말로 전체 크기 그대로 배경화면이 되었다.  신이 나서 이 사진 저 사진 번갈아가며 배경화면으로 해봤는데, 어느 순간 '시스템UI가 중지되었습니다' 라는 오류메시지가 뜨는 게 아닌가? ㅠ.ㅠ

  그리고 이 오류를 (구글에) 보고하겠느냐는 메시지도 같이 뜨기에 '확인' 을 눌렀는데, 2,3초 간격으로 계속 보고하겠느냐는 메시지가 떴다. -.-;;  휴대폰을 껐다 켜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 모양 그 꼴...

  구입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AS센터 가게 생겼다고 짜증내다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다시 갤럭시 넥서스 사용자 카페에 들어가봤다.  다행히 나 같은 피해자(?)의 경험담과 해결방법이 올라와 있었다.  도돌 배경화면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충돌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그 어플을 지우고 설정에 들어가 런처의 데이터 지우면 된단다.

  그 방법대로 했더니, 정말 해결됐다.  배경화면 한 번 바꾸려다가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아직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최적화 되지 않은 어플들이 제법 있으니, 새로운 어플을 쓸 때에는 먼저 써본 사람의 반응을 살펴본 후 검증된 어플만 사용하기를... ^^;;